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 자유 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뒤로가기 자유 게시판

우리는..

페이지 정보

작성자 서원용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717회 작성일 03-03-11 22:30

본문

안녕하세요

얼마 전에 자유게시판에 쓸데없는 푸념을 좀 했던 놈입니다^^;;

제 소개부터 하자면 저는 지금 중학교 3학년이구요,

어릴 때부터 우주에 관심이 많아 천문학자를 꿈꿔왔습니다.

지금 중3이 되어 부모님과 진로에 관한 이야기도 많이 하게 됐구요.

그러다보니 천문학에 대한 관심과 궁금증, 고민도 더욱 증폭됐습니다.

제 성적은..음..만점이 평균100점일때..

보통 93점 정도 나옵니다. 제 노력이 부족해서 그런지..중학교 들어와서 지금까지 시험을 8번 쳤는데

전혀 향상되지를 않고 계속 그자리입니다. 1점을 왔다갔다 하죠;;

국내 대학에서 천문학과가 있는 학교를 보니..

강원대, 서울대, 연세대, 충남대, 충북대 등 5곳이 있네요..

(이만큼 써놓고 15분동안 서울대 연세대 천문학과 홈페이지 보고 왔습니다;;)

서울대와 연세대 천문학과 홈페이지에서 여러 글들을 읽다보니..

점점 더 혼란스러워지네요..하...

우선은..제가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학교 공부 외에 어떤 것을 미리 준비해야 하는지..

고등학교는 일단 이과로 가서 수능은 무조건 390 이상이어야겠죠..;;

학교 성적도 점점 올려야 하겠구요..

그런데 제가 열심히 해서 서울대나 연세대 천문학과에 입학한다고 해도..

그 다음부터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산다고 무조건 행복할까요..

제가 하고 싶은걸 포기하고 잘산다고 행복할까요..

하고 싶은걸 하다가..먹고 살기도 힘든..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는..아무도 나를 이해 못하는..

그런 상황을 제가 견디며 살 수 있을까요..

우선 고등학교 진학이 문제고..대학교 진학이 문제고..

들어간다고 무조건 되는것도 아닐테구요..

교과 과정을 보니..일반역학, 우주동역학, 천체물리학, 우주론 등 엄청나게 많군요..

대학원, 석사, 박사 과정까지...저걸 사람의 머리로 다 해낼수 있을까요...

제가 하고싶은건 저런게 아닌데 말이죠..물론 제가 하고 싶은걸 위해서는 다 배워야 할 것이겠죠..

차라리 제가 몇백년쯤 뒤에 태어났다면 좋았을텐데..

그러면 그냥..다른 사람들이 발전시켜놓은걸 가지고..그냥 우주로 여행이나 떠날텐데..

전 앉아서 공부하고 책보는것도 좋아하지만..

우주에 대해서는..직접 보고 싶습니다..제가 제 눈으로 저 광활한 우주를..구석구석 보고 싶습니다..

그런 날이 과연 오기나 할까요..우주에 떠있는 허블 우주망원경으로 겨우 보는 것들을..

제 눈으로 볼수 있는 날이 올까요..제 꿈이 너무 큰걸까요..너무 많은걸 바라고 있는걸까요..

왜 제가 이런 생각을 가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이건..찢어지게 가난한것보다..몸이 다치는 고통보다..

더욱 심한 마음 속의 고통입니다..하고 싶은걸 할수 없다는건..정말이지..견딜수 없는 고통입니다..

제가 왜 태어났을까요..태어나지 않았다면..제가 이런 고통을 겪지도..부모님이 안타까워 하실 필요도 없을텐데 말이죠..

왜 저는 이렇게 말도 안되는 이상을 가져서..이렇게 고통을 느껴야 할까요..

전 아무것도 모릅니다..아무것도 가진게 없습니다..

정보..지식..자료..돈..삶에 대한 방안..

그저 우주에 대한 열정만 있을 뿐이죠..애타게 갈망하고 있지만..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이..너무 슬픕니다..

저는 천문학에 대해 아무것도 모릅니다..

천문학이 정확하게 무엇인지..구체적으로 어떤 공부를 하는지..준비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천문학과를 졸업한 뒤 진로는 좋더군요..

천문우주과학연구소, 항공우주연구소, 전자통신연구소, 시스템공학연구소, 표준과학연구원, 전파연구소, 국방과학연구소,

국립지리원, 원자력연구소, NASA, 허블 우주망원경 연구소 등..

하지만 제가 하고 싶은건..제가 알고 싶은건..우주 그 자체입니다..우주 탐사를 위해서는 여러가지 과학적 발전이 있어야겠죠.

엄청난 공부를 해야 할것이고..엄청난 사람들의 협력이 있어야 하겠죠..

