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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 인물 카스파 하우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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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식탐험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댓글 7건 조회 3,407회 작성일 08-01-24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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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 카스파 하우저는 어디서 왔는가

콜린 윌슨



◎ 말을 모르는 소년

19세기 최대의 미스테리를 하나 소개한다고 하면 그것은 카스파 하우저 사건이 될 것이다. 이 사건의 괴이함은 미스테리를 초월한 것에 있다. 이 불행한 젊은이는 '감정 상실'의 참혹한 실험의 대상이 된 것이다. 이 실험의 결과는 어떤 의미에서는 카스파의 신원의 비밀이라는 일반적인 흥미를 넘어 세상의 주목을 집중시키게 되었다.

1828년 5월 26일의 성신 강림의 일요일, 뉘른베르크의 운슐리트 광장에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도시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휴일의 산책을 위해 나들이를 나간 모양이었다. 오후 5시경 피곤에 지친 얼굴의 한 젊은이가 광장으로 몸을 이끌고 와서 게오르크 바이히만이라는 이 도시의 구두수선공의 품 속에 쓰러졌다. 체격은 보통이었지만 옷은 걸레나 다름없었고 게다가 손발이 굳은 듯한 이상한 걸음걸이였다. 바이히만은 소년이 내민 서신을 받아들어 보았다.

제6기병연대, 제4대대의 대장이 수취인으로 되어 있었다. 소년은 질문에 대꾸를 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입을 우물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취한 것인가 하고 바이히만은 생각했다. 그는 소년을 가까운 경비초소로 데리고 갔고 당번 중사는 소년을 대장의 집으로 보냈다. 그리고 몇 시간 후에 집에 들어온 베세니히 대위는 놀라움을 참지 못했다. 집안이 혼란 상태였던 것이다. 소년은 바보인지 촛불에 손을 데여서 화상을 입었고 악을 쓰기도 했으며 맥주와 고기가 나오자 어찌할 바를 모르고 그것을 응시하고만 있었다. 그러나 빵과 물을 눈앞에 놓으니까 입안에 마구 넣는다. 시계를 보면 공포의 표정을 지었고 '바이스 니흐트(Weiss night ; 몰라요)'가 알고 있는 유일한 말인 것 같았다.

봉투에는 두 통의 서신이 들어 있었다. 첫 번째 서신은

"대장님 귀하, 육군을 지망하는 젊은이를 귀하에 보냄. 이 젊은이는 1812년 10월 7일 본인에게 연행되었음.
본인은 가난한 한 직공으로 자식이 많아 이 아이를 기를 수 없는 사정임.
이 젊은이의 어머니는 그의 양육을 본인에게 부탁한 것으로… 이후로 본인은 이 젊은이를 집에서 일체 외출시키지 않았음"의 내용이었고 발신인의 서명이 없었다.

두 번째 서신은 이런 내용이었다.

"이 녀석은 세례를 받았으며 카스파라고 합니다. 성은 나으리께서 지어 주십시오.
아버지는 기병대 군인이었습니다.
7세가 되면 이 녀석을 뉘른베르크의 제6기병연대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그의 아버지가 근무했던 연대입니다.
그가 태어난 것은 1812년 4월 30일이고 그의 아버지는 작고했습니다."

이것은 카스파가 '가난한 직공'의 손에 맡겨졌을 때 몸에 붙어 있었던 것 같다.

경찰서로 끌려온 소년은 연필을 받아들고 '카스파 하우저'라고 썼다. 그러나 다른 질문에 대해서는 일체 "몰라요"의 연발이었다.

사정은 아주 명쾌한 것 같았다. 불의의 아이에게 서신을 붙여서 다른 사람의 집 앞에 버린다. 그것을 다른 사람이 양육하게 된다. 그러나 이상한 점이 있다. 왜 17년 동안이나 집안에 갇혀 있었는가? 다리가 약하고 신발 안에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지금까지 신발을 신은 적이 없었던 모양이다. 피부는 창백했다. 어두운 곳에 갇혀 있었던 것인가? 이 소년을 조사한 결과 다시 다음과 같은 사실이 판명되었다. 두 통의 서신은 같은 인물이 같은 시점에서 쓴 것이지, 다른 사람이 17년 간의 간격을 두고 쓴 것이 아니다. 몸에 걸친 옷은 허수아비의 것을 훔쳐입은 모양으로 본인의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이 소년에게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킬 필요가 있었던 것 같다.


