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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대문명

티벳 사자의 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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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토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댓글 0건 조회 914회 작성일 04-03-0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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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죽음에 대한 특별한 준비

오! 이제 명상 중간계의 여명이 밝아 오고 있구나.
이리 저리 흩어지는 산만함을 버리고,
마음을 풀어놓지도 않고 통제하지도 않는
궁극적으로 자유로운 상태에 초점을 맞추리라.
그리하여 창조 단계와 완성 단계를 확고하게 성취하리라.
이제 잡다한 생각과 행위를 포기하고,
한 점에 집중하는 명상 상태에 들리라.
그릇된 길로 인도하는 탐착의 힘에 굴복하지 않으리라.
(여섯 중음계에 관한 기도[眞言], 쪽)

죽음과 삶의 영적인 목표에 관해 새로운 시각을 가짐에 따라 마음
이 움직이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들은 앞에서 설명한 가정이나
직장을 비롯한 현실 생활에 초점을 맞춘 일반적인 준비에 만족하지
못하고 삶 전체를 바꾸기를 원한다. 그들은 이 땅에서의 삶 역시 중
간계 과정이라고 여기고, 삶 전체를 바쳐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화를
가속시키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 불교 사회에서는 출가 수행자들인
비구와 비구니가 그들이다. 그들은 깨달음을 추구하는 일에 인생 전
체를 바친 사람들이다. 가족과 친구를 버리고 집을 나왔으며, 음식과
의복도 최소한의 것으로 만족한다. 돈과 명예와 권력에도 관심이 없
다. 쉽게 말해 깨달음을 위해 이 세상 즐거움을 포기한 것이다. 그러
나 현대 서구 사회에는 그런 출가 수행자들을 받아들일 만한 시설이
나 지원이 부족하다. 그래서 인생 전체를 바쳐 깨달음을 추구하려는
사람은 그렇게 할 수 있는 환경을 개인적으로 조성해야만 하는 안타
까움이 있다.
티벳에는 수행을 4단계로 구분하는 전통이 있다. 1단계는 준비 단
계로서, 깨달음에 대한 외적인 가르침을 받는다. 2단계에서는 스승과
깊은 관계를 맺고, 개인적으로 비밀스러운 수행법을 전수 받는다. 3
단계는 창조 단계로서, 창조적인 이미지를 시각화하는 능력을 키운
다. 마지막 4단계는 완성 단계인데, 이 단계에서부터 실제적인 변형
이 시작된다. 4단계에 이른 요가 수행자들은 죽음 과정을 미리 체험
하는 수행을 한다.
<명상을 통한 해탈> 문헌에는 1단계와 2단계 수행에 대해서는 암
시만 되어 있을 뿐 자세한 언급이 없다. 티벳 사람들이 그 두 단계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음을 인정하고 이야기를 전개시켰기 때문이다.
정교한 만다라를 시각적으로 상상하는 훈련은 3단계 수행에 속한다.
<명상을 통한 해탈>에 포함되어 있는 <본능의 해탈을 위한 다르마
수행>은 3단계(창조 단계) 수행에 대한 가르침이다(본서 7장에 완역
해서 실었다. 지금까지는 이 문헌이 외국어로 번역된 일이 없다).
<명상을 통한 해탈> 문헌에는 4단계(완성 단계) 수행에 관한 자세한
언급도 없다. <지적인 이해력을 통해, 있는 그대로를 봄으로써 그 자
리에서 해탈에 이르는 길>에 포함된 중간계 과정에 대한 가르침 속
에 간간이 삽입되어 있을 뿐이다( 쪽을 보라).
<명상을 통한 해탈> 문헌의 사정은 이렇지만, 티벳의 다른 밀교
전통 속에는 4가지 수행 단계에 대한 방대한 가르침이 존재한다. 그
중에서 붓다의 비밀스러운 가르침에서 직접 유래되었다는 요가 탄트
라 전통에 속하는 가르침이 제일 중요하다. 요가 탄트라는 죽음을 초
월하는 법을 가르친다. 이 수행법은 파드마 삼바바 같은 고대 인도의
수행자들이 발전시켰고, 그들이 티벳에 전해 주었다. 그들 탄트라 수
행자들은 붓다의 경지에 도달했지만 뭇 중생을 해탈로 인도하기 위
해 계속 인간의 몸 속에 머물러 있던 성자들이었다. 이 책에서는 각
단계에 대해 세세하게 설명하지 않겠다. 단 중간계 여행을 위해 준비
가능한 항목들을 개괄적으로 소개함으로써, 전체적인 얼거리를 잡도
록 돕고자 한다.

