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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의 마술5, 과연 비밀은 무엇일까? 눈앞에서 지나간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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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환도장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댓글 4건 조회 1,435회 작성일 09-07-10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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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하의 저자거리 마술중 많은 것이 현대인에게도 큰 차이없이 친숙한 내용인지라 '흐음, 그쯤이야~ '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이 있습니다. 일단 내용을 보시죠.


' 요술쟁이는 탁자위를 깨끗이 닦고 도서(책자)를 진열하고 조그만 향로에 향불을 피우고 흰 유리 접시에 복숭아 세 개를 담아 두었는데, 복숭아는 모두 큰 대접만한 크기였다.
탁자 앞에 바둑판과 검고 흰 바둑알을 담은 통을 놓고 초석을 단정하게 깔아 놓았다.
잠깐 휘장으로 탁자를 가렸다가 조금후에 걷었다.
(그 탁자위에는) 구슬관에 연잎 옷을 입은 자도 있고, 신선의 옷차림을 한 자도 있으며, 나뭇잎으로 옷을 해입고 맨발로 있는 자도 있다.
혹은 마주 앉아 바둑을 두기도 하며, 혹은 지팡이를 짚은 채 옆에 서 있기도 하고, 혹은 턱을 고이고 앉아서 조는 자도 있다.
(그 사람들은) 모두가 수염이 아름답고 얼굴들이 기이했다.


이 모든 일은 요술쟁이가 준비한 탁자위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즉, 탁자자체가 작은 무대인 겁니다. 물론 특별한 장치도 있었으리라 추측이 가능합니다. 일단 탁자가 필요하고, 탁자의 뒷면에 서책들을 배열하고 유리접시에 담은 커다란 복숭아 세 개라는 세팅자체에서 어떤 장치를 가리거나 위장하기 위한 용도임을 알 수 있습니다.

특이한 것은 휘장을 쳤다가 탁자위에 나타난 인물들에 있습니다. 이 인물들은 문맥상 정상적인 인물들이 아니라 탁자위에 올라가서 위에 기록된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위한 작은 소인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난장이를 의미하는 것도 아닙니다. 연암의 기록에 나와있는 대로만 이해한다면, 정상적인 외형의 인물들이며, 동시에 미니어쳐 인것입니다. 또한 이들은 인형도 아닙니다. 꼭두각시처럼 만들어진 장난감의 느낌도 없습니다. 헌데 이들은 일단 모습을 들어낸 상태에서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마치 마네킹 처럼 자신들의 모습을 의도적으로 보여주려는 듯이 일종의 정지상태에서 한폭의 신선도를 보여줍니다.

여기까지는 특별히 마술로서 놀랄만한 부분은 없습니다. 탁자위에 없던 작은 소인들이 나타난 것은 일반마술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며, 구태여 휘장으로 가렸다가 등장하는 것으로 봐도 그렇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입니다. 이들이 정상적인 사람처럼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바둑을 두기도 하고, 턱을 고이고 앉아 꾸벅꾸벅 조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즉, 정지된 인형과 같은 모습들이 움직임을 약간씩이나마 구체적으로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이것은 고대의 오토마톤인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이 부분까지는 말이지요. 이시기의 서양은 태엽장치를 이용하여 종루의 시계를 치는 로봇이라던지, 움직이면서 분열하고, 나팔을 부는 인형등을 이미 선보인 상태이고, 일본에서도 에도 말기정도 되면, 차를 나르는 인형, 재주넘어 계단내려오는 인형, 화살을 뽑아 활쏘는 인형등을 만드는 장인들이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접시에 있던 복숭아 세 개가 갑자기 가지가 돋고 잎이 붙고 가지 끝에 꽃이 피었다.
구슬관을 쓴 자가 복숭아 한개를 따서 서로 베어 먹고, 그 씨를 땅에 심었다.
또 다른 복숭아 한개를 절반도 못 먹었는데 땅에 심은 복숭아 나무는 벌써 몇 자를 자라서 꽃이 피고 열매를 맺었다.
갑자기 바둑 두던 자들의 머리가 반백이 되더니 으윽고 하얗게 세어 버렸다 '

