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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눈으로 보는 밤하늘…윤동주가 헤아리던 별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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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순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댓글 0건 조회 306회 작성일 15-05-10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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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별은 별자리 속에 있기 때문에 더 자주 기억된다. 2010년 10월에 촬영된 오리온자리 별들. 왼쪽 상단의 붉은빛을 띠는 별이 베텔게우스이고, 대각선 방향 오른쪽 하단의 청백색 별이 리겔이다. 중앙의 푸른 별들이 습관적으로 ‘삼태성’이라고 불리는 알니타크, 알닐람, 민타카다. 로헬리오 베르날 안드레오
어떤 별은 별자리 속에 있기 때문에 더 자주 기억된다. 2010년 10월에 촬영된 오리온자리 별들. 왼쪽 상단의 붉은빛을 띠는 별이 베텔게우스이고, 대각선 방향 오른쪽 하단의 청백색 별이 리겔이다. 중앙의 푸른 별들이 습관적으로 ‘삼태성’이라고 불리는 알니타크, 알닐람, 민타카다. 로헬리오 베르날 안드레오
▶ 현대 천문학의 발달로 수십 수백억 광년 떨어진 외부 은하까지도 볼 수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문득 우리가 사는 지구별이 숨쉬는 우리 은하, 그 별들의 장막이 펼쳐진 밤하늘을 맨눈으로 보고 싶습니다. 죄르지 루카치는 <소설의 이론> 첫 문장에서 이렇게 얘기합니다. “별이 빛나는 창공을 보고, 갈 수가 있고 또 가야만 하는 길의 지도를 읽을 수 있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그리고 별빛이 그 길을 훤히 밝혀주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우주에는 아주 많은 별들이 있다. 현대 천문학은 천억개의 별을 거느린 천억개의 은하를 이야기하고 있으니 그 수는 가히 상상조차 어려울 정도다. 그런데 그중에 밤하늘에서 실제로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은 어떤 것들일까? 망원경의 힘을 빌리지 않은 맨눈으로 말이다.
1억분의 1만 볼 수 있다
일단 다른 은하 속의 별들은 눈으로는 볼 수 없으니 잊어버려도 좋겠다. 250만 광년 떨어진 안드로메다은하는 통째로 잘 보이기 때문에 이걸 천억개의 별을 한꺼번에 보는 거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좀 억지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우리 은하 속 천억개의 별인데 물론 이걸 모두 볼 수 있을 리도 없다. 모든 빛은 멀어지면 어두워지고, 따라서 제아무리 밝은 별들이 우리 은하 속에 가득해도 수천 광년 이상 떨어져 있으면 볼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별들을 보려면 망원경을 써야만 한다. 지상에서 망원경의 쓰임새는 먼 곳을 가깝게, 즉 확대해서 보는 쪽이지만 우주를 보는 천체망원경은 어두운 빛을 밝게 보는 것이 더 중요한 개념이다. 사람 눈동자의 동공은 최대 지름이 0.7㎝밖에 안 되기 때문에, 이보다 큰 렌즈를 사용해서 더 많은 빛을 모으면 맨눈으로는 안 보이던 어두운 별도 볼 수 있게 되는 거다. 여하튼 이런 이유로, 우리가 육안으로 볼 수 있는 별들은 비교적 태양계 근처에 있는 것들이다.
여러분이 운이 좋았다면 언젠가는 징그러울 정도로 많은, 마치 쏟아지는 것 같은 수많은 별들이 하늘을 뒤덮은 광경을 봤을지도 모른다. 이때 별의 수는 대략 몇천개 정도인데 여기까지가 눈으로 볼 수 있는 한계다. 우리 은하의 별들 중 고작 1억분의 1 정도만 볼 수 있는 게 인간의 능력인 것이다.
우주에는 1천억개 은하가 있고
우리 은하엔 1천억개 별이 떠있다
밤하늘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별
고작 몇천개 수준이지만
호기심과 영감의 원천이 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우리들에게는 이런 정도의 별을 볼 기회조차 흔하지 않다. 일단 우리나라에는 비가 오거나 구름이 낀 날이 많은 편이다. 밤에 별 보기 좋은 온도인 여름철에는 더 그렇다. 게다가 사람이 사는 곳에는 어디에나 광해(빛 공해)란 것이 있다. 간판, 자동차, 가로등, 집의 조명등 같은 도시의 불빛은 멀고 먼 우주에서 찾아오는 여린 별빛 정도는 가볍게 지워버리고 만다. 그래서 광해가 적은 시골이나 산으로 별을 보러도 가지만, 또 달이 밝다면 그 빛에 가려 하늘에 보이는 별의 수는 확 줄어든다.