1) 준비 단계 [예비 수행]

이 과정은 내적 차원의 요가 탄트라 수행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
단계로써, 불교의 외적인 규율을 철저히 지키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대부분의 티벳 불교는 준비 단계에서, 4종류의 예비 수행을 10만 번
씩 도합 '40만번' 행할 것을 요구한다. 예비 수행에는 의례에 따라 행
하는 부복[五體投地], 정화 기능이 있는 100음절로 된 바즈라사트바
만트라의 반복(바즈라사트바는 남성 형상으로 나타난 자애로운 붓다
의 원형으로 탄트라를 전수할 때 이 모습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우
주를 구성하는 존재 요소인 오대[地, 水, 火, 風, 空]를 상징하는 제물
을 바치며 깨달은 존재들께 경배하는 제사, 3가지 보물[붓다, 진리,
공동체]에 대한 명상 등이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이런 예비 수행은
자신에게 맞는 특별한 수행법을 전수 받기 전에 행한다. 겔룩파의 경
우에는 9종류의 예비 수행을 10만 번씩 행해야 한다는 규율이 있다.
그 안에는 은거, 부복, 정화수 바치기, 만다라 그리기, 진흙 불상 만
들기, 바즈라사트바 만트라 반복하기, 서원 만트라 반복하기, 불을 바
치는 제사, 3가지 보물에 대한 명상 등이 포함되어 있다.
준비 단계에서 지켜야 하는 여러 가지 규범이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적인 깨달음을 추구하는[小乘] 수행자의 자세
와 중생을 구하겠다는[大乘] 자비심을 굳건히 하는 일이다. 티벳에서
는 내적인 수행을 위한 준비 단계를 크게 3과정으로 분류해서 가르
친다. 제 1과정은 세속의 포기, 제 2과정은 사랑과 자비의 정신 함양,
제 3과정은 '자기-없음'을 깨닫는 지혜 획득이다. 제 1과정은 개인적
인 깨달음을 추구하는 소승 불교에서 강조하는 내용이고, 제 2과정은
보편적인 깨달음을 추구하는 대승불교에서 강조하는 내용이다. 제 3
과정은 소승과 대승을 막론하고, 자유에 이르기 위해서는 누구나 통
과해야 하는 문이며 열쇠다.
제 1과정의 포기는 자신의 존재 상황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면 저
절로 성취된다.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 원인과 결과의 법칙에 따라
냉혹하게 반복되는 윤회, 무지에서 비롯되는 괴로움을 직시하면서 인
생 전체를 무한한 진화 가능성 측면에서 바라보는 명상은 포기하는
힘을 키워 준다. 자신의 존재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는 훈련이 되면,
감정과 혼란에 휩쓸리는 습관의 노예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체계
적인 포기 수행을 시작한 사람은 몸과 마음 전체를 뜻대로 통제할
수 있게 되기를 열망하게 된다. 그리하여 평안한 마음으로 죽음을 맞
고, 위험한 중간계 여행을 안전하게 마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수행
이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르면 '가지고 갈 수 없는 것'을 위해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일인지를 알고 추구하는 것의
방향을 바꾼다. 추구하는 것의 방향이 바뀌면, 그 동안 짓눌려 오던
허접 쓰레기 같은 것들로부터 해방되어 마음이 편안해진다.
제 2과정에서 추구하는 사랑과 자비의 정신이란, 삶이 이기적인 상
태에서 다른 사람의 행복을 염원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때 발산되는
활기찬 기운을 말한다. 깨달음을 얻어 중생을 해탈의 길로 인도하겠
다고 결심하고, 그 길을 가는 사람에게서 발산되는 생명력 넘치는 분
위기가 곧 사랑이요 자비다. 사랑과 자비를 베풀기 위해서는 자신이
먼저 편안하고 행복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 포기를 통해 참 자유와
평안한 쉼을 경험한 사람만이 이 과정에 들어갈 수 있다.
이 과정의 시작 단계에서는 모든 중생들과 자신의 연관성에 대해
명상한다. 모든 중생을 차별 없이 대하고, 그들에 대한 친밀감을 키
운다. 어머니가 젖먹이를 껴안는 심정으로 그들을 껴안고 애정을 듬
뿍 쏟는다. 그들과 시작도 끝도 없는 관계를 맺고 있으며, 진화의 길
을 함께 가고 있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어야 한다. 모든 중생이 피
붙이처럼 느껴질 때까지 그렇게 해야 한다. 그러면 그들이 수없는 생
을 반복하면서 경험하는 괴로움을 그냥 보아 넘길 수 없게 된다. 그
대는 이미 포기를 통해 자유로움을 얻었다. 그들은 고통의 굴레를 뒤
집어쓰고 신음하고 있다. 그러니 어찌 그대로 앉아 있을 수 있겠는
가. 이때 발산되는 기운이 곧 사랑이요 자비다.
사랑과 자비의 힘을 키우는 명상은, 모든 중생을 자유의 길로 인도
하겠다는 영웅적인 맹세로 끝맺는다. 중생을 구원하겠다는 열망이 확
고한 결단으로 바뀌면, 깨달음에서 비롯되는 우주적인 사랑과 자비의
힘이 분출한다. 그리하여 그대는 메시아적인 영웅 즉 보디사트바[菩
薩]가 된다. 깨달음, 사랑, 자비는 오직 방향 설정과 결단에 달려 있
다.