◎ 과민한 신체적 감각

소년은 독방에 갇히게 되었다. 그러나 불만스러운 것 같지도 않았고, 몇 시간이고 그냥 앉아있는 것을 보고 간수는 놀랐다. 그 소년에게는 시간의 감각도 없었다. 시라든가 분이라든가 하는 것을 전혀 몰랐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말을 한다는 것이 이윽고 발견되었다. 아버지와 같은 기병대의 군인이 되고 싶다는 말을 했다. 앵무새와 같은 교육을 받은 듯했다. 동물은 모두 '말'이라고 했다. 감옥에는 그를 구경하기 위해 매일 많은 구경꾼들이 몰려왔다. 그 가운데 한 사람이 인형을 주자 소년은 그것에 리본을 달았고 몇 시간이나 싫증내지 않고 가지고 놀았으며 식사 때면 인형에게도 먹여 주었다. 구경꾼들에게는 별로 관심이 없는 듯했다.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행동을 했고, 남자와 여자의 구별도 없이 양쪽을 모두 '사나이'라고 불렀다.

이 소년에 관한 가장 흥미있는 것의 하나는 육체적인 감각의 믿기 어려울 정도의 과민함이었다. 커피나 맥주가 같은 방안에 있으면 구역질을 했고 고기가 눈에 보이거나 냄새만 나도 구역질을 했다. 포도주 냄새가 나면 비틀거렸고 물에 브랜디를 한 방울 넣어 마시게 하면 기분이 나빠졌다. 청력과 시각이 굉장히 예민했다. 어둠 속에서도 사물을 보는데 후에 캄캄한 방에서 성경을 읽음으로써 그 능력을 실증해 보였다.

또 자장에 대해서도 신비적일 정도로 예민했다. 북쪽과 남쪽을 정확하게 가리켰으며 손을 그 위에 놓기만 하고도 금속을 구별했다. 금속을 천으로 가려도 그 능력에는 변화가 없었다.

처음에는 카스파는 저능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항상 넋을 잃고 있었으며 폭풍우나 천둥소리에는 동물들처럼 놀랐다. 그러나 그가 저능아일 것이라는 사고는 잘못된 것임이 곧 밝혀졌다. 구경꾼들의 집중된 시선은 분명이 그를 즐겁게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넋을 잃은 상태에서 멀어져 갔으며 갓난아이가 점점 지혜가 생겨나는 것처럼 말수도 매일 늘었다. 신체의 거북한 동작들도 사라졌고 가위, 펜, 성냥의 사용법도 알게 되었다. 지혜가 생겨남에 따라서 외관도 변했다. 처음에는 누구의 눈에도 전형적인 바보처럼 거동도 딱딱했고, 지저분하며 기분도 상했다. 그러나 그 소년은 눈에 힘이 생겼고 단정해졌다. 다만 걷는 법은 여전히 거북했다. 보통 사람은 무릎의 안쪽이 좀 들어가 있으나 그의 경우는 나와 있어서 앉은 채로 다리를 뻗으면 다리 전부가 바닥에 닿았다.



◎ 유명해진 카스파

말을 하기 시작하자 그는 자신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러나 수수께끼는 깊어갈 따름이었다. 당시의 뉘른베르크 시의회의 공식 기록에 따르면 카스파의 기억으로는 그가 작은 도시에 있었다는 것, 그 방은 길이가 2미터 반, 폭이 1미터 정도였다는 것, 창문은 널빤지로 못이 박혀 있었다고 한다. 침대는 없었고 땅바닥에는 짚이 깔려 있었을 뿐이었고 천장은 낮아서 설 수가 없었다.

