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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혼령/유령

지옥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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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른생활청…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댓글 8건 조회 4,868회 작성일 10-10-19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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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사후 세계를 믿는다. 또 육체의 기능이 멈춘 뒤에도 의식이 있는 인격체가 생존한
다고 믿고 있다. 인류학자, 고고학자, 사회학자, 고전학자, 비교 종교사학자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문화에서 이런 믿음을 찾아볼 수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 .우리는 우리 일부가 어
디에선가 계속 존재한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이 단순 소박한 진술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살
펴보면, 사후 존재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들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는 아니지만--문화와
신념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우리는 죽은 자가 산 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믿는다. 죽은 자들이 우리를 위해 신
에게 중재를 하기도 하고, 경고하거나 무엇인가를 간청하기 위해서, 아니면 영계의 알 수 d
없는 목적을 위해 우리 앞에 유령의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믿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산 자
들도 죽은 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는 죽은 자의 영혼이 빠져나간 시체를 공인
된 절차에 매장하거나 화장함으로써 죽은 자가 사후 세계에서 바른 대우를 받도록 하는 것
이다. 우리는 기도하고 제물을 바치거나 또는 무시함으로써 사자들에게 영향을 행사한다 .몇
몇 문화권에서는 죽은 자의 영혼이 인간이든 동물이든 새로운 생명체로 환생한다고 믿는다
.다른 문화권에서는 사후 존재가 죽은 자의 땅에 영원히 머물게 된다고 믿는다. 그리도 또
다른 문화권에서는 살과 피로 된 몸의 분자들이 종국에는 물리적으로 부활한다고 믿기도 한
다 .
대부분 사람들은 논리를 뒷전으로 미룬 채, 이와 관련한 온갖 견해들을 믿는다 .심지어 오
늘날과 같은 세속적 시대에도 독실한 기독교 신자들 중 어떤 사람들은 '아서 아저씨'가 무덤
속에 묻혀 있지만 그의 영혼은 자비로운 하느님의 호의로 저 높은 곳 어딘가에 머물고 있으
며, 영매나 심령술사를 통해서 또는 암시나 예언이 담긴 꿈속에서 그의 유령이나 영혼을 만
날 수 있으며, 장차 다가올 심판의 날에는 그의 육체가 인간 최상의 모습으로 부활한 것이
라는 등등의 말을 다 믿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한두 세대 이전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들은 유령이 특별한 장소나 어떤 개인에게 나타날
수 있다고 믿었으며,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믿거나, 적어도 반쯤은 믿는다 .그보다 더 이전
시대에는 죽은 사람이 단순히 '아서 아저씨'가 아니라 '아서 왕'이라면, 그가 하늘에 안장되
었다가 언젠가 부활할 것이며, 또 일종의 반영구적인 마취 상태로 잠들어 있다가, 부활할 것
이며, 또 일종의 반영구적인 마취 상태로 잠들어 있다가, 필요할 때 또는 최후 심판의 나팔
소리가 울릴 때 소환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상상했을 것이다.
한편 그가 만일 '성 아서'였다면, 사람들은 경외하는 마음으로 그 시체의 가죽과 뼈를 가
져갔을 것이다. 이교도가 아니라 신실한 기독교인들이 문자 그대로 그의 육신을 갈갈이 찢
어서 사원으로 옮겨, 병들고 가난한 자들의 간청에 부응하도록 했을 것이다. 당시 사람들에
게는 죽은 성인의 손가락뼈나 그의 옷 한 조각으로도 기적적인 치료나 중재가 일어날 수 있
다는 믿음이 널리 퍼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영혼 또는 지속되는 인격이 사후에 머무르는 장소로서 기독교가 인정하는 두 가
지 중요한 장소 중 하나인 '지옥'을 다룬다. 세상의 다른 종교들에도 나름대로의 지옥이 있
는데, 그러한 지옥을 묘사한 장면들은 놀라울 정도로 서로 유사한 점이 많다. 힌두교는 수백
만 가지나 되는 지옥이 존재한다. 불교에는 여덟 개의 대 지옥에서부터 수천 개에 이르는
지옥이 존재한다. 그런데 이들 중 어떤 것도 영혼을 영원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 기독교에서
어떤 종교도 기독교만큼 지옥을 중시하지는 않는다. 기독교에서 지옥은 전설, 신화, 종교, 교
리, 그리고 긴 시간이 흐른 오늘날에는 심리학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들의 층으로 겹겹이
둘러싸여, 환상적이면서 무시무시한 지하의 왕국이 되었다.
나는 이 책에서 신학적이거나 심리학적 연구보다는 지리학적 연구에 치중했다. 지옥의 모
습은 어떤 것인가? 어떻게 해서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는가? 그리고 그 지형도는
시대에 따라 어떤 식으로 변화했는가?
창조적인 사람들에게 지옥이 지닌 매력은 보통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시인과 예술가들은
항상 지옥에 깊은 관심을 가졌으며, 기이한 방식으로 그것을 탐구하기도 했다. 지옥은 이제
신학적으로 보면 관심밖에 있지만 여전히 대다수 사람들에게는 요정의 나라나 아틀란티스,
발할라 또는 다른 수많은 상상의 장소들보다 더 '현실적인'것 같다. 그 이유는 고대부터 전
해온 지옥 전통, 그와 관련한 기발한 구상, 분석적 논증, 독단적 교리 등이 집적되어 실제적
인 지형을 갖추었기 때문이며, 저승의 지도를 그려내려는 수 천년 동안의 지속적 시도에 얽
힌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신앙 때문이다. 지옥 경관은 상상의 역사에 있어서 최대의 공동 건
설 작업의 성과라 할 수 있으며, 호메로스, 베르길리우스, 플라톤, 아우구스티누스, 단테, 보
쉬, 미켈란젤로, 밀턴, 괴테, 블레이크 같은 예술의 거장들이 그 작업에 참여했다.
천국은 다르다. 천국을 묘사하고자 했던 신학자들, 시인들, 화가들, '임사체험을 한 사람들
은 그에 대한 상세한 묘사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은 직관적으로 천국이라는 개념을
진주빛 대문과 하프 소리와 둥근 후광이 있는 실제적 장소라기보다는 하나의 은유로 이해했
다. 하지만 이러한 은유도 신의 은총 안에 거하는 영혼의 지복이나 황홀을 제대로 전달하기
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에 비해 죄인을 처벌하는 지옥은 언제나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졌다. 아마 그 편이 더
이해하기 쉽기 때문일 것이다. 천국이 정신적이라면, 지옥은 기이할 정도로 육감적이다. 지
옥에는 상처를 입히는 고문이 있고, 특히 지옥의 역사에서 일정 기간 동안은 지극히 추잡한
분위기가 두드러진다. 하지만 지옥은 천국과는 다른 방식으로 음침한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하며, 역사상 몇몇 시기의 일부 사람들에게 그것은 낭만적으로 비치기도 했다.
지옥의 본질적인 면이라고 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오락적 측면이다. 진지한 종말론 곁
에는 언제나 파괴적인 희극적 내세관이 함께 했다. 그 웃음은 신경질적인 것 일 수도 있지
만, 그러한 유머가 존재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소위 '묘지 유머'라는 것은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최고의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즉, 고대 근동에서 찾아볼 수 있는 '사자의 땅'에 관한 최초의 설화에서 시작하여 오늘날
에는 우리 자신의 공포영화 취미와 스티븐 킹의 소설이 누리는 인기에 이르기까지 남아 있
는 것이다 .지옥에 항상 유머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아우구스티누스나 밀턴을 유머 작
가라고 주장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결코 웃음과 멀리 떨어져 있지도 않
았다. 기독교 역사 중 가장 경건했고 교회의 집회가 흥성했던 중세와 종교개혁 시대에도 '즐
거운 지옥'에 대한 예를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이 책은 악마에 관한 책은 아니지만, 악마가 지옥에 거주하는 이상 악마를 다룰 수밖에
없다 .악마라는 주제는 복잡하고 광범위하다. 그것은 죄악과 고통의 존재와 같은 지지한 문
제들과 연결된다. 여기서는 악마론 보다는 더 단순한 주제인 지옥론을 다루려고 한다. 그런
데 무수한 악귀들, 그리고 군주 또는 대죄인으로서 악귀들 중심에 있는 악마는 모두 지옥의
거주자이자 관리자들이다 .우리는 거기서 그들과 마주칠 수밖에 없다. 물론 그들 외에 지하
세계의 다른 지배자들도 살펴 볼 텐데, 그 중에는 군주가 아니라 여왕들도 있을 것이다.