제 3과정에서 추구하는 지혜는 자유를 실제로 누리기 위해 꼭 필
요한 요소다. 지혜는 주관과 객관의 '비어-있음'에 대한 체계적인 명
상을 통해 계발할 수 있다. 이 과정은 주관의 '비어-있음'에 대한 명
상으로부터 시작한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나'라고 하는 어떤 고정 불
변의 실체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에고다. 에고의
뿌리가 얼마나 깊은지 탐구해 보라. 에고에서 충동과 생각과 행위가
나온다. 그대는 그런 것들을 의심도 하지 않고 '나의 것'으로 받아들
인다. 당연한 일로 여긴다. 에고의 뿌리는 이렇게 깊다.
그러나 깊게 파고 들어가 근원을 찾아 보라. '나'라고 생각하는 그
대가 진정으로 누구이며 또 무엇인지 탐구해 보라. 자아 탐구를 체계
적으로 해 나갈 수 있는 여러 가지 수행법이 이미 개발되어 있다. 그
런 수행법의 도움을 받아 그대를 구성하고 있는 내적인 요소들을 분
석해 보라. 몸과 마음과 감각을 낱낱이 조사해 보라. 감정과 사고의
메커니즘을 분석해 보라. 복합적인 구조로 되어 있는 의식 그 자체를
조사해 보라. 이 일을 위해서는 먼저 집중력을 길러야 한다. 우리 보
다 앞서서 자아 탐구의 길을 간 수많은 선배들이 있다. 우리는 그들
이 남겨 놓은 단서와 방법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자아를 탐구하기
위해 철학자가 될 필요는 없다. '나'는 누구인가를 알고자 하는 강렬
한 염원만 있으면 된다.
깊이 파고들어 가면 갈수록, '나'라고 하는 실체를 발견할 수 없다
는 것을 점점 더 확실히 알게 된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나'라는 존
재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나'라는 존재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그런 느낌조차도 그대의 실체가 아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존재한다는 생각이나 존재하지 않는 다는 느낌을
'나'라고 하는 에고의 생각이나 느낌이라고 판단한다. 이런 오류를 피
하려면 지혜에 대한 가르침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만 본능적
인 그릇된 자기 동일시 철저하게 규명할 수 있다.
이 과정에 들어 선 수행자는 뭐가 뭔지 모르는 막연한 상태에서
한 동안 지낼 수밖에 없다. 그러는 동안 절대에 대한 느낌은 점차 침
식하고 상대적인 연관성에 대한 감각이 살아난다. '나'라고 하는 것은
일시적인 구조물에 지나지 않으며, 따라서 객관적으로도 '비어-있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는다. 더불어 다른 사람이나 외적인 대상 역시 객
관적인 실체가 없는, 상대적인 존재일 뿐이라는 깨달음이 온다.
관계의 그물은 절대적인 실체가 아니다. 상대적이다. 따라서 유동
적이며, 창조적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활짝 열려 있다. 모든 것이 상
호 연관 속에서 조립된 일시적인 구조물이라면, 좀 더 아름다운 모습
으로 변하도록 애써야 한다. 상대성에 대한 깨달음은 수행자를 이런
결단의 자리로 인도한다. 모든 것이 변화될 가능성을 품고 있다. 고
정된 실체가 아니고 변형 가능성을 갖고 있다면, 부정적인 환경으로
퇴화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랴. 모든 중
생이 깨달음을 얻어 기쁨이 넘치는 세상으로 변할 수 있다는 무한한
가능성을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그런 부정적인 가능성이 끼여들 자리
가 없다.
이 과정의 명상은 깨달음이 현실 생활에 적용될 수 있을 때까지
밀고 나가야 한다. 이 단계는 중간계를 건너가는 특별한 탄트라 기법
을 익히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다. 여기서는 자성(自性)을 갖고 있
는 절대적인 실체는 없으며, 모든 것이 상대적일 뿐임을 추론을 통해
인식한다. 다음에는 '비어-있다'는 말과 '상대적'이라는 말이 같은 뜻
임을 알게 되고, 그러면 이 세계를 초월한 어떤 절대적인 공(空)을
찾지 않게 된다. 상대적인 세상을 무가치한 것으로 앝잡아 보는 태도
도 사라진다.
그대는 이런 깨달음을 일상 생활에 이중적으로 통합시켜야 한다.
첫째, 그대의 모든 주관적인 경험이 자성이나 실체가 없는 상대적인
것임을 한 순간도 잊지 않고, 항상 그렇게 생각하고 느끼는 확실한
경지로 들어가야 한다. 둘째, 그대가 경험하는 객관적인 대상 역시
상대적으로 존재한다는 점을 늘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이런 두 가지
인식이 확고해진 다음에는 점점 깊게 내면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나'라고 하는 에고를 습관적으로 부각시키는 본능적인 무지를 '비어-
있음'에 대한 인식으로 완전히 뒤집어 씌워야 한다. 에고와의 동일시
를 제압하면 하는 만큼 더 자유로워진다.
명상은 실제로 '비어-있다'는 인식과 깨달음을 얻은 다음에 꼭 필
요하다. 에고 의식의 뿌리가 얼마나 깊은지 알게 되면, 깨달음을 심
화시키고 자유를 확장하는 더 높은 차원의 수행법을 익히고자 하는
열망이 생긴다. 여러 생을 기다릴 수는 없다. 이 생에서 끝내고야 말
겠다. 이런 열정이 솟아오르면, 자연히 요가 탄트라에 입문하는 길을
찾게 된다. 그리하여 이승에서의 삶을 유동적인 중간계의 삶으로 여
기고, 새로운 모습으로 변형된 자신과 환경을 시각적으로 상상하는
창조 단계 수행에 들어간다. 또 내면 세계를 여행하는, 숙련된 정신
세계 비행사가 되는 법을 배우는 완성 단계 수행에 들어간다.
요가 탄트라 수행자들은 변하지 않는 지혜를 추구한다. 이 지혜는
얼마 지나지 않아 무용지물이 되어 버리는 일종의 선동적인 가르침
이 아니다. '비어-있음'은 외적인 수행 단계에서 보나 내적인 수행 단
계에서 보나 똑 같이 '비어-있음'이다. 다만 접근하는 방식이 다르다.
내적 단계의 수행에서는 깨달음에 가속이 붙는다. 수행법도 정교하게
다듬어져 있다. 내적 단계의 수행자는 의식적으로 수없이 여러 번 죽
고 다시 태어난다. 이런 수행을 통해 진화 과정이 압축된다. 그래서
한 생, 아니면 단 몇 생으로 완전한 해탈에 도달하고자 한다. 한 생
에 여러 생을 압축하는 것, 한 번의 죽음에 여러 번의 죽음을 압축하
는 것, 한 번의 중간계에 여러 번의 중간계 체험을 압축하는 것, 이
것이 비밀스러운 탄트라 수행의 기본이다.

