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사 해리 후디니의 사후 암호 > 유령/혼령/유령

1874년 헝가리에서 태어난 해리 후디니의 본명은 에리히 와이즈, 어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왔고, 친구들은 그를 에리 또는 해리로 불렀다. 어릴 때 카드 마술과 공중 곡예를 배워서 서커스에서 활동했다. 카드와 공중곡예로 그다지 인기를 끌지 못하자, 프랑스의 대마술사로 소문난 로버트 후딘의 이름을 딴 후디니로 예명을 사용했고, 주공연도 카드와 공중곡예가 아닌 수갑과 금고 탈출로 바꾸면서, 마술사 해리 후디니로 큰 명성을 얻게 되었다.



그는 진짜 수갑과 자물쇠, 감옥, 은행금고, 고래뱃속!!! 등, 무엇도 가리지 않고 순식간에 탈출하는 신기에 가까운 묘기를 선보였다. "불사신" "탈출왕"이라는 별명을 가진 그의 또 다른 별명은 특이하게도 "심령 헌터" 였다.

그가 "심령 헌터"라는 별명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후디니의 어머니 세실리아, 후디니, 아내 베스]

1913년 사랑하는 어머니 세실리아가 숨졌다. 미국에 이민해와서 온갖 고생을 같이 했지만, 자식의 성공까지 묵묵하게 뒷바라지해 준 어머니의 부재는 그에게 큰 상실감을 주었다. 그런 그에게 주위에서 강신술사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죽은 영혼도 다시 불러올 수 있다는 강신술사의 존재(이전 글 강신론, 폭스자매를 참고해주세요), 후디니는 어머니의 영혼을 만나보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그녀의 영혼을 만나고자 찾아간 영매는 어머니의 영혼을 불러내지 못한 채 돈만 챙겼고 후디니는 엄청나게 분노했다. 그 영매가 사기꾼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이후부터, 후디니는 영매 사기꾼을 적발하는 데 죽을 때까지 온갖 노력을 쏟았다.

그 와중에 심령술의 지지자였던 코난 도일과 격한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반대입장이었던 후디니는 1923년, 회원으로 활동하던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을 통해, 심령술의 존재를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영매에게 거액의 상금을 주겠노라고 공개적인 이벤트를 제안하기도 했지만, 지원자들 모두 속임수를 사용했다는 판정을 받았다. (이 모임은 이후 CSICOP 로 발전하게 됩니다. 현재 이 CSICOP 의 회원 중 지금도 비슷한 이벤트를 진행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가 바로 초능력 사냥꾼 제임스 랜디입니다)

회의론자의 입장에서 가짜 영매를 적발하는데 온 힘을 쏟았던 해리 후디니는 사실 코난 도일과 마찬가지로 영혼의 존재를 믿던 사람이었다. 그가 가짜 영매 적발에 온 힘을 쏟은 이유도 사실은 진짜 영매를 만나기 위해서였고, 그를 통해 어머니의 영혼을 만나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머니와 교신할 수 있는 영매인지를 판별하는 그의 방법은 어머니와 자기사이만 아는 말, 어머니의 유언을 이야기해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런 영매는 좀처럼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불행하게도 그에게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한 대학을 방문했던 그는 쇼맨십으로 자신을 아무리 쎄게 때려도 끄덕없다고 호언장담한 채, 한 학생의 펀치를 맞았는데, 그 펀치로 인해 복막염과 맹장파열로 이틀 후 숨졌다.

숨지기 전 그는 사랑하던 아내 베스에게, 자신이 사후세계로 가면 현실 세계의 영매를 찾아 아내에게 어떤 말을 전달해주겠노라는, 계획을 이야기해주었다. 아내 베스와 약속된 "암호화" 를 정해두고 자신의 사후에 그 암호를 사용하여 영계에서 메시지를 보내기로 한 것이다. 암호화는 두 사람 만이 아는 비밀로 정하였고, 이 암호를 풀어 영매가 전달하면 '진짜 영매' 로 인정해주라는 비책이었다. 물론 이것으로 영계의 존재도 증명할 수 있게 될 것이었다.

후디니가 숨진 후, 많은 영매들이 후디니의 암호를 전해들었다고 나타났지만, 모두 진짜 암호를 맞추지 못한 가짜로 들통났다. 정말 이대로 후디니의 비책은 물거품이 되었을까? 놀랍게도 시간이 흐른 후, 그 암호를 맞추는 한명의 영매가 등장했다.


[영매사 아서 포드]

미국의 유명한 영매 아서 포드 이다. 그는 1928 년, 우선 어머니가 후디니에게 말한 유언을 전했다. 그것은 세계의 어떤 영매도 말할 수 없었던 말이며, 후디니가 찾고자했던 말 ......

"FORGIVE" - 용서

이 말을 포드가 강신술을 통해 영계로부터 받은 것은 1928 년 2 월 8 일. 그 다음날에는 후디니의 아내 베스에게 단어를 전하였다. 그녀는 매우 놀랐고, 신문에 다음과 같은 서명의 공개글을 올렸다.

"지금까지 수천 개의 통신을 받았지만 남편 후디니, 남편의 어머니, 나 자신 세명 만이 알고있는 비밀의 단어를 맞춘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다. "플레처"라는 영혼과 교신하고 있다고 주장한 포드는 후디니와 베스 사이에만 약속된 "암호"도 맞추겠다고 했다. 1928 년 11 월의 밤, 마침내 '후디니의 암호' 첫 번째 단어가 전해졌다.