현대인 가운데 상당수가 지옥의 존재를 믿고 있지만, 정작 자신이 지옥에 갈 것이라고 생
각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히틀러나 연쇄 살인범 말고 그 누가 지옥에 가겠는가?
기독교인들에게 물어봐도 정치적인 반대자, 무신론자 또는 다른 종교 신봉자라고 해서 그들
을 지옥으로 보낸다면 그것은 온당치 않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후기 프로이트 시
대에서 '죄'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논쟁의 소지가 있다. 나 자신도 지옥을 믿지는
않는다. 내가 지옥을 믿었다면 이 책을 쓸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옥은 문학
적으로도 그렇고, 한번쯤 가 보고 싶을 정도로 흥미로운 곳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지
옥을 하느님이나 악마에 의한 것이 아닌, 인간이 세운 구조물로서 관찰할 것이다. 그러므로
지옥의 역사는 상상 속에 존재한 장소에 대한 실제 역사인 것이다.
초기 교회의 그다지 고상하지 못한 개념들 중에 '꺼림칙한 상상'이란 것이 있다. 바로 지
옥에 떨어진 자들의 고통을 명상하는 것이 구원받은 자의 기쁨의 일부라고 보는 관념이다.
수많은 사보하들 속에서 축복 받은 영혼들이 질서정연하게 줄지어 서있고, 그들의 눈은 혼
돈 속에 불타는 아래쪽을 태연히 응시하고 있는 장면을 볼 수 있다. 그들은 천국의 영원한
심야 TV를 시청하고 있는 것이다. 적어도 이 점에서 보면, 지옥의 역사를 더듬어 가는 것
은 우리 자신을 축복 받은 자들의 입장에 놓는 것과 같다. 이렇게 바라보는 지옥에는 연출
된 무대를 보는 듯한 비현실성이 느껴진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지옥이라는
관념은 오랜 세월에 걸쳐 수많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말 그대로 그들의 삶을 규정하는 공포
스런 실재로서 작용해 왔다는 사실이다.

1.하계
죽은 자의 땅에 관한 이야기중 우리가 알고 있는 최초의 것은 약 4,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것은 이라크 페르시아 만 북부 티그리스-유프라테스 계곡에서 출토된 점토판에
기록되어 있었다. 이 지역을 가리키는 지명이 여럿 있는데, 그중 가장 오래된 것이 수메르
다. 사람들은 20세기가 될 때까지 수메르에 대해 거의 아무 것도 알지 못했지만, 현대 수메
르 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비인도-유럽 어의 해독과 번역이 가능해져, 우리도 점차 고대의
시가와 신화에 대한 새로운 유산을 점하게 되었다.
수메르 인은 셈 족에 속하는 아카드 인에게 정복당했고, 그 지역은 주도 바빌론의 이름을
따서 바빌로니아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흔히 수메르 인, 아카드 인, 바빌로니아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흔히 수메르 인, 아카드 인, 바빌로니아 인, 그리고 이웃해 있던 아시리아 인을 통
틀어 메소포타미아 인이라고 불렀다 .이들은 많은 부분에서 신앙과 신화라는 공유하고 있었
다. 다만 종적에 따라, 나중에 그리스와 로마의 신들이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렸던 것과 마
찬가지로 메소포타미아 신들에게도 다양한 이름이 있었다.
이러한 신과 영웅에 대한 이야기들은 그토록 일찍이 씌어졌음에도 불고하고 놀라울 만큼
정교했다. 이 이야기들은 그 이후의 종교, 사상, 신화 , 문학, 종말론에 깊숙이 스며들었다 .
중세 연구가인 하워드 롤린 패치는 그의 저서 [저세상]에서 동양과 서양에 전해 내려오는
지하세계, 또는 저 세상에 대한 이야기들에 등장하는, 지금까지 알려진 거의 모든 소재를정
리해서 방대한 일람표를 만들었다. 그 일람표에는 산맥, 강, 배와 사공, 다리, 출입문과 수위
들, 영험한 나무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 가운에 다리를 제외한 모든 요소들이 메소포타미아
신화에 이미 등장하고 있다. (죽은 자의 땅으로 연결되는 친바트 다리 이야기는 훗날 이 지
방의 페르시아 문학에 등장한다.)
현존하는 메소포타미아 이야기 가운데, 부분적이나마 죽은 자의 왕국을 무대로 하고 있는
것은 네 가지다.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길가메쉬 서사시]이다. 이 작품은 메소포타미
아의 도시 국가 우루크를 다스린 영웅 길가메쉬를 주인공으로 하는 서사시로서, 수메르 어
판본 이외에도 아카드 어, 히타이트 어, 아시리아어로 된 판본이 있다. 물론 [길가메쉬 서사
시]외에 나머지 이야기들도 알아둘 만한 가치가 있다.
이제 4,000년 전보다 더 거슬러 올라간 시대의 우주 지형학을 살펴보면, 그리스.로마 신화
나 북유럽 신화에 정통한 사람에게는 의외로 낯익은 부분이 많을 것이다. 예를 들어 800만
신들은 천신에게 종속되어 천계에 살고 있다. 수메르 설화에서 가장 흥미롭고 생생한 이야
기는 천상과 지상의 여왕이 이난나에게 집중되어 있다 .아카드 인은 이난나를 이쉬타르라고
불렀고, 아시리아 인은 아스타르테,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아스토레트라고 불렀다. '돌아올 수
없는 땅'인 '하계'에 머물면서 죽은 자들을 다스리는 여왕은 이난나의 자매인 에레쉬키갈여
왕이다. 인간은 지상에서 살지만, 이 세상과 제 세상은 인접해 있다. 가령 마슈산맥 너머 지
상낙원에는 지복의 섬 '딜문'이 있고, 그곳에는 특별히 선택받은 인간이 자기 아내와 함께
영원히 살고 있다.
우리는 그 밖에 헤브라이즘의 에덴 동산, 헬레니즘의 헤스페리데스 정원, 플라톤이 언급한
아틀란티스, 켈트 전설의 아발론, 해저왕국, 중세 전설의 패왕이 프레스터존 왕국에 대한 이
야기 등을 상기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장소들은 모두 이 세상에 있다 .그런데 대체 어디에
있을까?
'지옥정벌'이야기는 여러 가지 형태로 포장되어 빈번히 역사 속에 등장하는, 이를테면 가장
근원이 되는 이야기다. 그것은 살아 있는 인간이 위험을 무릅쓰고 스스로 하계로 내려가는
이야기인데, 아주 진지한 모험(아내를 찾으러 가는 오르페우스 이야기)에서부터 지나치게오
도된 모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전문용어로는 그것을 '하강 동기'라고 한다. 우
리가 알고 있는 하강 이야기 중 최초의 것이 바로 수메르의 이난나를 주인공으로 하는 것이
다.