2) 입문과 전수

준비 단계의 3과정에 대한 것은 혼자 책을 통해 배우고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때에 따라 그대에게 적절한 방법을 지도해 주는 영적인
스승이 있다면 더욱 효과적이다. 이미 체험한 스승에게 배운다면 '자
기-없음'에 대한 깨달음에 훨씬 쉽게 도달할 수 있다. 높은 경지를
추구하는 수행자들에게는 이미 스승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
구하고 탄트라에 입문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스승을 찾을 필요가 있
다. 스승이 없이는 탄트라 수행이 불가능하다. 변형을 위한 요가 탄
트라 수행에서는 영적인 스승과 개인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필수적
으로 요구된다.
스승을 선택하는 문제는 여러 문헌에 언급되어 있다. 이것은 간단
한 문제다 아니다. 그대는 스승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갖고 있을 것이
다. 아마 직감으로 그렇게 느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살
아가는 모습을 유심히 관찰해 보아야 한다. 그의 가르침, 다른 제자
들의 질과 성격 등을 엄밀히 관찰하고 검토해야 한다. 어디에선가 결
점이 발견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그대의 지나치게 비판적인 시각
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이럴 땐 상식적인 판단 기준을 사용하
는 것이 좋다.
어떤 사람의 가르침이 애매 모호하고, 스스로 모순을 일으키거나
전통적인 가르침과 다르다면 그런 사람을 스승으로 선택해서는 안된
다. 입으로는 가르치면서도 행동을 그렇게 하지 않는 사람, 자신의
부와 명예를 위해 제자들을 이용하는 사람, 욕망에 흔들리는 자제력
이 없는 사람도 피해야 한다. 그가 어떤 지위에 있고 어떤 배경을 등
에 업고 있든지, 그런 사람을 스승으로 선택하면 안된다.
믿을 만한 스승이라면 가르침이 명쾌해야 한다. 가르침이 전통적인
경전의 가르침과 대체적으로 일치하고, 그 가르침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제자들을 이용하지 않고 반대로 그들이 필요와 유
익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 현재 부유하든 가난하든, 또 유명하든지
유명하지 않든지 간에 부와 명예에 도통 관심이 없는 사람. 살아가는
모습이 온건하고 절제되어 있는 사람. 이런 사람이라면 믿을 만한 스
승이다. 거창한 이름도 없고 혈통도 변변치 못하다 할지라도, 또 특
별한 맛이 없고 그저 그런 것 같을지라도 이런 스승이 믿을 만한 스
승이다.
일단 그대가 스승을 선택하고 나면, 스승은 그대에게 준비 단계 수
행을 명한다. 예비 수행을 '40만 번' 반복해서 행하라고 하거나, 아니
면 그대에게 적합할 듯이 보이는 다른 어떤 수행을 명할 것이다. 어
쨌거나 스승이 그대를 제자로 받아들여 수행법을 전수해 주기로 결
정하기 전에는, 요가 탄트라의 만다라에 접근할 길이 없다. 그러기에
스승과 관계를 맺는 것이 탄트라 수행의 필수적인 요소라고 하는 것
이다.
요가 탄트라는 자신의 깨달은 모습과 깨달은 후에 변할 주위 환경
을 시각적으로 상상하는 창조적인 명상에서 출발한다. 수행자는 깨달
은 존재와 그의 주위 환경을 마음 속에 그리고, 자신과 세상이 그런
모습으로 변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상상한다. 이 수행의 목적은 자기
가 앞으로 변할 구체적인 모델을 만드는 데 있다. 무엇을 새로 만들
어 내려면 먼저 만들어 내고자 하는 것을 상상해야 한다.
상상은 이승-중간계의 삶에서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고유한 자성
(自性)이나 고정불변의 실체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모
든 것이 일시적이고 상대적일 뿐이다. 주관적인 자아도 없고 객관적
인 대상도 없다. 상대적인 관계에 따라 지금 이렇게 나타나고 있을
뿐이다. 상대적인 관계는 상대적이기 때문에 유동적이며, 그 유동성
은 상상의 힘에 의해 변형된다. 따라서 이승-중간계의 모든 현상은
상상의 힘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 세상은 무지가 만들어 낸 현상이다. 무지한 존재들의 말과 행위
속에 담겨 있는 무의식적인 상상의 힘이 그에 부합하는 이런 모습을
만들어 냈다. 지혜를 통해 깨달음을 얻은 사람은 자신의 환경을 완전
한 붓다의 땅으로 변형시킨다. 요가 탄트라 수행자의 목표가 바로 이
것이다. 붓다의 땅 만다라를 상상함으로써 온 세상을 붓다의 땅으로
만들고, 자신의 몸과 말과 마음이 붓다의 세 몸으로 변형된 모습을
상상함으로써 실제로 그렇게 되는 것이 그들의 목표다.
상상을 통한 변형 수행은 스승에게 입문하면서 시작된다. '바즈라-
스승' 즉 다이아몬드 같은 스승과 관계를 맺기 전에는 탄트라 수행을
