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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와룡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댓글 4건 조회 947회 작성일 04-08-1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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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녀에게 기대해선 안될 두 가지 - 13










-친구-










남자들이라면 누구나 이런 상상을 해봤을것이다.

팔등신 미녀가 옷을 홀딱 벗은채로;자신을 향해 천천히 걸어오는 상상.

그런데 중요한건 지금 그게 상상이 아니라 현실이라는데 있었다.



채영의 발걸음 소리가 점점 가까이서 들려오고..

난 눈을 꾸욱 감은채 될데로 되겠지 라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발걸음 소리는 점점 크게 들리더니 내 앞에서 딱 멈추었고.

곧 채영의 손이 나의 어깨를 흔들기 시작한다.




"자요?"


"......"


"1분안에 잠 드는 사람이 어딨어요?"





채영은 안되겠다고 느꼈는지 내 옆으로 다가와 앉았다.

난 결국 참지 못하고 눈을 감은채 소리쳤다.




"가,가까이 오지 말아요!!"


"........"


"........"


"역시 안잤군요?"




난 벽으로 붙어 채영에게 가라는 손짓을 했다.

채영의 눈엔 나의 그꼴이 꼭 궁지에 몰린 쥐새끼 처럼 보였을것이다.





"같이 씻어요.어서."


"저 낯을 많이 가려서."


"그럼 눈 감아요.내가 씻겨줄께요."


"아니,당신!왜 이렇게 남을 씻기는걸 좋아해요?"


"풋.그게 아니라 아까부터 그쪽한테서 똥냄새가 나더라구요."


".........."


"농담인거 알죠?;;"




아주 싸가지 없는 년-_-;

옷만 입고 있었다면 창문 밖으로 던져버렸을 것이다.




"그럼 저 먼저 씻고 올께요.기다리세요."




채영은 그렇게 다시 샤워실로 들어갔다.

샤워실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내 귀에 들려왔을때,

난 힘겹게 눈을 뜰수가 있었다.





"흐헉...."


"아하하.하하하.."




샤워실에 있을줄 알았던 채영은 바로 내 앞에 서 있었다.-_-;;

그리고 난 보고 말았다.봐선 안될 그곳을..




채영은 나의 손을 잡으며 자신의 몸 쪽으로 끌어당겼다.




"어린애도 아니고 정말!씻겨준대도 그러네?어서 가요!"




난 채영의 손을 뿌리치며 소리쳤다.



"이거 놔!"



채영은 갑작스런 나의 고함소리에 놀랬는지 눈이 휘둥그레져 있었다.




난 더이상 참을수 없었다.

지나와 하나한테 그렇게 당했으면 됐지,채영한테서 까지

병신 취급을 받고 싶지 않았다.

여자들이란 다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낯선 남자앞에서 옷 벗고 있는게 자랑이야?"


"뭐라구요?"


"너 이러고 다니는거 너희 가족은 다 알아?"


"........."


"하여간에 술집 여자들은 다 똑같애."




난 그렇게 말하곤 침대에 앉았고,담배 한개피를 입에 물려던 찰나

뭔가가 번쩍 하더니 내 뺨을 후려쳤다.




"짝."




몹시 흥분한 채영이 나의 뺨을 때려버린것이다.



"........"


"취,취소해요.어서!"




난 고개를 들어 채영을 쳐다보았고,채영의 눈엔 왕방울만한 이슬이 맺혀있다.



내가 못할말을 해버린건가?

지금 내가 실수해버린건가?



채영은 악을 쓰며 소릴 지른다.




"취소하라구요!!어서!"


"취,취소."




그때서야 채영은 땅바닥에 주저앉은채 훌쩍 거리기 시작한다.

난 여자의 눈물을 몹시 싫어한다.

그 이유는 내가 여자의 눈물에 약해서일지도 모른다.

채영이 질질 짜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짜증이 밀려왔다.

그런 생각에 이 상황을 수습하려면 그냥 내가 사과 하는게

가장 현명하다는 선택을 내렸다.




"울지마.미안."


"......."




채영은 손등으로 흘러 내리는 눈물을 닦다가 고개를 들어 날 쳐다보았다.

난 화들짝 놀래며 고개를 벽쪽으로 돌려버렸다.

채영을 쳐다볼수가 없었다.

마치 지나가 울고 있다는 착각이 들어

내 마음은 걷잡을수 없을정도로 가라앉았다.





"그래요.당신 말이 맞아요."



벽을 응시 한채 가만히 귀만 귀울였다.



"술집 여자가 부모님도 없이 아픈 동생 하나때문에 이런곳에서 일하고 있다면

누가 믿겠어요?드라마에서나 믿어주겠죠."


"........"


"어차피 안 믿어줄꺼 말하기도 싫어요.

내 말을 들어주려 하는 사람도 없었으니까.

사람들이 원하는건 나의 집안 사정이 아니라 이 몸뚱아리 라구요.

남자들 믿기 싫어요.날 보여주기도 싫어요.나만 아프니까."




채영은 어떻게 보면 나와 비슷한 인간일지도 모른다.