그래서 맨눈으로 별을 최대한 많이 보고 싶으면, 날이 맑고 건조한 겨울의 달 없는 밤에, 도시에 멀리 떨어지고 시야가 확 트인 곳을 찾아, 높은 산의 정상에 오르는 것이 가장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말이 쉽지 막상 시도해보면 춥고도 고된 일이 되고 만다. 이제 우리가 왜 많은 별을 본 기억이 별로 없는지 납득할 만할 거다.
그런데 역설적인 것은, 우리가 잘 아는 유명한 별들을 보고 가려내기 위해서는 저렇게 별빛이 쏟아지는 밤보다는 오히려 드문드문 적당히 보이는 정도가 낫다는 점이다. 하늘에 별이 너무 많으면 거기 익숙하지 않은 보통 사람들로서는 뭐가 뭔지 구분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반면 적당한 광해나 습기 같은 것이 일종의 필터 역할을 하면 어두운 별들은 싹 사라지고 ‘역대급’ 스타들만 하늘에 남게 된다. 바로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언제나 볼 수 있는 그 별들 말이다.
밤하늘에서 가장 잘 보이는 천체는 실은 별이 아니라 태양의 빛을 반사해 빛나는 행성들이다. ‘샛별’ 금성은 이맘때 저녁에 아주 밝게 보인다. 다른 별이 하나도 없는 초저녁부터 혼자 번쩍거리며 사람과 운전자를 따라다니듯 보이기 때문에 유에프오(UFO)로 오인받기 십상이다. 붉은 별 화성과 거대한 목성도 금성만은 못하지만 밤하늘에서 묵직한 존재감이 있는 녀석들이고 눈으로 잘 보인다. 자그마한 수성은 태양 주변을 따라다니다 보니 밤에 잘 보이는 위치에서 찾기는 어렵고, 토성은 좀 어둡지만 역시 보인다.
가장 빛나는 별도 빛으로 9년
그래서 일단은 가까운 게 최고인가, 생각하게 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진짜’ 별은 시리우스다. 이 녀석은 8.6광년이나 떨어져 있지만 태양에서 빛으로 한 시간 남짓이면 갈 수 있는 토성보다도 밝다. 그 이유는 당연히, 별 자체가 꽤 밝기 때문이다.
옛사람들에게 이 시리우스는 무척 중요한 별이었다. 물론 밝아서 눈에 띄었기 때문이지만 더 밝게 보이는 금성이나 목성, 화성과는 의미가 달랐다. 이 행성들은 태양을 중심으로 돌기 때문에 역시 태양을 공전하는 우리 지구에서 볼 때 비교적 빠르고 또 복잡미묘하게 움직인다. 하지만 시리우스는 멀리 있는 붙박이별(항성)이라 나머지 하늘 전체와 함께 계절에 따라 천천히 움직인다.
사실 밤하늘이라는 것은 마치 거대한 하나의 판에 찍힌 점들처럼 천천히 통째로 움직이는 대부분의 별들 속을 태양과 달, 그리고 행성 몇개가 소란스럽게 돌아다니는 곳이다. 별자리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는 이유도 대부분의 별들이 서로의 거리와 각도를 유지한 채 함께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옛사람들이 우주를 별이 붙은 둥근 막, 즉 천구의 개념으로 이해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시리우스는 이 막 위에서 으뜸가게 빛나는 별인 만큼 특별히 취급된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다음으로 밝은 별들 중 하나는 켄타우루스(센타우루스)자리의 알파별이다. 우주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이 이름은 여러번 들어봤을 텐데, 바로 우리 태양계에서 물리적으로 가장 가깝게 있는 별이기 때문이다. 거리는 시리우스의 절반 정도인 4.4광년인데 두 배나 가까이 있으면서도 훨씬 어둡기 때문에 시리우스가 그만큼 밝다는 점 또한 알 수 있다. 다만 우리나라가 속해 있는 북반구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이곳은 만약 인류가 항성간 여행을 할 수 있는 과학기술을 갖춘다면 가장 먼저 목표지로 삼을 곳이며, 반대로 그쪽에 지적생명체가 있다면 우리 태양계로 제일 먼저 탐사를 올 거다. 물론 지금 인류의 기술로는 편도여행에만 몇만년이 걸리기 때문에 진지하게 고려할 일은 아니다. 적어도 아직은.