그이야기는 이렇다. 정확한 목적은 알 수 없지만, 이난나가 자신의 자매인 에레쉬스키갈을
방문하기로 결심한다. 바로 '천계에서 하계로 하강'하는 것이다. 그녀는 신하 닌슈부르를 불
러 진지하게 자기 뜻을 전하고, 만약 자신이 돌아오지 않을 때 해야 할 일을 지시한다 .그
리고 가장 눈부신 옷과 보석으로 치장하고서 지하세계로 통하는 첫 번째 관문인 청금석으로
들어선다. 하지만 시시콜콜 따지기 좋아하는 문지기에게 걸려 제지당하고, 왕관을 빼어 놓은
후에야 그 문을 지날 수 있게 된다. 나머지 여섯 관문을 지나는 동안 그녀의 의복은 하나하
나 벗겨진다. 결국 나체가 된 그녀는 화가 치밀어 오른 상태에서 에레쉬키갈과 마주치고, 그
녀에게 날아간다. 에레쉬키갈은 공중에서 이난나를 정지시킨 뒤, 이난나의 몸에 60가지 고통
을 풀어 놓는다 .또는 이난나를 화형대 말뚝에 매단다. 그렇게 3일 밤낮이 지난다. 그 동안
에 "숫소는 암소에게 달려들지 않고, 숫나귀는 암나귀를 수태시키지 않으며...
남자는 제 방에서 나가지 않고, 소녀는 옆으로 누워 있는" 상태가 계속된다. 계절을 언급하
는 아카드 판은 이 이야기를 퐁요다산 신화로 특징짓지만, '3일밤낮'으로 묘사한 수메르 판
은 예수 그리스도 이야기를 떠올리는 독자에게 큰 흥미를 느끼게 할 것이다. 또 어떤 독자
는 그리스 신화에서 혼이 소나무로 옮겨간 아티스 이야기나 북유럽 신화에서 9일 밤낮을 세
계수에 묶여 있던 오딘이야기를 연상하면서 흥미를 느낄 것이다.
한편 충실한 신하 닌슈부르는 이난나가 돌아오지 않자 걱정이 되어 신들에게 여왕을 구해
달라고 간청한다. 에레쉬키갈은 마지못해 이난나를 지상으로 되돌려 보내는 데 동의하지만
그 대신 대속물이 나 몸값을 받기로 한다. (이 주제는 여러 가지 형태로 바뀌어 수많은 신
화나 전설에 등장하며, 기독교에서도 중요한 주제로 나타나난다. )
그리고 이난나가 약속을 지키도록 한 쌍의 악귀를 지상으로 파견한다 .이때 이난나가 보내
는 몸값은 그녀의 남편인 목양신 두무지(아카드 판에서는 탐무즈)다. 두무지는 이난나가 없
어졌을 때 오히려 기뻐했기 때문에 그녀의 분노를 산 것이다. 두무지는 자기 누이에게로 도
망갔다가, 결국 정치적 협상을 맺어 1년중 6개월만 지하세계에 머물고, 나머지 6개월은 그의
누이가 대신 지하세계에 머물게 되었다. (순번을 바꾸는 착상 그리스 신화의 카스토르와 폴
뤼데우케스 이야기에도 나온다.)
이 이야기는 죽음-생장-신을 반복하는 신화의 한 가지로서, 이 외에 알려진 것으로는 탐
무즈와 이쉬타르(아카드 신화).텔레피누스와 캄루세파슴(히타이트),바알과 아나트가 있다. 후
대에 와서는 오시리스와 이시스,아티스와 퀴벨레, 페르세포네와 데메테르, 프로세르피나와
케레스,아도니스와 아프로디테 또는 베누스 이야기가 유명하다. 신약의 복음서에서 예수가
부활한 봄날 아침, 여자들 몇 명이 무덤 앞에 나타나는 장면은 앞에서 살펴본 죽음과 재생,
겨울과 봄에 대한 오래되고 의례적인 이야기에서 뚜렷한 영향을 받았다.
이난나-두무지 이야기에서 이해하기 힘든 것은, 풍요 신화에서는 여신이 죽은 남편을 되살
리거나, 또는 그 죽음을 슬퍼하는 것이 전형적인 유형인데도 불고하고 이난나가 남편 두무
지를 제 손으로 죽은 자의 땅에 보낸다는 점이다. 다만 또 다른 수메르 시편은 이난나가 남
편을 정열적으로 사랑한다고 그리고 있다. 실제로는 이난나를 인격화한 여사제상이 매년 두
무지의 대역을 죽여 지하세계로 보내고 잘 생긴 후임자를 받아들이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
니면 세월이 흐르는 동안 두 가지 상이한 이야기, 즉 풍요를 기원하는 제물로서 이난나가
자발적으로-또는 계략적으로(이난나는 교활한 여신이었다. )-하계로 향하는 이야기와 두무
지가 대리 희생물로서 하계에 가는 이야기가 뒤섞여 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에레쉬키갈이 어떻게 남편을 찾았는가?"는 아주 다른 이야기다.
시간적으로도 동떨어져 있고 게다가 문화적으로도 이질적인 이야기의 의미를 해석한다는 것
은 위험한 시도일 것이다 .하지만 박사 학위를 따려는 열성적인 학생이 아닌 이상, 어째서
네르갈과 에레쉬키갈 이야기가 전적으로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되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이 이야기는 전형적인 형식을 갖추고 있으며, 사상 최초로 지하세계를 다룬 희극이
자, 요부와 불운한 사내에 관한 '시원적' 음란설화라고 할 수 있다.
이야기는 어떤 연회에서 시작한다 .죽은 자들의 여왕 에레쉬키갈은 천계에서 벌어지는 연
회에 참석하고자 했다. 그러나 그녀는 지하왕국을 떠날 수 없었기 때문에. 신하를 보내 훌륭
한 음식들을 가져 오도록 했다. 그런데 그 신하가 하급 신, 네르갈에게 수모를 당했고, 화가
난 에레쉬키갈은 네르갈 본인이 지하로 내려와 사죄할 것을 요구했다. 떠나는 네르갈에게
다른 신들은 지하 여행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충고해 준다. 거기서 살아 나오려면
빵, 고기, 술, 세숫물까지, 다시 말해 하계에서 주는 것은 무엇 하나도 손대지 말라는 것이
다.
네르갈은 앞에서 언급한 일곱 문을 통해 하계로 내려간다. 그러자 완벽한 여주인으로서
대접을 하려는 에레쉬키갈이 빵, 고기, 술, 그리고 물을 권하지만 네르갈은 모든 것을 거절
한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에레쉬키갈이 자신의 신성한 육체를 내놓자 네르갈의 의지는 흔들
리고 만다 .그 둘은 7일간 무아지경 속에서 침대 위를 뒹굴었다. 실컷 만끽하고 나서 싫증이
난 네르갈은 서서히 돌아갈 궁리를 한다 .그래서 그는 만일 천계로 돌아가 자신들이 약혼했
음을 신들에게 알리도록 허락해 준다면, 갔다가 지체없이 돌아오겠노라고 에레쉬키갈에게
약속한다. 지난 4,000년 동안 이런 식의 상투적인 변심의 말을 들어온 뭇 남성과 여성들이
잘 알 듯이, 네르갈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
그런데 에렛뮈키갈은 남자의 변심을 가만히 참지 못하는 성미다.
그녀는 천계에 경고한다. 만일 네르갈이 하계로 내려와야 할 스스로의 운명을 거스른다면,
"나 에레쉬키갈은 죽은 자들을 보내 산자들을 삼켜 버리게 만들 것이며, 산자보다 죽은 자
의 수가 더 많아질 것이다."라고 말한다. 여왕의 사신이 네르갈을 데리러 왔을 때, 네르갈은
대머리, 중풍환자,절름발이 등으로 변장하지만, 그런 책략은 모두 실패한다. 네르갈은 다시금
하강할 운명에 처한다. 그리고 이난나가 그랬듯이, 매 관문마다 소유물을 포기해야 했다.
(처음 방문했을 때 이것을 면제받았던 것을 생각하면 그의 지위는 분명히 하락했다.)이 여행
이야기를 기록한 서판은 여기서 끝나지만, 우리는 그 결말을 알고 있다. 네르갈은 결국 신화
사전에 에레쉬키갈의 남편으로 남는 것이다.