내가 여자란 존재를 무척 꺼려하고 싫어하는것처럼,

채영 역시도 남자들 때문에 몸 고생,마음 고생을 많이 한건지,

남자라는 동물 자체를 매우 증오하고 있었다.




난 여전히 벽만 바라본채 침대에 있는 이불을 채영에게 내밀었다.




"뭐죠?"


"이불로 몸 좀 가려줬음 좋겠어."




채영은 대답 없이 조용히 이불만 받았다.




"됐어요.이제 쳐다봐도 되요."




난 그때서야 긴 한숨을 내쉬며 채영을 향해 고개를 돌렸고

침대를 잡고 목 놓아 울뻔했다;




"가,가슴도 가려줄래?;;"


"싫어요."


"왜?"


"덥잖아욧;;"


"덥다고 아무데서나 벗고 다닐래?"


"그거랑 이거랑 다르잖아요.당신은 제 손님 이라구요."


"그럼 손님 말을 들어야지?몸 좀 가려줄래?"


"아.듣고 보니 그렇네요?"




채영은 그때서야 이불로 온 몸을 덮고 있었다.

이런 여자를 단순하다고 해야될런지,순진하다고 해야될런지..




난 가만히 채영을 쳐다보았다.

채영은 이불을 목까지 덮은채로 방바닥에 앉아 손톱을 깨물고 있었다.

그런 채영에게서 알수 없는 연민의 감정을 느낀다.

굳은 결심을 한듯 입을 열었다.






"돈도 많이 주고 비싼 술도 마실수 있어서

거기서 일하는거야?단지 그 이유 때문에?"





채영은 날 쳐다보지도 않은채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의 얘기에 전혀 관심이 없는 모양이였다.





"그럼 내가 너한테 술집에서 받는 만큼 돈을 주고..

비싼 술도 사주고 하면 되는건가?"





채영은 나의 그말에 깜짝 놀라며 고개를 들었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표정으로 날 쳐다보고 있었다.




"내가 친구가 없이 외롭게 자라서 그러거든?

너에게 물질적인걸 해줄테니까 너 내 친구가 되어줄래?"












-답 없는 질문-











채영은 날 멍하니 바라보다가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아하하하."


"왜,왜 웃어?"


"하하.프하하."


"야.왜 웃냐고!"




채영은 웃음을 참기 힘들다는듯 팔까지 내젓는다.

나름대로 진지하게 말한거였는데 채영이 그렇게 웃고 있으니

내 기분이 좋을리가 없다.



"왜 웃냐고!!"


"너무 웃기잖아.하하."


"뭐가 웃긴데?"




채영은 이제 어느정도 진정이 되었는지 차분히 입을 열었다.




"너 몇살이야?"


"나이는 왜물어!"


"꼬마야."




꼬,꼬마?헐-_-;

분노가 머리 끝까지 차오른다.

하나도 나에게서 꼬마 취급을 받을때 이런 기분이였을까?;;




"야!나 꼬마 아니야.내가 어딜봐서 꼬마야?어?"


"푸하하.쪼그만게 못하는 말이 없네."


"내가 농담하는것 같애?"


"현민아."


"어."


"돈 많다고 우쭐대지마.꼴 보기 싫어.

내가 널 왜 꼬마라고 부른지 아니?

몸은 성숙해 있어도 너의 정신연령은 아직 꼬마야."




나도 모르게 주먹이 불끈 쥐어진다.

하지만 채영은 신경쓰지 않는다는듯 말을 계속 이었다.




"너 아버지 힘 믿고 까부는 모양인데 집 나와서 혼자 살아봐.

남들한테 꾸중들으며 일도 해보고 집세 못내서 남들한테 싫은소리도 들어봐.

지금 니가 하고 있는 생각이 얼마나 우스운 얘긴지 알게 될꺼야."




난 힘껏 쥐었던 주먹을 힘없이 풀어버렸다.

채영의 말은 틀린게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난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곤 채영을 노려 보며 입을 열었다.





"마,만원만 줘-_-;"




채영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2배로 갚아 줄테니까 만원만 줘."


"뭐하게?"


"집에 갈려고 그런다!"


"풋.소심쟁이.그 말 한마디에 삐졌어?"


"만원 줄꺼야?말꺼야?!!"





채영은 나의 고함소리에 깜짝 놀라며 지갑을 찾는다.

난 채영에게 만원을 받고는 문 앞에서 신발을 신었다.





"정말 갈꺼야?"





난 신발을 신다가 행동을 잠깐 멈추고는 입을 열었다.





"그래.나 우리 아버지 땜에 이렇게 산다.

그럼 하나만 물어보자.내가 너에게 아무 조건도 없이

그냥 친구하자고 했음 니가 해줬을까?"





채영은 아무 말도 없다.





"지금 당장 죽어도 울어줄 사람 한명 없는

그 기분을 니가 알아?"





또 다시 갈곳 없는 미아가 되어버렸다.

연락 올곳도 없는 핸드폰을 한참을 들여다 보았다.

