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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뉴스] 토성 고리서 `달 부스러기`나온 이유는 ?



토성은 지구를 제외한 태양계 행성 중 가장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행성이다. 이 같은 유명세는 오로지 이 행성을 둘러싼 둥글고 거대한 고리 덕분이다.

목성 천왕성 해왕성에서도 고리가 관찰되지만 토성만큼 크고 아름답지는 않다. 지구에서 보면 고형 관처럼 보이는 이 고리는 수없이 많은 크고 작은 입자가 토성 둘레를 공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 고리는 어떻게 해서 토성을 둘러싸게 된 것일까.

토성 고리의 형성과 관련해선 대략 두 가지 학설이 존재한다. 하나는 토성 주위를 돌던 위성들이 충돌로 부서져 생긴 파편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잘게 부서졌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토성을 구성하고 남은 물질들이 토성 탄생과 동시에 고리를 이뤘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ㆍ이탈리아 합동 토성 탐사선인 카시니호가 보내온 자료들은 토성 고리가 혜성 간 충돌에 의해 형성됐을 것이라는 첫 번째 가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연구진은 카시니호가 토성의 최외곽 A고리를 지나가면서 지름이 각각 60~140ｍ쯤 되는 8개 '달 부스러기'를 발견했다고 네이처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런 달의 잔해들은 밀도 높은 물질 사이를 유영하면서 마치 배가 물살을 가를 때처럼 앞뒤에 작은 바위 파편을 뿌려 놓는다. 이런 파편들의 중력은 다른 고리를 구성하는 물질에도 상호 영향을 미친다.

연구진은 "밀도 높은 물질들이 작은 프로펠러 모양으로 휘저어진 이런 현상은 토성에서 약 13만㎞ 거리에 있는 A고리의 3000㎞ 구간에 집중돼 있다"면서 "8개 파편을 모두 합쳐 볼 때 이들은 약 3000만년 전 혜성이나 운석 충돌로 부서진 지름 32㎞ 정도 위성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달 부스러기가 발견된 것은 토성의 여러 고리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이들 파편이 생성된 시점이 토성에 이미 고리가 생긴 이후 시점일 것으로 추론하고 있다. 토성 고리의 최초 생성 시점은 최소 수억 년, 길게는 수십억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연구진은 "달 부스러기들이 토성 고리들을 만들어 낸 태초 하나의 거대한 사건에서 남은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이는 오랜 세월에 걸쳐 위성들이 충돌로 부서져 파편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거듭돼 고리가 생겼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토성 고리는 한두 차례 일과성 사건의 결과물이 아니라 수억 년을 두고 누적된 혜성 간 충돌의 총체적 결과물이라는 얘기다.

지금까지 혜성 간 충돌에 의한 토성 고리 발생설은 다양한 크기의 파편이 발견되지 않아 근거가 다소 불충분했다. 혜성들이 충돌할 때는 지름 1㎞에서 몇 ㎝에 이르는 크고 작은 파편들이 생기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해 코넬대 연구진에 의해 큰 파편 4개가 발견된 데 이어 이번에 중간 크기 파편이 발견됨으로써 이 가설은 한층 힘을 얻게 됐다.


매일경제 | 기사입력 2007-11-07 16:31
[노원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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