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급 통일신라시대 병향로 첫 출토 > 초고대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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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신라시대에 제작된 향을 피우는 불교 공양 기구인 병향로(柄香爐)가 처음으로 발굴됐다. 병향로란 자루(柄)가 달린 향로를 말한다.

경남고고학연구소(소장 최종규)는 경남 창녕군 의뢰로 2003년 7월11일-8월21일 창녕동부우회도로 개설구간에 포함된 창녕읍 말흘리(末屹里) 370-1번지 일대 440㎡를 발굴조사한 결과 병향로를 찾아냈다고 6일 발표했다.

통일신라시대 이전에 제작됐다고 생각되는 병향로는 국내에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품 1점이 있을 뿐이나, 이마저 출토지가 확실치 않아 중국 수입품이라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번 창녕 병향로는 출토지가 확실하고, 나아가 함께 출토된 다른 유물이나 해당 유적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 결과 제작시기 또한 추정이 가능한 사상 첫 발굴품이라는 점에서 국보 지정은 ’따논 당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병향로는 몸통과 받침대인 대좌(臺座) 외에 손잡이를 온전하게 갖추고 있다.

병향로는 1호 건물터 서남쪽 귀퉁이에 마련된 지름 70㎝, 깊이 60㎝ 가량 되는 원형 구덩이 속 대형 철솥 안에서 불상을 도안한 오각형 금동 투조품, 다른 작은 쇠솥, 초두와 같은 각종 용기류 수백 점과 함께 확인됐다.

병향로 몸체 안에서는 쇠사슬 뭉치가 발견됐다.

몸체가 길쭉하고 원형인 이 대형 철솥에는 바닥에서 중간층까지는 각종 금동제 투조 장식판 수십 점을 빼곡이 채운 다음 그 위에는 각종 금속 덩어리를 채우고, 다시 그 위에는 병향로와 쇠사슬, 다른 작은 쇠솥, 초두 등을 얹어놓고 있었다.

이 중에는 경주 황룡사 9층 목탑지 기단 출토품과 흡사한 금동팔찌가 있었다.

금동으로 만든 방울은 무려 21개에 달했으며, 오각형 금동 투조판 또한 같은 개수가 발견됐다. 금동 투조판의 경우 모두 그 한복판에 연화좌(蓮花座)에서 가부좌 자세를 취한 불상을 도안하고 있다.


구덩이와 대형 철솥 사이 빈 공간에는 19점에 이르는 풍경(風磬)이 발굴됐다.


한 유적에서 이처럼 많은 금동방울과 풍경, 금동투조판이 발견되기는 한국 고고학 발굴에서는 전례가 없는 일이다.

최종규 소장은 “이와 비슷한 병향로는 중국에서는 당대에 집중 제작됐고, 다른 유물을 볼 때 통일신라시대 말기 제품이라고 봐도 대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부분 불교와 관련된 이처럼 많은 물건이 구덩이에 안치한 철솥과 그 주변에 한 군데서 발견됐다는 점에서 이들 물품은 전란이나 화재 등과 같은 비상사태에 보존을 위해 일단 감춰졌다가 어떤 이유로 계속 폐기된 것으로 보인다. 2005.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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