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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이야기는 아니지만 제가 기르던 삽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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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삽돌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1,404회 작성일 07-03-31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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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도장님 글 읽고 저도 생각이 나서 올립니다. 저도 해외 거주 중입니다.

얼마전 제가 없는 동안 죽었습니다. 자연사는 아니고 그냥 집을 나간채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작년말에 부모님이 지방으로 이사를 가셨는데, 거기서 적응을 못하고
방황하다가 죽은 것 같습니다. 방치해서 죽은 것 아니냐고 하실지도 모르겠는데,
14살이었습니다. 이미 대부분의 시간을 잠으로 보내던 차였습니다.

사실 제작년 겨울부터 유달리 추위를 못견뎌 한다길래 작년부터 옷을
해입히라고 전화할 적마다 말씀드렸는데, 저희 집도 개=가축 (저 역시 그에
준하지만)이 상식인지라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 들으셨습니다. ^^

개들이 영혼이 있는지는 제가 둔해서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분명한 것은
개들도 나름대로 정신세계가 있다는 점입니다. 개마다 독특한 성격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울증도 있고 노환 치매 전부 있습니다. 특히 늙은 개들이
주인 따라 새집으로 이사를 하면 사람처럼 쉽게 치매에 걸린다고 하더군요.

여태까지는 도심 한복판에서 살았습니다. 개를 목줄에 매이게 하는 것을 제가
싫어하는지라 부모님을 졸라 무려 백만원을 들여서 담장과 집벽을 스테인레스
봉과 판으로 막아서 자연스럽게 우리를 만들어 줬습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개집보다 더 이익입니다.) 그리고 매일 30분 이상 같이 놀아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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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개는 특징이 두가지가 있습니다. 사람과의 정서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잘 할 줄 아는 녀석입니다. 지능이나 애교의 문제가 아닙니다. 아래
환도장님이 말씀하신 생각하는 눈을 가진 개라는 표현이 딱 맞습니다.
강아지 때부터 다른 개들 중에서도 유달리 돋보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개는 태어나서 첨 본다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또, 한가지는 귀신 쫓는 개라는 평판과 관련 있습니다. 저는 솔직히 귀신을
본적도 없고, 별로 그런 일에 흥미 외에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키우기
전에도 삽살개가 귀신을 쫓는 개다라고 해서 그냥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그런데 키우고 나서는 왜 그렇게 불리우는지 짐작이 가더군요.

무엇보다 이 개는 어두움을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단순히 물리적으로
빛이 없는 상태를 말하는게 아닙니다. 사실 대부분의 동물들이 사람보다
밤눈이 밝고 야행성인 것들이 많죠. 하지만 그런 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새벽 2-3시에 이 개를 데리고 산을 쏘다니다 보면 그 진가가 나타납니다.
단순히 맘의 위안 이상의 무엇인가를 느끼게 해줍니다. 흔히 하는 말로
영기가 상당히 강한 것 같습니다. 비슷하게 생긴 (삽살개
기원을 두고 말이 좀많습니까?) 테리어류들과 이 점에서 다릅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이 개는 저희 집에서 처음으로 3년 넘겨서
키운 개입니다. 저희 집은 개가 잘 안됩니다. 틈만 나면 풀어서
키우는터라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만, 어떤 분은 유달리 개가
안되는 집이 있는데 우리 집이 그런 집이라고 혀를 차더군요. 절반은 가출,
나머지 절반은 교통사고, 쥐약, 등등으로 명을 달리했으니 그런 말 듣고도
남죠.

이 삽살개도 편히 보낸 것은 아닙니다.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큰 교통사고만
2번 당했습니다. 그리고 큰개에 가슴을 물려서 갈비뼈가 두세대 부러진데다가
폐가 걸레가 되어서 6시간짜리 대수술을 받기도 했습니다. (제가 보조로 들어가서
개수술을 도왔다는 것 아닙니까?) 그 와중에도 모진 생명력으로 살아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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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고 싶지 않느냐 물으신다면 글쎄요....의미있는 추억이나
인연은 단 한번이기에 의미있는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그리고 죽은 이와 산 이는 각각 전혀 다른 세계에 살기에 마주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되고요.

