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전파망원경을 이용, 외계에서 지적생명체가 보내는 신호를 탐색하는 작업에 나선다.

국립과천과학관(이하 과학관)은 올해 지름 7.2m급 전파망원경을 본격 가동해 외계 지적생명체 탐사를 시작한다고 4일 밝혔다.

과학관은 이를 위해 현재 시험가동 중인 전파망원경을 이용해 우주에서 오는 약한 전파신호를 포착하고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우주는 여러 천체가 내뿜는 각종 전파신호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이들 전파신호를 받는 장치로 빛이 없는 우주공간까지 추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우주로부터 오는 전파는 매우 약하다. 1년 동안 우주에서 오는 모든 전파신호를 모아 전기로 바꿔도 크리스마스트리에 사용되는 꼬마전구 하나를 1초 정도 켤 수 있는 정도밖에 안 된다. 이 때문에 전파망원경들은 점점 대형화하는 추세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전파망원경은 푸에르토리코에 있는 '아레시보'다. 이 전파망원경의 지름은 305m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세계 수준의 전파망원경 시스템을 구축했다.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이 바로 그것이다. KVN은 지름이 21m급인 전파망원경을 서울과 울산, 제주에 각각 설치해 이들을 서로 연결했다. 세곳의 전파망원경이 한 시스템에 합쳐지면 지름 500㎞급 전파망원경의 성능을 낼 수 있다. 이는 각각의 전파망원경이 연결돼 하나의 전파간섭계를 형성했기 때문에 가능하다.

하지만 KVN을 비롯한 국내 전파망원경들은 우주생성의 비밀을 규명하는 연구엔 사용할 수 있지만 외계 지적생명체 탐색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이번에 구축된 국립과천과학관의 전파망원경이 외계인의 신호를 찾는 일종의 '외계인 탐색 전용 전파망원경'으로 쓰인다는 점이 주목된다.

과학관 이강환 박사는 "이 전파망원경은 주로 외계 지성체, 즉 외계인이 보내는 전파신호를 찾는 데 주로 사용할 계획"이라며 "세계적으로도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운 대중용, 외계인 탐색 전용 전파망원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박사는 "지금까지 외계인의 전파신호를 찾으려는 노력이 여러 곳에서 있었지만 아직 확실한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관측이 필요하며 우리도 그 과정에 참여하기 시작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진행 중인 대표적인 외계인 탐색프로그램으로는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우주과학연구소의 외계 지적생명체 탐사(SETI)가 있다.

이곳에선 아레시보 전파망원경 등을 통해 수집되는 많은 양의 전파신호를 인터넷으로 연결된 전 세계 수백만대의 PC를 이용해 분석하고 있지만 아직 외계인이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전파신호는 포착하지 못하고 있다.

/economist@fnnews.com 이재원기자
■사진설명=국립과천과학관에 설치된 지름 7.2m급 전파망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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