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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노의 수의’에 얽힌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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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팔백억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댓글 4건 조회 3,121회 작성일 11-05-16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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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거의 모두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므로 필름을 구경할 일이 없어졌다.
하지만 예전의 카메라는 반드시 찍은 필름을 현상소에 맡겨야만 자신이 찍은 선명한 사진을 볼 수 있었다.

그 중에서 마음에 드는 사진을 몇 장 더 뽑으려면 원하는 사진의 필름을 찾아서 다시 현상소에 부탁해야 했다. 그런데 쭉 이어져 있는 필름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사진을 찾아내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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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의 형상을 처음 발견한 세콘도 피아
왜냐하면 그 당시 일반인들이 사용하던 필름은 대부분 네거티브 필름이었기 때문이다. 네거티브 필름은 상이 맺힌 그대로 보존되므로 실제 물체와는 명암이나 색상이 반대로 보인다. 즉, 밝은 곳은 어둡게 나오고, 파란색의 경우 보색 관계인 노란색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얼른 봐서는 어느 필름이 어떤 사진인지 확인하기가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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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의 형상을 처음 발견한 세콘도 피아

그런데 실제 상과는 반대로 나타나는 이 네거티브 필름으로 인해 오랫동안 감춰져 왔던 엄청난 사실이 드러난 적이 있다.

1898년 5월 28일 저녁, 이탈리아의 변호사 겸 아마추어 사진가인 세콘도 피아는 자기 집 암실에서 현상한 유리판 네거티브 필름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거기에 너무나 뚜렷한 한 남자의 형상이 찍혀 있었기 때문이다.

세콘도 피아가 사진을 찍은 물체는 이탈리아 토리노의 지오바니 바티스타 성당에 소장되어 있던 성수의(聖壽衣)였다. 성수의란 예수의 시신을 감쌌다고 알려진 얇은 천이다. 따라서 세콘도 피아는 수의에 나타난 남자의 형상이 예수가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수의에서는 희미해서 잘 보이지 않던 형상이 네거티브 필름에서 또렷하게 모습을 드러낸 데는 이유가 있었다. 원래 수의에 새겨져 있던 형상 자체가 네거티브 이미지, 즉 음화(陰畵)였기 때문이다. 이것이 다시 반대 형상으로 네거티브 필름에 찍히자 그제야 제 이미지를 뚜렷하게 드러낸 것이다.

흥분한 세콘도 피아는 그 놀라운 사실을 즉각 성당에 보고했지만, 성직자들은 그가 사진을 조작한 것으로 의심하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소문이 퍼지면서 세콘도 피아가 찍은 사진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 점차 늘어났다.

결국 바티칸은 1931년 주세페 앙리라는 사진가에게 다시 사진을 찍게 했다. 이때에도 역시 사람의 모습이 선명하게 나타나자, 그제야 세콘도 피아가 찍은 사진의 진실이 인정되었다.

예수를 감싼 세마포

이탈리아 토리노 시에 오랫동안 보관되어 있어서 ‘토리노의 수의’라고 불리는 이 천은 길이 433㎝, 폭 109㎝의 아마포(亞麻布)이다. 이 천이 성수의로 불리며 그처럼 오랫동안 소중하게 간직되어 온 것은 성서에 그 정체가 분명히 언급되어 있기 때문이다.

신약성서 요한복음 제19장을 보면, 아리마데 사람인 요셉이 빌라도의 허락 하에 예수의 시체를 가져가서 유대인의 장례법대로 향료와 함께 세마포로 쌌다고 적혀 있다. 또 요한복음 20장에는 베드로가 예수의 무덤에 들어가 보니 예수는 부활해서 사라지고 그를 감쌌던 세마포만 놓여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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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의에 찍힌 네거티브 이미지(왼쪽)는 필름에서 뚜렷한 형상(오른쪽)으로 나타난다.


즉, 토리노의 수의가 만약 진짜라면, 성서에 기록된 것처럼 예수가 부활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되는 셈이다.

수의는 반으로 접힌 상태에서 한쪽 면에는 사람의 앞모습이, 다른 쪽 면에는 사람의 뒷모습이 나타나 있는데, 사진으로 찍힌 그 형상을 자세히 살펴보면 매우 놀라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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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의에 찍힌 네거티브 이미지(왼쪽)는 필름에서 뚜렷한 형상(오른쪽)으로 나타난다.