[길가메쉬 서사시]는 복잡한 대서사시이지만, 어떤 차원에서 보면 그것은 그저 한 인간이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이야기다. 우루크의 왕 길가메쉬와 그의 절친한 친구(또
는 연인) 엔키두가 여신 이난나를 모욕했기 때문에, 신들은 두 사람중 한명은 죽어야 한다
는 명을 내린다 .엔키두는 꿈에서, 권능을 갖춘 왕들에게도 치욕을 주는 먼지투성이의 음산
한 지하세계를 본 뒤 공포를 느끼고 병들어 죽고 만다. 갈가메쉬는 비탄에 빠졌고, 또한 자
신에게도 언제 닥칠지 모를 죽음의 운명 때문에 겁에 질린다. 길가메쉬는 이 운명을 피하기
위해, 영원히 죽지 않는 유일한 인물인 우트나피쉬팀(메소포타미아 판 홍수 이야기의 주인
공으로서 구약성서의 노아와 같은 인물이다. 수메르 어로는 지우수드라)을 찾아가기로 결정
한다. 오랜 여행 끝에 길가메쉬는 전갈족이 지키고 있는 마법의 산, 마슈의 완전한 암흑을
통과하고, 진귀한 보석으로 장식된 매혹적인 정원을 지나 바닷가에 이른다 .갈가메쉬는 성스
러운 접대부와 사공을 만나는데, 두 사람 모두 이 탐험에 대해 부질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
하지만 뱃사공은 '죽음의 강'을 건너 매혹적인 섬 딜문까지 길가메쉬를 데려다 준다 .거기에
서 길가메쉬는 불사의 성인, 우트나피쉬팀을 만난다. 그 성인은 먼저 대홍수 이야기를 해 준
뒤, 길가메쉬에게 죽음을 정복하려면 우선 잠을 정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엔키두가
죽은 이후 잠을 잘 수 없었던 길가메쉬는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촉촉한 아지랑이 같은 잠
에 빠져들었다. 그렇게 7일 밤낮을 계속해서 잠들어 있다가 깨어난 갈가메쉬는 이 탐험에
부질없음을 깨닫는다.
우트나피쉬팀은 뱃사공에게 다시는 딜문으로 사람을 데려오지 말라고 명했지만, 뱃사공은
아내의 간청에 못 이겨 길가메쉬를 어떤 식물이 있는 곳으로 데려간다. 그 식물은 불사의
약초는 아닐지라도 젊음을 되돌려 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갈가메쉬가 우루크에 돌아오
는 도중에 뱀이 이 약초를 훔쳐먹는다. 그 뱀은 도망치면서 허물을 벗고 윤기나며 활력 있
는 몸을 되찾는다 .허물을 벗는 능력 때문에 뱀은 고대 세계에서 종종 불사불멸 또는 영원
한 젊음의 상징이 되곤 했다.
[길가메쉬 서사시]는 열한 번째 서판에서 길가메쉬가 우르크로 돌아가는 것으로 끝난다.
아니, 끝나야 한다 .그러나 [길가메쉬 서사시]에는 분명히 내용이 뒤엉킨 열두 번째 서판이
있다. 그것은 길가메쉬와 엔키두가 저승에 대해 나누는 종잡을 수 없는 대화로 되어 있다.
그러나 사실 이것은 '다른' 이야기의 결말이 끼여 들어온 것이다. 이것이 어떻게 해서 한 필
경사에 의해 [길가메쉬 서사시]의 결말 부분에 첨가되었고 어째서 그 뒤로도 다른 많은 필
경사들이 그것을 그대로 베꼈는가 하는 문제는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을 것이다.
이난나-길기메쉬-엔키두, 이 세사람을 다른 이야기로, [길가메쉬 서사시]와는 전혀 다른
각도에서 죽음의 문제에 초점을 맞춘, [훌루푸 나무]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 이야기의 서두
는 일종의 에덴 신화처럼 시작된다. 이난나는 나무 한 그루(아마도 최초의 나무일 것이다.)
를 발견하고, 그것을 자신의 '성스러운 정원'에 심는다 .그리고 나무가 크고 무성하게 자라,
그 나무로 옥좌와 침대를 만들 수 있게 되기를 기다린다. 그런데 악귀들이 나무에 침범하여
이난나를 두려움에 떨게 한다. 이 악마들은 뱀, 주 또는 안주라는 새, 그리고 악녀 릴리투다.
이 악녀는 훗날 유대 전통에서 아담의 첫번째 부인으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난나
는 울음을 터뜨리며 길가메쉬(여기서는 이난나의 형제로 나오다)에게 도움을 청한다. 영웅
길가메쉬는 청동도끼로 침입자들을 물리차고 나서, 이난나에게 옥좌와 침대를 만들어 준다 .
그러자 이난나는 남은 뿌리와 꼭대기 부분의 가지로 푸쿠와 미쿠를 만들어 길가메쉬에게 준
다 .그런데 이것이 우루크의 여인들을 화나게 했고 푸쿠와 미쿠는 땅에 뚫린 구멍을 통해
지하세계로 떨어졌다.
바로 여기에서 열두 번째 서판이 시작된다. 엔키두는 푸구와 미쿠를 되찾아 오기 위해 지
하세계로 떠날 준비를 한다. 그런 엔키두에게 길가메쉬는 몇 가지 충고를 한다 .헌옷을 입고
갈 것, 몸에 향유를 바르지 말고 맨발로 갈 것, 또 창과 막대기를 갖고 갈 것, 그 누구와도
말하거나 입맞춤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네르갈이 그랬듯이, 엔키두도 이 충고를
무시했기 때문에 에레쉬키갈에게 붙잡히고 만다 .길가메쉬가 신들에게 호소하자, 어느신이
에레쉬키갈의 남편인 네르갈을 설득해서 두 친구가 대화를 할 수 있도록 구멍을 만들어 준
다 .그들은 포옹을 하려 했지만, 할 수 가 없었다 엔키두의 몸이 비실체적인 그림자로 변했
기 때문이다.
하계가 어떤 모습이냐고 길가메쉬가 묻자, 엔키두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두려운
것이라고 대답한다. 주위는 온통 오물로 뒤 덮여 있고, 독충의 무리가 자신의 몸을 갉아먹고
있다고 했다. 길가메쉬는 두려움에 사로잡힌 채 땅바닥에 엎드려 여러 사람의 운명에 대해
물어 보지만 나쁜 소식만 듣는다 .
이런 초기 이야기들에서 죽은 영혼들은 어둡고 황량하고 메마른 세계에서 살고 있지만,
완전히 평등한 존재들이다 .후세와는 달리, 이 이야기들에는 '축복받은 영혼, 특권을 가진 영
혼과 죄를 지은 영혼, 평범한 영혼'의 구별은 아직 없었다. 길가메쉬는 [길가메쉬 서사시]에
서는 과감하게 죽음을 받아들이지만, [훌루푸 나무]에서는 두려움 때문에 왕답지 않은 한심
한 모습으로 쇄락하는 것으로 나온다. 죽은 영혼은 말 그대로 그림자처럼 만질 수 업는 비
실체적인 것이다. 후대 그리스 인은 죽은 영혼에게 싱싱한 피를 맛보게 함으로써 일시적이
나마 체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 다른 고대 이야기에서는 지하세계를 방문하여 괴물과 싸우기도 하고, 선조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는 영웅들의 모습을 보여 준다. 에트루리아인은 컴컴한 지하 세계에 '카룬'이라
는 악마가 있다고 생각했다.
또 다른 고대 이야기에서는 지하세계를 방문하여 괴물과 싸우기도 하고, 선조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는 영웅들의 모습을 보여 준다. 에트루리아인은 컴컴한 지하세계에 '카룬'이라는
악마가 있다고 생각했다. 고대의 도자기에 그려진 그림을 보면, 이 악마는 폴로 경기에서 공
을 치는 나무 막대 모양과 똑 같은 모양의 독특한 무기를 손에 쥐고 있다 .여기서 카룬이라
는 이름은 죽은 자의 영혼을 싣고 스튁스 강을 건너는 뱃사공, 카론과 혼동할 수도 있거니
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반인반마의 켄타우로스족에 속하는 케이론과도 혼동할 법하다.

