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태양을 만드는 방법 > 자유 게시판

작년 가을 군수기업 록히드 마틴이 새로운 핵융합로 설계를 공개하며, 10년 내 상용화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천명했다. 이 발표는 10년 안에 핵융합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과거의 숱한 호언장담들을 떠올리게 한다. 아마 앞으로도 그런 장담들은 계속 나오겠지만 그 약속이 지켜질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핵융합 시대가 조금씩 현실화되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실험을 통해 확실히 증명되고 있다. 이론상 핵융합의 구현은 간단하다. 먼저 물과 리튬에서 수소동위원소인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추출한다. 이를 수백만℃의 온도로 가열하면 제4의 물질상태로 불리는 플라즈마가 생성된다. 여기서 플라즈마의 온도를 태양과 비슷한 1억℃ 이상으로 가열하면 중수소와 삼중수소 원자핵이 융합, 헬륨 원자핵이 만들어진다. 바로 이때 엄청난 에너지가 방출된다.

문제는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 항성의 중심부와 동일한 상황을 만들지 못하면, 다시 말해 초고온·초고압의 플라즈마를 가둬서 핵융합 반응을 지속시키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러나 이 같은 무수한 난관에도 불구하고 청정에너지를 무한정 얻을 수 있는 핵융합을 실현하기 위해 10여개 이상의 팀들이 불철주야 땀을 흘리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3가지를 소개한다.



1 거대 초전도 자석

올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35개국이 참여하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가 프랑스원자력청(CEA) 연구센터가 위치한 카다라쉬에 건설된다. ITER의 심장은 ‘토카막(Tokamak)’이라 불리는 플라즈마 밀폐 장치. 거대한 초전도 자석으로 만든 도넛 모양의 이 진공장치는 자기장을 이용해 플라즈마를 가두는데, 태양 중심보다 10배 높은 1억5,000만℃의 온도를 견딜 수 있다. 연구팀은 10년 내 실험적 규모의 핵융합 반응 생성을 기대하고 있다.


2 자기코일 반사벽

록히드 마틴이 제시한 핵융합로는 일련의 자기 코일로 일종의 반사벽을 형성, 플라즈마를 가둔다. 100㎿급의 소형인 만큼 ITER에 비해 한층 유연하게 실험에 필요한 설정을 변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까지 200차례 이상 핵융합로를 점화했음에도 플라즈마 지속기간 등의 데이터를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어 이 설계의 타당성은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만일 이 시도가 성공한다면 트럭에 싣고 다닐 수 있는 혁신적 핵융합로가 탄생한다.


3 레이저 점화

미국 국립점화시설(NIF)의 핵융합 연구팀이 사용하는 방법은 다소 독특하다. 이들은 BB탄 크기의 고체 중수소와 삼중수소에 수십 줄기의 레이저 광선을 발사한다. 그러면 수십억 분의 1초 만에 고밀도의 플라즈마가 생성되며 에너지가 분출된다. 이미 지난해 전 세계 핵융합 연구팀 가운데 최초로 투입 에너지보다 많은 에너지를 방출시키는데 성공한 사례다.



[무한에너지 연구의 막다른 길]

●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한때 무한동력장치를 연금술과 다를 바 없는 허튼소리로 치부했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관련연구에 뛰어들었다. 그의 노트에는 실패를 거듭한 흔적들이 잔뜩 남아있다.

● 1989년 미국 유타대학의 마틴 플라이슈만 교수와 스탠리 폰즈 교수가 상온핵융합에 성공했다고 주장,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누구도 그 실험을 재현할 수 없어 거짓으로 드러났다.

● 2005년 의사였던 란델 밀스 박사가 석탄의 1,000배 에너지를 지녔다는 신개념 수소 연료 ‘하이드리노스(hydrinos)’를 발명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물리학자들에 따르면 그런 연료의 존재는 양자역학의 법칙에 위배된다고 한다.



500㎿ ITER의 설계상 출력 에너지. 입력 에너지는 그 10분의 1인 50㎿다.
http://popsci.hankooki.com/Article/ArticleView.php?UID=10184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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