헌데, 여기서 인도마술에서 보이는 '과일을 먹고, 씨를 심어 나무를 자라게 한다음, 다시 그 나무에 열매가 맺히는 길거리 마술'이 등장합니다. 그것도 일반인들이 아닌 탁자위에 배치된 작은 소인들에 의해서 말입니다. 더구나 탁자위에 놓여있는 복숭아에서 나무가 자라나고 복숭아 열매를 맺습니다. 소인들중 한사람은 나무에 다가가서, 즉, 멀쩡히 서있거나 자신의 배역에 철저한 모습으로 있다가 돌연 걸어가서 그 복숭아를 따고는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눠먹습니다. 그 후 다 먹은 복숭아 씨앗을 탁자위에 있는 자신들의 무대위에 심기까지 하고는 다시 복숭아 하나를 따서 먹는데, 두번째 복숭아를 다 먹기도 전에 소인들이 심은 복숭아가 또 자라나서 열매와 꽃을 피운다는 겁니다. 이 정도면 고대, 중세, 근세의 오토마톤은 물론, 현대의 로봇공학으로도 미끈하게 보여주기 어려운 경지입니다. 만약 이 소인들이 기계장치에 의한 로보트라고 할 경우라면 말입니다. 즉, 오토마톤이기도 어렵다는 겁니다. 더구나 책상위에 있던 커다란 복숭아에서 나무가 자라고 열매와 꽃이 핀다는 것은 미리 안배한 모종의 장치에 의한 것이라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지만, 소인이 그 나무로 걸어와서 복숭아를 따고, 먹고, 그 씨앗을 심고 다시 그 씨앗을 자라나고, 열매와 꽃이 열린다는 식의 전개를 정말 감탄을 금치 못하게 하는 절묘함이 있습니다.

이는 마치 사람들이 서로 마주보면서 ' 너의 눈동자에는 내가 비치고 있다. 너의 눈동자에 비친 내 모습의 눈을 보면 네가 비치고 있다. 너의 눈동자에 비친 내 모습에 비친 눈에 비친 네 모습의 눈동자에는 내가 비치고 있다......' 라는 것을 연상시키면서 마치 프랙탈이론을 은유적으로 구현시킨듯한 절묘함이 느껴집니다.

만약 회원님들중에서 이들을 털깎은 소형 원숭이들을 훈련시켜 분장한 다음 이런 일을 시킨것이라라고 추정하신다면, 저는 그러한 추정을 구태여 설득하려고 하지 않겠습니다. 가능한 것과 가능하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것도, 이런 저런 이론으로 추정은 가능하지만, 현실로서 구현하기는 불가능한 것이 무엇인지 구분하는 것도 다 스스로 판단할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연암선생은 바보가 아닙니다. 아울러 저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지만 역시 바보는 아니란 말씀을 드립니다.

이러한 움직임과 퍼포먼스 자체도 놀라운 일이지만, 가장 충격적인 것은 역시 요술의 마지막에 등장합니다. 눈앞에서 순식간에 나무가 자라나고 열매맺고 꽃을 피우는 것 이상으로 충격적인 것, 즉, 세월의 흐름입니다. 멀쩡하던 소인들의 검은 머리가 갑자기 반백으로 눈앞에서 변하면서 이 사람인지, 오토마톤인지, 털깍은 원숭인지, 이도 저도 아니면 일종의 환상인지 알 수 없는 기묘한 퍼포먼스의 대미를 장식하며 끝나게 됩니다. 과연 18세기 중후반의 그 시점에서 근대 문명의 외지인 열하지방에서 이러한 일들이 가능했던 이유가 무엇인지 참으로 궁금할 뿐입니다.


* 위 퍼포먼스에서 존재하기 어려운 소인들이 등장하여, 눈앞에서 자라나 열매를 맺는 나무의 과실을 먹고, 자신들이 순식간에 늙어가는 세월의 흐름을 입체적으로 보여줬다면, 또 다른 연암선생의 목격한 마술에서는 평면적으로 더욱 놀라운 방식하에 이보다 더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이어서 그에 대한 내용을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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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라나님의 댓글

라나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작성일

      <p>너무 즐겁게 잘 보고 있습니다. 다음편이 빨리 기다려지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p><p>그리고 환도장님, 제가 과제때문에 개인적으로 꼭 여쭈어 보고 싶은게 있는데요, 메일 주소를 알려주실수 있으실까요? ^^  </p>

목도성님의 댓글

라나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작성일

      요즘 환도장님의 고대의 마술이야기, 정말 재미있게 잘 읽고있습니다.<br />정말 놀라운 마술들이 펼쳐지는데, 이렇게 글로 읽는데도 놀라운데, <br />하물며, 실제로 보게된다면...;;;<br />어서 다음편이 기다려집니다...<br />고대의 마술....아주 흥미진진합니다~!! ^^

animahero님의 댓글

라나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작성일

      저도 환도장님의 글 잼있게 읽었습니다...다음 편도 기대됩니다...<img border=0 align=absMiddle src="http://www.sunjang.com/alditor/emoticons/8.gif" />

환도장님의 댓글

라나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작성일

      [!--15630|1--]라나 요원님.  과도한 칭찬은 부담스럽지만,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메일 발송했사오니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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