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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바다에 오징어가 있다" 탐사대원 두 눈 의심케한 장면 [창간기획-붉은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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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eggmo…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댓글 0건 조회 141회 작성일 23-10-26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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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바다에 오징어가 있다" 탐사대원 두 눈 의심케한 장면 [창간기획-붉은 바다]

 

 

북극 바다에서 심해 카메라에 포착된 오징어. 극지연구소

[붉은 바다, 위기의 탄소저장고] ⑤북극 탐사대원의 기후변화 일지 


“검은색 해빙(海氷·바다얼음)들이 바다를 덮고 있다. 올해는 베링해협부터 심상치 않다.” - 8월 5일

“눈을 의심했다. 눈 앞에 펼쳐진 망망대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 -8월 13일

북극 탐사에 나선 아라온호가 북위 80도 부근에서 해빙이 사라진 망망대해를 만났다. 극지연구소

12번째 북극 탐사에 나선 양은진 극지연구소 해양연구본부장에게 올여름 북극해는 낯설었다. 해양생물학자인 그의 탐사일지는 북극해가 겪고 있는 기후변화의 생생한 기록이기도 하다. 지난달 4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양 본부장은 “북극의 해빙이 다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어쩌면 맞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겁이 많이 났다”고 말했다.

일 년 내내 얼음으로 덮여 있던 북극해는 해빙이 무서운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북극해의 수온이 1900년 이후 2도 이상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 33년 동안 줄어든 해빙 면적은 한반도 8배에 이른다. 

 

 

북극 기후변화 탐사에 나선 양은진 극지연구소 해양연구본부장.

북극 기후변화 탐사에 나선 양은진 극지연구소 해양연구본부장.

양 본부장은 탐사일지와 인터뷰를 통해 북극해의 변화에 대한 당황스러움과 충격, 슬픔을 느꼈다고 했다.

①검은 해빙 

쇄빙선 아라온호는 7월 12일 전남 광양항을 출발해 북극 탐사에 나섰다. 북극해의 기후변화를 연구하기 위해서다. 연구팀을 이끄는 양 본부장은 8월 1일 알래스카에서 아라온호에 합류했다.

양은진 극지연구소 해양연구본부장의 북극 탐사일지. 천권필 기자

양은진 극지연구소 해양연구본부장의 북극 탐사일지. 천권필 기자

「얼음을 피하는 자와 얼음을 쫓는 자」. 그의 탐험일지 제목이다. 해빙을 피해 북쪽으로 올라가야 하는 사람들과 해빙을 연구하는 사람 등 다양한 목적을 가진 72명의 연구진·승조원이 한배에 탔다.

북극 항해는 시작부터 당황스러움의 연속이었다. 8월 4일 바닷물의 염분을 측정했더니 21‰(퍼밀, 천분율)까지 떨어졌다. 지금까지 북극해에서 측정한 수치 중에 가장 낮았다. 얼음이 녹으면서 표층에 섞여 염분을 떨어뜨린 것으로 보인다.

극지연구소의 북극 기후변화 탐사에서 발견된 검은 해빙. 사진 극지연구소

5일에는 바다를 덮고 있는 검은색 해빙들이 나타났다. 그는 “육지 주변에 얼어 있던 다년 얼음(multi-year ice)들이 바람에 의해 떠내려온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런 상황은 매우 드문 경우”라고 기록했다. 

 

 

이렇게 온난화로 인해 북극 얼음이 녹아 극지방의 바닷물의 염분 농도가 낮아지면, 해류의 시스템이 느려지게 된다. 지구의 열을 골고루 분산하는 바다의 컨베이어 벨트가 고장 나는 것이다. 최근에는 북극의 찬물을 남쪽으로 보내는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류’(AMOC·Atlantic Meridional Overturning Circulation)가 2025년부터 붕괴하기 시작해 금세기 말에 사라질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②망망대해 

극지연구소의 북극 기후변화 탐사 도중 북위 80도에서 만난 망망대해의 모습. 사진 극지연구소

검은 해빙들을 지나 더 북쪽으로 올라갔다. 북극곰 세 마리를 만나 반가웠던 것도 잠시, 동시베리아해 북부부터 갑자기 해빙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예상했던 북극 한계점을 지나 북위 80도까지 이동했지만, 망망대해만 끝없이 펼쳐졌다. 아라온호가 북위 80도까지 올라간 건 항해를 시작한 이후 두 번째다.

양은진 극지연구소 해양연구본부장이 작성한 북극 탐사일지. 사진 극지연구소

양은진 극지연구소 해양연구본부장이 작성한 북극 탐사일지. 사진 극지연구소

“북위 80도 정점을 향해 가면서 눈을 의심했다. 눈 앞에 펼쳐진 망망대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 북위 78~80도에서도 망망대해가 계속되자 멀미하는 사람이 속출했다. 해빙이 사라지면 북극해 연구의 문제점이 또 하나 생길 수 있음을 실감했다.” -탐험 일지 중에서

극지연구소의 북극 기후변화 탐사 모습. 사진 극지연구소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위성 분석을 통해 지난 7월 북극 동부 시베리아 북쪽에 있는 외해 해빙에서 이례적으로 큰 규모의 얼음구멍(폴리냐·Polynya)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폴리냐는 얼어 있는 넓은 바다 한가운데가 녹아 생기는 큰 구멍을 말한다.

