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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과 소통하는 방법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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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순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댓글 3건 조회 1,103회 작성일 15-05-28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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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재는 나고 자란 환경이 전혀 생뚱맞은 외계인이 과연 우리와 의미있는 대화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얼마나 있겠는가를 다루고 있다. 사실 서로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주거니 받거니 하려면 공통의 언어체계가 가장 바람직하다. 하지만 처음 만난 인간과 외계인 사이의 이해의 간극은 스페인 정복자와 남미 인디오 원주민들 사이의 거리감에 비할 바가 아니다. 어쩌면 양쪽의 간극이 태평양만큼이나 클지 모른다. 상대 문화의 어휘와 그것에 담겨있는 개념을 이해하자면 아무래도 오랜 교류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그러기 전에 처음 만남에서 외계인과 교감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번 회에는 이에 대한 대안을 알아보려 한다. 사전 학습이 필요한 언어 대신 신경계를 통한 직관적 커뮤니케이션을 상이한 외계종족 간의 현실적인 의사소통 수단으로 고려한 예로는 클리퍼드 도널드 시맥(Clifford Donald Simak)의 장편 과학소설 ‘환승역 (Way Station; 1963년)’이 있다. 지구의 오지에 세워진 항성 간 여행용 환승역에 은하연합 소속의 각양각색 외계 종들이 드나든다. 덕분에 이 역의 역무원 에녹 월리스는 이 우주에 얼마나 다양한 언어들이 많이 있는지 일일이 체험한다. 작가는 지구인 에녹의 외계고객 대응사례들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음성언어 뿐 아니라 온갖 수단이 동원될 수 있다고 가정한다.

way_station
단지 언어만이 아니라 다양한 감감신경체계를 동원해 외계인들과 의사소통할 가능성을 열어놓은 클리퍼드 시맥의 과학소설 장면 ‘환승역’.(Source: Methuen)
은하계에는 소리를 이용한 음성언어가 수백만 개 존재했고 그 외에 발음이 불가능한 종족들의 신체특성 때문에 음성에 기초하지 않은 무성(無聲)언어 역시 엄청나게 많았다. 유성언어는 그리 효과적이지 않았다. 초음파로 이야기하는 종족의 말은 타 종족이 들을 수조차 없었다. 텔레파시도 있었지만 텔레파시를 사용할 수 없는 종족들 역시 수천 종이 넘었다. 이밖에 몸짓 대화로만 소통하는 종족, 글자 또는 상형문자로만 소통하는 종족이 있었고 어떤 종족은 자신의 신체에 화학적 수용체를 갖추고 화학물질로 대화를 나누었다. 가장 신비스러운 종족은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종족이었다. 은하 변방의 신비스러운 별에 사는 이들의 언어야말로 아마 가장 복잡한 언어일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신경계를 따라 신호를 교환했다.

— ‘환승역’, 국내번역판 51쪽

한편 신경계를 통한 접촉은 그 의도가 어떠하냐에 따라 치명적이고 예기치 못한 공격 형태를 띨 수도 있다. 이를테면 서로 말은 통하지 않아도 감각신경계에 접속할 수 있다면 상대방에 최면을 걸 수 있을지 모른다. 앨프리드 엘튼 밴 보긋(Alfred Elton van Vogt)의 단편 ‘신경 전쟁 (War of Nerves; 1950년)’은 바로 그러한 관점에서 인간과 외계인의 최초의 접촉을 예상한 예다. 우주의 심연을 항해하던 우주선 비글호의 승무원들은 불시에 근방의 리임 행성 주민들로부터 사념파(思念波)를 통한 최면공격을 받는다. 승무원들 가운데 정보종합학자 그로브너는 리임인들의 공격 의도를 알아내기 위해 최면효과를 중화시키는 뇌파수정 장치를 자신의 뇌에 연결하여 그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한다. 그 결과 그로브너는 아래와 같은 감각인상을 수신한다.

…나는 그들의 신경계를 통한 감각인상을 수신한다. 대신 그들 쪽은 나의 감각인상을 수신하고 있으리라… 갑자기 그로브너는 생각했다. 앉는다! 그것은 상대가 그렇게 하고 있다는 뜻일까?… 코가 근질근질하기 시작했다. 그들에겐 코가 없다. 적어도 코 같은 건 보이지 않았다. 그러므로 이것은 나 자신의 코든가 아니면 우연의 자극이다. 코를 긁으려고 손을 드는 순간 이번에는 위에 통증이 닥쳤다. 몸을 둘로 가르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었다.