수차례 찔린 상처로 인해 피가 흐른 자국이 머리 부분에 나 있고(가시면류관 자국과 일치), 손목과 발에는 못에 박힌 듯한 상처(십자가에 못 박힌 자국과 일치)가 보인다. 또 시신의 가슴 부위에는 창 같은 도구로 가슴을 찔려서 흘린 듯한 커다란 핏자국(로마 군병이 창으로 찌른 흔적과 일치)이 나 있다.

한쪽 무릎에는 넘어지면서 생긴 듯한 찰과상(십자가를 메고 가다가 넘어진 상처와 일치)이 새겨져 있으며, 등에는 채찍 자국으로 여겨지는 상흔이 수없이 나 있다. 이 상처의 흔적들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예수의 최후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손목 부위 혈흔의 경우 손목에서부터 팔꿈치 주위를 거쳐 팔 뒷부분까지 이어지는데, 그 방향이 십자가에 못 박힌 사람의 상황과 맞아 떨어진다.

미국의 법의학자 로버트 버클린은 등에 난 상흔의 경우 로마인들이 사용했던 플라그럼이라는 채찍 상처와 정확히 일치한다고 밝혔다. 2~3개의 가죽 끈으로 된 플라그럼은 그 끝에 금속이나 뼈 조각이 달려 있는데, 등의 상흔과 그 끝 모양이 정확히 일치한다는 것.

1931년 주세페 앙리가 촬영한 사진에서는 로마의 빌라도 총독이 발행한 동전 자국도 발견됐다. 사진을 크게 확대한 결과 양쪽 눈에 단추처럼 생긴 원형의 물체가 놓여 있는 것이 확인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로마의 ‘렙톤’이라는 동전으로 밝혀졌다는 것.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저승길의 노잣돈으로 얹혀두었다는 의미이다.

중세 이전 역사적 자취 전무해

형상 속에 숨어 있는 다른 이미지들 속에서도 과학적인 증거가 발견되었다. 토리노의 수의에 찍혀 있는 이미지 중에는 다양한 꽃무늬도 발견되었는데, 과학자들의 분석 결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꽃은 28종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그 꽃들은 모두 예루살렘이나 그 주변의 20㎞ 내에서 자라는 종이라는 사실이 확인된 것.

옷에 묻은 먼지와 화분(花粉)의 표본 분석을 이용하여 범인을 잡는 수사기법을 개발한 스위스의 법의학자 막스 프레이 박사도 토리노의 수의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프레이 박사는 수의에서 58개의 화분을 발견했는데, 그 중 17개가 유럽이 원산지인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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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리노 수의에 나타난 상흔들은 예수의 최후와 일치한다.

나머지는 토리노 수의가 거쳐온 곳인 팔레스타인과 터키 남부의 에데사, 콘스탄티노플 등으로 확인되어 역사적 사실과 일치했다.

이런 정황들로 볼 때 토리노의 수의가 바로 성서 속에서 예수의 시체를 감쌌던 세마포임이 거의 확실하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만도 않다. 토리노의 수의가 가짜라는 정황 또한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토리노의 수의를 부정하는 이들은 수의의 유래가 쭉 이어져 온 것이 아니라 중세 시대 어느 날 갑자기 등장했다는 점을 첫 번째 근거로 내세운다. 토리노 수의가 사람들에게 첫 선을 보인 것은 1355년 프랑스 리레이에서였다.

리레이의 봉건 영주인 기사 제프리 드 샤네이가 자기 영기에 교회를 세운 후 성수의를 공개하자, 순례자들이 이 수의를 보기 위해 먼 곳에서 모여들었던 것. 그 후 드 샤네이 가문이 보관하고 있던 수의의 소유권은 1452년 이탈리아 사보이 왕가로 넘어간 다음, 샹베리 교회에서 보관되다가 사보이 공국이 새로이 수도로 정한 토리노에 옮겨져 지금까지 보관되고 있다.

때문에 회의론자들은 리레이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내기 전까지 수의의 역사적 자취가 전무하다는 점을 들어, 토리노의 수의가 그때 가짜로 만들어진 위조품이라고 의심한다.

