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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장갑차 물리친 ‘한국 독거미’, 한국군도 사용할까 [박수찬의 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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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eggmo…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댓글 0건 조회 326회 작성일 23-12-14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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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장갑차 물리친 ‘한국 독거미’, 한국군도 사용할까 [박수찬의 軍]

레드백 스파이더(Redback Spider). 호주에 서식하는 검은과부거미의 일종이다. 제때 처방받지 못하면 사망할 가능성이 큰 맹독을 지니고 있다. 그만큼 치명적인 위협을 지닌 동물이다.

 

호주에서 사람을 공포에 떨게 하는 레드백이 이제 호주군에 모습을 드러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만든 보병전투차의 이름을 통해서다. 

 

 

 호주군이 도입을 확정한 레드백 보병전투차.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8일 호주와 3조1649억원 규모의 보병전투차 공급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2028년까지 레드백 129대를 납품하게 된다. 호주 빅토리아주 질롱시에 K-9 자주포 생산을 위해 건설 중인 H-ACE 공장에서 생산된다.

 

2019년부터 호주 육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진행했던 정부와 업계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셈이다.

 

독일과 영국 등 지상 방위산업 분야의 강국들과 경쟁을 벌인 끝에 얻은 성과라는 점에서 K-방산의 위상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다.

 

◆수출용 무기 기획·제작 능력 입증

 

레드백 보병전투차의 호주 수주는 국내 방위산업계가 수출용 무기를 개발·제작하는 능력을 선진국에서 검증받았다는 것에 가장 큰 의미가 있다.

 

한국은 K-2 전차와 K-9 자주포, T-50 훈련기 등을 수출해 K-방산의 능력을 대외에 과시해왔다. 대부분 한국군 소요제기를 시작으로 국방과학연구소(ADD)와 방산업체가 개발, 납품한 것들이었다. 

 

한국군이 대량으로 운용하면서 ‘규모의 경제’가 갖춰졌고, 이를 통해 성능과 후속군수지원, 가격 경쟁력을 높여서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기존의 방산수출 패턴이었다.

 

 

 호주군이 도입을 확정한 레드백 보병전투차가 장애물을 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레드백은 과거의 사례와는 달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호주 수출용으로 레드백을 기획·개발했다. 

 

이라크와 아프간전쟁에 병력을 파견했던 호주군은 RPG-7 대전차로켓과 급조폭발물(IED) 위협 등을 감안, 차체 전 방향에서 강력한 방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정보통신기술(IT)의 발달로 네트워크중심전 개념이 확립되면서 고성능 네트워크 체계 탑재도 요구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9년 호주 현지 법인을 설립한 직후부터 호주군 요구 사양을 확인하면서 성능을 호주군에 최적화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한국군 K-21 보병전투차 성능을 훨씬 뛰어넘는 제품이 탄생했다. 미국과 이스라엘, 캐나다 등에서 최고의 장비를 모아서 체계통합을 실시한 결과다.

 

이스라엘 방호 전문 업체인 플라산과의 기술 협력으로 42t 중량의 특수 방호 설계 및 강화 구조가 적용됐다. 

 

이스라엘 엘빗 시스템스가 개발한 아이언 피스트 능동방호체계는 전투기에 쓰이는 능동전자주사(AESA) 레이더를 이용해 적 대전차미사일을 포착, 요격탄으로 무력화한다.

 

차량 하부 공간의 토션바 형식 완충장치 대신 암 내장식 유기압 현수장치(ISU)를 사용해 승차감을 높이고, ISU 탑재로 확보한 여유 공간에는 폭발 충격 완화장치를 추가 장착해 방호력을 높였다.

 

중장비 고무궤도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지닌 캐나다 수시 디펜스의 복합소재 고무궤도(CRT)는 철제 궤도 대비 50% 이상 무게 감소 효과가 있다. 진동은 철제 궤도 대비 약 70%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수 헬멧을 쓰면 고글 화면을 통해 전차 외부 360도 전 방향을 감시할 수 있는 아이언 비전, 운전자가 차량 내부에서 전차 외부 상황을 알 수 있는 상황인식 카메라도 갖췄다. 

 

 

 호주군 장병들이 레드백 보병전투차와 독일 라인메탈 링스 보병전투차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포탑에 장착되는 주포는 30㎜ Mk44S 부시마스터 II 기관포다. 미국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19개국이 쓰는 모든 종류의 30㎜x173㎜ 구경탄을 쏠 수 있다. 

 

미국, 영국 등과의 연합훈련 및 작전이 활발한 호주군으로선 보급과 상호운용성 증대가 가능하다. 최종 경쟁자였던 독일 라인메탈의 링스 보병전투차와는 차별화된 경쟁 우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지화 비율도 끌어올렸다. 이를 통해 폭넓은 현지 공급망을 형성, 신속한 후속군수지원을 보장하고 현지 산업 기여도를 높였다.

 

실제로 포탑, 장갑재, 차량정보관리시스템, 교류발전기와 전원공급장치, 방호덮개 등은 호주 업체에서 조달한다. 호주군이 채택한 K-9 헌츠먼 자주포와 파워팩(엔진+변속기)을 공유한다.

 

보병전투차 이름도 호주에 있는 동물인 레드백에서 따왔다. 

 

호주군 요구와 운용여건을 최대한 반영해서 만든 레드백 보병전투차의 호주 수출로 K-방산은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추가하게 됐다.

 

한국군 요구성능(ROC) 제기가 없는 상황에서 독자적으로 무기체계를 기획·설계·제작·수출하는 것은 함정 분야에 국한되어 왔다. 

 

하지만 레드백 수출을 계기로 지상 및 기동장비 분야에서도 이같은 패키지 제작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수출용 옵션이 추가된 셈이다. 