2. 아집트 사자의 서
무덤 저 편의 세계에 대한 관심을 문자로 기록하여 남긴 또 다른 지역은 이집트다. 상형
문자로 씌어진 이집트 문서들은 4,000년 전 또는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파피
루스에 쓴 최초의 [사자의 서]에 담겨 있는 장례용 주문들은, 문자로 기록되기 전부터 이미
수백 년 동안 실제로 사용되고 있었던 것이다. 중동 지역이 대립하는 종교 신념과 전쟁 때
문에 항상 분열을 거듭했던 데 비하면, 이집트는 장구한 역사를 통틀어 상대적으로 평화와
번영을 누렸다. 장엄하고 화려한 파라오의 무덤, 정성껏 만든 미라, 엄청난 수의 부장품, 그
리고 파피루스 두루마리 위에 풍부한 삽화와 함께 기록한 [사자의 서](그 내용은 저 세상에
서의 안전한 여행을 기원하는 보호 주문을 담고 있다)등에서 알 수 있듯이, 이집트 인들은
내세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또한 우리는 이집트 종말론 신앙의 변천 과정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올바른
생활을 하는 귀족만이 내세를 기대할 수 있다고 믿었던 고왕국에서 시작하여, 오시리스가
사자의 신으로 등장하는 중왕국을 거쳐, 그 이후 시대에 이르는 추이를 훑어볼 수도 있다.
그런데 고대 이집트 인의 내세관은 오늘날 서양인들의 내세관과 완전히 다르다. 유대 인들
은 '출애굽'이전에 이집트 인의 포로로 잡혀 있었지만, 이집트 종교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
았다. 이집트 종교가 너무 낯설고 이국적인 데다가 아주 복잡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집트 신
화 역시 그 풍부한 내용에도 불고하고 널리 전파되지 못했다. 단지 후기 헬레니즘의 이시스
숭배만이 예외적으로 영향력을 가졌을 뿐이다.
이집트 사람들의 관념 중 몇 가지는 기독교 사상 안에 반영되어있다. 거룩한 예수의 모습
은 상당 부분 오시리스에게서 온 것이다.
오시리스는 사자들의 재판관이자 왕이며 신이었다 .그뿐 아니라 이집트 인들은 오시리스를
-다른 대부분의 명부 통치자들과 달리-전적으로 자비로운 분이라고 믿었다. 예수와 마찬가
지로 오시리스 자신도 희생에서 부활한 시이다. 그리고 그의 훌륭한 아들 호루스는 산 자들
의 세계를 다스렸다. 또한 이집트의 사자는 죽은 뒤에도 육체를 가지고 있는데 기독교인들
도 최후의 심판 이후에 대해서 비슷한 생각을 한다. 사후 심판이라는 관념은 페르시아에서
유래한 것이 아니라면 아마 이집트에서 유래했을 것이다. 이집트의 사자도 영혼과 육체의
절멸을 피해 살아남은 자는, 정확하게 벌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갑작스레 닥치는 무서운 위
험을 겪게 된다.
이집트 사자의 여행은 이렇게 시작된다 .'봉헌의 들판'에 이르기 위해서, 당신의 생명력과
당신의 영혼은 태양신의 베에 올라탄다.(카는 당신 자신과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으며 바는
사람의 머리 모양을 한 새로 묘사된다.)그 배는 지금 막 죽은 사람들을 싣고 낮 동안 하늘
의 강을 건너, 밤이 되면 강의 서쪽에 도착한다. 머리를 앞으로 돌리고 있는 아겐과 마하프
는 그 배를 젓는 천상의 뱃사공이다. 베에서 내린 다음에는 일곱 문을 통과해야 하는데, 각
각의 문에는 문지기와 감시자와 전령이 지키고 서있다. 당신은 [사자의 서]를 참조하여 그들
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호소해야 한다. 그 다음에는 오시리스 궁전의 수많은 신비한 입
구들이 열릴 때까지 그 앞에서 경배해야 한다.
그 후 아누비스는 당신을 '심판의 방'을 안내할 것이며, 응당 "순수하고 깨끗해야 하며, 흰
옷과 신발을 착용하고, 검은색 눈화장을 하고 몰약을 바르게"될 것이다. 아누비스는 '재칼의
머리'를 한 신으로 묘사되었지만, 수천 년 동안 그 고귀한 혈통을 이어온 순종 파라오 하운
드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은 아누비스를 즉시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재칼을 특히 인간의
시체와 연결될 때는 불길한 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충실한 개 아누비스는 영혼의 길잡이로
서 당신을 안내한다.
아주 달갑지 않은 것은 '정의의 저울'아래 쪼그리고 앉은 무시무시한 작은 괴물 암미트다.
당신은 이곳에서 전생에서부터 계속되는 자신의 존재를 변호할 기회를 얻는다. 따오기 머리
를 한 지혜의 신 토트는 검사 역할을 맡는다 .재판장 오시리스는 두 여신 이시스와 네프튀
스가 보내 준 왕좌에 앉아 있다. 당신은 원하는 대로 유창하게 장광설을 늘어놓을 수도 있
지만, 결국 아누비스는 당신의 심장을 저울의 한 쪽 접시 위에 올려놓는다 .그리고 아누비스
는 진실의 여신 마아트의 머리 장식에서 깃털 하나를 뽑아 반대쪽 접시에 올려놓고 함께 무
게를 달 것이다. 만약 당신의 심장이 얹힌 접시가 죄의 무게 때문에 아래로 처지면 암미트
가 당신의 심장을 먹어치울 것이다 .그것이 당신의 종말이다.
당신이 이 심판에서 살아 남아 '등심초의 들판'으로 가게 되었다고 가정해 보자. 당신은
이제 '새로운 육체를 입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고난의 끝은 아니다. [사자의 서]에 담긴 주
문 중에는 악어, 뱀, 거대한 투구벌레들에게서 몸을 지키는 문구가 있다. 또, 공기가 없어 질
식하거나, 부패하거나, 다시 죽음을 겪거나,거꾸로 매달리거나, 강제로 배설물을 먹게 되는
등의 위험을 피하기 위한 주문도 있다. 이제 당신의 목표는 당신 자신을 새로 바꾸는 것이
다. 다시 말해 황금매, 불사조, 왜가리,제비 따위로 변해야 하는 것이다. 아니면 당신은 악어
또는 뱀에서 보았듯이 뱀은 재생과 회푼의 상징이다)이 되고자 할 수도 있다. 아니면 연꽃
이 되어도 좋을 것이다.
어쩌면 당신은 농부가 되고 싶을지도 모른다 .'등심초의 들판'에는 15개의 지역들이 있으며,
각 지역마다 통치자가 있다. 이 지역들 중 일부는 육안으로 볼 수 없다. 예를 들어 이케시
지역은 '신들의 눈에서 가리워진 지역'으로서, '자신의 알 속에 있는 존엄한 신'이 홀로 살
고 있다. 당신도 거기서 살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그곳에는 공기가 전혀 없고 알신은 그다
지 우호적이지도 않기 때문이다 .
하지만 당신은 농경 생활에 어울리는 다른 곳을 발견할 수도 있다. 그곳에서는 쟁기질, 파
종, 관수, 이 모든 일들이 당신의 무덤 안에 있는 연장과 도구를 사용해서 이루어질 것이다.
당신의 사려깊은 친족들은 샤브티라고 부르는 인형을 부장품으로 넣어 줄 것이다. 샤브티는
당신의 내세에서 당신 대신 중노동을 하며 봉사하는 자동인형 노예다. 노동에서 해방된 당
신은 어느 낙원에서나 약속하는 안락한 생활 -훌륭한 술과 음식, 성적 쾌락, 좋은 친구들,
그리고 당신이 집에서 편히 누렸어야 하는 모든 안락함을 누릴 것이다. 투트왕의 무덤에는
샤브티가 414개나 있었지만, 그다지 위대한 인물이 아닌 당신은 샤브티 1~2개로 만족해야
한다.

