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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과 기적, TV 프로그램 결방시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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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현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1,913회 작성일 08-09-28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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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차길진의 마이웨이 <113> 내 책꽂이에는 촬영, 편집을 끝내놓고 결국 방영이 취소된 비매품 희귀본이 한 장 있다. 공중파 TV ‘다큐멘터리 이야기 속으로’ 방송용 테이프다. 방송사는 왜 50분짜리 프로그램 ‘결방’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해야 했을까.

1998년 신문의 TV 프로그램 안내란에는 10월30일 밤 11시15분 차길진 법사의 구명시식 장면과 체험자들의 증언을 방송한다고 예고된 상태였다. 하지만 급작스럽게 프로그램 결방 안내가 뜨고 다른 프로그램이 대신했다.

“방송의 영향력을 감안할 때, 시청자들에게 지나친 충격을 던질 개연성이 짙다는 점을 배려한 방송중단이었다.” 결방 공고 후 모 일간지에 실린 방송사 교양제작국 관계자의 짤막한 해명이 전부여서 시청자들은 더욱 궁금증에 조바심을 냈다.

그리고 방송사에서는 몇 주 뒤 뒤늦게 간단한 불방 이유 안내와 함께 중요장면이 삭제, 축소된 15분짜리 ‘이야기 차길진’을 슬며시 방영하였다. 누가 보더라도 사회적 파장을 잠재우기 급급한 조치임을 알 수 있었다. 과연 축소·삭제된 ‘지나친 충격’의 장면이란 무엇이었을까. 두 가지였다. 적외선 카메라에 찍힌 영가와 뇌사자의 소생.

프로그램은 ‘영혼이 있을까?’라는 물음으로 시작하여 내가 집전하는 구명시식 장면을 선보였다. 적외선 카메라까지 동원되었다. 구명시식이 영가를 초혼하는 자리였기에 방송사 측에서는 내심 카메라에 영혼을 담는 특종을 기대하고 있었다. 제작진의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영가들이 가장 좋아하는 살풀이 도중에 갑자기 적외선 카메라가 점멸을 반복했다. 처음에는 카메라 사고라고 생각했다(카메라맨이 기계 고장인줄 알고 당황해하는 장면이 마스터 테이프에 생생하게 잡혀있다) 잠시 후 카메라는 저절로 정상 작동했다. 카메라맨이 방송사로 와서 녹화 테이프를 점검해보니 분명히 테이프 타이머는 돌아가고 있는데 그 부분 화면만 검게 나온 것이었다. 전력문제나 기계고장이었다면 테이프 전체 레코딩 자체가 멈추었어야 했는데 여전히 테이프는 정상적으로 작동하여 타임 넘버는 넘어가는데 화면만 무언가 앞을 가린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경력 10년의 카메라맨은 신문 인터뷰에서 적외선 카메라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증언했다.

적외선 카메라는 애초에 야간 전투를 위한 군사장비로 개발되었다. 당시 일어난 적외선 카메라의 점멸현상은 물리적으론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다. 적외선은 빛(복사열)이다. 태양에서 방출된 빛이 지면에 도달하기 전에 중간에서 증발되는 현상과 동일한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굳이 과학적으로 설명한다면 ‘블랙홀’ 이론을 끌어들일 수 있다. 빛까지 흡수하는 블랙홀. 영혼이 적외선에 닿는 순간 빛이 흡수될 만한 거대하고 강력한 중력(重力)이 작용하는 블랙홀이 만들어졌다는 해석. 구명시식 현장에서 빛을 집어 삼키는 작은 블랙홀이라도 만들어졌다는 말인가.

과거 일본에서도 영혼이 촬영된 적외선 카메라가 순간 깜빡이는 장면이 방영되어 열도가 발칵 뒤집힌 적이 있었다. 그때 물리학자들은 복사열인 적외선 특성상 불가능한 일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아마도 국내 방송 제작진은 이런 파장을 고려했을 것이다.

불방 테이프에서 두 번째 충격 장면은 구명시식 체험자들 증언과 함께 당시를 재연한 뇌사자의 소생이었다(마이웨이 82편 ‘뇌사자를 살리다’ 참조) 당사자들과 병원 의사의 증언이 생생하게 담겨있었다.

의학적 방법을 통하지 않은 뇌사자의 소생을 방송사가 공인한다는 것은 사회적 파장이 너무 크다는 게 방송사 측의 주장이었다. 현재 많은 뇌사자들이 병원의 진료나 장기 기증을 거부하고 나를 찾아와 무한정 소생의 소망을 빈다면 어찌할 것인가. 치료를 담당했던 의사가 직접 소견을 밝힌 터라 자칫 잘못하면 치유 ‘이적’으로 인한 사회적 공황상태와 종교적 사이비 논쟁까지 속 깊게(?) 논의한 결과였다.

이 결방 사건은 오히려 여러 가지 역설을 확인시켜주고 있었다. 우선 방송사 측에서 구명시식이 미신이 아님을 자인한 셈이다. 구명시식이 눈속임이었다면 나를 사이비 무당굿이나 하는 사람으로 몰아 고발했을 테지만 방송사 측은 사과방송을 감내하면서까지 스스로 책임을 지고 결방을 택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우리 사회가 영혼을 인식하는 태도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사건이었다. 앞서 말했듯 일본에서는 동일하게 적외선 카메라에 찍힌 영가 방송이 특종으로 당당히 공개되었지만 우리나라에서 영혼은 여전히 공공연하게 드러내지 못하는 금기사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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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드래곤라이더님의 댓글

드래곤라이…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잼있네요...<br />귀신이 적외선 카메라에 찍힐 수 있다니..<br />그리고 찍히더라도 검게 나온다니..황당하면서 신기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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