 

특히 영국, 독일 등 지상 방산 분야의 강자와 경쟁에서 승리했다는 점은 중요하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신형 보병전투차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시장에는 CV-90과 링스 정도만 남아있는 상태다. 이들은 호주 사업에서 레드백에 패한 기종이다.

 

세계 장갑차 시장을 놓고 벌일 글로벌 경쟁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우위에 설 기회를 얻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한국 육군 K-21 보병전투차가 부교를 건너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韓 K-21 추가 생산, 시대 흐름에 맞나

 

K-방산이 세계 시장에서 최고 수준의 보병전투차를 만들어 수출하는 동안 한국군은 레드백보다 한 세대 이전 장비인 K-21 보병전투차의 추가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4일 제157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어 K-21 4차 양산계획을 의결했다. 2028년까지 7800억원을 투입해 육군의 기동군단 개편을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009년부터 실전배치된 K-21은 개발 당시에는 강력한 공격력을 갖춘 보병전투차였다. 하지만 10여년이 지난 지금에선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이 투입한 BMP-2 장갑차는 상대방의 포격에 막대한 피해를 냈고, 승무원 사상자도 컸다. 중량 14t짜리 장갑차로는 미사일과 지뢰, IED 공격을 저지할 수 없었다.

 

이에 따라 서방 각국은 크고 무거워져도 모든 방향에서 승무원을 확실하게 보호할 장갑과 방호장치를 갖춘 보병전투차와 차륜형장갑차를 선호하고 있다. 전면 부분에 주로 신경썼던 냉전 시절과는 달라진 부분이다.

 

실제로 폴란드는 K-9 자주포 차체를 기반으로 개발하는 신형 중장갑차를 도입할 예정이다. 슬로바키아도 스웨덴 보포스사의 CV-90 Mk4 보병전투차를 도입하는데, 중량이 37t에 달한다. 신형 유럽 보병전투차들은 레드백처럼 40t이 넘는다.

 

 

 지난 9월 26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제75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K-21 보병전투차가 분열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차륜형장갑차는 모듈식 복합장갑과 능동방호체계 등을 장착하면서 중량과 크기가 커졌다. 독일, 핀란드 등에서 만든 기종은 30t이 넘는다. 중량이 20t 미만인 K808 차륜형장갑차를 한국군에 납품하는 현대로템도 수출용 차륜형장갑차는 30t급이다.

 

한반도 유사시 평양으로 진격할 지상군은 공격 과정 또는 안정화 작전에서 북한 교도사단과 노농적위군 등으로부터 지뢰, IED, RPG-7 공격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군이 추가 생산할 K-21은 1980년대 미국이 만든 M2 브래들리 보병전투차 수준의 방호력이다. IED 등의 공격으로부터 승무원과 보병을 보호하기가 어렵다.

 

보병을 보호하려면 능동방호체계를 비롯한 방어 장비를 추가해야 하는데, 자체 도하 능력 때문에 성능개량도 쉽지 않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BMP-2가 겪은 문제가 한반도 유사시 K-21에서 재연될 위험이 있는 셈이지만, 양산은 지속되고 있다.

 

레드백을 한국군에 도입하는 방안이 있으나, 국산화율 등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신규 개발 수준의 작업이 필요할 전망이다.

 

남은 방법은 신형 보병전투차를 개발해 기동군단에 신속하게 배치하는 것뿐이다. 

 

이와 관련해 군 당국은 차세대 보병전투차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공개한 차세대 보병전투차의 모습. 40㎜ 기관포 등을 갖춘 첨단 장비로 개발될 예정이다. 박수찬 기자 

 

레드백과 K-21을 만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에서는 중량 45t에 모듈형 복합장갑과 능동파괴장치(APS) 등을 장착하고, 스텔스 기능과 IED·지뢰 방호능력을 추가한 40㎜ 기관포 탑재 보병전투차를 제안하고 있다.

 

문제는 전력화 시점이다. 방위력개선사업 규정에 명시된 절차인 소요결정, 소요검증, 선행연구, 사업추진기본전략 수립, 사업타당성검토, 탐색개발, 체계개발 단계를 모두 거치면 실전배치 시기는 2040년대로 예상된다. 

 

K-21보다 노후한 M113 장갑차를 쓰던 호주군은 2030년 이전에 레드백을 한국에서 도입하는데, 한국의 군대는 10여년이 지난 2040년대에 레드백과 큰 차이가 없을 장비를 확보하는 역설이 발생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관련 기술을 활용하는 등의 방법을 토대로 조기전력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레드백을 한국군에 도입하기는 쉽지 않지만, 개발과정에서 확보한 기술은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방위사업청이 추진하는 핵심기술 개발과제 등을 더하면, 탐색개발을 거치지 않아도 체계개발을 할 수 있다. 이는 전력화 시기를 수년 정도 앞당기는 효과가 있다.

 

레드백의 호주 수출 계약은 K-방산에 있어 또다른 거대한 성과다. K-방산이 독자적으로 무기체계를 기획하고 만들어낼 능력이 있다는 점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성과를 더욱 확대하려면, 세계적 추세와 한반도 위협 변화에 맞춘 무기체계 개발 계획과 이를 뒷받침할 정책적 지원 및 의사결정이 필수다. 그렇지 않다면 레드백의 수출은 1회성 이벤트에 그칠 수 있다.

 

방산업계 생산라인 유지 등의 이유를 들어 변화한 전장 상황에 완벽히 대응하지 못하는 장비를 계속 만들거나, 규정을 기계적으로 해석해 신형 장비 개발이 늦어진다면 그 피해는 일선 부대 장병들에게 돌아간다. 

 

2023-12-10 

세계일보 박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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