그러나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배에 손을 댈 수조차 없었다. 그래서 비로소 가려움과 아픔의 자극이 자기 몸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는 깨달았다. 이성인(異星人)의 신경계에서 그것이 꼭 가려움이나 아픔에 상당하는 뜻을 갖는다고만은 할 수 없다. 즉 두 종류의 고도로 진화된 생물이 서로 신호를 보내고는 있으나 어느 쪽도 그걸 마땅한 의미로 번역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더니 뜨거운 바늘이 등골을 찌르는 것처럼 무언가가 척추 뼈 하나하나를 찔렀다…… 당장에라도 의식을 잃을 것 같았다. 그 감각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 때 그로브너는 정신이 어질어질했다. 모두가 환각이다. 그런 일이 아무 데도 일어나지 않은 것이다. 그의 몸속에도 새와 비슷한 외관을 한 이성인의 몸속에도. 그의 뇌는 눈에서 들어온 자극을 받아들여 그것을 잘못 번역했다. 그러한 관계에서는 쾌감이 고통이 될 수도 있으므로 어떤 자극이 어떤 감각을 낳을지 모른다……

나는 사랑받고 있다. 아니 그렇지 않다. 사랑받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감정과는 비교할 수조차 없는 반응을 경험하고 있는 신경계로부터 감각현상에 그의 뇌가 또다시 어떤 해석을 적용시켰을 뿐인 것이다. 의식적으로 그는 그 말을 바꾸어 보았다. 나는 자극을 받고 있다. 그리고 그 뒤는 감각의 흐름에 몸을 맡겼다. 그것이 끝나고 나서 막상 무엇을 느꼈느냐는 말을 듣고 보니 알 수가 없었다.

— ‘스페이스 비글’, 국내번역판 123~125쪽에서 발췌

[비이글호의 모험]의 리임 종족 - 그림 Wayne Barlowe
A. E. 밴 보긋의 연작선집 ‘스페이스 비글’에 등장하는 리임인. 강력한 사념파로 상대방이 환각을 보게 유도하여 자신들의 행성을 지키려 한다. (copyright: Wayne Barlowe)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서 지구인이 시지각과 청각, 후각 같은 신경계통의 감각체계가 다를 뿐 아니라 발성 기관조차 아예 갖추지 못한 지적 종족과 대화를 나누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환승역’에서 외계여행자들을 접대하는 역무원 에녹은 어떤 종(種)이건 간에 가장 보편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은 몸짓언어라는 나름의 통찰을 피력한다. 최소한 사지의 일부만 있어도 움직여서 의사표현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처음에는 낯설더라도 일단 패턴에 익숙해지면 종이 다른 개체 사이에도 섬세한 감정전달까지는 몰라도 최소한 기본적인 의사표현은 가능할지 모른다. 이 소설에서는 출신 행성이 제각각인 다종다양한 외계인들이 은하연합에서 통일한 일종의 표준어인 몸짓언어를 받아들여 수천 년에 걸쳐 미세한 행간의 의미까지 전달할 수 있는, 상당히 정교한 언어로 개량하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아무리 개선을 거듭한다 해도 모든 종이 소화할 수 있는 완벽한 언어가 현실적으로 존재할 수 있을까? ‘환승역’에는 안개인간과 물방울인간처럼 형태가 고정되어 있지 않아 불가해(不可解)한 존재들까지 에녹의 손님으로 등장한다. 따라서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언어체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상대방의 언어를 이해하려는 열린 자세다. 상대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나와 현격하게 다르다는 현실을 객관적으로 인정할 때, 비로소 상대와 진정으로 대화할 자세가 될 터이기 때문이다.

‘환승역’에서 해당 역의 유일한 역무원인 에녹은 프로다운 업무수행을 위해 자주 들리는 외계종족 단골손님들의 언어를 탐독한 덕에 그들과 친분을 쌓게 된다. 심지어 그는 앞서 말한 안개인간과 물방울인간처럼 소통이 무척 까다로운 존재들과도 선물을 주고받는 사이가 될 만큼 친해진다. 언어에는 단지 사전적 의미 이상의 문화적 뉘앙스가 배어있다. 아랍어나 히브리어를 배우면 그들의 역사와 문화까지 이해하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덕분에 에녹은 훗날 곤경에 처했을 때 평소 알고 지낸 외계인들로부터 마음에서 우러나는 도움을 받는다.


http://www.sciencetimes.co.kr/?news=%EC%99%B8%EA%B3%84%EC%9D%B8%EA%B3%BC-%EC%86%8C%ED%86%B5%ED%95%98%EB%8A%94-%EB%B0%A9%EB%B2%95-%EC%9E%88%EC%9D%84%EA%B9%8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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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행일님의 댓글

행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작성일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외계인이 텔레파시 보내면 바로 이해 될 것 같네요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로 번역한 후 이해되는게 아니고 바로 뇌에서 느껴지도록

차카누기님의 댓글

차카누기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작성일

우리에게 찾아 오는 정도면 기술이나 정신적면에서도
엄청난 차이가 있을것이고 그들이 대화의 방법을 제시할 수도 있을테죠...
단순히 뇌파를 사용하거나 텔레파시 역시 우리의
생각이 거기까지 이상은 생각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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