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경은 나의 우주선" 천체사진가 황인준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 행 성

수천만 광년(光年) 떨어진 은하계는 지구로부터 너무 멀어 제대로 연구하려면 미국의 나사(NASA)나 유럽 우주국(ESA)과 같이 국가나 국가별 연합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전 세계에는 전문가 못지 않은 관심과 열정으로 우주의 수수께끼 풀기에 나선 수많은 아마추어 천문가와 단체들이 있다. 국내에도 이러한 아마추어 천문가들이 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밤하늘의 별에 빠져 자신이 직접 천문대와 천체 망원경을 만들고 천체 사진을 찍은 황인준(51)씨도 그렇다. 그는 30여 년 동안 2000여 장의 우주 사진을 촬영한 천체 사진가다.



황씨가 30여년 동안 직접 찍은 천체사진들. 말머리 성운(왼쪽 위), 펠리칸 성운(오른쪽 위), 안드로메다 은하(왼쪽 아래), 우리 은하(오른쪽 아래).

충남 아산시에 살고 있는 황 씨는 고등학교 때 처음 밤하늘에 떠있는 별 사진을 찍은 이후 30년 넘는 세월을 천체사진과 함께 보냈다. 황 씨는 망원경을 통해 별을 보고 있으면 우주여행을 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수백광년 떨어진 외부은하를 망원경으로 보면 가까이에서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그는 “망원경이 곧 나의 우주선”이라고 했다.

지난달 ‘별빛 방랑’라는 천체 사진집을 펴낸 것을 계기로 7일 황씨와 만났다. 지금껏 찍어온 2000여 장의 사진 중 200여 장을 골라 책을 냈다. 책 속엔 밤하늘의 아름다운 별부터 수만 광년 떨어진 외부 은하 사진 등이 실려 있다. 국내 최초로 한국인이 직접 찍은 성단과 성운, 은하 등 해외에서도 보기 힘든 희귀한 천체 사진들로 이루어진 책이라 의미가 컸다.




천체사진을 찍기 위해선 가시거리와 구름의 양 등 날씨와 달의 모습이 중요하다. 황 씨의 경우 월령(月齡: 달의 모습이 적혀있는 달력)을 보며 사진 찍는 날을 정한다. 달빛이 밝은 날엔 별이 희미하게 보이는 등 잘 찍히지 않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천체사진을 찍으려면 어두운 밤하늘이 최고의 조건이다.

이때 반짝이는 별빛을 제대로 촬영하기 위해서는 카메라 렌즈의 노출 시간을 길게 줘야 하는데, 짧게는 1시간에서 길게는 40시간 이상이 필요하다. 그런 이유로 외부에서 천제사진을 찍으려면 오랜 시간 야외에서 촬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춥거나 더운 날씨 등 많은 불편을 감수해야만 했다.
황씨는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집에서 차로 20분 정도 거리에 떨어진 곳에 ‘호빔 천문대’를 직접 지었다. ‘호빔(HOBYM) 천문대’는 황 씨의 가족 영문 이니셜을 따서 이름 지은 천문대다.

이곳에 있는 8개의 망원경과 적도의(赤道儀·적경과 적위의 두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기구)는 황 씨가 직접 만든 장비다. 그는 “미국이나 일본의 장비에 의존하지 말고 우리의 기술로 직접 만들어 보고자 지인과 함께 만들었다”고 했다.



현재 국내에서 천체 사진가는 100여 명 정도. 물론 400만원~10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드는 비싼 장비 탓일 수도 있지만 사람들 관심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황씨는 설명했다. 우주과학이 발달한 미국의 경우 5000여 명, 일본의 경우 2000여 명 정도의 천체사진가가 활동한다. 국내의 20~50배 수준이다.

그는 “아이들에게 우주에 대해 알리고 호기심을 자극해 장차 한국을 우주강국으로 이끌 과학자가 많이 나오도록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추천1 비추천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