하지만 저는..그냥 우주 자체를 동경합니다..아무것도 공부하지 않고 우주를 원하는건..터무니없는 짓이겠죠..

모든 학문이..모든 사물이..모든 것이..우주와 연결되어 있고..우리는 우주에 속한 보잘것 없는 존재라는것..

우주가 없으면 우리도 없고..우리가 없으면 우주도 없는거겠죠..

결국 모두 한줌의 재로..아니면 아예 아무것도 없는 무無로 돌아갈텐데..

우주의 안에서는 모두 다 같은..다 하잘것 없는 존재일 뿐인데..

다르게 살아가고..누구는 행복하고 누구는 불행하고..고통받고..그런게 싫습니다..

100년도 채 못사는 인생에서..성공해서..행복하게 살려면...

태어날때부터..계획되어야 하는걸까요..정해진 틀 속에서 살아야만..나중에 행복을 느낄수 있는걸까요..

문득 "트루먼 쇼" 라는 영화가 생각나네요..

한 사람의 인생이..그냥 쇼프로였다는것..그 사람의 출생..가족..친구..연인..직장..그 모든 것이..

심지어는 바다와 태양까지도..그 쇼프로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는..충격적인 영화였죠..

어쩌면 우리도 그렇게 사는게 아닐까요..우리가 아무리 발버둥 쳐봐도..저 넓은 우주를 향해 나가려고 해도..

거대한 우주의 밖에서 우리를 내려다 보고 있는..더 거대한 무언가가 있지는 않을까요..

그건 신일까요..아니면 우리들 개개인의 삶을 바라보며 즐기는..우리와 같은 존재일까요..

결국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겠죠..우주의 생성과 함께 우리가 생겨났고..

우주가 없어지면 우리도 없어질텐데..우리는 왜 이렇게 살아야 할까요..

수천 수만년동안 이어져 온 역사도..결국 의미없이..드라마의 대본이라면..반복되는 영상일 뿐이라면..

우리는 왜 살아야 할까요..우주에 대해 생각하다보니..결국 존재 그 자체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네요..

이래서 철학에 빠지고..종교에 빠지고..사상에 빠지게 되는 걸까요...

우린..무엇을 위해 사는 걸까요..

제가..노력해서..천문학자가 된다 하더라도..그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제가..얼마나 행복해질수 있을까요..그리고..과연 될 수나 있을까요..

지금도..누군가가 자기 자식을..최고로 키우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을지 모르고..

저의 이런 행동을..낱낱이 TV 프로그램 따위로 구경하고 있을수도 있겠죠..

그러면..우린..다 부질없는게 아닐까요..

우리가 느끼는 작은 행복..슬픔..분노..기쁨과..우리의 행동 하나하나..

우리가 살아가는것..인류가 발전하는것..개척..탐사..혹은 전쟁일지라도..

아무런 의미가 없는게 아닐까요..




아........

결국 오늘도...

제가 쓴 글은....

아무 의미가 없군요...

그저 복잡하고..내용도 없고..이유없이 길기만 한 이 글..

다시 읽어보니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지만..

작성완료를 클릭해야죠..

제가 힘써봤자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고 해도..

제가 이미 짜여진 각본 속의 인물 중 하나라고 해도..

저에겐 저의 삶이 있고..꿈이 있고..희망이 있으니까요..

글쎄...

있을까요..있을까....아 복잡해...





전 죽을때..땅에 묻히지 않고..우주로 날아가고 싶습니다..

머리가 너무 복잡해져서 자살을 한다고 해도..

땅으로 떨어지지 않고..우주로 날아갈 수 있다면..하하..

우주 미아가 되어..떠돌다가..무언가와 충돌해 박살나더라도..

제가 느껴보고 싶습니다..우주라는 존재를.......

하지만 저는..나약하고..무능력한..인간일 뿐인걸요......


※ 서원용님께서 2003-03-11 PM 10:44:42에 최종 수정하셨습니다.
추천0 비추천0

댓글목록

선장님의 댓글

서원용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처음부터 모든것을 하려고하지 마세요. 하나하나 해나가면 차례차례 길은 열리게 마련입니다.
지금은 공부에 매진해서 원하는 학교와 학과에 진학하는 것만 신경쓰세요. 대학입학한뒤에는
좀 더 넓은 세계에서 또 다른 여러 훌륭한 선택의 가능성들이 기다리고 있읍니다. 차근차근
열심히 생활하면 님께서 갖고 싶어하는 미래를 현실로 만들수 있읍니다.
지금 해야할 것을 하세요. 지금 해야할 것을 하지 않으면 미래에 있을 좋은 기회도 님의 것이
될수 없습니다.

Total 14,268건 670 페이지
게시물 검색
Copyright © www.sunjang.com. All rights reserved.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