시작할 수가 없다. 이 점 때문에 탄트라 수행이 스승의 발 아래 엎드
려 그를 예배하는 일종의 '스승 숭배'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진짜
스승은 제자들이 자기 주위에 넋을 잃고 둘러앉아 있는 것을 허용하
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행자는 스승을 실제 붓다로 보아야
한다. 스승의 육체를 붓다의 나투는 몸으로 보아야 한다. 과거.현재.
미래의 모든 붓다의 전형으로 보아야 한다. 스승의 말은 붓다의 깨달
은 몸으로 여겨야 한다. 스승의 가르침을 다르마의 정수로 여겨야 한
다. 그리고 스승의 마음을 붓다의 진리의 몸으로 보아야 한다. 스승
의 마음이야말로 온 세상에 두루 깃들어 있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
붓다의 진리의 몸이라고 믿어야 한다. 수행자는 스승을 3가지 보물
[三寶: 붓다, 진리, 수행자 공동체]이 구체화된 존재로 보아야만 한다.
수행자는 자신의 불완전한 상상과 생각을 붓다인 스승의 완전한
모습 속에 용해시킨다. 스승과 융합하는 단계를 거친 수행자는, 스승
의 눈으로 자신을 보는 수행으로 넘어간다. 스승은 제자를 붓다로 본
다. 스승은 그대 속에 있는 가능성이 이미 실현된 모습을 본다. 스승
의 깨달음과 영적인 시각은 전수 의식을 통해 전달된다. 전수 의식은
다이아몬드 왕관을 쓰고 깨달음의 왕자로 즉위하는 일종의 도유식
(塗油式)이다. 전수 받는 제자는 붓다의 장엄한 사자좌(獅子座)에 올
라, 상상을 통해 앞으로 도달할 지극한 경지를 미리 맛본다.
탄트라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입문 의식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한 번의 의식으로 완전한 깨달음을 얻기는 힘들다. 실제로 만
다라 궁전에 들어가서 그 구조, 장식물, 그 안에 있는 스승 붓다와
수행자들의 모습을 세세하게 시각화하기 위해서는 고도로 숙련된 수
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수행이 어느 정도 경지에 올라야만 얼굴과
팔이 여러 개인 자신의 신적인 모습을 시각적으로 상상할 수 있다.
만다라는 완전한 우주다. 일상적인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초보
단계의 수행자는 상징이나 이상적인 인간상을 상상함으로써 만다라
세계를 언뜻 감지할 수 있을 뿐이다. 만다라 명상은 특별히 정해진
사원에서, 그 사원의 구조나 장식물을 상상의 매개체로 하여 진행하
는 것이 보통이다.
탄트라에 입문한 수행자는 수행에 결부된 모든 맹세와 서원의 의
미를 이해하고 지키도록 애써야 한다. 그를 통해 마음과 몸과 감각을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스승이 아무리 뛰어도 입문자
는 자신이 준비한 그릇에 넘치는 것은 받을 수 없다. 그러므로 첫 번
째 의식을 치른 다음, 점점 더 완전한 경지의 깨달음을 전수 받기 위
해 용맹 정진해야 한다.
입문-전수 의식은 대단히 복잡하다. 요가 탄트라에서는 4단계로 구
분하여 이 의식을 행한다. 1단계[花甁入門]에서는 몸에 초점을 맞추
고, 창조 단계에서 시각화 명상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전수한다. 2단
계[秘密入門]에서는 말에 초점을 맞추고, 완성 단계의 출발인 변형
수행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전수한다. 3단계[智慧入門]에서는 마음에
초점을 맞추고, 보다 높은 수준의 완성 단계 수행을 할 수 있는 능력
을 전수한다. 마지막 4단계[大印入門]에서는 몸과 말과 마음 전체에
초점을 맞추고, 완성 단계 최고의 경지인 통합 수준에 이르는 수행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전수한다.
<티벳 死者의 書>에는 자애로운 모습의 붓다와 보살 그리고 무서
운 모습의 붓다와 보살로 가득 찬 만다라를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만다라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한, 입문 의식에 사용되는 기도문은 포
함되어 있지 않다. 그 세계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필히 자질을 갖춘
스승으로부터 전수를 받아야만 하기 때문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이다.
전수해 주는 스승이 없으면, 그런 기도문을 이 책 저 책에서 찾아내
서 달달 외워도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상을
통한 해탈> 문헌의 맨 처음 책인 <붓다의 세 몸인 스승에 대한 기
도>에는 입문 의식에 관련된 내용이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다(아래
인용에서는 입문 의식의 단계 별로 본문의 순서를 조정했다).

