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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의 마술6, 비밀은 무엇일까? 거울속에 비취진 환몽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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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환도장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댓글 3건 조회 2,143회 작성일 09-07-11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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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전에 소개해 드린 열하의 마술이 입체적인 시각 마술이었다면, 이번에 소개해 드릴 마술은 평면속에서 일어나는 한편의 짧은 드라마, 내용은 성쇄로서 역시 '세월의 흐름' 을 보여주면서 '삶의 덧없음'을 연상시키는 내용입니다. 얼핏 3차원적인 입체감이 2차원적인 평면감을 압도할 것 같지만, 현대가 아닌 230년전의 오지인 열하에서, 오히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할 수 있을까? 하는 압도감을, 그리고 어떤 부분에서는 잔잔한 전율마저 느끼게 해줍니다. 일단, 연암선생의 기록에 담긴 마술을 감상해 보십시오.


' 요술쟁이는 큰 유리 거울을 탁자 위에 놓인 시렁위에 놓는다.
(커다란 두폭 병풍모양의)거울을 열어 모두에게 구경시키니, (거울속에는)여러 층 누각과 몇 겹 전각이 (보이는데)단청을 곱게 칠했다.
(거울속에는) 관원 한 사람이 손에 파리채(먼지털이 겸용의 불진과 비슷한 물건)를 잡고 난간을 따라 서서히 걸어간다.
(뒤이어) 아름다운 계집들이 서넛씩 짝을 지어 보검을 가지고 혹은 금병을 받들고, 혹은 봉생(아름다운 음색을 내는 악기류)을 불었는데 혹은 비단 공도 차며 놀았다.
(그녀들은) 구름 같은 머리(헤어스타일)와 아름다운 귀걸이가 묘하고 곱기가 비할 데가 없다.
(거울속의 인물들의 움직임에 따라 공간이 이동하여) 방안에는 백 가지 물건과 수없는 보물들이 그득하여 (이 마술을 지켜보고 있는 저자거리의 관객들은) 참으로 부귀가 지극하니, (구경하던) 여러 사람들이 부러움을 참지 못하여 서로 구경하기에 바빠서 이것이 거울인 줄도 잊어버리고 바로 뚫고 들어가려 하였다 '

가리개 병풍처럼 두 폭으로 만든 커다란 거울을 탁자위에 놓고 펼치니 그 속에는 마치 텔레비전의 화면처럼 궁궐의 모습이 보이면서 사람들이 악기를 연주하고 공놀이를 하였다는 겁니다. 인물들에 대한 묘사가 지극히 정교하다는 묘사는 거울 속에 보이는 영상들이 흐릿하지 않고, 매우 또렸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동시에 거울속의 정경이 흑백이 아닌 풀 칼라였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단청을 곱게 칠한 누각이란 표현, 여자중 하나가 들고 있는 금병이란 표현, 그리고 방속에 있는 수많은 보물들이란 표현에서 그 상황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사운드가 있었음을 '봉생'을 불었다는 표현으로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거울속의 장면이 사람의 움직임을 따라 이동하여 궁궐의 방안을 비춰줬다는 것은 이 화면이 정지된 배경이 아니라 거울속의 정경자체가 등장인물의 움직임을 따라 변화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그런데 얼마나 거울속의 모습이 실제와 차이가 없으면 구경꾼들이 방안의 보물들을 실제로 착각하고 거울속으로 들어가려고 했다는 것인지, 아마 요즘말로 HD 급의 화질이 구현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겠습니다. 거울 속의 이야기는 계속이어집니다.



' (구경꾼들이 거울인줄도 잊어버리고 거울 속을 뚫고 들어가려 하니) 그러자 요술쟁이는 즉시 거울 문을 닫아 보지 못하게 한다.
그런 후, 무슨 노래(열하지방의 노래이니 연암선생을 위시한 조선일행들은 알아 들을 수 없었음이 당연합니다)를 부르다가 (거울의) 문을 열어 다시 보게 한다.
전각은 적막하고, 누사는 황량한데 세월이 얼마나 지났는지 아름다운 계집들은 어디로 가고, 한 사람이 침상 위에서 옆으로 누워 자고 있다.
(그 사람의 자신의 머리를)손으로 귀를 받치고 이마 밑으로 김 같은 것이 연기처럼 솟아 오른다.
잠자던 자는 기지개를 켜면서 깨려다가 또 잠이 든다.
(그때 잠자던 자의) 두 다리가 두 수레바퀴로 화하면서 바퀴살이 아직 덜 되었다.
(이를 본) 구경꾼들이 징그럽고 끔찍하게 여기며 모두 달아난다 '