중세 때에는 토리노의 수의 외에도 예수와 관련된 성유물이 많이 나돌았다. 예수가 매달려 죽었다고 알려진 십자가를 비롯해 예수의 손과 발에 박혔던 못, 예수의 머리에 씌워진 가시면류관, 예수의 옆구리 부분을 찔렀던 로마 군병의 창(일명 롱기누스의 창) 등이 모두 성유물로 받들어졌다.

당시 사람들은 거의 모두 글자를 읽거나 쓰지 못해 성경도 읽기가 힘들었다. 때문에 이런 무지몽매한 대중들에게 믿음의 확신을 심어주기 위한 가장 좋은 방편이 바로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여긴 성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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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리노의 수의에 찍힌 혈흔들의 정황은 예수의 최후와 일치한다.

따라서 큰 교회들의 경우 이런 성유물을 한두 가지 보관하고 있지 않으면 정통성을 인정받지 못하기라도 하듯이 경쟁적으로 성유물을 내세우곤 했다. 자연히 가짜 성유물이 많이 나돌 수밖에 없었는데, 예수가 마지막에 입었다는 수의만 해도 당시 프랑스엔 40벌이 넘게 나돌 정도였다.

이 같은 상황을 빗대 독설가로 유명한 미국의 작가 마크 트웨인은 ‘예수가 못 박혔다고 전해지는 십자가를 모두 모으면 배 한 척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회의론자들이 토리노의 수의도 중세시대 프랑스에서 순례자들을 모으기 위해 만들어진 가짜 성유물 중의 하나라고 보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프랑스 리레이에서 수의가 처음 전시될 당시 가톨릭 주교가 당장 전시를 그만두라고 명한 사실도 회의론자들이 내세우는 증거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토리노의 수의가 진짜라고 믿는 이들은 프랑스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내기 전부터 그에 대한 역사 기록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4세기경 에데사의 왕 아브갈이 다대오 사도가 건네준 예수의 얼굴이 그려진 천을 받고서 나병이 나았다고 기록된 시리아의 사본이 바로 그것.

만딜리온으로 불려진 까닭

에데사는 현재 터키의 동남부 우르파 지역에 있었던 고대 왕국이다. 이후 수의는 도난 방지를 위해 ‘만딜리온’이라 불리며 숨겨져 있었다. 만딜리온은 그리스어로 ‘수건’이란 의미인데, 그렇게 부른 것은 다른 사람의 눈을 속이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하지만 홍수가 에데사를 덮치면서 수의는 다시 모습을 드러냈고, 그 후 동로마제국의 수도였던 콘스탄티노플(지금의 터키 이스탄불)로 옮겨졌다. 그러다 베네치아 공화국이 나서서 같은 기독교 국가인 동로마제국을 침공한 제4차 십자군 전쟁 때 한 기사에 의해 약탈당해 프랑스로 넘어갔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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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의 옆구리 부분을 찌른 롱기누스의 창 ⓒRené Hanke

1977년에 행해진 미국 로스앨러모스 연구소의 실험 결과도 ‘토리노의 수의’가 진짜임을 뒷받침했다. 연구소는 사상 최초로 무기폭발 모델을 분석하고 방출된 고온가스 측정에 사용하는 장비인 VP-8 화상분석기로 1931년 주세페 앙리가 촬영한 토리노의 수의 사진을 분석했다.

그 결과 수의에 새겨진 형상은 3차원 특성을 가진 이미지임이 밝혀졌다. 즉, 수의에 그려진 예수의 형상은 화가의 역량으로는 만들어낼 수 없는 입체적인 형상이라는 결론이 내려진 것. 이제껏 유명 화가가 그린 어떠한 명화도 그 같은 3차원적 특성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게 연구에 참여한 광학기술자의 설명이었다.

또 하나 수의에 새겨진 네거티브 이미지도 수의가 진짜라는 증거로 제시된다. 사진술이 발명되기 훨씬 이전인 중세 시대에 명암이 피사체와 반대가 되는 이미지를 새길 이유가 없고 또 그런 기법을 알지도 못했을 거라는 주장이다.

히틀러도 탐을 내다

만약 토리노의 수의가 가짜였다면 나치 독일의 총통이었던 아돌프 히틀러가 탐을 내지도 않았을 것이다. 사보이 공국의 수도 토리노에 정착한 이후 수의는 그곳을 벗어난 적이 없었는데, 딱 한 번 나폴리 외곽으로 옮겨진 적이 있다.

