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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나오는 에덴동산에는 여러 가지 나무들이 자라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언급되고 있는 나무는 세 가지인데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와 생명의 나무, 그리고 무화과나무이다. 뱀의 유혹으로 금단의 열매인 선악과를 따먹고 아담과 이브는 지혜를 가지게 되었다. 처음으로 아담과 이브가 자신들이 벌거벗은 것을 알고 몸을 가리기 위해 사용한 것은 무화과 나무였다.

뱀의 유혹으로 선악과를 따먹고 에덴동산에서 쫓겨나는 실낙원의 과정은 인간이 자연과의 원시적 일체성으로부터 깨어나 분리되는 과정이다. 유아기 때의 아이는 부모와 심리적 일체감 속에서 지낸다. 자라면서 심리적으로 부모로부터 분리되어 하나의 개별적 개체로서 성장해 나아간다.

금단의 열매인 선악과를 따먹는 것은 인간이 주변 사물로부터 자신을 분리시키고 과학기술을 발전시켜 나아가는 것을 상징한다. 뱀은 지혜와 힘의 상징으로서 여러 문명에서 나타난다. 구체적으로는 이중나선 구조의 DNA를 상징한다. 신화시대의 태호복희와 여와를 나타내는 고대 그림은 이를 잘 나타내 준다. 상반신은 자와 컴퍼스를 든 남녀의 모습으로, 뱀의 몸으로 이루어진 하반신은 나선형으로 감겨 있다. 고대 수메르 문명의 그림 역시 두 마리의 꼬인 뱀이 지혜와 생명의 상징으로 그려져 있다. 고대 이집트 문명에서는 영생과 치유의 상징으로 나타난다.

뱀이 생명과 지혜의 상징임은 현대에 와서 DNA의 구조가 발견되고 그것이 생명체의 유전자임이 밝혀지면서 더욱 명확하게 드러나게 되었다. 진실로 인간은 DNA를 발견하고 조절할 수 있게 됨으로서 생명의 신비로 통하는 문을 열게 된다. 유전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신의 영역으로 남겨져 있던 생명의 신비를 하나씩 벗기게 된다.

인간은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 신호전달 네트워크, 대사 네트워크 등 미시적 생명현상을 규명하고 자유자재로 다룰 뿐만 아니라 사이버공간에 실제 세포를 그대로 재현해 낸다. 가상 세포는 실제 세포의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 신호전달 네트워크, 대사 네트워크를 그대로 재현해내는 실제세포의 가상공간 복제물이다. 이 가상 세포를 바탕으로 실제의 조직과 장기와 동등한 가상조직과 가상 장기를 만든다. 컴퓨터상에서 가상장기를 창조하고 테스트한 뒤에 마지막으로 실제의 물리세계에서 배양하여 검증한다. 인공장기의 개발 및 생산이 매우 용이해 진다. 개인의 유전자나 체질에 따라 개인별 맞춤 장기의 생산이 가능하다. 또 질병이 발생하면 그 질병에 취약한 유전자를 분석하여 유전자 치료 또는 세포 치료를 하거나 취약한 유전자를 개선한 인공 장기를 생산하여 대체한다.

이 가상 세포를 토대로 인공생명체를 사이버공간상에서 자유롭게 창조할 수 있다. 가상공간에 창조된 생명체들은 아무런 윤리적 제약이나 물리적 제약이 없이 만들어지고 실험될 수 있다. 상상력과 창조성의 발휘하여 인공생명체를 창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윤리적 문제로 실현되기 힘들었던 인간과 동물간의 합성 실험을 마음껏 할 수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모든 반인반수의 생명체들을 창조하여 탐구할 수 있다. 반인 반마의 켄타우로스, 아테네 여신의 분노로 머리카락이 뱀으로 변해버린 메두사, 사람과 황소사이에 태어난 미노타우르스 등을 만들어 볼 수 있다. 이러한 인간을 포함한 다른 종들 간의 이종 교배 실험은 생명 현상에 대한 통합적이고 완전한 이해를 가져다준다. 그리고 사이버 공간 상의 연구를 통해 완성된 합성생명체들을 물리적 공간에 실제로 실현하면서 인간은 드디어 신의 영역에 발을 들여 놓게 된다.

사이버 공간에 존재하는 합성생명체를 실제물리공간으로 복제하는 것은 제한이 따른다. 동물들 간의 이종교배를 통한 하이브리드 생물의 창조는 합성동물원 내에서만 이루어지게 된다. 합성동물원에 하이브리드 생물의 게놈정보와 발생과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면 누구나 자신이 디자인한 생명체를 만들어준다. 그러나 생태계 안전성 평가를 통과하지 못한 생물들은 합성동물원내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 이 생명체들이 자연 생태계로 방출되었을 때 먹이사슬 내에서의 위치와 영향을 평가하여 결정한다. 자연 생태계에서 안정적으로 먹이를 구하고 번식할 수 있는지 그리고 적절한 개체수를 유지할 수 있는 천적이 있는 지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합성생명체들이 주변 자연환경과 상호작용하는 과정 중에 치명적인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등을 발생시킬 가능성은 없는지 평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문제이다.

