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itute for Human Continuity (IHC)


IHC라고 해서 인류 종말을 대비하는 공식적인 단체가 있다. 각계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2007년 11월에 설립되었다고 한다. 아마추어가 아닌 전문가들이 2012년 종말의 가능성을 알아차리고 단체를 꾸린 것은 정말 놀랍다. 그들의 목표는 인류 호모 사피엔스의 멸종을 막기 위한 단체로 보이는데 홈페이지에는 2012년 종말에 관한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대재앙 후의 집단적인 생존 체계를 꾸리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체계적으로 그리고 냉정히 생존의 기회로 생존자를 건져내겠다는 것이다. 물론, IHC는 영화 2012를 홍보하기 위해 SONY사에서 만든 것으로 상업적 성격이 포함되었지만 2012년 종말을 공식 단체로 접근한 것은 그만큼 2012년의 중대성을 내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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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HC(링크) IHC 홍보 동영상


종말 대비 준비할 물건들

How to survival 2012라는 사이트에서는 2012년을 몇 년 앞두고 2012년 종말에 대비해 다음과 같은 물건들을 준비하라고 제안한다.


1. 충분한 생존 물자:

여러분이 무인도에 표류했다고 생각하자. 주변의 모든 것들을 여러분의 생존에 필요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나무, 돌, 풀... 그러나 우린 아직 시간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만든 현대 물건들을 준비할 수 있다. 추위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옷과 침낭과 같은 모든 구호물자 같은 것들이 필수적이다.


2. 최소 1년을 버틸 수 있는 식량:

먹지 않으면 우리 신체는 에너지를 낼 수 없으므로 장기생존이 불가능하다. 물론 1달 정도는 굶어 버틸 수 있다고 하지만 상황이 다르다. 경험해보지 못한 추위와 자연재해에는 식량은 최고의 부가가치를 가질 것이다. 통조림이나 군용식량처럼 장기간 보존할 수 있는 음식들을 챙겨야 한다. 문명의 혜택이 준 잘 차려진 식사를 기대하긴 어렵다.


3. 감자나 쌀, 야채의 씨앗:

육식은 포기해야 할 것이다. 생존자가 살아남기도 바쁜데 동물을 키우는 것은 역부족이다. 채식을 하되 최소한의 식사량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자급자족으로 식물을 재배해 먹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대재앙이 잠잠해지는 수개월, 수년 후에는 척박한 땅에 식물의 씨앗을 뿌려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 한다.


4. 산악자전거 및 운송수단:

벙커로부터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주변을 탐험하기 시작할 것이다. 걷는 것으로 탐험을 기대하기는 불가능하며 자전거나 어쩌면 잘 보존된 헬기를 몰 수 있다면 문명 구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5. 견고한 배:

대홍수에 살아남기 위한 운송수단 및 보호장비로써 배는 필수적이다.


6. 공학, 자연과학적 지식:

현대 문명을 증명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수학, 물리, 화학, 생물, 의학, 지구과학, 천문학에 관한 지식은 문명이 사라진 후에는 필수적으로 여겨질 것이다. 간단한 공학 역시 필요하지만 문명의 유지와 발전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주변의 생존 기구들을 수리, 개조할 때 특히 필요하게 될 것이다. 생존자들은 이러한 지식과 기술로 살아남을 것이고 새로운 문명 구축에 사용할 것이다. 그리고 수 천년 후의 후세들은 현대 문명이 이러한 지식을 가졌다는 것을 인식할 것이다.


7. 자세한 세계지도:

지구에 살고 있는 지적생명체에게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은 세계지도이다. 우린 이미 인터넷으로 전세계 모든 지역을 가상적으로 탐험할 수 있는 수준에 왔다. 지구본과 세계지도는 우리의 시대를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8. 생존에 필요한 화학물질:

현대 문명이 비약적인 발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의약, 화학물질의 비약적인 발명이었기 때문이었다는 것은 상식이다. 마찬가지로 생존자들은 비누와 약과 같은 필수 화학물질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물을 정수할 수 있는 기구도 필요하게 될 것이다.


9. 연료와 동력기구:

연료는 불이 발견된 이래 꾸준히 사용되어왔다. 당시에는 나무였지만 지금은 정유 된 석유이지만 말이다. 그것은 어느 시대든 예외가 아니었고 2012년 종말 이후도 마찬가지이다. 생존자들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연료와 필요한 동력을 기계로부터 얻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충분한 양의 연료를 비축해 대비해야 한다.


10. 책:

기록은 문명 자체다. 아니... 우리 지적 생명체의 증거이다. 인간은 분명 지적 생명체가 맞다. 따라서 우린 자연으로부터 생존하려는 몸부림 가운데 우리 나름의 문명 체제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 그것은 기록으로부터 시작했다. 지금은 컴퓨터와 반도체의 발전으로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지만 대재앙 이후로는 책에 정보를 담게 될 것이다.