흠없이 완전한 연꽃 궁전에서,
스스로 나타나신 신성한 나투는 몸 스승께
한없는 경배와 기도를 드리나이다.
잘못된 생각에서 비롯되는 증오심이 사라지지 않았어도,
지금 이대로 자유롭게 해 주소서.
당신의 나투는 몸에서 흘러나오는 은총을
충만하게 누리게 하소서!
마음을 밝히는 투명한 빛을 비추어 주소서!

입문자는 이 기도에서 스승을 붓다의 나투는 몸이라고 고백한다.
이 1단계 입문식[花甁入門]에서 수행자는 붓다의 몸을 상징하는 종자
만트라 OM의 진동과 함께, 스승의 정수리 의식 센터에서 발산되는
백색 다이아몬드 광선의 축복을 받는다. 입문자의 정수리 의식 센터
는 다이아몬드의 백색 광선으로 충만해지고, 창조 단계 수행을 할 수
있는 힘이 부여된다.

순수한 지혜의 기쁨이 충만한 빛의 궁전에서,
죽음을 모르는 깨달은 몸 스승께
한없는 경배와 기도를 드리나이다.
탐욕과 정욕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어도,
지금 이대로 자유롭게 해 주소서.
당신의 깨달은 몸에서 흘러나오는 은총을
충만하게 누리게 하소서!
해탈로 인도하는 내적인 지혜의 기쁨을 채워 주소서!