3 조로아스터 교
고대 바빌로니아 시대 이후 어느 때인지, 중동에 조로아스터라는 예언자가 나타났다. 그는
중동의 거의 전지역-북쪽으로 남부 러시아, 서쪽으로는 인도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 -에 오
랫동안 영향을 끼치게 될 조로아스터 교를 창시했다. 번성하던 조로아스터 교는 7세기에 이
르러 이슬람 교도의 침락과 함께 엄청난 박해를 받게 되었다. 조로아스터 교도는 인도, 특히
봄베이에 여전히 그 일부가 남이 있으며, 이란에도 최근까지 남아 있다.
조로아스터가 나타났을 무렵, 이 지역에서는 이미 문자가 사라졌고, 또 그 이후에도 수세
기에 걸쳐 종교적인 이유에서 문자 사용이 금지되었다. 때문에 우리는 조로아스터에 대해
실제로 거의 아무것도 알지 못하며, 심지어 그가 살았던 시기가 언제인지도 정확히 모른다.
현대의 학자들은 기원전 1000년경 청동기 문화 생활을 하던 남부 러시아 초원 지역의 유목
민들 사이에서 조로아스터가 성장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조로아스터 교의 성전인 [아베스타]로 말하자면, 서기 5세기에 와서야 겨우 문자로 기록되
었으며, 그나마도 그 문자라는 것이 그 이후로는 다시 사용한 적이 없는, 특별히 고안된 신
성문자였다. 현재 유일하게 남아 있는 사본도 14세기 것이고 게다가 완본이 아니라는 것을
고려한담녀, 우리가 지금 이 종교에 대해서 알고 이TSms 것은 조로아스터가 생각한 것과는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것은 다른 모든 종교와 그 창시자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할
수 있다 .비록 그들의 성전이 신 또는 천사 모로니의 akfTMa을 받아 적ㅇ느 것이라고 할지
라고 그렇다.
조로아스터 교는 기독교의 역사에, 특히 지옥관에 직,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주었다. 조로
아스터 교는 원래 바라문 교의 초기 베다신앙에서 시작되었으며, 힌두 교와 불교에도 영향
을 주었다. 그런데 조로아스터는 온갖 신들을 모시는 만신전에 의지하지 않고 오히려 이원
론 신앙을 설파했다. 조로아스터에 따르면, 지혜의 주는 신성한 선의 세력으로서 불멸의 tdj
인들 또는 일곱 천사와 함께 산다. 한편 악령은 거짓의 신으로서 땅밑 지옥의 암흑속에서
산다 .거짓의 신이 악마들을 보내 세상을 괴롭히자, 지혜의 주는 그에 맞서 싸운다. 법과 질
서와 빛이 어둠과 타락과 죽음에 대립한다. 이것은 인간의 영혼을 둘러싼 투쟁이며, 이것이
곧 세계의 역사를 이룬다.
사람이 죽으면 그 영혼은 처음 3일 동안 시신의 머리 주변에서 떠돈다. 그리고 정의의 정
령 라슈누와, 헬레니즘 시대에 군신으로 새롭게 받들어진 미트라가 그 영혼을 심판한다. 그
들은 장부에 모든 선행을 저축으로 기입하고, 모든 악행은 빚으로 기입한다. 계산은 지하 세
게의 친바트다리 밑에서 한다. 만약 선행이 더 많아서 흑자라면, 아름다운 처녀 다에나가 두
마리 번견과 함께 나타나 그의 영혼을 데리고 다리를 건너 노래의 집으로 안내한다. 반대로
악행이 더 많아서 적자라면, "겨우 세 가지 사소한 비행 때문이라고 해도"지옥으로 떨어진
다. 그 지옥은 인류 최초로 죽은 사람이라 일컫는 이마또는 야마가 지배한다. 그리고 선과
악이 균형을 이루면 함미스타간이라 불리는 일종의 림보로 보내진다. 함미스타간은 고대 바
빌로니아의 저승과 매우 유사한 곳이며, 그 영혼은 대환란때까지 그곳에 머물게 된다. 수학
적 계산에 따른 이 판결은 엄정하기 때문에, 아무리 기도하고 제사를 드려도, 심지어 아흐리
만이 은총을 베풀어 준다고 해도 그 결과에는 영향을 미칠 도리가 없다.
9세게의 필사본 중에는, 더 옛날의 '비라즈'이야기를 베꼈다고 추측되는 것이 있다. 그 내
용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인물인 비라즈가 지옥으로 보내져 신앙의 교리를 확인하게 되는
데, 이 이야기는 2세기부터 13세기에 이르는 기간에 널리 퍼진 기독교의 수많은 환상 이야
기와 형태상 거의 동일한데, 어느 쪽이 어느 쪽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는 알기 어렵다. 죄
와 벌의 여러 형태는 기독교와 다른 부분들도 많다. 가장 동양적인 부분의 영혼과 영혼 사
이에 서로 접촉이 없다고 보는 점이다. 가령 비잔틴 예술에서는 지옥의 영혼들이 각각 격리
된 '상자'안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묘사한다. 이것은 지옥을 유달리 혼란스럽고 북적대는 곳
으로 보는 서양에서는 볼 수 없는 구상이다.
결국에는 선과 악 사이에 우주적 규모의 최후 성전이 벌어지고, 악은 영원히 정복당하게
되며, 조로아스터의 씨를 받은 동정녀에게서 소쉬안스라는 이름의 구원자가 태어나 지옥을
정복하게 된다. 참회한 죄인들은 용서받고, 만인의 육체가 부활하여 제각기 영혼과 재결합할
것이다. 지옥은 끓는 쇳물로 타서 완전히 파괴되고, 지상에서 신의 왕국이 열릴 것이다.
기독교인이라면 금방 알아볼 수 있듯이, 이러한 고대의 조로아스터 교 사상 대부분은 놀
랄 만큼 지속적으로 후대에 영향을 끼쳤다. 정통 기독교는 조로아스터 교에서 받은 영향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4복음서의 저자들 중에서 종말론적 의식을 가장 강
하게 드러내는 마태는 그리스도 탄생 이야기에 동방박사들을 등장시키고 동방의 하늘에 새
로운 별을 띄운다. 그렇게 함으로써 마태는 자신의 메시아가 조로아스터 교에서 약속한 부
활과 불멸에 굳건히 연결되어 있음을 확실히 하고자 한 듯하다 .마찬가지로 마태는 아기 예
수를 멀리 이집트로 달아나게 함으로써, 예수가 이집트의 옛지혜와도 관련이 있다는 암시를
했다.
기독교의 이원론적 이단들은 지난 2,000년 동안 반복해서 생겨났다. 비록 그 이단 종파들
의 이름은 매번 달라졌지만, 조로아스터 교에서 시작하여 마니 교, 보고밀 파, 12세기의 알
비 파에 이르는 하나의 계통을 간파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기독교는 고도의 신학적 수준에
서는 이원론과 겨루어 이겼다. 하지만 지금도 대중들 사이에서는 악의 세력이 상당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은 이슬람 교에서도 마찬가지다. 엄격한 일신론에 근거한 정통
이슬람신학에서 배척당하는 사탄인 이블리스또는 알사이탄이 민간 전승 이야기에서는 중요
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이다.
조로아스터 교는 힌두 교 사상을 미트라 교에 연결하고, 이슬람 교에 연결하고, 또 기독교
자체에 연결한다. 유럽과 아시아의 거대 종교들에 나타나는 종말론 시나리오는 여러 가지
사항에서 섬찟할 정도로 서로 비슷한 점이 많다.이것은 스베덴 보리의 주장처럼 사람들이
보편적 내세관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동서양 간에 항상 무역 통로가 열려 있었다
는 점, 그리고 이방의 땅을 누비며 영광을 좇는 군대의 종요적 결의라는 것이 그리 굳건하
지 못했다는 점에거 기인한다.

