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 ‘화성기지’ 모의 실험 하와이 고산지대에 설치해 8개월 훈련 > 화 성

달에 유인 기지를 만들고, 화성을 직접 사람이 탐사하는 것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오랜 숙원 사업이다. 이를 위해 NASA는 오는 2030년 까지 인류를 화성에 보낸다는 목표를 가지고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하와이의 고산지대에서 모의 화성 기지가 8개월 간 운영되었다 ⓒ NASA

NASA가 지구 밖의 천체 탐사를 위해 그동안 실험을 진행해온 대상지는 주로 사막이었다. 아무래도 지구에서 행성 환경과 가장 유사한 장소로 사막 외에 더 적합한 장소를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해 사막보다 더 적합한 장소를 마련하여, 그곳에서 모의 화성기지가 장기간 운영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과학기술 전문 매체인 ‘피스오알지’(phys.org)는 지난 14일자 기사를 통해 하와이의 화산지대로 유명한 마우나로아(Mauna Loa)산의 2400m 고도 위에 모의 화성기지가 8개월 동안 운영되었다고 보도하면서, 풀 한포기 자랄 수 없는 불모지며 기압도 낮은 장소여서 화성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는데 있어 최적의 환경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전문 링크)

8개월 동안 화성에서 지낸다고 간주한 채 생활

사람이 화성에서 기거할 수 기지를 개발한다는 것은 매우 까다롭고 복잡한 일이다. 지구와 화성의 궤도를 고려한다면, 우주인들은 상당 기간 화성에서 체류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화성 유인기지 개발은 NASA의 수많은 프로젝트들 중에서도 가장 중요시하는 과제 중 하나다.

이를 위해 NASA는 미국 내의 여러 대학들과 협업을 통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미 하와이대와 협력하여 추진하고 있는 모의 화성기지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최근 들어 주목을 끌고 있다.

NASA가 하와이대와 손을 잡고 진행한 프로젝트의 명칭은 ‘HI-SEAS(Hawaii Space Exploration Analog and Simulation)’이다. 이는 프로젝트가 장기간의 우주여행과 화성 체류가 신체에 미치는 영향의 분석을 주된 목표로 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들이 기거한 모의 화성기지는 약 100제곱미터 규모의 돔형 시설이다. 전체 외관 및 실내 환경은 NASA가 오래 전부터 구상해온 화성의 유인기지와 유사하게 설계되었다. 내부 기압이나 온도 역시 화성에 지어질 기지와 유사하게 설정되었다.


모의 화성기지는 약 100제곱미터 규모의 돔형 시설로 이루어졌다 ⓒ NASA
이 곳에서 프로젝트에 참여한 6명의 요원들은 지난 8개월 동안 화성에서 임무를 수행한다고 가정한 채, 실험을 추진해 왔다. 모든 실험은 실제 화성에 체류했을 때와 똑같은 환경을 만들어 진행되었다.

고립된 기지에서의 동력원으로는 대부분 태양 에너지를 사용하였고, 외부와의 유일한 소통 수단인 이메일은 송수신을 하는데 있어 20분 정도 걸리게 만들었다. 또한 샤워도 1주일에 단 8분씩만 허락되었고, 운동시간과 식사 등 모든 생활은 밀폐되고 통제된 환경에서만 할 수 있도록 규칙을 마련했다.

한편 이들이 진행한 실험 중에서는 행성에서의 장기 체류를 위한 채소 공급 시스템을 연구하는 분야도 포함되어 있어 흥미를 끌고 있다. NASA에 채소재배 관련 기술지원을 하고 있는 미 코넬대의 진 헌터(Jean Hunter) 박사는 “상추나 토마토, 그리고 오이 등 생장주기가 짧은 샐러드용 채소들이 행성에서 키우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헌터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생장주기가 짧은 채소 이후로는 고구마와 밀, 쌀처럼 탄수화물이 많은 작물과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한 땅콩 및 대두 등을 키우는 것이 행성에서의 올바른 재배 방법인 것으로 나타났다.

모의실험 결과는 향후 화성탐사에 큰 도움

하와이 화산 지대에 설치된 모의 화성기지에서 실험을 진행해 온 과학자들은 최근 8개월간의 1단계 프로젝트를 무사히 마치고 휴가를 위해 지구로 귀환(?)했다.

그동안 돔과 돔 주위의 공간에서만 생활했던 과학자들은 붉은색 티셔츠를 입은 채, 가족과 지인들을 만나면서 감격스러운 포옹을 하는 등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8개월 동안 대부분을 실내공간에서 보냈고, 외부 활동을 할 때는 항상 우주복을 입었기 때문에, 오랜만에 바깥 공기를 느낀 참가자 중의 한명은 “우리는 오랫동안 이 순간을 기다려 왔다”고 전하며 “맨 피부로 느겼던 시원한 바람의 감촉을 잊을 수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실험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는 향후 화성 탐사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 NASA

그러면서 “돔 안에서 생활할 때에는 요가나 운동 등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했고, 태양열로 만든 전력을 이용하여 런닝머신이나 자전거 등으로 체력을 단련했다”고 지내온 과정을 소개했다.

6명의 과학자들이 지구로 휴가를 나온 이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지구의 음식’을 먹는 것이었다. 8개월 동안 이들은 우주 식량과 말린 음식 외에는 다른 식품을 접할 수가 없었다. 그런 이유로 과일주스와 방금 구워낸 빵을 먹었으며, 이후에는 수영으로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프로젝트를 주도한 NASA의 관계자는 “미래에 실시할 화성 이주 프로젝트에 이번 HI-SEAS 프로젝트에서 얻은 데이터가 소중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이를 통해 다양한 문제점들을 미연에 방지하고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준래 객원기자다른 기사 보기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5.06.2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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