그리고는 이제 25광년 떨어진 베가가 있다. 우리말로는 ‘직녀성’이라고 부르는 바로 그 별이다. 북쪽 하늘에 치우쳐 있어서 북반구에는 사계절 내내 보이고, 또 은청색으로 환하게 빛나는 만큼 직녀가 가진 청초함의 미덕과도 어울린다. 그래서 어느 밤이든 높은 하늘을 바라봤을 때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밝은 별이 이것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필자의 머릿속에서는 언젠가부터 그 이미지가 게임 ‘스트리트파이터’의 캐릭터 베가의 살벌함과 뒤섞여 버렸다. 실제로는 태양보다 더 크고 뜨거운 별이기 때문에 오히려 이쪽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또 밤하늘에서 눈에 잘 띄는 별들로는 레드스타 삼형제가 있다. 바로 베텔게우스, 알데바란, 안타레스가 이 녀석들이다. 무심코 고개를 들었을 때 붉은 별이 보인다면 화성이 아니면 이 셋 중 하나가 거의 확실하다. 이들이 붉은 이유는 적색거성이기 때문이다. 태양 같은 보통 별이 수명을 다해 붉고 거대하게 팽창한 상태인 것이다. 그래서 태양보다 온도는 낮지만 원체 크게 퍼져 있기 때문에 잘 보인다. 베텔게우스와 안타레스는 600광년이 넘은 먼 곳에, 그리고 알데바란은 그보다 훨씬 가까운 65광년 정도에 위치하고 있다.
가깝다고, 밝다고 눈에 띄는 게 아니다
시리우스는 으뜸가게 빛나고
베가는 은청색 청초함을 뽐내고
북극성은 길잡이가 되었기에
인간에게 기억되는 별이 되었다
그런데 별은 반드시 그 하나가 밝아서 눈에 잘 띄는 것만은 아니다. 다른 별들과의 위치 관계, 즉 별자리 속에 있기 때문에 잘 보이는 경우도 많다. 예컨대 밤하늘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별자리 중 하나인 방패연 모양의 오리온자리에는 붉고 밝은 별 베텔게우스와 밝은 청백색 거성 리겔이 포진해 있지만, 정작 눈에 확 띄는 것은 허리에 가로로 늘어선 그보다 어두운 세 별이다. 이 별들을 우리나라에서는 습관적으로 ‘삼태성’이라고 부르는데 원래의 고천문학에서는 ‘삼수’가 맞고 진짜 삼태성은 큰곰자리에 있는 별들이다.
이 삼수의 세 별은 왼쪽부터 알니타크, 알닐람, 민타카인데 모두 아랍어 이름들이다. 별의 이름들 중 ‘알-’로 시작되는 것이 이 외에도 꽤 많은데, 천문학을 포함한 과학이 당대 유럽보다 훨씬 발달했던 중세 이슬람 세계의 빛나는 유산이라고 하겠다.
북극성도 밝기보다는 위치 특성 때문에 눈에 띄는 경우다. 원래 북극성이란 특정한 별의 이름이 아니라 지구의 자전축에 가깝게 있어서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별을 뜻하는 명칭이다. 지금은 430광년 떨어진 폴라리스라는 그다지 밝지 않은 별이 그 위치에 있는데, 1만2천년 정도가 지나면 휘황한 베가, 직녀성이 북극성의 자리에 가게 된다.
이 북극성은 아마 실용적인 면에서는 밤하늘에서 가장 중요한 별이었을 것이다. 얼마 전까지도 뱃사람들은 이 별을 기준으로 간단한 측량을 통해 자신들이 있는 곳의 위도를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경도를 아는 건 훨씬 어려워서 정확한 시계가 발명될 때까지 기다려야 했지만, 망망대해에서 위도를 아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물론 지금은 하늘에 촘촘히 떠 있는 지피에스(GPS) 위성이 이런 수고를 덜어주니 그 의미는 퇴색했지만, 유일하게 위치가 변하지 않는 별-적어도 수천년간-이기 때문에 집 주변의 하늘에서 한번 찾아 놓으면 계절과 상관없이, 죽을 때까지 늘 같은 위치에서 볼 수 있다. 우리 삶의 시간 척도와 비교되는 우주의 영속성을 간단하게 느낄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우리가 아는 별은 일부분
지금까지 이야기한 별은 고작 10여개 정도다. 1천억개의 별이 있는 우리 은하 속에서 겨우 10개다.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적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한편 저들이야말로 지구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오랜 세월 밤하늘의 상징이자 이정표였던 존재들이었다. 우주 전체에서는 보잘것없어도 그 우주 속을 살아가는 지적생명체인 우리들에게는 거대한 호기심과 영감의 원천인 거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 별들이 저런 밝기와 위치와 의미를 가진 곳은 이 드넓은 우주에서 오로지 이 지구 하나뿐이다.
그래서 저 별들은 바로, 우리의 별들이다.
http://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69035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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