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에 대하여 [V챔프 1999년 3월호] > 괴물/희귀동물

원조 좀비와 부두교

[부두교에 대해]
좀비에 대해 얘기하면서 먼저 언급해야할 부분이 하나 있다. 바로 부두(Voodoo, Voodoun, Voodun, Voodou 등으로 쓰이지만 보통 Voodoo라고 많이 쓴다.) 라고 하는 종교이다. 요즘 게이머들의 필수장비가 된 3Dfx사의 3차원 크래픽 가속칩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부두교 역시 많은 오해와 선입견의 대상이 되어 왔다. 해골을 목에 걸고 이상한 주술을 외우여 짚으로 만든 인형에 침을 꼽아대는 그런 것이 부두교의 전부는 아니다(물론 그런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보통 부두교가 카브리해 지역의 흑인들이 믿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부두교는 아프리카의 토속 종교로 수천 년전부터 존재해왔다. 그러다가 백인들이 아프리카 흑인들을 노예로 데려오면서 지금의 하이티와 미국 루이지아나주의 뉴올리언스 들으로 퍼지게 되었다. 부두교는 로아(Loa)라는 신을 믿으며 다른 종교와 마찬가지로 삶과 죽음. 색활 양식 등에 대한 교리를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믿는것과는 달리 부두교는 믿음을 통해 주로 육체와 정신의 치료에 주력하는 좋은(?) 정교 이다. 문제는 부두교에는 보코(Bokor)라 불리는 흑마술사들이 있으며 이들은 여러 가지 마법을 고안, 사용함으로써 부두를 선한 목적이 아닌 사악한 의도에 이용한다는 것이다.

[보코와 좀비]
이들은 부두교의 교리를 악용, 자신의 목적 또는 다른 사람의 청부를 받아 사악한 행위를 일삼는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좀비를 만드는 것이다. 좀비에는 2가지 종류가 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좀비가 있고 좀비 아스트랄이라는 영혼의 좀비가 있다. 좀비 아스트랄은 사후 육체에서 떠난 영혼을 노예로 삼아 소기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물론 이 부분은 실제로 확인이 어렵고 부두교를 믿는 사람들에게만 유효한 부분이라 할 수 있지만 만일 시체의 머리카락이나 솥톱이 잘려나간 흔적이 있다면 보코의 손길이 미쳤을 확률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반해 육체적인 좀비는 실제로 목격된 바도 있고 여러 학자들에 의해 연구도 되었다. 부두교를 믿는 사람들은 좀비를 그리 무서워하지않는다. 그보다는 자신이 좀비가 되는 것을 두려워 한다. 그 이유는 좀비의 실체를 이해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좀비의 실체]
마음만 먹는다면 누구나 좀비가 될 수 있다. 만일 누군가가 보코를 사주하여 좀비로 만들어 달라고 한다면 그 대상이 된 사람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좀비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좀비는 육체적으로는 정상이지만 정신이 비어있는, 자각 의식도 없고 기억이나 사고가 극히 제한된 사람을 얘기 한다.
보코가 좀비를 만드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좀비가 되려면 일단 한번은 죽어야(완전히 죽는 것은 아니다. 더 읽어보면 알게 됨.) 하기 때문에 좀비가 될 대상을 독자적으로 개발한 독약에 중독시킨다. 이 독약의 성분은 보코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주성분은 테트라도톡신으로 알려져 있다. 테트라도톡신 이라고 하면 좀 어렵게 들리겠지만 사실 동양사람, 특히 일본이나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독이다. 바로 복어의 내장에 들어있는 독이기 떄문이다. 호흡계 근육의 경직을 야기시켜 피해자를 호흡곤란으로 사망 하게 만드는 복어의 독. 즉 테트라도톡신은 지구상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물질 가운데 가장 독성이 강한 것 가운데 하나이다. 테트라도톡신 한방울이면 수만마리의 쥐를 죽일 수 있을 정도이다. 이밖에도 다양한 동식물에서 채취되는 성분이 포함되는데 그 중에는 부가 두꺼비(Bouga Toad)의 내분비선에서 채취되는 일반 강심제 보다 50~100배 가량 효력이 강한, 환각제 작용도 하는 독도 포함된다. 보코가 피해자에게 독약을 중독시키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이 독은 굳이 입으로 섭취되지 않아도 되며 피부에 닿기만 해도 중독이 되기 떄문이다. 즉, 피해자의 집 앞에 뿌려놓기만 해도 되는 것이다(하이티나 아프리카 같은 경우 맨발로 다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피해자에게 얼마나 많은 양의 독을 투입하는가는 그 대상과 투입방법, 상황에 따라 다르며 그 노하우는 보코만이 알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일종의 영업비밀인 것이다.
테트라도톡신과 다른 약물로 위러진 이 독약은 피해자의 신진대사를 극도로 늦춰 일종의 가사상태에 빠지게 만든다. 겉으로 보기에는 완전히 죽은 것처럼 만드는 것이다. 결국 피해자의 가족은 슬퍼하면서 장사를 지내게 되는데 좀비가 되는 사람 가운데는 그때까지도 의식이 살이있어 자신의 장례의식을 생생하게 목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보코는 장례가 있은 후 1~2일 후 피해자를 무덤에서 도로 파내어 또 다른 약물을 투여, 신진대사를 정상으로 되돌려 놓는다고 한다. 이 시점에서 피해자는 이미 가사상태로 인해 두뇌로의 산소공급이 모자라 심각한 두뇌장애를 입은 후이며 이런 두뇌장애 때문에 피해자는 기억상실, 언어기능 마비, 사고능력 저하 등의 피해를 입게도니다. 보코는 피해자를 소생시킨 후 먼 곳으로 보내버리거나 마치 노예처럼 부려먹을 수 있게 된다. 결국 좀비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같은 괴물이 아닌, 단순한 정신장애자인 것이다. 알고보면 너무도 불쌍한 존재이다.

출처-V챔프 1999년 3월호
오타가 많을 수 있으니 오타가 발견되시면 쪽글이나 쪽지로 알려 주시길...
Write by-이터니티

추천3 비추천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