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미아 될 뻔한 보이저 2호… 실수로 2도 뒤틀린 안테나를 복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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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미아 될 뻔한 보이저 2호… 실수로 2도 뒤틀린 안테나를 복구하라
[WEEKLY BIZ]
[박건형의 홀리테크] NASA ‘심우주 통신망’ 작전 성공
지난달 21일(현지 시각)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에서는 태양계 바깥의 탐사선을 향해 신호를 발사했습니다. 일상적인 명령을 보내는 작업이었습니다. 신호를 받는 주인공은 보이저 2호. 1977년 8월20일 발사된 뒤 1만6000일 이상을 날고 있습니다. 얼마 뒤 NASA 성간(星間) 탐사 프로젝트 책임자인 수전 도드와 팀원들은 보이저 2호에 잘못된 명령어가 전송됐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스페이스닷컴은 “도드의 팀은 사전에 명령어 오류를 발견하고 수정했지만, 실제 전송할 때 이전 버전을 보이저 2호에 보내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했습니다. 그 결과 무려 지구에서 200억km 떨어진 보이저 2호의 안테나는 2도가량 비틀어졌습니다. 지구에서 보내는 신호를 받을 수도, 지구로 신호를 보낼 수도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37시간의 기다림 끝에 복구
8월 2일 오전, 호주 캔버라에 있는 70m, 100㎾(킬로와트) 접시 안테나를 통해 최대 출력의 신호가 발사됐습니다. 이 안테나는 JPL이 전 세계의 초대형 안테나를 연결한 ‘딥스페이스 네트워크’ 또는 ‘심우주(深宇宙) 통신망’으로 불리는 시스템의 일부인데, 보이저 2호는 궤도 때문에 지구 남반구에 있는 안테나를 통해서만 통신이 가능합니다. 이 신호가 보이저 2호에 제대로 도달했는지, 보이저 2호가 자세를 바로 고쳤는지 확인하는 데만 무려 37시간이 걸립니다. 태평양 표준시 기준 8월 3일 오후 9시 30분에 보이저 2호의 신호가 호주 캔버라에 도착했습니다. 2주 만에 우주 미아를 되찾은 겁니다.


보이저 1·2호는 무언가에 부딪혀 사라지지 않는 이상 끝없이 지구에서 멀어지는 운명입니다. 문제는 지구와 통신할 수 있는 동력입니다. 보이저는 ‘방사성 동위원소 열전기발전기(RTG)’로 동력을 얻습니다. 플루토늄-238이 자연 반감되면서 발생하는 열을 전기로 바꾸는 원자력 배터리의 일종입니다. 플로토늄-238의 반감기는 87년으로, 전력 생산량은 매년 약 4W씩 줄어들고 있고, 이미 절반 이상 소모됐습니다.
NASA는 통신을 유지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부터 선체 전압 안전장치를 위한 예비 전력을 통신에 끌어다 쓰고 있고 과학 관측 장비도 순차적으로 중단할 예정입니다. 2026년까지는 일단 통신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 후엔 언제 작별을 고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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