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성의 달 유로파에 생명체 살고 있다” > 행 성

“유로파(Europa)에 생물이 있다. 다시 반복한다. 유로파에는 생물이 있다” 전 인류를 깜짝 놀라게 한 이 말은 SF의 거장 아서 클라크가 1980년대 초에 쓴 장편소설 ‘2010년 우주 오디세이’에 나온다.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를 탐사하던 중국 우주선의 마지막 생존자인 창 첸 교수의 최후 통신문이다. 유로파에 생명체의 존재를 상정한 이 소설에서 중국탐사선은 연료재급유차 유로파의 대운하 옆에 착륙했다가 조난을 당하게 된다. 수조t에 이르는 유로파의 물을 연료탱크에 채우려던 중국 우주탐사팀은 정체불명의 유로파 외계생물과의 충돌로 우주선이 완파되면서 모두 사망한다. 누구도 유로파에 생명체가 존재한다고 보지 않았기에 뜻밖의 조우에 불상사를 당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 와중에 극적으로 유로파의 생명체 존재를 지구에 타전한다.

미국 애리조나대 행성학자인 리처드 그린버그 박사는 미국의 월간지 ‘와이어드(Wired)’ 4월호에서 화성보다는 목성의 위성 유로파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그린버그 박사는 “목성의 달인 유로파에 생명체가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그러나 화성에는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의 이같은 분석은 얼음으로 덮여있는 유로파 표면 아래에 액체로 된 바다가 존재하며 일부 지역의 경우 얼음의 두께가 얇아 수중 생물이 광합성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추정을 근거로 한 것이다.

그린버그 박사팀은 지난 4년간 목성과 그 위성들을 탐사하고 있는 갈릴레오 우주선이 촬영한 사진과 이론적 연구를 통해 유로파의 얼음 표면 아래에 액체 바다가 존재한다는 강력한 증거를 발견했다.

또 연구팀은 유로파 표면의 얼음에 있는 수백㎞의 균열들은 목성의 강력한 중력이 얼음 표면 아래에 있는 액체에 작용할 때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유로파 표면의 일부 지역은 얼음이 매우 얇아 수중 생물의 광합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와이어드지는 유로파의 생명체 존재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남극 동쪽지역의 얼음 아래에 있는 세계 최대 호수의 하나인 보스토크호(Lake Vostok)를 탐사해야 한다는 과학자들의 주장도 제시했다. 3천만년간 얼음으로 뒤덮여 있는 이 호수의 환경이 유로파의 얼음 표면 아래에 있는 호수와 가장 비슷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보스토크호의 차갑고 어두운 수중에도 어떤 생태계가 존재할 것으로 믿고 있으며 이 곳에 대한 탐사기술은 미래의 유로파 탐사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금까지 갈릴레오 우주선의 탐사를 바탕으로 과학자들은 유로파의 표면은 비록 진공상태지만 두꺼운 얼음지각 아래에는 수심 96㎞ 정도의 대양이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유로파가 태양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그 표면의 온도가 영하 150도에 이르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처음에 이 위성을 단단한 얼음덩어리로 파악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유로파는 목성의 상상을 초월한 조석력으로 내부에 얼마간의 열이 생긴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미 1970년대 보이저 탐사선은 목성의 위성 이오에서 여전히 화산재를 왕성하게 분출하고 있는 활화산을 발견한 바 있다. 과학자들은 이 역시 목성의 가공할 조석력이 원인인 것으로 주장하고 있으며 동일한 힘이 유로파에 방대한 규모의 바다를 생성시킨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표의 얼음이 끊임없이 녹고 깨어지며 지구 극지방의 빙산들처럼 떠다니다가 다시 얼어붙곤 하기 때문에 유로파의 표면은 수없이 많은 갈라진 틈으로 구성된 복잡한 그물무늬를 보여준다.

만약 유로파의 대양이 생각만큼 혹한이 아니고 무기물질이 풍부하다면 그 광대한 바다 속에 어떤 형태로든 생명체가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 선장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3-05-30 1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