"처음 단어는'ROSABELL' 또 그 단어가 암호를 풀어내는 키가 될 것입니다."

이 "ROSABELL" 이라는 말은 후디니와 베스가 처음 만난 당시에 유행하던 노래의 제목이었다.
이 말을 들은 베스는 또 다시 놀랐다.
이어서 아서 포드는 1929 년 1 월 8일 교령회에서 다음 아홉 말을 전했다.

"ANSWER TELL PRAY. ANSWER LOOK. TELL ANSWER. ANSWER TELL."

언뜻 보면 의미없는 단어이다. 그러나 포드는 이 아홉 단어의 암호화를 훌륭하게 풀어보였다. 해독된 말은 "BELIEVE", 먼저의 말과 합쳐져 후디니의 영계의 메시지는 다음과 같은 말이 되었다.

Rosabelle believe - 로자벨, 믿으세요.

이 말이야말로, 아내 베스가 그렇게 기다리던 말이었다. 죽은 후디니의 메세지가 사랑하는 아내에게 전해진 순간이었다. 영계의 존재를 부정하는 사람들은 이 사실을 인정하기 싫겠지만, 후디니의 암호는 풀린 것이다. 영계의 존재는 입증된 것이다.

이후, 베스는 신문을 통해 영매사 아서 포드가 남편의 사후 암호를 정확하게 풀어냈다는 글을 썼고, 그에게 상금 1만달러(지금 한화 기준으로는 억단위겠네요)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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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의 진실




이 후,, 베스는 이 모든 사실에 대해 의혹을 품게 되었다.

그 이유 중 첫번째는,,, 위대한 영매사 아서 오거 포드는...
후디니의 어머니 세실리아의 영혼이 "후디니"에게 했던 유언은 Forgive. 라고 전했다.

앞서 이야기 한 내용 중, 해리 후디니의 후디니는 예명이다. 후디니라는 이름으로 큰 명성을 얻었지만,
그의 본명은 에리히 와이즈, 어머니는 죽을 때까지 아들을 후디니라 부르지 않고 "에리히"라고 불렀다고 한다. 어머니의 영혼은 그런데 아들을 "후디니"라 부른다? 영매사 포드는 "에리히"라는 이름을 언급하지 못했다.

두번째, 1927 년 3 월 13 일에 발행된 '브루클린 데일리 이글'에서 베스와의 인터뷰에 대답하는 형태로, 다음과 같은 대화를 통해 "Forgive" 에 대해 언급되었다는 것이다.
"그(후디니)는 어머니가 영매를 통해 "Forgive" 라고 이야기를 할 때까지 믿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러나 그는 결코 (그 말을 영매에서) 듣지 못했습니다."
베스의 말에 따르면 Forgive 가 어머니의 유언이라고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문맥상 Forgive 가 유언으로 보여질 가능성은 충분했다. 처음 영매사 포드가 Forgive 라는 말은 전한 것은 1928 년 2월 8 일, 포드가 사전에 운좋게 그 인터뷰 기사를 발견하고 정답을 찾았을 확률이 매우 높아지는 순간이다.

세번째, "ROSABELL" 이란 단어와 이 단어를 이용해 둘만의 암호를 풀어낸 방법은 어떻게 알아낸 것일까?
이 역시 불행하게도 아내 베스가 사전에 유출해 버린 경우였다. 후디니 어머니의 유언을 맞추는 영매사가 나타나지 않음을 답답해해서였을까? 1927년 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ROSABELLE ANSWER TELL PRAY. ANSWER LOOK TELL ANSWER. ANSWER TELL" 이란 문장을 고스란히 밝혀버렸고, 지금처럼 클릭만으로 원하는 기사를 찾아읽기 쉬운 세상은 아니었을 정, 어찌어찌 관련 신문기사를 영매술사 포드가 구해서 읽어버린 것이다.

어머니의 유언, 암호해독 전 상태의 후디니 메세지는 모두 유출된 상태였다. 암호 해독법은 1928년에 첫 출간된 후디니의 자서전 105페이지에 초보 마술사 시절 후디니와 아내가 공유했던 암호기술이란 내용이 기록되어 있었고, 이 운좋은 영매사 포드는 이 책을 구해 읽은 뒤 암호마저 풀어버렸다.
1929년 1월 마지막 퍼즐을 풀어 후디니의 사후 암호를 전한 영매사 포드는 명성과 돈을 모두 챙기는데 성공했다.
아서 포드는 뉴욕에 자신의 교령회를 집회하는 교회를 짓는 등 크게 성공했다.

이후에서야 사태를 파악한 아내 베스는 이 모든 것은 사기라고 극렬하게 비난하고 나섰지만, 돌이키기엔 상당히 시간이 흐른 뒤였다. 여러가지 방법을 모색하여 사기꾼들을 적발하고 처단하고자 노력하던 중,,,,,,,
어느날 어떤 사실을 깨닫고 남편의 메세지가 전해지기를 기다리면서 10여년 동안 집안에 켜놓았던 촛불을 꺼버렸다. 살아 생전에 "탈출왕" "불사신"이란 별명과 함께 수많은 불가능을 풀어 헤쳐왔던 남편, 죽는 순간까지 영혼과 사후세계를 증명하겠다던 남편, 그런 그마저도 결국 메세지를 보내오지 못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를 깨달은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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