그는 사람의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잠에서 깨어나면 빵과 물이 놓여 있었는데 그 물은 씁쓸했다. 잠은 깊이 잤고 눈을 떠보면 짚이 바뀌어 있었으며 손톱과 머리가 다듬어져 있었다. 주어진 장난감은 나무로 만든 세 개의 말뿐이었다. 어느 날 한 사나이가 방에 들어와 그의 이름인 '카스파 하우저'를 쓰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고 "군인이 되고 싶다"와 "몰라요"의 두 마디 말을 되풀이하게 했다.

또 얼마 후 어느 날 아침에는 정신을 차려보니 그 소년이 사람들에게 발견되었을 때 입고 있던 헐렁한 옷이 입혀져 있었다. 말을 가르쳐 주던 그 사나이가 와서 카스파를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그 사나이는 걸으면서 군인이 되면 큰 말을 탈 수가 있다고 했다. 그리고 뉘른베르크의 성문 밖에서 사나이는 사라져 버렸다.

카스파는 갑자기 유명해졌다. 독일은 그의 소문으로 술렁거렸다. 이것은 그를 해방시킨 사람 또는 그룹에게 있어서는 좋지 않은 전개였을 것이다. 카스파가 운좋게 군대에 들어갔다가 잊혀지게 되는 것이 이 그룹이 기대했던 목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전국적으로 유명해지게 되었다. 누구나
어디서나 그를 화제로 삼았다.

뉘른베르크의 시장과 시의회는 카스파를 그들의 보호 아래에 두기로 결정한다. 시의 부담으로 옷과 음식이 주어졌다. 뉘른베르크라고 하는 권태로운 도시에서 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지속되었다. 그것은 거시적으로 보면 수수께끼의 해명에 대한 발전도 의미했다. 시는 많은 전단을 뿌려 그의
신원의 단서를 찾았고 현상금도 준비되었다. 경찰은 그가 갇혀 있던 장소를 찾아서 교외를 수색했다. 여하튼 걸어서 도달할 수 있는 곳일 것이었다. 그러나 이런 노력은 모두 수포로 돌아가게 되었다.

시의회는 이 카스파의 보호자를 지명하는데 그는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다우머라는 학자였다. 이 보호자는 동물 자기(磁氣)에 관심이 있었으므로 카스파가 북쪽과 남쪽을 가리킬 수 있다는 것, 어둠 속에서도 글씨를 읽을 수 있다는 것을 밝힌 것은 이 학자였다. 다우머의 지도 아래 카스파는 보통의 지혜를 갖춘 젊은이로 성장했다. 10대의 보통 소년답게 그는 주위의 주목을 끄는 것을 좋아했다. 멋쟁이가 된 그의 생애의 마지막 몇 달 동안은 포동포동한 뺨과 약간의 곱슬곱슬한 머리가 로마황제 네로의 흉상을 연상케 했다.

카스파를 조사한 학자는 많지만 그 가운데 안젤름 리터 폰 포이어바흐라는 법률가도 있었다. 그는 범죄학자이며 바이에른공국의 형법의 현찬자로서도 널리 알려져 있었다. 이 법률가는 카스파는 왕가의 혈통이 틀림없다는 흥미있는 추리를 제시했다. 소년의 장기적인 유폐를 생각하면 그 밖의 설명은 있을 수 없었다. '누군가 고귀한 인물'의 혈통을 받고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카스파는 이 주장에 기쁜 표정을 지었다.



◎ 카스파 살해 미수 사건

그런데 그가 '발견'되고 나서 겨우 1년 5개월이 지났을 무렵에, 카스파에 대한 살해 미수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1829년 10월 7일, 카스파가 다우머의 집의 지하실 바닥에 쓰러져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 머리에서는 피가 흐르고 셔츠는 찢겨 있었다. 그의 이야기에 따르면 비단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사나이가 다가와서 자기를 구타했다고 한다. 경찰은 곧 뉘른베르크 안을 수색했으나 카스파가 진술한 인상과 같은 폭행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아니 폭행자는 처음부터 있을 까닭이 없다. 모든 일은 카스파가 세상의 시선을 자기에게 집중시키기 위해 혼자서 꾸민 일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다우머와 같이 카스파가 천사라고 모든 사람들이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카스파의 생명이 위험 속에 방치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새로운 장소로 이동되었다. 담당 경관이 두 명 배치되었고 리터 폰 포이어바흐가 그의 새 보호자로 지명되었다. 그후 2년 동안 카스파는 일반 사람들의 눈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그들의 기억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사람들의 관심은 감소되었고 자신들의 세금으로 카스파를 양육하는 것에 대한 반발의 소리는 점점 높아졌다.

