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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친절은 없다. -_-* -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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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선장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댓글 2건 조회 790회 작성일 02-12-10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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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친절은 없다. -_-* - 05


Complaint (5)





울 부모님은 두분 다 영어를 잘 못하신다……

미국 사신 지 꽤 됐는데도……

그러다보니 나나 동생이 없으면 혹시 영어를 못하셔서 불이익을 당하시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을 자주 하게 되는데……

울 부모님을 보면서 옛 어른 말씀 틀린거 하나 없음을 알게 되었다……






“닥치면 다 한다……”

“무식하면 이긴다……”

“모르는 게 약이다……” (-_-)








나와 내동생 둘다 대학교 기숙사에서 생활을 하고 있을 때다……

아빠는 그때 친구분과 동업을 하신다고 캔자스 주로 이사를 가셨는데……

밤마다 옆집에서 무슨 파티를 그리도 하는지 시끄러워서 견딜 수가

없으시다는 것이었다……







니나: 그래서 어떡하셨어요?

아빠: 경찰 불렀지

니나: 엥? 어떻게요?

아빠: 911 전화했지……

니나: 허걱~!








불친절은 없다 (1)에서 말했지만 울 아빠는 운전면허 갱신도 내가

전화를 해드려야 할 정도로 왕초보 영어밖에 못하시는 분이다……






니나: 뭐라고 그랬는데요?

아빠: 시끄럽다구……

니나: 그러니까 그걸 영어로 어떻게 했는데요?

아빠: Loud! Hitting wall! Loud! Noise! No sleep! Loud!

니나: …… -_- ……







상황이 이해가 갔다……

호텔 프론트에서 Name! 한 아저씨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_-







니나: 그랬더니 경찰이 알아들어요?

아빠: 그럼. 좀 있으니까 옆집에 와서 뭐라 그러더라








자랑스러운 아빠의 말투……

그래도 시민을 도울 의무가 있는 경찰과의 통화라서 그런지 경찰이

끈기있게 들어주고 잘 해결해 주었나보다……

어떻게 해결을 한건지 그 뒤로는 맨날 열리던 파티가 단 한번도

열리지 않았다고 한다.









정작 재밌는 건 울 아빠가 경찰 빽도 없으면서 이렇게 경찰 빽을

잘 써먹는다는데 있다……

역시, 내가 기숙사에 있는 동안 아빠 혼자 불의에 맞서 용감하게

대항했던 사건을 재현해 보기로 하자.








아빠는 그날 퇴근하시고 오는 길에 수퍼 마켓에 들러서 산딸기를

세 바구니 사셨다……

바구니라지만 큰 대나무 바구니 같은게 아니라 손바닥 만한 플라스틱

바구니를 말한다……

대게 딸기 한 상자에 그 바구니가 6개나 8개쯤 들어간다……

근데 집에 와서 펼쳐보니 맨 위에 한줄만 깨끗하고 나머지 속의

산딸기들은 다 터지고 곪아서 도저히 먹어줄 수가 없는 것이다……

아빠는 당장에 딸기를 다시 봉지에 담아 수퍼마켓으로 가지고 가셨다.






아빠: Refund

점원: Refund what?

아빠: Refund this







여기서부터 아빠와 점원과의 기싸움이 시작된다……

한눈에 보기에도 아빠의 영어가 짧다는 것을 간판한 점원,

실실 비웃으며 어렵고 긴 문장만 골라 가며 떠들기 시작한다.






점원: 아, 예 또…… 저희 수퍼마켓은 일정기간 이후의 환불은 시행하지

않는다는 정책을 취하고 있으며 연방 식품 관리국의 규정에 따라……








영어를 못 할수록 눈치빨은 정상을 달리는 법……

같쟎은 캐쉬어가 실실거리자 울 아빠, 서서히 열오르기 시작한다……

생각해 봐라, 나의 드러운 성질이 어디서 왔겠는가……






아빠: 메니져!

점원: What?

아빠: 메니져!

점원: I don’t understand what your are saying……







어허~! 영어 못하는 사람 성질 긁는데 가장 효과적인 말!

뻔히 알아들으면서도 I don’t understand what you are saying 하는

거다……

울 아빠, 이렇게 간단한 말도 우선 눈치빨로 때려잡으시고 (-_-)

정말로 열받기 시작하신다.

캐시어는 놔두고 수퍼마켓을 돌면서 직원들을 붙잡고 묻기 시작한다.







