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의 달, 볼록한 허리띠 이유는 > 행 성

허블 망원경으로 잡은 토성과 위성

(서울=연합뉴스) 토성의 여러 위성 가운데 하나인 이아페투스의 적도 부위가 뾰족하게 솟아 올라 있는 이유는 공전 속도가 극단적으로 느려졌기 때문이라는 새로운 주장이 제기됐다고 BBC 뉴스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토성의 세번째 위성인 이아페투스의 적도대를 허리띠처럼 빙 두르고 있는 돌출 지형은 곳에 따라 높이가 20㎞나 돼 마치 반쪽짜리 위성 두 개를 합치다가 땜질을 잘못한 것처럼 보인다.

이렇게 높은 산맥은 태양계 천체들 가운데 유례가 없는 것으로 지구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의 2배가 넘는다.

화성에 높이 25㎞의 올림푸스 화산이 있긴 하지만 화성의 지름이 이아페투스의 4배나 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아페투스의 산은 천체 크기에 비례해서 태양계에서 가장 높은 것이다.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 응용물리학 연구소 과학자들은 지름 1천500㎞에 공전주기 79일인 이아페투스의 내부를 컴퓨터 모델로 재현한 결과 이 위성이 탄생 초기에는 공전 주기가 16시간에 불과했을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달ㆍ행성과학회의에서 발표했다.

이처럼 빨랐던 이아페투스의 공전 속도는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토성과의 조석상호작용 때문에 점점 느려져 마침내 자전주기와 일치하게 됐는데 이 때문에 항상 같은 면을 토성 쪽으로 향하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회전하는 천체는 극 부분이 평평하고 적도 부분이 튀어나오는 경향이 있으며 평평해지는 정도는 회전율에 따라 좌우된다. 즉 회전속도가 느려지면 평평해지는 비율이 줄어드는 것이다.

회전속도가 느려지는 `디스핀' 현상은 적도대에 압착 효과를 낳을 수 있지만 작용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이아페투스의 산등성이 같은 지형을 만들 수는 없다는 문제가 있다.

그러나 컴퓨터 모델 연구 결과 디스핀 현상이 일어나면 적도대에서 더 많은 열이 방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이아페투스의 내부에 있던 가볍고 온도가 높은 얼음이 표면으로 솟구쳐 연약한 지표면의 얼음층을 밀어내 적도대에 산맥을 형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아페투스의 회전 속도가 느려진 것은 약 1억년 전으로 이 때쯤 열 방출도 멈춰 산맥도 그 자리에 얼어 붙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대부분의 위성들은 회전속도가 느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어째서 다른 위성과 달리 이아페투스에만 이처럼 특이한 허리띠가 생겼는 지는 의문이라면서 그러나 공전주기가 16시간에서 79일로 늘어난다는 것은 태양계의 디스핀 현상 가운데 가장 극단적인 경우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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