입문자는 이 기도에서 스승을 기쁨으로 충만한 붓다의 깨달은 몸
이라고 고백한다. 이 2단계 입문식[秘密入門]에서 수행자는 붓다의
말을 상징하는 종자 만트라 AH의 진동과 함께, 스승의 목 의식 센터
에서 발산되는 붉은 색 루비 광선의 축복을 받는다. 입문자의 목 의
식 센터는 루비의 붉은 색 광선으로 충만해지고, 신비한 에너지 몸을
만드는 완성 단계 수행을 할 수 있는 힘이 부여된다.

우주 속에 충만한 완전한 진리의 궁전에서,
태어나지도 않고 성장하지도 않는 진리의 몸 스승께
한없는 경배와 기도를 드리나이다.
무지와 망상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어도,
지금 이대로 자유롭게 해 주소서.
당신의 진리의 몸에서 흘러 나오는 완전한 축복을
충만하게 누리게 하소서!
스스로 존재하는 근원적인 지혜를 밝혀 주소서!

입문자는 이 기도에서 스승을 붓다의 진리의 몸이라고 고백한다.
이 3단계 입문식[智慧入門]에서 수행자는 붓다의 마음을 상징하는 종
자 만트라 HUM의 진동과 함께, 스승의 심장 의식 센터에서 발산되는
푸른색 사파이어 광선의 축복을 받는다. 입문자의 심장 의식 센터는
사파이어의 푸른 색으로 충만해지고, 투명한 직관의 빛을 체험하는
완성 단계 수행을 할 수 있는 힘이 부여된다.

내면을 관통하는 투명한 빛의 궁전에서,
만물에 고루 축복을 베푸는 세 몸이신 스승께
한없는 경배와 기도를 드리나이다.
나와 너의 분별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어도,
지금 이대로 자유롭게 해 주소서.
당신의 세 몸에서 흘러나오는 지극한 축복을
충만하게 누리게 하소서!
근원적이 지혜의 세 몸이 이루어지게 하소서!

입문자는 이 기도에서 스승을 붓다의 세 몸이 통합된 존재라고 고
백한다. 이 4단계 입문식[大印入門]에서 수행자는 붓다의 몸과 말과
마음을 상징하는 만트라 OM AH HUM의 진동과 함께, 스승의 세 의
식 센터에서 발산되는 다이아몬드, 루비, 사파이어 광선의 축복을 받
는다. 입문자의 세 의식 센터는 흰 색, 붉은 색, 푸른 색으로 충만해
지고, 투명한 빛과 하나가 되어 완전한 佛性을 성취하는 최고의 완성
단계[마하무드라] 수행을 할 수 있는 힘이 부여된다. 이 단계에서 스
승은 3가지 광선으로 변하여 제자 속에 녹아든다. 그리하여 스승과
제자는 분리할 수 없는 한 몸이 된다.
의식과 잠재의식 차원에서, 자신이 이미 완전한 깨달음을 얻은 존
재라고 상상하는 것이 입문-전수 의식의 요체다. 이 의식에서는 가능
성을 가능성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이미 실현된 것으로 본다. 몸,
말, 마음, 직관 전체가 깨달음으로 충만하다. 현재 상태는 완전한 깨
달음과 거리가 멀 수도 있다. 그래도 완전한 깨달음을 얻은 모습을
상상하고 그 모습을 향해 수행을 진전시켜 나간다. 마음 속으로는 완
전한 깨달음을 얻은 상태를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현실적으로는 수행
을 통해 깨달음의 장애물을 하나 하나 제거해 나간다. 아직 깨달음을
얻기 못했다는 생각은 털 끝 만큼도 하면 안된다. 먼 훗날 깨달음을
얻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동의해서는 안된다. 실제는 그렇지 않더라
도 이미 완전한 깨달음을 얻은 상태만을 머리 속에 그려야 한다.
이것이 소위 말하는 '결과를 목적지에 이르는 수레로 이용'하는 수
행법이다. 외적인 준비 단계 수행에서는 계율을 지킴으로써 계율이
목표로 하고 있는 경지에 도달한다. 하지만 내적인 단계에 들어서면
목표를 이용하여 목표에 도달한다. 목표를 이용하는 수행자는 현실과
상상 사이의 간격으로 인해 심리적인 중압감과 부조화를 체험한다.
일상적인 의식 상태에서는 자기가 아직 깨닫지 못했다는 것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모습을 스승처럼 완전한 깨달음을 얻은
존재로 상상하고 믿는 수행을 해야 한다. 현실과 상상 사이의 긴장은
상상의 승리로 끝난다. 지속적으로 시각화하는 상상의 힘이 현실을
바꾸어 놓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투명한 관계를 맺고 있는 유동적인
현상이라는 자각이 깊어지면 이 수행은 쉽게 진전된다.
<명상을 통한 해탈> 문헌의 가르침을 오해하지 않으려면, 목표를
수레로 이용하는 수행법을 올바로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목표를 수
레로 이용하는 수행을 할 때 생기는 인식상의 불협화음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 완전하다. 편안한 마음으로
투명한 빛 속에서 쉬라. 그대는 이미 완전한 붓다이다!"라는 말을 들
었다고 하자. 그러면 그대는 "아, 그래. 내가 붓다야."하면서 습관적으
로 '나'라고 생각하는 에고와 붓다를 동일시한다. 이렇게 되면 깨달음
은커녕 에고 의식만 점점 더 강화된다. 그러나 반대로 깨닫지 못한
현재 상태만을 보는 사람은,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 완전하며, 그대
는 완전한 붓다"라는 파드마 삼바바의 말이 잘못 된 것이라고 판단
한다. 그래서 그가 가르치는 수행에 대해 냉소적이 된다. 오해에서
비롯되는 이런 두 가지 태도는 <명상을 통한 해탈> 문헌 속에 담겨
있는, 고도로 정교하게 다듬어져 있는 탄트라 수행법과는 거리가 멀
어지게 만든다.
<티벳 死者의 書>에서 그대가 이미 완전한 상태에 있다는 말을 들
으면, 입문-전수 의식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선언되는 말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그것은 그대가 도달해야 할 목표지 현실이 아니다.
그대는 그 목표가 이미 이루어진 상황을 늘 마음 속에 품고, 현실적
으로는 그 목표에 이르는 장애물을 하나 하나 제거해 나가야 한다.
도저히 안된다는 좌절감이 생기는 것은 지나치게 조급하기 때문이다.
좌절감이나 자기 연민의 감정은 빨리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나'라고
하는 에고에서 비롯된다. 에고라고 하는 습관의 상자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 상자에서 벗어나는 만큼 깨달음이 더 밝아진다. 장애물이
제거될수록 변명과 의심이 사라지고, 에고에 대한 탐닉에서 벗어나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힘이 커진다. "그대
가 완전히 깨달은 붓다'라는 가르침의 참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에
고를 강화시키거나 반대로 좌절감이나 의심의 수렁에 빠진다면 아예
듣지 못한 것만도 못하다. 조금도 나아지지 않은 환경에서, 괴로운
몸을 이끌고 귀한 인생을 허비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3) 창조 단계 [生起行]