병풍처럼 양쪽으로 펼쳐 보여주던 큰 거울을 사람들이 다가서자 일단 닫는 마술사의 행동은, 기본적으로는 접근하는 사람들로 부터 자신의 소중한 장사도구인 거울을 보호하려는 의도겠지만, 사람들이 뒤로 물러난 후 곧장 거울을 펼치지 않고, 궂이 '노래'를 불렀다는 것은 뭔가 의도적인 부분으로 이해됩니다. 아마 다른 장면을 준비하기 위해 시간을 버는 것일 수도 있고, 관객들로 하여금 더욱 조바심을 내게하는 효과도 염두에 두었을 겁니다.

헌데 다시 거울을 펼쳐 구경꾼들에게 보여줄 때 애초거울 속에 비치는 정경이 확연하게 달라져 있습니다. '전각이 적막하다' 라는 표현은 분주히 거울속에서 돌아다니던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다는 의미이며, '누사가 황량하다' 라는 표현은 건물들이 낡았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단청은 색이 바랬고, 주칠된 건물의 색또한 세월의 흐름을 따라 흐려지고 벗겨졌다는 의미일 겁니다. 즉, 세월이 많이 흘렀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상입니다. 헌데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사람들은 없어지고 단 한사람만이 남아 그 방(보물이 있던 방)의 침상에서 잠을 청하고 있습니다. 연암선생의 글에서는 방을 가득채운 보물에 대한 묘사가 더 이상없는 것으로 볼때 그 방에는 보물이라 할 만한 것들도 이제는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묘한 것은, 다시 사람이 움직입니다. 물론 그 움직임이 거울을 첫번째 펼칠때 처럼 남자와 여자들의 활기찬 모습은 아니지만, 얼핏 쇄락한 정경에 동적인 움직임을 부여합니다. 이마밑에서 김이 솟아오르고, 기지개를 펴는 등, 잠자는 사람이 움직이는 모습을 통해서 이 거울속의 모습이 그림이 아님을 계속 증거합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잠자던 사람의 다리가 수레바퀴로 화하면서 거울 마술의 대미를 장식하고, 이를 보고 놀란 관객들은 그 거울속 인물의 기괴한 변화에 경악하며 달아나 버린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인지.......

* 참고로 말씀드리면, 마지막 두 다리가 수레바퀴로 화하다는 표현에 대해 부연하자면 이렇습니다. 그에 대해서는 두가지 해석상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첫째는 정말로 수레바퀴로 변해갔다는 직역적 해석이고, 둘째는 수레바퀴처럼 앙상하게 변해갔다는 의역적 해석입니다. 저는 후자로 해석하는 입장인데, 그럴 경우의 해석은 '(그때 잠자던 자의)두 다리가 수레바퀴처럼 앙상하게 변했는데 (그 앙상한 정도가)가느다란 바퀴살에 조금 못미쳤다' 가 되겠습니다.

단, 정말 수레바퀴로 변했다 해도 그로테스크하기는 마찬가지이고, 수레바퀴의 바퀴살 처럼 앙상하게 다리가 말라버렸다 해도 순식간에 사람이 미이라처럼 변해버린 현상인지라, 이 또한 괴기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마치 인디아나 존스 영화에 잘 나오던 '사람이 순식간에 미이라처럼 변하면서 재가 되어 흩어지는 장면을 보여주는 것과 다를 바 없으니, 영화도 없던 시절의 사람들이 얼마나 놀랐겠습니까? 최초 우리나라에서 흑백영화가 노천에서 상영되던 시절, 기차나 자동차의 영상을 보고 구경꾼들이 비명을 지르며 피했다는 기록을 참고한다면, 열하의 저자거리에서 이런 마술을 지켜보던 구경꾼들이 느꼈을 충격이 가히 상상됩니다.