한편 누구나가 환영할 수 있는 이야기가 나돌기 시작했다. 영국의 전 수상 피트의 조카인 스탠호프 경이라는 갑부가 카스파에게 흥미를 갖고 그를 만나러 왔다. 두 사람은 서로 호의를 갖게 된다. 두 사람은 함께 레스토랑을 드나들었으며 스탠호프의 마차에 타고 있는 카스파의 모습이 종종 눈에
띄게 되었다. 스탠호프는 카스파가 왕가의 혈통이라고 믿었는데, 그 신분의 비밀이 몹시 끌리는 모양이었다. 그는 카스파를 유럽 각지의 여행에 동행하고 싶다고 말했고 뉘른베르크의 시의회는 이것을 환영한다. 1831년부터 1833년에 걸쳐 카스파는 유럽 각지의 비교적 작은 왕실에 소개되었는데 어느 곳에서나 관심을 갖고 맞아주었다. 그러나 바이에른 왕실의 일부, 특히 바덴 대공과 같이 카스파의 신원상의 문제로 자신들의 가문의 이름을 세상에 비추면 소송하겠다고 위협을 하는 곳도 있었다.

그러나 세상의 지나친 주목과 특권계층의 생활은 카스파에게 맞지 않는 모양이었다. 넋이 나가 있는 때가 많았고 까다롭고 변덕스러움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다. 스탠호프는 환멸을 느끼고 1833년 뉘른베르크로 되돌아와서 그곳에서 약 40킬로미터 떨어진 안스바흐에 카스파가 살도록 조치했다. 카스파는 스탠호프의 친구 메이어박사 밑에서 공부를 하며 히켈 대위의 호위를 받는다. 스탠호프는 이것으로 자신의 의무를 마쳤다고 생각하고 영국으로 가버렸다.

카스파는 안스바흐에서 울적한 나날을 보냈는데 뉘른베르크 시절보다도 못했다. 카스파는 공부, 특히 라틴어를 싫어했다. 예전의 왕궁이나 그 화려한 파티의 생활을 그리워하고 있었으며 뉘른베르크로 되돌아가자 이런 그리움은 더욱 강해졌다. 맨땅에 짚을 깔고 보낸 나날이었을지라도 안스바흐보다 훨씬 낫게 생각되었다.



◎ 칼에 찔린 카스파

그러나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어느 날 그에게 갑자기 죽음이 찾아온다. 1833년 12월 14일, 눈이 휘날리는 오후에 그는 메이어박사 집에 들어와 쓰러지면서 말했다.

"칼에 찔렸어요… 공원… 지갑을 빼앗… 가 보시오… 빨리…."
의사를 불렀다. 복부를 칼로 찔렸는데 상처를 폐와 간장에까지 이르고 있었다. 히켈이 카스파가 산책하고 있던 공원으로 달려가 그곳에서 비단으로 만든 지갑을 발견했다.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거꾸로 된 글씨로 쓰여 있었다.

"내 인상, 내가 어디서 왔는지, 나는 누구인지, 하우저가 말해줄 것이다.
녀석에게 수고를 끼칠 것 없이 내가 말해줄까…. 바이에른과의 경계의… 강의… 에서 온 사람이다.
내 이름은 M.L.O."

그러나 카스파는 그 사나이에 대한 아무 단서도 남기지 못했다. 그가 숨을 몰아쉬면서 설명한 바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누군가의 심부름꾼에 의해 쪽지가 왔는데 공원으로 나오라는 내용이었다. 검정 외투를 입고 키가 컸으며 수염을 기른 사나이가 공원에서 그에게 물었다.

"당신이 카스파 하우저요?"

그가 고개를 끄덕이자 사나이는 그에게 지갑을 건네주었고 카스파가 그것을 받아드는 순간 그를 칼로 찌르고 달아났다.

