포스카인드 영화는 사실상 허구 > 외 계 인

배우도 잘썼고 상상력의 배열도, 영화적 구성물도 매우 잘 쓴 영화이다.

문제는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 상상력 마케팅인데 해외 사이트를 뒤져보니 실화적 근거는 별로 없다고 한다. 그냥 잘 갖다붙인 영화에다가 다소 마케팅적 요소를 활용하기 위해 제작사가 웹 등에다가 이것이 실화라고 느껴질만한 마케팅을 열심히 쳐발랐다고 한다. 처음에는 "설마" 하고 보다가 웹을 뒤져보니 근거자료가 쏟아져 나온다. 결국 건전한 의심을 가졌던 유저들조차 나중에는 "진짜"라고 착각해 버리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관객들은 영상과 조작된 기반 지식을 통해 진정한 두려움에 사로잡히게 된다. 제작사에서 정말 위대한 음모론(?)을 하나 작성한 것이다.

제작사의 언론플레이와 기발한 두뇌 플레이에 필자는 찬사를 보낸다. 수단이고 방법이고 전혀 허접하지 않았고 정말 지능적이고 대중들을 농락(?)할 정도의 참신한 아이디어로 공략한 영화임에 틀림이 없다. 필자는 칭찬하는 입장이다. 원조는 영화 "블레어 윗치"라고 하니 궁금한 분들은 "블레어 윗치 마케팅"으로 한번 검색해 보는 것도 좋겠다.

낚이는 대중의 허접함(?)을 비난할 생각도 없다. 원래 대중의 수준은 그정도이기 마련인데 제작자와 제작사의 마케팅 능력이 충분히 이를 이용할 만큼 훌륭했기 때문에 충분히 낚일 만 했고 낚은 제작사가 위대했던 것 뿐, 낚인 그대들이 허접했던 것은 아니라고 생가한다.

단 우스꽝스러운 것은 이런 영화를 보면서 왜 기독교가 타겟이 되느냐 하는 코메디이다. 이런 영화를 근거로 기독교를 비판한다면 이런 영화가 hoax임이 밝혀지는 순간 기독교의 위상은 더 굳어지는 코믹한 현상이 벌어지지 않겠는가. 물론 필자 역시 이게 hoax라는 사실이 기독교가 사실이라는 근거가 된다는 개그를 주장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고... hoax는 잘 믿으면서 기독교는 뻥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다고 스스로 믿는 대중들의 지적수준이 우습다는 것 뿐이다. 사실 좀 더 엄밀히 따지면 필자 수준의 지식만으로도 반박할 수 있는 코드들이 몇 된다.

일례로 주인공이 수메르어를 발음했다고 하는데 필자도 수메르 역사책을 몇권 읽었다. 필자 알기로는 수메르어는 표기법만 남아있지 그당시 어떤 식으로 발음했는지 아는 인간들은 지구상에 그 누구도 없다. 단지 현대 알파벳에 나름 1:1 매치가 가능한데 대해 유추해 대략의 발음을 유추만 할 뿐이다. 그나마도 현대 언어를 보면 지역마다 같은 알파벳이라도 발음이 전혀 다르다. 프랑스의 알파벳과 스페인의 알파벳, 미국의 알파벳 발음이 서로 다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비디오를 분석하던 연구자가 대뜸 발음을 듣고 이게 수메르어다 확신한다는 것은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인간이 배우지 않은 외국어나 고대어를 발음하는 경우는 현대에도 교회 등에서는 흔히 벌어지는 일이다. "방언"이라는 현상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대개는 이것이 신의 존재를 증명한다고 믿기보다는 그냥 유아기적 언어퇴행현상이라고 주장한다. 교회에서 방언하면 유아기적 언어퇴행현상이라고 믿고 영화에서 꾸며낸 방언을 하면 그건 외계인이 존재하는 증거라고 믿는 현대인들의 지식수준이라는 것이 얼마나 코믹한가.

수천년간 전 인류가 믿어왔던 것은 어리석은 바보짓이고 몇명의 천재(?)들이 근 몇년간 지어낸 내용들은 절대 진리라고 믿고 낚이는 자신들은 상당히 현명하다고 착각하는 현상이 우스운 것 뿐이다. 언론이 지어내고 책의 저자들이 지어내고 영화가 지어내는 판다지 세계는 진실인줄 믿고 수천년간 인류를 지배해온 패러다임이자 진리는 지어낸 뻥이라고 생각하는 인간들의 인지부조화가 우스꽝스러울 뿐이다. 뻥이려면 둘다 뻥이어야지 지들이 믿는건 고상하고 남이 믿는 것은 저급한 것이라는 믿음은 단순한 자기애와 자기본위적 사고의 왜곡된 표출이 아니면 뭐겠는가.

인간의 인지부조화적 현상을 다시금 보여주는 영화. 흥미롭기도 하고 씁슬하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