그때가 바로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39년으로서, 캄파니아 지방의 베네딕트 수도원에 보관되다가 전쟁이 끝난 후인 1946년 토리노로 되돌아왔다. 이처럼 수의가 비밀리에 옮겨진 것은 아돌프 히틀러가 수의를 훔치려 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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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의가 가짜라는 과학적 증거들 역시 만만치 않다.

전쟁 전인 1938년 히틀러가 이탈리아를 방문했을 때 그의 보좌관들이 집요하게 수의에 대해 캐묻는 것을 보고 교황청에서 전쟁이 나자마자 몰래 수의를 빼돌렸던 것.

하지만 수의가 가짜라는 과학적 증거들 역시 만만치 않다. 화학 분석가인 미국의 월터 맥크론 박사는 수의 뒷면의 핏자국 부분에서 채집된 실밥을 분석한 결과, 붉은색 황토와 진사라는 두 가지 안료 성분을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만약 예수의 진짜 수의라면 피와 방부제 성분이 나와야 하는데, 중세 화가들이 널리 사용하던 물감 성분밖에 검출되지 않았던 것. 따라서 수의의 형상은 화가가 그린 게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탈리아 파비아 대학의 갈리스 첼리 교수는 그 같은 안료 성분을 사용하여 수의에 형상을 새기는 실험을 재현하며 가짜임을 증명하기도 했다. 그는 토리노의 수의와 같은 기술로 직조된 아마포를 오븐에서 데우는 방식으로 먼저 수의를 오래된 것처럼 보이게끔 만들었다.

그 후 예수의 얼굴처럼 보이는 평평한 석고 부조에 안료 성분을 바른 다음 아마포를 덮고 문지르면서 토리노의 수의에 새겨진 형상과 똑같이 만드는 데 성공했다. 갈리스 교수는 그 모든 제작 과정을 1주일 만에 끝낼 수 있었다고 한다.

수의에 찍힌 얼룩은 정말 피일까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것은 갈리스 교수가 사용한 것이 사람의 형상이 아니라 평평한 석고 부조였다는 점이다. 만약 사람의 얼굴처럼 입체적인 모형에 천을 덮고 문지른다면 실제 얼굴 면적보다 천에 찍힌 얼굴 모형이 훨씬 넓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토리노의 수의에 찍혀 있는 얼굴의 폭은 일반 사람의 평균보다 오히려 좁으므로, 수의가 예수의 시신을 감싸서는 결코 그런 형상이 나타날 수 없다는 게 회의론자들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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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리노의 수의에 찍혀 있는 얼굴의 폭은 일반 사람의 평균보다 오히려 좁다.

예를 들어 사람의 얼굴을 정면에서 바라보면 폭이 대략 15㎝밖에 안 되지만, 천을 씌운 후 한쪽 귀에서 다른 쪽 귀까지 찍을 경우 그 폭은 25㎝ 정도가 된다.

토리노의 수의에 수없이 찍혀 있는 혈흔이 사실 피가 아니라는 실험 결과도 있다. 이탈리아 모디니 대학의 조르지오 프라카 박사는 수의의 혈흔을 정밀히 조사한 결과 얼룩이 피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 의견을 도출한 과학실험 결과들도 많다. 병리학자 피에르 바이마 블론은 수의의 혈흔이 인간의 피가 분명하며 그 혈액형은 AB형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의약물리학자인 존 헬러 박사는 수의의 혈흔에서 황달에 걸렸거나 심하게 맞아서 죽을 경우 나타나는 담즙 속의 색소인 빌리루빈을 검출했다고 발표했다.


‘토리노의 수의’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은 진위 여부를 밝히는 과학적 검증 결과와 이에 대한 해석들이 서로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월터 맥크론 박사가 핏자국 부분에서 채집한 실밥에서 안료 성분을 검출한 연구결과만 해도 수의가 가짜라는 증거로 100% 인정되지 않는다.

엑스레이를 이용해 수의 전체를 형광 스캔할 경우 안료 성분 중 하나인 산화철의 농도가 거의 동일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만약 산화철 안료를 이용해 그린 것이라면 핏자국 부분의 철 농도가 월등히 높게 나타나야 하는데 수의 전체가 동일하다는 건 안료 성분 자체가 수의의 형상과는 상관없다는 의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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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리노의 수의에 새겨진 얼굴 형상은 입체적이다.
따라서 수의가 진짜라고 믿는 이들은 안료 성분이 중세 시대의 화가들이 수의 형상을 똑같이 그리는 모사 작업을 할 때 묻은 물감 성분이라고 주장한다.