히켈은 이 이야기에 의문을 제시했다. 공원에는 한 사람의 발자국밖에 없었는데 그것은 카스파의 발자국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틀 후인 12월 17일에 카스파는 혼수상태에 빠졌으며 그의 마지막 말은 자기가 한 일이 아니라는 것뿐이었다.


사진#02

◎ 바덴대공의 사생아인가

카스파의 죽음이 전해지자 이것이 신호이기나 했던 것처럼 카스파의 수수께끼를 분석, 추리한 책이 홍수처럼 세상에 쏟아져나왔다. 포이에르바하는 『인간의 영혼에 대한 범죄의 보기』라는 책에서 카스파는 왕족 출신임에 틀림없다는 논리를 전개했다. 명예훼손을 피하기 위하여 인물의 구체적 이름의 제시는 삼가고 있었으나 독자들은 곧 짐작할 수 있었다.

그가 가리키고 있는 사람은 바덴대공이었다. 전 바덴대공인 칼 프레드릭은 아름다운 18세의 캐롤라인 게이어라는 여자와 귀천상혼 [footnote] 귀천상혼(貴賤相婚) : 왕족 또는 귀족과 신분이 낮은 여자와의 결혼. 영국 이외의 유럽에서는 재산을 그 여자나 태어난 아이에게도 상속할 수 없었다 [/footnote] 을 했다. 이 여성에게는 전부인과의 사이에서 얻은 자식들을 혐의를 두고 있었다. 독살 목적은 말할 것도 없이 자기가 난 아이를 장래의 바덴대공으로 만드는 일이었다. 카스파 하우저는 이 전부인의 자식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 설은 이상하다. 그를 갓난아이 때 훔쳐내어 '양부모'에게 건네준 것이 된다.

포이어바흐의 시사로는 이 '양부모'는 프란츠 리히터라는 인물이고 카스파의 어린시절의 주거지는 뉘른베르크 근처의 필자흐성이다. 리히터는 그의 아내가 죽었을 때 카스파 하우저를 뉘른베르크로 데려가기로 했다. 그러나 이 설에는 결정적인 증거의 제시가 없으며 카스파의 출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카스파가 왕실의 혈통이라고 하는 다른 여러 설의 경우도 제시된 증거는 없다. 그가 유럽 어딘가의 왕위 혹은 부유한 계급의 정통 계승자였다고 한다면 그는 왜 짧은 생애의 거의 대부분을 음침한 벽 속에서 유폐되지 않으면 안 되었는가? 멀리 떨어진 곳의 '양부모'에게 보내진 것으로 족했을 것이다.

카스파에 대한 비인간적인 처우는 죄의식에 사로잡힌 귀족계급이라기보다는 무지한 농민계급의 소행일 것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20세기에 들어서도 영국의 코니쉬주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다. 1차대전 중에 윌리엄 가필드 로라는 병사가 군대를 탈영하여 자기 집 창고에서 30년 동안 숨어
있었다. 자수하면 몇 개월만 고생하면 되는 것인데 그의 행위는 미친 짓이다. 그러나 가족을 포함한 그의 주변의 사람들은 이것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footnote] 참고로 로는 실업중인 두 노동자에게 살해되어 1963년에도 신문기사 거리가 되었다. 범인은 교수형을 받았다 [/footnote] 카스파가 유럽 어딘가에 있는 왕족의 사생아일 가능성은 평판이 좋은 농부의 딸의 불의의 아이일 가능성에 비해 신빙성이 없는 것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딸은 마을 지주의 아들과 눈이 맞았다. 그러나 이들의 관계가 세상에 알려지면 곤란해지므로 딸의 가족들은 마지막 수단에 호소한다. 이 정도의 이야기가 진상에 가장 가까운 것이 아닐까?



