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별' 기적의 별을 아시나요? > 행 성

밝아졌다 어두워졌다… 11개월 주기로 되풀이
크기 따른 온도 변화, 수명 다한 행성 내부 불안정 하기 때문
비슷한 형상의 별 여럿 발견… '미라형 변광성' 으로 불려

기적은 영어로 미라클(Miracle)입니다. 상식적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신기한 일을 일컫는 말이지요. 이상하고 놀라워서 미라클의 앞 글자를 따 '미라'(Mira)라고 불리게 된 별이 있답니다. 어떤 기적을 가지고 있는지, 그 정체를 다 함께 알아볼까요?

우리가 밤하늘에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별은 밝기에 따라 1~6 등급으로 나뉩니다. 가장 밝은 별은 1 등급으로, 가장 어두운 별은 6 등급으로 분류하지요. 밝은 정도에 따라 별의 이름도 달라진답니다. 즉 알파, 베타, 감마 등 그리스 문자를 순서대로 넣어 구분한 뒤, 별자리 이름을 붙이는 식이지요. 예를 들어 오리온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은 '알파 오리', 그 다음 밝은 별은 '베타 오리'라고 부른답니다.

'미라별'의 정식 명칭은 '오 세티'(o Ceti)입니다. 그리스 문자인 'o'는 오미크론이라고 불리며, 순서는 15 번째입니다. 'Ceti'는 고래자리라는 별자리의 이름입니다. 이 별은 고래자리에서 15 번째 밝은 별이라는 뜻이지요. 어두운 별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2등급에 속하는 매우 밝은 별이랍니다.

1595년, 성직자이자 아마추어 천문가였던 데이빗 파브리치우스는 이 별을 여러 달에 걸쳐 관측하던 중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5월부터 관찰한 이 별이 차츰 어두워지더니 10월이 되자 아예 하늘에서 보이지 않게 된 것이지요. 그 후 몇 달이 지나 이 별은 다시 보이기 시작했고 마침내 옛날의 2등급 밝기로 되돌아왔습니다. 그는 이 별이 11 개월 주기로 2등급까지 밝아졌다가 6등급보다 더 어두워진 뒤 다시 밝아지는 과정을 반복한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숨바꼭질하는 별이 있다니, 이 어찌 기적 같은 일이 아닐 수 있겠어요?

파브리치우스가 미라별을 발견한 뒤 이와 비슷한 현상을 보이는 별들이 여럿 발견되었습니다. 천문학자들은 '미라형 변광성'으로 불리게 된 이 별들이 크게 부풀어 올랐다가 다시 움츠러들기를 되풀이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미라형 변광성'은 크기가 커지면 온도가 내려가면서 어두워지고, 작아지면 온도가 올라가 밝아집니다. 하지만 이처럼 크기가 제멋대로 변하는 별은 흔치 않습니다. 수명이 다한 별은 내부가 불안정해지기 때문에 부풀거나 움츠러드는 것이지요.

별이 죽음을 눈 앞에 두고 마지막 숨을 고른다는 사실이 정말 오묘하게 느껴지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