지나와 하나에게 연락이 오길 바란건 아니였지만,

그렇다고 정말 아무 연락도 없는 그 자매들이 원망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에 쥐고 있던 만원짜리 지폐 한장으로 택시를 잡으려다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맨정신으론 집에 들어가기 두려웠던지라

바로 앞에 보이는 24시 편의점안에 들어갔다.

그리고는 소주 한병과 참치 한캔을 골라 카운터에 내밀었다.




"이거 사시게요?"


"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은 계산을 하면서 날 힐끔 쳐다본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겼다.

어딜가던 항상 그런일이 있었던지라,

이제 사람들의 그런 눈길은 너무 익숙했다.




그렇게 소주 한병과 참치 한캔을 들고 술 마실만한곳을 찾다가

동네 근처에 있던 한 놀이터 안으로 들어갔다.

소주를 종이컵에 따라 붓고 입안으로 가볍게 넘겼다.

그리곤 쓴 맛을 참을수 없어 참치를 재빨리 손으로 집어먹었다.

알수없는 탄성이 흘러나온다.





"크.좋네."





이렇게 새벽 공원에 쭈그려 앉아 혼자 술 마셔본적은 처음이였지만,

나름대로 분위기도 있고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어쩌면 기분 탓인지도 모른다.

두번째 잔을 삼켰다.그리고 참치를 집어먹는다.





분명 속에선 술을 원하지 않는데,손은 자꾸 술병으로 간다.

세번째 잔을 삼켰다.역시 참치를 집어먹는다.

단란주점에서 양주를 좀 마셔서 그런지 벌써 눈앞이 희미해져온다.




네번째 잔을 삼켰다.

술이 많이 되었는지 참치를 집어먹으려다 캔에 손을 베였다.




"크큭"




손에선 피가 흐르는데도 입가엔 웃음이 흘러나왔다.

손가락에 흐르는 피가 귀찮다는듯 손가락을 그냥 바지에다 스윽 닦아버렸다.

속이 엉망이였다.술을 더이상 마셨다간 몸이 말을 듣지 않을것 같았다.

잘된 일이였다.그게 내가 원하던 바 였으니까







다섯번째 잔을 삼켰다.

가슴 속이 뜨거워 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디서 들려오는지 모를 환청이 내 신경을 자극한다.





"친구가 남자 보는 눈이 없나봐.

내 눈엔 이렇게 잘생기고 멋진 현민인데.."





나의 얼굴은 급격히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그리곤 술병을 바닥에 집어던지며 소리를 질렀다.




"닥쳐.씨벌년아!"



혼자서 계속 중얼거렸다.

마치 지나가 옆에서 듣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망할 년아.속일려면 끝까지 속이던지..

내 가슴을 왜 이렇게 아프게 하냐고!!"





호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을 꺼내었다.

지나에게 따져봐야 했다.

술 마신김에 모든걸 따지고 싶었다.





지나에게 전화를 걸었고 통화음 소리가 내 귓가에 들려온다.

그리고 "덜컥" 소리와 함께 지나의 목소리가 내 귓가에 들려온다.





"응.현민아."


".........."




뭐라고 말을 해야되는데 지나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목이 콱 막혀온다.




"현민아.어디야?"


"이 가식적인 년.걱정하는척 하지마!!"





라고 말해야 되는데-_-;





"여기 XXX동 XXX앞에 있는 놀이터야.나 좀 데리러와."




그렇게 지나에게 원치 않던 말만 내뱉고는

그 자리에서 울면서 쓰러졌다;;

그리곤 곧 정신을 잃었다.







누가 나의 어깨를 흔들고 있다.

난 조금씩 정신을 되찾으며 눈을 뜨기 시작했다.





"현민아.."





지나가 날 향해 걱정스런 눈빛을 하고 있었다.

왜 그랬던걸까?이렇게 꼴 보기 싫은 여자를 왜 부른걸까?

난 지나의 안타까운 눈빛을 외면 한채 입을 열었다.





"왜 왔어?"


"니가 오라고 그랬으니까."




물어본 내가 병신이였다..;;

난 조그맣게 한숨 소리를 내며 다시 입을 열었다.





"내가 말했지?이제 나 같은거 의식하지 말라고.

나한테 잘 보일.."




지나는 큰 목소리로 내가 하려던 말을 도중에 짤랐다.





"그리고 걱정 했으니까!"


".........."





인정할수 없는 눈물 한방울이 볼을 타고 흘렀다.

하지만 난 눈물 따윈 흘린적 없다는 듯 여전히 차갑게 쏘아붙였다.




"그런 말 따위 안믿어."





난 그때 지나를 외면한채 다른 쪽을 쳐다보고 있었는데,

내 볼위로 무엇인가가 뚝 뚝 떨어졌다.

깜짝 놀라며 지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현민아.내가 얼마나 울어야 니 마음이 안 아프겠니?"












이런적은 처음이였다.

저 하늘에 계신 어머니에게 묻고 싶었다.








미워해야할 사람을 미워한것 뿐인데..

왜 내가 아픈거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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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윤식님의 댓글

와룡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작성일

      헛 웃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동거녀에게 기대해서 안될 두가지 !!! 근대 왜 13편을....1편부터 올려주시지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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