◎ 동정을 얻기 위한 속임수

이와 같이 생각한다면 문제는 그에 대한 두 번째 습격의 배경에 있게 된다. 가능성이 있는 결론을 말하자면 습격 따위는 없었다. 다우머의 집의 지하실에서의 최초의 살해미수 사건 후에 뉘른베르크에서는 이런 소문이 나돌았다. 그건 자기 자신이 가한 상처라는 것이며 그의 과거에 대해서도 평판이 좋지 않았다. 그러므로 카스파는 세상의 주목을 다시 자기에게 집중시키는 데 필사적이었다. 그 때문에 혼자서 벌인 연극이 아닐까? 두 번째의 습격이 발생했을 무렵에 그는 인기가 없었으며 이것은 그에게 있어 견딜 수 없는 상황이었다.

생애의 최초의 17년 동안을 일종의 독방에서 보낸 한 소년의 심리상태에 대해 생각해 보자. 10대의 사내아이는 거의가 자기 주위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싶어한다. 그 때문에 무슨 일이나 저지르는 경향이 있다. 마크 트웨인도 소년 특유의 심리상태에 대해 그의 대표작 『톰 소여의 모험』에서 깊은 이해를 보여준다. 톰 소여가 익사한 시늉을 하면서 자기의 장례식을 훔쳐보는 장면이 있다. 소년들은 어른들에게 인정을 받고 싶어한다. 그렇기 때문에 거짓말도 한다.

카스파에 대해 쓴 책에서도 저자인 야콥 바세르만은 카스파가 생각보다 신의가 두텁지 않은 것을 알았을 때의 다우머의 실망상태를 표현한다. 카스파는 이를테면 무명의 시절에 세상의 주목의 표적이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더욱이 그것은 호의적인 주목이다. 그 주목은 단시일 내에 전유럽으로까지 확대된다. 그러나 그는 육체적으로는 17세였지만 감정의 가장 기본적인 단계에서는 2세의 어린이에 불과했다. 그리고 지식도 단기간에 놀라울 정도로 성장했지만 정서적으로는 여전히 그대로 어린이였다. 따라서 자신에 대한 세상의 주목과 동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행위를 하더라도 이상하게 생각되지 않는다.

이와 같이 추정하면 2회에 걸친 카스파 습격의 이야기는 어느 것이나 모두 혼자서 벌인 연극이라는 느낌이 짙어지는 것이다. 최초의 사건에서 마스크를 쓴 사나이가 다우머의 집의 지하실에 모습을 드러냈었다고 한다. 그 사나이가 몽둥이로 혹은 칼로, 흉기에 대해서도 약간의 혼란이 있지만 카스파의 머리를 쳤고 그가 사망한 것을 확인하지도 않고 도주할 수 있었을까? 두 번째 사건에서 공원의 눈 위에서는 한 사람의 발자국밖에 없었다고 하는 히켈의 증언이 있다. 이러한 사실의 확인을 히켈이라는 어른이 잘못 확인할 수 있을까? 그 다음으로는 예의 기묘한 메모 문제인데 왜 글씨를 거꾸로 쓴 것일까? 카스파는 자기의 필적을 알 수 없도록 하기 위해 거울에 비춰보면서 왼손으로 쓴 것이 아닐까? 널리 알려진 일이지만 거울을 사용하여 왼손을 훈련하면 수월하게 거꾸로 쓸 수 있다. 다음은 이 메모 내용의 알쏭달쏭한 점이다. 더욱이 살인청부자가 무엇 때문에 그러한 쪽지를 남겨둘 필요가 있겠는가? 카스파는 현실의 타개를 시도하기 위해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 상처를 스스로 낸 것이다. 솜씨가 서툴러 칼자국이 깊어졌다. 이렇게 추리하는 편이 훨씬 그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

이상의 추리가 합리적이라고 한다면 카스파는 적어도 바라던 바를 손에 넣은 셈이다. 넓은 세상의 동정과 역사의 한 구석에 그의 이름이 남게 되었으니까 말이다.


http://blog.naver.com/realmyhouse?Redirect=Log&logNo=80027024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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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혼땅님의 댓글

오지랖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작성일

      아~카스파 하우저군요. 자작 사기극일수도 있죠. 반면, 개인적으로 다우머와 히켈의 두 사람의 증언이 하우저가 사기꾼이라는데 큰 역할을 하는데, 만일 이 두 사람이 하우저 출생에 대한 음모에 관련한 사람이라면? 진실은 알 수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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