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베누의 암석 표본이 담긴 용기의 내부. 미 항공우주국은 일부 잠금장치가 풀리지 않아 몇달간 고생한 끝에 올해 초 뚜껑을 여는 데 성공했다. 나사 제공

지난해 9월 지구로 가져온 소행성 베누의 암석 표본을 분석한 결과, 이 소행성은 과거 표면이 바다로 뒤덮인 바다 행성의 일부였을 수 있다는 가설이 제시됐다. 바다는 생명체 출현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준다.

이 표본은 미 항공우주국(나사)의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이 7년간 60억㎞의 왕복 우주여행 끝에 지구로 가져온 것이다. 애초 수집 목표는 60g이었으나 우주선이 실제로 가져온 것은 목표치의 2배가 훨씬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나사는 용기 바깥에서만 70g의 표본을 수집한 데 이어, 최근 뚜껑을 열어 용기 내부 표본도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미국 애리조나대 과학자들은 나사로부터 베누 암석표본 200mg을 받아 지난 몇달간 엑스선 회절 분석법을 이용해 성분을 살펴본 결과, 대부분 사문암을 비롯한 점토 광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런 광물은 지구에서 맨틀 암석이 해저로 밀려올라가 물에 노출될 때 형성된다. 이 과정에서 발열 반응이 일어난다. 해저는 지구를 포함해 태양계에서 생명체가 탄생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장소 가운데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