11. 폭약:

필수는 아니지만 대재앙 이후 주변 환경을 개척할 때 필요하게 될지 모른다. 또는 다른 생존자가 알도록 신호탄의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다.


12. 새로운 문명 구축을 위한 필수품:

대홍수 전설과 같은 마지막 빙하기에 살아남은 고대인들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아 21세기 현재의 우리가 되기까지 인류의 멸종은 막았었다. 만약 이것이 2012년 종말에 적용된다면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새로운 문명 구축을 시도할 것이다. 찬란했던 현대 문명을 기억한 채 작은 마을부터 시작으로 점점 그 크기를 키워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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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과의 전쟁을 위한 물자>


종말 대비 살 만한 곳

의, 식, 주에서 집인 주 역시 빠질 수 없다. 외부 환경 변화에 견딜 수 있는 견고한 벙커나 요새를 짓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지구 자기장이 약해지고 태양폭풍은 들이닥치기 때문에 외부 활동은 할 수가 없다. 또한 지구의 축이 변하면서 해수면은 무려 3km나 상승할 것이라고 한다.(반대로 우리가 해저라고 알고 있던 부분은 육지가 될 것이다.) 높은 곳에 벙커를 지어 재앙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현재로썬 최선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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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벙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얼음과 눈 속에 파묻힌 그러한 자연으로부터의 보호건물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용도 자체도 생물의 생존을 위한 공식적인 대비책이다.

노르웨이 정부는 제2 노아의 방주를 건설했다. 공식적인 이름은 '스발바 국제종자 저장고'. 종말 후를 대비하는 저장고는 북극과 매우 가까운(위도 78도) 추운 스피츠버겐 섬에 지어졌다. 부분적으로 지상으로 돌출되어 있지만 핵심부분은 언덕 아래에 파묻혀있다. 정부가 전적으로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들이 장난으로 또는 시험 삼아 하는 것은 분명 아닐 것이다. 가까운 미래(2012년이 그 가능성으로 높다)에 이전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시대에 개척해야 할 식물의 씨앗들을 보관하고 대비하는 기능을 한다. 그 씨앗들의 숫자만 22억 개에 육박한다.

현대판 노아의 방주 (링크)노르웨이 정부가 만들고 있다는 씨앗 저장고

2012년 종말을 아직 확실시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돈을 들여가며 대비하는 것은 웃기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2012년 종말이 오지 않는다 해도 인류의 문명 유지 가능성은 희박해진다. 끓는 물에 개구리를 넣으면 바로 튀어나오지만 서서히 끓는 물에서는 개구리는 나오지 않는다. 같은 이치이다. 우린 서서히 끓는 지구에 담겨진 나약한 존재일 뿐이다. 따라서 종말과 최후를 대비하는 것은 문명의 유지에 모든 공을 들이는 우리의 일만큼 중요하다.


역사는 반복된다.


끝은 곧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한다. 실제로도 2012년을 새로운 시작과 같은 긍정적인 관점으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우린 그러한 새로운 시대를 위해서는 크나큰 인내의 고통을 견뎌야 한다. 그날이 오면 적자생존이라는 자연의 섭리에 따라 대다수의 희생자와 극소수의 생존자 두 갈래로 나뉠 것이다. 생존자들은 어떻게 해서든 살아남아 잊혀질 우리의 문명을 후세에 기억시켜 줄 것이다.. 수백m의 빌딩숲을 자랑했던 대도시의 찬란했던 모습, 하늘을 나는 비행기, 달에 착륙했던 인류, 태양계 밖으로 보내지는 보이저 2호, 모든 것을 파괴할 수 있는 핵무기, 생명을 살리는 심장 이식, 생명공학과 동물 복제, 컴퓨터와 인터넷 등과 같은 우리의 당연한 기억 말이다.

혹시 우리가 전설이라 여기는 아틀란티스처럼 후세들은 우리문명을 전설이라 하진 않을까...

우주와 시간의 비밀

우리는 우연히 종말에 가까운 위기를 맞는 것일까? 왜 하필 지금 내가 이러한 위기를 겪어야 하는 것일까? 그 원인에 대해 생각해 보자.

우주는 집우, 집주 의 한자로 된 낱말이다. 하나는 시간을, 하나는 공간을 의미한다. 시간과 공간이 따로 따로라 생각했었던 과거의 서양과학 훨씬 이전부터 우주는 시공 연속체임을 동양의 고대 지성인들은 알았던 걸일까?

우주는 정교하다. 우연히 뒤죽박죽 돌아가지 않는다. 정교하게 굴러가는 우주 가운데, 우리 인류가 살고있다. 단순히 인류가 지은 죄와 타락 때문에 종말을 맞는다 등등의 이유는 뭔가 부족하지 않나? 우리가 종말이라 부를 만큼의 위기를 맞아야 한다면 거기에는 어떤 거대한 시간 변화의 비밀 같은 게 있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