또 수의를 아주 크게 확대해 보면 물감으로 그린 형상이 아니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토리노의 수의는 머리카락 지름의 반도 되지 않는 매우 세밀한 섬유로 직조되었는데, 64배로 확대해서 관찰한 결과 핏자국처럼 보이는 얼룩은 섬유의 한 가닥 깊이까지만 배어 있고 바로 그 아래 가닥부터는 얼룩이 묻어 있지 않았다는 것.

만약 안료를 이용해 붓이나 접촉법 등의 기법으로 수의에 형상을 나타냈다면 섬유의 여러 가닥 층까지 배어들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어떤 기법으로 이처럼 세밀한 섬유의 한 가닥에만 형상을 새겼는지는 현대 과학도 풀어내지 못하고 있다.

VP-8 분석기로 수의에 새겨진 형상을 연구한 물리학자 존 잭슨은 수의에 어떻게 그런 이미지가 새겨졌는가는 현대 과학으로도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때문에 토리노의 수의가 만약 위조된 것이라면 현대 과학마저 속일 정도의 두뇌를 지닌 천재의 소행이었을 거라고 꼬집는다.

가짜라는 결론 낸 탄소연대측정법

그런데 이 같은 오랜 진위 논쟁을 단번에 잠재운 과학실험 결과가 1988년에 발표됐다. 토리노의 수의를 소장하고 있는 지오바니 바리스타 성당의 발레스트레노 추기경은 그해 10월 13일 수의가 가짜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추기경이 발표한 연구결과를 도출해낸 곳은 영국 옥스퍼드대, 스위스 폴리테크닉대, 미국 터슨대의 실험실이었다. 이들 실험실에서 토리노의 수의를 실험한 방법은 바로 C14 탄소연대측정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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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소연대측정법을 개발한 윌라드 리비
1960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미국의 화학자 윌라드 리비에 의해 개발된 탄소연대측정법은 방사능 물질의 반감기를 이용해 과거 유물이나 자연물의 연대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탄소에는 서로 무게가 다른 C12, C13, C14의 세 가지 동위원소가 있다. 탄소를 함유하고 있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에는 C12와 C13, C14의 비율이 항상 일정하다. 따라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동식물 내에도 이 비율이 항상 일정하게 분포한다.

그런데 C12와 C13은 비방사성이므로 유기체가 죽어도 그대로 남아 있는 반면, 방사성 탄소인 C14는 유기체가 죽어 더 이상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지 못할 경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감소한다.

따라서 C12, C13 대 C14의 비율을 정확히 측정하면 생명체가 언제 죽었는지 알 수 있다. C14 탄소연대측정법의 도입으로 인해 지구를 덮친 마지막 빙하기를 비롯해 인류 최초의 농사가 지어진 시기, 아메리카 대륙으로 인디언들이 이전한 시기 등 그동안 논란에 휩싸였던 고고학적 문제들이 해결되기도 했다.

바티칸으로부터 지오바니 바리스타 성당에 보관되어 있는 토리노의 수의를 자른 작은 조각을 건네받은 세 군데 실험실은 수의가 1260년에서 1390년 사이에 만들어졌을 거라는 일치된 실험결과를 내놓았다.

실험실들이 밝힌 실험의 정확도는 95%, 오차는 200년 미만이다. 이는 예수가 사망한 시기와 약 1천300년이나 차이가 난다.

화재로 인한 오차 여부가 관건

탄소연대측정법에서 도출된 결과는 프랑스 리레이에서 처음 수의가 공개된 시점과 일치해, 그 당시 순례자들을 모으기 위해 위조한 거라는 회의론자들의 기존 주장을 증명하는 셈이 되었다.

결국 바티칸에서도 그 실험결과를 인정했으며, 토리노의 수의에 대한 미스터리는 종식되는 듯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비교적 정확하다는 C14 탄소연대측정법에도 약점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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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리노의 수의에 대한 진위 여부를 가리기 위한 과학 실험
시료에 오염물질이 포함되어 있을 경우 연대 측정에 오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 공교롭게도 토리노 수의는 리레이의 봉건 영주인 드 샤네이 가문에서 사보이 왕가의 손으로 넘어간 뒤 샹베리 교회에서 보관되고 있던 1532년 12월 화재로 인해 불에 탄 적이 있다.