“메니져? 메니져?”

(이때 내가 없길 다행이지…… -_-

막강 니나 철판도 이정도는 아니다… -_-)








오옷~ 아빠가 쉽게 물러서지 않음을 보자 캐시어, 당황하며 달려온다……

으흐흐흐흐흐…… 그러나 때는 이미 늦었지롱~

다른 점원이 벌써 가서 메니져 불러왔다……

메니져가 이쪽으로 오는 걸 보자 캐시어는 흙 씹은 표정으로 다시

원위치……







메니져: 손님,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아빠: Refund






무지 간단하다……

봉지에 담긴 산딸기를 내밀며 오직 한마디, Refund…… -_-

아니, 근데 이넘의 수퍼마켓은 위에서 부터 썩었나?

아빠의 refund 소리를 듣자마자 메니져도 얼굴이 싹 바뀐다……






메니져: 환불은 안 됩니다.

아빠: ???????

메니져: No refund 라구요

아빠: Yes! Refund!

메니져: 음식은 환불 못해드려요……







아니 뭐, 이런 인간이 있담?

울 아빠 드뎌 용광로를 끓이기 시작한다……






아빠: 음식은 환불을 못한다니? 내가 먹고 가져 온 것도 아니고

풀어보니까 상했길래 고스란히 담아가지고 왔는데 뭐가 문제요?

나도 장사하는 사람이요! 이 수퍼마켓은 상도덕도 없습니까?






…… 라고 말씀하고 싶으셨겠지만……

영어가 짧은 탓에 그러지는 못하시고……






“Refund now!!!" (-_-)






아니, 근데 아빠의 무지무지 열받은 표정을 본 메니져가 오히려

깐죽대기 시작한다







메니져: 저 바쁜 사람입니다……

아빠: Me, too

메니져: 환불 안되니까 그만 가세요

아빠: I want refund

메니져: 아, 안돼요!







훗~! 니가 대들어?

울 아빠가 물러설 것 같으냐?

아빠는 메니져도 상도덕이 뭔지를 전혀 모르는 인간임을 파악하시고

일단 물러나기로 하신다……

그리고는 이운재 골키퍼의 살인 미소로 한번 씨익~ 웃어주셨다……





아빠: Ok, bye!

메니져: (어, 끝났네?) Bye!

아빠: I call police~!

메니져: (앗, 안 끝났나?)!!!!






아빠가 폴리스를 외치고는 웃으며 유유히 수퍼마켓을 걸어나가자

뒤늦게 상황을 판단한 메니져 뒤쫓아오며 아빠를 부른다……






메니져: Sir!!!! Excuse me, sir!!!!






메니져의 목소리는 분명히 들리건만 울 아빠, 절대 안 돌아보고 그냥

걸어간다……

메니져, 마구 달려와 아빠를 붙잡는다……





메니져: Refund! Refund!!!!





쯧쯧, 명색이 미국넘이면서 영어가 그게 뭐냐……

문장을 만들어라, 문장을! -_-

아빠의 한심한 눈빛을 잔뜩 받으며 메니져는 환불을 해드렸다지 ……

이야기를 들은 나도 질새라 아빠에게 한마디 해드렸다……





니나: 교회다니시는 분이 좀 참지 그러셨어요?





크허허허허~

아빠 성질이 내 성질이고

내 아킬레스 건이 아빠 아킬레스 건이다…… ^^







공평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권리는 때로 싸워서 쟁취해야

할 필요가 있다......

외국어를 못한다고 쫄지 말자.......

영어를 못해서 당하는 불친절을 그냥 넘어가면 내 뒤로

유학, 이민오는 사람들까지 불편해진다......




******************************************



항의 절차 및 교훈



1. 역시 메니져를 부른다

2. 메니져도 썩었을 경우 폴리스를 부른다




* 경찰은 어쨌든 유용한 시민의 빽이다

* 영어를 못해도 Name! Refund! Police! 등의 유용한 단어만큼은

꼭 외우도록 하자.

* 상대방이 실실 쪼갤때는 나도 여유를 부리며 속을 긁어주도록 하자

* 옛어른 말씀은 틀린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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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박주성님의 댓글

선장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작성일

        아 읽으면서 계속 속이 다 후련하네...
이 밤중에 큰소리는 못웃겠고.. 이렇게 글자로나마.. 카하하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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