자신할 수 있는 것은 개도 행복했고, 키운 사람도 행복했다는 점입니다.
다만 말년을 같이 못해준게 미안하네요.
추천2 비추천0

댓글목록

블랙쉐도우님의 댓글

블랙쉐도우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래동안 키운개는 정이 많이 들어서 헤어지기가 힘들것 같네여 좋은개와의 인연 그리고 새로운인연을 기원합니다,, 그리고 삽살개의 명복을 빕니다.

사브레이님의 댓글

블랙쉐도우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리집은 개가 너무 잘 되서;;; 탈이예요. 물론 시골이지만... 사냥 개들을 키우고 있구요. 개를 처분 하려고 필요없는 개들을 팔면... 2-3마리가 새끼 낳아서;; 팔기 전보다 수가 더 많아져요;; 거의 보통 10마리 정도씩 낳아요. 못낳아도... 7-8마리;; 사냥개들 처분하기도 힘들고... 산다는 사람이 있어야 파는것이긴 하지만... 이상하게 그렇더라구요... 삽돌님처럼 머 개의 영기가 강하다 그런건 못느끼지만 동물들은 사람과 다른 눈을 갖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니깐요. 동물들은 일상에서 영혼을 본다고 하죠. 그리고 한가지 경험담은... 제 친구 아버지께서 약 20년전에 일하시다 눈이 실명되는 일이 있었는데 그 때 개의 눈을 이식해서... 한쪽 눈이 빨갛습니다. 그 후로 많이 아프시고 심지어는 귀신도 자주 보신다고 하시고 그러셨습니다. 그 후에 친구 아버지는 많이 약해지시고 아프셨죠. 일어설 힘도 없이... 제 친구 가족들은 그냥 돌아가시려나부다하고 있었는데... 저희 교회 목사님과 권사님들 장로님들 집사님들께서 2달정도 그 집에 가셔 예배드리고 기도들이고 해서 친구 아버지가 완쾌 되셨던 기억이 듭니다.
헛! 약간 옆길로 샛지만... 동물들의 눈을 이식해도 그 눈의 특성은 그대로 이어받는가 봅니다.
아무튼 예전에 동물들 눈 이식한 사람들에 대해 여러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동물들은 사람이 볼 수없는 것들도 본다고 본적이 있습니다. 머 다 믿지는 않지만 확실히 동물들은 영혼을 본다고 믿습니다.

세이야님의 댓글

블랙쉐도우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집에 13년 먹은 강아지 키우지만, 하는 짓이 사람같습니다.
저한테만은 지금도 으르릉~~됩니다.
지금도 옆에서 부모님 오시기만 기다리는 녀석입니다.
영물이라는 말이 틀리지는 않습니다.

혼땅님의 댓글

블랙쉐도우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3년째 진도견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 정도만 키워도 꼭 어떤 때는 사람같은 짓을 하기도 해서 꼭 막내동생 같지요. 깜깜한 밤에 뭔가 든든하기도 하구요. 한 번 짖으면 악귀가 달아나는 느낌이 들어요.

외로운총각님의 댓글

블랙쉐도우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울집개도 12-13년정도됐는디 아!~이놈에 개가 싸가지가없더라고여^^; 불러도 누워서 눈만멀거니뜨고 쳐다보고 이젠나이좀묵었다고 그러는건지 거참~

절망의나락님의 댓글

블랙쉐도우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희집 개는 이제 8개월 다되가는데 갈수록 정이들어서 헤어지기 힘들것같은데,, 14년이나 같이 있었던 개가 없어지면 뭔가 허전하실듯,,,

양파님의 댓글

블랙쉐도우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희도 2-3년키우는개인데 정말이지 불러도 쳐다만보고 먹을거 줄때만 기어오고 그럴땐 얄미운생각이 들어요. 첨엔 안그랬는데..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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