4 그리스,로마의 하데스
서기 5세기 이전의 1,000년 동안 서양 세계 전체는 완전히 변모했다. 하지만 그런 격변의
시대에도 올륌포스의 신들을 받드는 그리스.로마의 종교는 문명화된 지중해 민족들의 세계
에서 일상적인 종교인 동시에 전통을 간직한 종교로 남이 있었다. 그것은 고상한 사람들이
믿는 종교였던 데 반해서, 그밖의 종교들은 너무 원시적이거나 무정부적이거나 이질적이거
나 야만적이거나 또는 과격한 것이었다. 그리스 인들은 페르시아와 대립하며 격전을 치렀다.
그리스 인들은 페르시아와 대립하며 격전을 치렀다. 그런 그리스 인들 입장에서 보면, 페르
시아와 대립하며 격전을 치렀다. 그런 그리스 인들 입장에서 보면, 페르시아왕 다레이오스와
퀴로스의 조로아스터 교가 궁극적으로 그리스 종교보다 지중해 세계에 더 큰 영향을 주게
된다는 견해는 비합리적으로 보였을 것이다. 게다가 유대 인의 특이한 관습은 그보다 더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주장은 정말 터무니없어 보였을 것이다.
현재 우리에게 그 이름이 전해 내려오는 그리스 작가들은, 자신들이 믿는 종교의 성전을
충실하게 기록하여 남기기보다는 시, 희곡, 역사, 철학 등 다방면에 걸쳐 작품을 남겼다. 그
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표현하는 데 아무런 제약도 느끼지 않았으며, 개성이 담긴 화려한 문
체를 구사하고 정통에서 벗어나는 경쾌한 일탈을 허용함으로써 아주 새로운 글쓰기 형태를
보여 주었다. 문제는 기록을 남긴 사람들이 시인과 예술가들이기 때문에,그리스의 정통이 어
떠어떠한 것이라고 정확히 말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선악의 구
분이 조로아스터 교만큼 뚜렷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그리스 신들은 정의로운 행위를 하는
동시에 복수심으로 가득찬 파괴적 행동을 저지르는 양면성을 지녔다. 이것을 입증하는 문학
적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구전에 따르면, 호메소르와 헤시오도스는 페니키아 어어ㅔ서 빌려 와 변형한 새로운 알파
벳을 처음으로 사용한 기원전 8세기 경의 시인들이었다. 오늘날 헤시오도스는 호메로스만큼
많이 읽히지는 않는다. 하지만 헤시오도스의 [신통기]는 이후 수많은 문학 작품의 내용을 이
루는 기본 토대가 되었다. 그는 [신통기]에서 그리스 창조 신화와 전설상의 역사를 이야기하
고, 온갖 신과 정령들의 이름을 열거한다. 후대의 신화 연구가들은 그리스의 종교 문학을 정
리하고 체계화하는 과정에서, 헤시오도스가 구상한 기상 천외한 이미지 가운데 몇 가지를
제외해 버렸다. 예를 들어 스튁스 - 여신으로 의인화된 하데스의 강 - 의 대저택과,그곳에
서 하늘까지 치솟은 은색 기둥이 그것이다. 그러나 고금을 막론하고 시인들은 헤시오도스의
작품을 즐겨 읽고, 자신들의 작품 속에서 빈번히 헤시오도스의 이야기를 되풀이해 그렸다.
헤시오도스에 따르면,하데스의 상층부 에레보스와 하층부 타르타로스,그리고 밤과 땅은 모
두 함께 '시원의 균열'에서 생겨났다. 헤시오도스는 피로 얼룩진 신들의 전쟁에 대해 말한다.
먼저 천신 우라노스와 대지의 여신 가이아 사이에서 퀴클로페스가 태어났다. 나중에 자식들
이 반란을 일으키자 우라노스는 그들을 타르타로스에 던져 버렸다.지상에서 타르타로스에
이르는 거리는 하늘과 땅사이만큼이나 멀다. 하늘에서 쇳덩어리를 떨어뜨리면 18일이 지나
야 겨우 타르타로스에 닿는다. 암흑에 휩싸인 타르타로스는 파수꾼이 지키는 청동벽으로 둘
러싸여 있으며, 벽 안쪽에는 심연이 있다. 그 심연에 빠진 사람은 1년 동안 추락해도 바닥에
닿지 못한다. 바로 여기에 하데스와 '무서운 페르세포네'의 저택이 있으며, 지옥의 번견, 케
르베로스가 그 저택을 지키고 있다.
'저승 방문'이라는 주제를 다룬 최고의 이야기들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호메로스
의 [오뒤세이아]다. 이 작품은 너무 유명해진 나머지, 그 이야기가 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니
라는 사실을 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오뒤세우스와 그의 동료들은 마녀 키르케로부터 지하
세계로 내려가 죽은 자의 지시를 받아야 한다는 말을 듣는다 .오뒤세우스는 실제로 지하세
계에 내려가지는 않지만, 용케도 지하세계의 입구에서 하데스의 진귀하고 유명한 광경들을
많이 보게 된다.
이타카의 무왕 오뒤세우스는 10년 동안 트로이아 전쟁에서 싸운 뒤 고향으로 돌아가던 도
중 혹독한 시련을 겪는다. 특히 용서를 모르는 여신 중의 여신 헤라를 필두로 많은 신들이
오뒤세우스에게 앙심을 품고 있다. 오뒤세우스가 용기를 발휘하여 테이레시아스의 영혼에게
조언을 구한다면, 그 영혼이 귀환 방법을 알려 줄 수도 있다. 테이레시아스는 여러 시대에
걸쳐 남자와 여자의 몸으로 모두 살아 본 까닭에 인간 세계에서 가장 현명한 사람이었다.
테이레시아스의 조언을 얻으려면 오뒤세우스는 북쪽으로 항해하여 하데스의 여왕 페르세
포네의 숲으로 가야 한다 .그곳은 저승의 강 플레게톤과 고퀴토스가 아케론 강으로 헐러 들
어가는 곳이다 .그는 거곳에 있는 동굴 입구에서 어린 숫양과 검은 암양을 제물로 죽여 그
피가 도랑에 흐르게 해야 한다. 냄새를 맡은 유령들이 동굴 언저리로 떼지어 몰려올 테지만,
테이레시아스가 도착해서 피를 맛보고 말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오뒤세우스는 칼로 다른 유
령들을 막아야 한다.
유령들은 '울부짖으면서' 도착한다. 그 중에는 오뒤세우스의 부하 선원 가운데 가장 어렸
던 엘페노르도 있었다. 그는 얼마전에 마녀 키르케의 궁전 지붕에서 자다가 떨어져 죽었는
데, 달느 선원들은 그가 없어졌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어쨋든 오뒤세우스는 엘페노르가
무사히 하데스에 갈 수 있도록 장례식을 치러 주겠다고 약속한다 .이윽고 테이레시아스가
나타가 피를 마시고, 오뒤세우스의 장래에 대한 암울한 예언을 한다. 오뒤세우스는 거기서
죽은 어머니도 만난다. 하지만 그녀는 자식을 알아보지 못한다. 오뒤세우스가 테이레시아스
에게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물었더니, 피를 마시면 어머니의 기력이 잠깐이나마 회복도니다
는 것이다. 테에레시아스가 돌아간 후 오뒤세우스의 어머니는 피를 마셨고 두 사람은 이야
기를 나눌 수 있게 된다. 그는 어머니를 포옹하려 하지만 길가메쉬가 엔키두에게 손을 내밀
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오뒤세우스는 어머니를 품에 안을 수 없다.