이번에 발생한 폴리냐는 연안에서 떨어진 외해에서 발생했다는 점이 특이하다. KIOST는 “따뜻한 해수가 해류를 통해 유입돼 해빙이 녹으며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폴리냐는 주변 해빙이 보다 넓게 녹아 규모가 더 커질 수 있고 이 경우 겨울철 한반도에 이상기후를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와 국립빙설자료센터(NSIDC)가 위성으로 분석한 9월 19일 북극 해빙 면적(흰색 부분). 흰색이 진할수록 해빙이 두껍게 얼었다는 뜻이다. 노란색 영역은 1981~2010년 평균 해빙 최소면적이다. NASA는 "올해 유실된 해빙 면적은 미국 대륙 전체를 덮을 수 있는 양"이라고 밝혔다. 사진 NASA

③낯선 해양생물들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수준으로 북극이 온난화되면서 해양 생태계도 급변하고 있다. 연구팀은 북극 바다 생태계의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심해 카메라를 바닷속에 넣었다. 작은 해양생물이 돌아다니는 수심 600m 해저에서 갑자기 커다란 붉은색 물체가 나타났다. 오징어였다. 주변을 유유히 유영하던 오징어는 바닥에 먼지를 일으키더니 이내 카메라 밖으로 사라졌다.                                                                                                                                                                아라온호가 북극 바다에서 오징어를 포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훨씬 남쪽에 사는 오징어가 나타났다는 건 기후변화가 북극해 깊은 곳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신호다.
극지연구소의 북극 기후변화 탐사에서 잡힌 대게. 극지연구소가 지금까지 발견한 대게 중 가장 크다. 사진 극지연구소

극지연구소의 북극 기후변화 탐사에서 잡힌 대게. 극지연구소가 지금까지 발견한 대게 중 가장 크다. 사진 극지연구소

북위 75도에서는 지금까지 아라온호가 발견한 대게 중 가장 큰 개체가 수심 200m부터 통발을 잡고 올라오기도 했다. 냉수 어종인 대게가 알래스카의 해수 온도가 올라가자 상대적으로 차가운 바다를 찾아 이동하면서 벌어진 현상으로 추정된다.

북극을 가로막던 해빙이 사라지면서 북극해의 어장을 확보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경쟁도 불붙고 있다. 알래스카 인근 바다에서는 수온 상승으로 살기 어려워진 대게·연어 등이 점차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어획량이 급감하고 있다.

양 본부장은 “북극곰 감시자로 배에 탄 알래스카 원주민들도 좋아하는 대게를 이제 더는 먹기가 너무 어려워졌고 왕연어(king salmon)도 더는 잡히지 않아 가격이 폭등했다고 했다”며 “기후변화가 더위나 추위가 아니라 사람들의 먹거리와 직접적인 연관이 된다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④해빙 소멸의 나비효과  

그린란드 인근에 떠있는 얼음들. AP=연합뉴스

그린란드 인근에 떠있는 얼음들. AP=연합뉴스

한 달간의 북극 탐사를 마치고 지난달 2일 한국에 돌아오는 그는 “북극의 변화는 항상 상상 그 이상이었다.어쩌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북극 해빙이 사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포항공대와 캐나다·독일 공동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린 논문에서 현재 수준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유지된다면 2030년에 북극 해빙이 소멸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올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인 IPCC가 예상한 것보다 10년 빠른 속도다. 연구팀은 만약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더라도 2050년대에는 해빙이 소멸할 것으로 분석했다.

극지연구소의 북극 기후변화 탐사에서 발견된 극지대구. 사진 극지연구소

“지구의 ‘차가운 심장’이 위험하다” 

해빙이 사라졌을 때 가장 먼저 위협받는 건 극지 대구다. 해빙에 알을 낳고 어린 시기를 보내는데 해빙이 없으면 사실상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된다.

북극이 따뜻해지면 한국을 비롯한 북반구의 기후에도 재앙이 될 수 있다. 북극과 적도 사이에는 큰 기온 차로 인해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의 장벽이 존재한다. 하지만, 북극의 기온이 급격히 오르면서 공기 장벽의 힘이 약해져 적도의 뜨거운 바람은 위로, 북극의 차가운 바람은 아래로 내려오게 된다. 지난 겨울에도 북극해의 기온이 올라가면서 한반도에 북극발 한파가 나타났다.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여름에는 북극발 폭염이, 반대로 겨울에는 북극발 한파가 모든 것을 얼려버릴 수 있다”며 “지구의 차가운 심장인 북극해가 더 뜨거워지면 인간의 심장이 망가진 것처럼 지구상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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