그때 화재로 인해 손상된 자국이 지금도 크게 남아 있는데, 수의가 진짜라고 믿는 이들은 그 당시 생긴 오염으로 인해 탄소연대측정법의 결과가 잘못 나온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또 탄소연대측정법에 사용된 시료가 화재 직후 수선을 위해 덧댄 부위라서 그런 결과가 나왔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실제로 화재 직후인 1534년 수녀들이 화재로 손상된 곳에 천을 덧대서 수의를 기웠다는 기록이 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탄소연대측정법의 결과를 반박하는 과학연구 결과도 잇따라 발표되었다.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 소재한 건강과학센터의 레온치오 가르자발데스 교수는 토리노 수의에 대한 탄소연대측정법의 결과가 잘못된 원인으로 ‘원생체 코팅’을 지목했다.

그에 의하면 아주 작은 미생물들이 섬유에 붙어서 오랜 시간이 지날 경우 원생체 코팅을 형성하는데, 이로 인해 탄소연대측정법에 오차가 발생한다는 것. 예를 들면 원생체 코팅이 발견된 이집트 미라의 경우 탄소연대측정법의 결과에서 약 1천700년의 오차가 발견됐다고 한다.

가르자발데스 박사는 토리노의 수의에서도 원생체 코팅이 발견되었다고 주장하며, 1988년 탄소연대측정법의 결과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진품으로 인정하는 발언을 한 교황

한편 지난 2005년에는 토리노 수의의 제작 연대가 AD 700년에서 BC 990년 사이라는 논문이 발표됐다. 미국의 화학자 레이먼드 로저스에 의해 발표된 이 논문은 목재 성분의 열분해 과정에서 생성되는 바닐린이라는 과일향의 함량을 근거로 이 같은 결과를 도출해냈다.

사정이 이렇게 변해서였을까. 지난 2009년 교황청 기록보관소의 바르바라 프랄레 연구원은 토리노 수의에 새겨진 문자를 컴퓨터로 판독한 결과, 수의가 진품임이 확실하다고 발표했다. 수의에 남아 있던 문자는 그리스어로 ‘나사렛 예수’라는 의미였는데, 중세 시대에는 이단으로 낙인찍히는 것을 두려워해 감히 그런 표기를 할 수 없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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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공개된 수의를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토리노로 몰려들었다.
급기야 교황도 토리노의 수의가 진품이라고 인정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토리노의 수의가 10년 만에 일반에 공개된 지난 2010년 5월 토리노를 방문해 ‘이 수의는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사람의 피로 새겨진 성상이며, 그 가치의 중요성은 매우 크고 무한하다’고 말했다.

이는 교황청이 그간 침묵해 왔던 수의의 진위 논란에 대해 사실상 진품임을 인정하는 발언이었다. 그리고 그해 43일 동안 공개된 수의를 보기 위해 토리노를 방문한 관광객은 총 250여 만 명에 달했다. 이는 2006년 토리노에서 개최된 동계올림픽 때의 관광객보다 무려 10배 많은 인원이다.

진위 여부 논쟁이 치열해질수록 ‘토리노의 수의’에 몰리는 일반인들의 관심은 더 뜨거워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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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들여원빈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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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가 못박힌 십자가 아래쪽에 예수가 발을딛고 서있던 나무토막같은 받침대가 있답니다<br />중력의 작용때문에 발받침대가 없으면 못에박힌 손바닥, 발바닥이 찢어지고 사람은 땅으로 곤두박질 친답니다, 그래서 받침대가 있어야하지요<br />그 발받침대가 예수의 피를 가장많이 함유하고있어서 (피가 위에서 아래로 흐르니까 발받침대에 가장많이 스며들었음)<br />그것을 성물중에 가장 높은가치로 친다는군요<br />예수의 몸을감싼 수의, 옆구리를찌른창(롱기누스), 등과 더불어 중요한 성물로 보관되고 있는데<br />그러나 수의나 창에는 소량의피만 묻어있지만<br />발받침대에는 예수가흘린피의 90%가 스며들어있어서 가장 중요한 성물로 보관되고있답니다<br />일반에게 공개도안되고 논란거리조차 만들지않고 꼭꼭 숨겨놓고있지요, 바티칸에서<br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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