인간과 동물간의 유전자를 섞어 탄생한 하이브리드 인간을 실제세계로 복제하는 원칙적으로 금지되며 연구목적에 한하여 심사위원회의 허가를 거친 뒤 가능하다. 거주 장소 역시 합성동물원의 특별구역에 한정된다. 이것은 윤리적 문제를 포함하여 이 종들이 자연 생태계로 들어갔을 때 초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있고 과거의 인간들이 그랬듯이 환경을 파괴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또 하이브리드 인간들이 인간사회에 섞여 들었을 때 야기할 수 있는 문제 역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사이버공간상에서 인간의 상상력과 창조성을 무한히 펼쳐나갈 수 있다. 그러나 그 상상력을 실제세계에 펼쳐나가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생명에 관한 인간의 상상력은 신중하게 펼쳐져야한다. 인간의 창조행위와 그에 따른 결과로 인해 인간 자체와 인간 존재의 기반인 자연생태계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인간의 생명공학적 상상력이 사이버공간에서는 자유롭게 펼쳐질 지라도 지구의 물리적 공간에서는 제한된 장소에서만 실현될 것이다. 그렇지만 인간의 생명공학적 상상력과 창조력은 인간이 개척한 불모의 행성을 생명체가 살기 적합한 행성으로 바꾸는 행성공학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인간은 불모의 행성을 통해 모든 가능한 생명체들을 실험해 보며 적합한 생물과 적합한 환경을 찾아내어 새로운 생명의 낙원을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기원한 곳이자 생명의 요람인 지구라는 공간에 펼쳐질 수 있는 인간의 생명공학적 상상력의 극치 또는 생명공학의 성배는 에덴동산에 있었던 두 나무이다. 바로 생명의 나무와 지혜의 나무이다.

생명의 나무는 서유기에 나오는 손오공이 훔쳐 먹은 천도복숭아 나무이다. 천상의 반

도원에서 자라며 천년에 한번 씩 열리고, 먹으면 청춘을 유지하며 장생불사하게 하는 열매이다. 한국의 심산유곡에서 자생하는 오래된 산삼의 경우 인간의 몸의 노화를 되돌려 회춘하게 하며 병든 사람을 기적적으로 치유하는 힘을 지녔다고 한다. 이 오래된 산삼이 가진 강력한 생리활성 물질과 세포노화를 방지하는 텔로머라아제를 함유한 복숭아 열매는 인간의 노화를 방지하고 모든 질병을 치유하며 충만한 생명력을 유지시켜주는 생명의 열매이다.

지혜의 나무의 열매는 뱀이 그 열매를 따 먹으면 눈이 밝아져 하느님과 같이 되리라고 이브를 유혹한 선악과이다. 이 선악과에는 앎을 가져다주고 우주의 지혜에 접근할 수 있는 물질이 들어 있다.

인간의 DNA가 인간의 모든 유전정보를 가지고 있듯이 인간이 이룩한 모든 과학기술과 정보를 포함하는 홀로그램을 만들어 수정 결정 속에 보관할 수 있다. 수정은 빛과 소리 모두를 발생시키는 물질로서 빛과 소리로 이루진 모든 정보를 저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무한대의 정보를 중첩시켜 저장할 수 있는 홀로그램을 생성하여 수정 속에 저장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 수정은 우주적 지혜에 쉽게 접근하는 할 수 있는 물질 중의 하나이다.

지각에 가장 많이 존재하는 광물이자 수정의 원료 광물인 이산화규소를 뿌리로부터

흡수하여 생체 나노 결정을 만들어 주는 유전자를 사과나무의 유전자속에 삽입한다. 그러면 수정 생체 나노 결정이 포함된 사과가 열린다. 인간이 이 사과를 먹으면 생체 나노 결정들이 체내로 흡수된다. 체내로 흡수된 수정 생체 나노 결정들은 인간의 송과체에 집적된다. 송과체에 집적된 나노 결정들은 인간의 모든 지식과 정보가 홀로그램 형태로 담겨 있는 수정 결정에 공진의 형태로 접근가능하다. 더나아가 송과체를 활성화시켜 우주적 지혜에도 접속이 가능하도록 해준다. 지혜의 열매는 인간에게 초월적 지식과 지혜를 선사한다.

22세기의 인간은 과학기술을 이용해 지혜의 나무와 생명의 나무를 만들어 다시 에던 동산으로 돌아가려 할까?

22세기의 생명의 나무와 지혜의 나무는 또 어떤 창세기를 만들어 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