중요한 것은 과연 어떤 방법으로 이런 요상한 마술이 당시에 가능했을 까하는 것입니다. 현대라면, 그것도 바로 지금 2009년 시점의 현대라면, 이런 것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50인치 수준의 LCD티브이, 그중에서 두께가 아주 얇은 1cm급의 첨단 벽걸이형 모델, 그것도 전기가 전선없이 와이어리스로 공급되는 최신기기를 이용하여 문명을 접해보지 않은 아마존 오지의 부족앞에서 이런 것을 시연한다면, 비슷한 결과를 얻게되지 않을 까 합니다......만, 과연 비밀이 무엇인지는 감이 잘 안잡힙니다.

또는 거울을 반사시켜는 장치를 이용하여 이런 마술을 선보였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거울의 반사율, 프리즘의 굴절가시한계, 광학렌즈의 왜곡비율등에 대한 지식을 좀더 파고들어가면, 지금시대에도 이런 일이 결코 생각과 말처럼 용이하게 구현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 게 됩니다. 더구나 거울속의 무대는 전각과 누각이 즐비한 궁궐과 같은 대공간이기에 저자거리에 마련된 무대의 밑이나 지하의 공간에서 준비하여 거울로 반사시키기에는 실제로 불가능합니다. 하물며 이것이 저자거리 마술에 불과하며 저자거리에서 푼돈을 벌기위한 마술이었음을 기억한다면 이러한 규모의 마술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자본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더우기 거울속의 정경이 마치 카메라처럼 등장인물들의 움직임을 따라 공간을 이동하는 수준에서는 서양의 거울마술에서 흔히 사용된 '남자가 여자되기', '미녀가 괴물로 변하기'등 지극히 평면적이고, 단편적인 수준의 거울트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스케일이 크고 기법이 월등하게 우월한 수준을 구현했기에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있는 트릭의 한계를 초월하기 때문입니다.

* 요즈음에는 뜸하지만, 카퍼필드가 과거에 행했던 무대 마술중에 이와 유사한 마술이 있었습니다. 커다란 스크린에 카퍼필드가 들어가서 움직이는 사진처럼 되었다가 나중에 오토바이를 타고 스크린 속 길을 따라 저 멀리로 사라져가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 글은 사진이나 동영상도 없이 글자만 난무하는 데다가.... 주제도 보편적이지 못한 내용이 많아 다른 글들에 비해 소수의 요원님들만 봐주시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두서없이 마구잡이로 쓰고 있는 고대의 마술에 대한 글들에 보내주시는 좋은 말씀들에 너무나 감사드릴 뿐입니다. 그런 이유로 다음 편도 빠른 시일내에 작성해서 보여드리고 싶지만, 어제 부터 다시 업무량이 폭증하여 이어지는 글들을 과연 얼마후에나 보여드릴 수 있을지 기약하기가 힘들것 같습니다. 부디 양해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어 온종일 비가 내립니다. 수해가 없어야 할텐데 걱정입니다. 모든 요원님들의 가정이 수재의 위험없이 평안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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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비조니안님의 댓글

비조니안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작성일

      <p>시간여행자가 있어 미래의 모니터를 가져다 주고 간건 아닐까하는 상상을..ㅎㅎㅎ<img src="http://www.sunjang.com/alditor/emoticons/60.gif" align=absMiddle border=0 /><br />환도장님..  오랜만에 올려주신 글이 무척이나 흥미로와서 계속 기다려집니다.<br />빨리 다음편 올려주세요..^^<img src="http://www.sunjang.com/alditor/emoticons/19.gif" align=absMiddle border=0 /></p>

목도성님의 댓글

비조니안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작성일

      환도장님 이번편도 흥미진진한데요...아쉽네요~<br /><br />좀더 얘기해 주시지...<img border=0 align=absMiddle src="http://www.sunjang.com/alditor/emoticons/51.gif" />

나바리야님의 댓글

비조니안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작성일

      <p>예전에 읽었던 고대인도명상기행 인가하는 책에보면 인도마술에 대해 조금 나옵니다..</p><p>올리신 글과는 좀 틀리긴 하지만 인도에 마술사들은 수련을 통하여 영혼을 다룰수 있다고 합니다..</p><p>예를 들면 밧줄풀기나 물건 이동하기등등..</p><p>첨에 올리신 밧줄마술은 저두 마니 궁금합니다..</p><p>옛날얘기보면 그런 마술이 저자거리에서 흔히 볼수있다는게 아이러니 하죠..^^</p><p>좋은글 잘 읽었습니다..감사요..</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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