계속해서 몇몇 유명한 여인들의 영도 접근한다. 이 부분에서 후대 시인들이 추종한 전통,
즉 하계 방문 이야기에서는 '레이디 퍼스트'라는 전통이 생겨난다. 여자들 다음에 놀랍게도
트로이아 전쟁의 총사령관이었던 아가멤논이 나타났다. 아가멤논은 귀국한 뒤, 아내에게 살
해당했다. 아킬레우스와 파트로클로스아이아스등 다른 전우들도 등장한다. 오뒤세우스는 낙
심한 아킬레우스를 위로한다. 게다가 사실 형편이 그렇게 나빠 보이지도 않는다. 아킬레우스
는 거기서도 왕족 같은 대우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킬레우스는 '기력이 다한 사
자' 들을 지배하기보다는, 차라리 비참한 농부의 노예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영혼들이 동굴 입구를 통해 직접 나왔기 때문에 오뒤세우스는 그 유명한 번견 케르베로스
나 스튁스 강의 뱃사공 카론과는 마주치지 않는다. 그러나 어떻게든 한 번 지하세계를 보고
싶어하는 오뒤세우스의 마음이 통했는지, 하데스의 진기한 장면들 일부가 눈에 띈다. 거기에
서는 탄탈로스가 기아와 갈증으로 고통을 당하고있고, 시쉬포스는 둥근 돌을 끝없이 굴리고
있으며, 티탄 족의 티튀오스는 독수리의 공격에 시달린다. eh한 심판관 미노스, 그리고 행복
한 두 영웅 오리온과 헤라클레스의 모습도 본다. 거기까지 보고 난 오뒤세우스는 페르세포
네가 이제 어떤 달갑지 않은 것을 보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부하들에게 고함을 질러서
서둘러 배를 젓게 하여 그곳을 벗어난다.
[오뒤세이아]결말 부분에 또 한 번 하데스를 여행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거지로 위장하고
고향 집에 돌아온 오뒤세우스는 아내 페넬로페에게 구혼하는 자들의 무리가 자신의 궁전을
망쳐 놓고 있는 것을 목격한다. 오뒤세우스는 극적인 전투 끝에 구혼자들을 저 세상으로 보
내 버린다. 그 다음에 나오는 이야기는 일종의 막간극 또는 이야기 속의 이야기다. 신들의
전령 헤르메스는 죽은 구혼자들의 영혼을 안내하는 영혼의 길잡이로 등장한다. 구혼자들의
영혼은 헤르메스를 뒤를 따라 어두운 동굴 속의 '박쥐처럼 찍찍거리면서'회색 바다와 꿈의
해변을 지나 세상의 끝으로 간다. 죽은 자의 영혼은 그곳에 있는'아스포델로스 들판'에서 살
게 된다.
호메로스는 앞에서 구혼자들을 마치 치한처럼 묘사했지만, 그들이 죽은 다음에는 그들의
영혼을 애처롭고 고귀하게 그린다. 그들은 대등한 입장에서 그리스의 영웅들과 만나게 되는
데, 그 영웅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죽음에 영원히 집착하는 듯이 죽던 순간에 대해서 이야기
를 나누고 있다. 앞에 나온 엘페노르와는 반대로,구혼자들의 영혼은 그들의 시체가 매장되기
도 전에 이곳에 도착한다. 이 막간극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리스의 전통적 사후세계와 모순
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시적 일탈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이것은 매우 특별한 효과를 낸
다 .그리스 인의 경우 정통성도 시가에 있어서는 부차적인 것일 뿐이다.
나중에 페르세포네라 불리게 된 소녀 코레의 유괴와 강간 이야기는 엘레우시스 비의의 기
초가 되었는데, 그 이야기에 따르면 꽃을 따고 있던 어린 소녀가 타르타로스의 지배자인 하
데스에게 붙잡혀 하계로 끌려간다. 그녀는 거기서 먹는 것도 마시는 것도 거부한다. 그녀의
어머니인 곡식의 여신 데메테르는 슬픔에 빠져 농작물도 팽개치고 세상을 떠돈다. 마침내
코레를 찾았을 때는, 딸이 이미 석류씨 7개를 먹은 뒤였다. 그 때문에 코레는 지상으로 완전
히 돌아오지 못하고, 매년 일정 기간을 지하세계에서 지내야 했다. 이것은 풍요 신화의 일종
이다. 다른 올륌포스 신들에 대한 숭배가 피상적인 것이 되어 버린 후에도 엘레우시스 입문
의례는 오랫동안 계속되었다. 이것은 테메테르를 따라 저 세상으로 상징적인 여행을 떠나는
의식이며, 의식의 마지막은 봄과 재생의 승리로 끝난다.
하지만 지옥의 여왕 페르세포네는 '순결한 소녀'코레의 이미지와 별로 공통점이 없다. 그
녀의 바빌로니아 인 자매 에레쉬키갈처럼, 페르세포네는 어둠에 싸인 그녀의 남편 하데스보
다 더 무서운 존재다. 하데스는 종종 풀루톤이라고 불린다. 그 이유는 그에게 지하 세계의
야금술 권리가 있으며, 죽은 이와 함께 묻는 귀한 부장품이 그의 수중에 들어오고, 또한 비
옥한 토양에서 자란 농작물이 그의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사람들이 하데스라
는이름을 함부로 부르면 그의 눈에 띄어 재앙을 입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완곡한 표현법
을 써서 '부유한 자'라고 불렀던 이유도 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의례는 오르페우스에 관한 것이다. 오르페우스는 죽은 아내 에우뤼디
케를 되찾아 오기 위해 타이나론 둥굴 안쪽 통로를 따라 지하세계로 갔던 하프 연주자다.
오르페우스 숭배는 수세기에 걸쳐 존속했고, 그리스 종교뿐 아니라 기독교에도 지대한 영향
을 주었다. 오르페우스와 더불어 숭배받던 주신 디오뉘소스도, 반신반인인 어머니 세멜레오
를 구출하고자 저승에 찾아간 일이 있다고 한다. 한편, 디오뉘소스는 천신제우스가 페르세포
네에게서 얻은 아들이라는 설도 있다. 디오뉘소스-오르페우스에 대한 신비 의식도 엘레우시
스의식과 마찬가지로 죽음과 부활에 관련이 있었음이 확실하다. 그렇지만 오르페우스는 자
신은 길가메쉬와 마찬가지로 본질적 욕망을 상실하고 만다.
헬레니즘 시대의 미술가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그릴 때, 흔히 오르페우스의 특징을
차용했다. 온갖 신들을 모두 섬김으로써 어떤 경우에도 손해보지 않으려는 귀족들을 위해서,
미술가들은 이집트의 호루스와 페르시아의 미트라의 이미지를 차용하는 일도 있었다. 하지
만 선한 목자이자 지옥의 정벌자인 '오르페우스-그리스도'가 가장 인기 있었다.
이 외에도 지하세계에대한 그리스 서로하가 더 있지만, 그다지 진지한 내용을 담고 있지
는 않다. 그리스 영웅 중에서는 테세우스가 최초로 지옥정벌을 시도했다. 하지만 그의 원정
은 굴욕스럽게도 실패했다. 처음에 그의 친구 페이리토스가 테세우스에게 헬레네를 납치하
는 것을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훗날 이름을 떨치는 트로이아의 헐레네는 그때까지만 해도
아직 어린아이였다. 이 계획을 위해 그들은 한 예언자를 찾아갔다.그런데 그 예언자는 조롱
하듯이 말했다. "왜 , 차라리 헐레네 대신에 페르세포네를 납치하지 그러느냐?"페이리토스는
어찌나 어리석은지(그리고 어찌나 무분별한지)이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는 타이나론의
통로를 따라 지하세계로 내려갔다. 그들이 도착하자 저승의 주인 하데스는 두 사람을 망각
의 의자로 안내했다. 그런데 그들이 의자에 앉는 순간, 거기에 달라붙어 움직일 수 없게 되
었다. 두 사람은 4년 동안 의자에 꼼짝 못 하고 앉아서 뱀들, 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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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디마립님의 댓글

디마립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작성일

      긁어서 아래한글에 붙여넣기를 하고 보니까 149페이지나 됩니다.<br />소중한 정보 나중에 읽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비슈느님의 댓글

디마립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작성일

      <p>정말 오랜만에 접하는 긴 작문의 글 입니다.^^;</p><p>날잡아서 읽어야 하겠군요..;;</p><p>한번에 다 읽기에는 어려울것 같습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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