<명상을 통한 해탈> 시스템에서 창조 단계 수행과 비슷한 내용은,
이 책 7장에 완역해서 실은 <본능의 해탈을 위한 다르마 수행>에 나
온다. 이 수행의 기본 목적은, 깨달은 상태를 상상함으로써 일상적인
의식을 깨달음에 대한 비전으로 가득 찬 의식으로 변형시키는 데 있
다. 주객을 막론하여, 일상적인 세계의 모든 것이 지혜로 충만한 모
습으로 변형된 모습을 상상한다. 죽음 중간계의 자기는 붓다의 진리
의 몸[法身]으로, 저승 중간계의 자기는 붓다의 깨달은 몸[報身]으로,
그리고 이승 중간계의 자기는 붓다의 나투는 몸[化身]으로 변형된 모
습을 상상한다. 존재를 구성하고 있는 다섯 무더기[五蘊]가 다섯 붓
다로 변하고, 5가지 독이 5가지 지혜로 바뀐 모습을 시각적으로 상상
한다. 미묘하게 잠복해 있는 본능적인 요소들이 모두 붓다의 신성한
성품으로 바뀐 모습을 상상한다. 눈에 보이는 모든 형상이 보석으로
장식된 만다라 궁전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로 바뀐 모습을 상상한다.
이 설명은 <명상을 통한 해탈> 시스템에 따른 것이지만, 상상하는
내용이 이와는 다른 수행 체계도 많다. 꼭 이것을 저것으로 또는 저
것을 이것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법은 없다. 불순한 것을 순수한 것으
로 변형시킨다는 대원칙만 같으면 된다.
존재를 구성하는 다섯 무더기를 원형적인 다섯 붓다로 바꾼다. 몸
(色)은 아크소비야(不動佛)로, 느낌(受)은 라트나삼바바(寶生佛)로, 지
각(想)은 아미타바(阿彌陀佛), 의지와 충동(行)은 아모가싯디(不空成
就佛)로, 의식 활동(識)은 바이로차나(大日如來)로 변형시킨다. 5가지
독(五毒)은 5가지 지혜로 바꾼다. 분노와 증오는 거울 같은 지혜(大
圓鏡智)로, 탐욕과 정욕은 분석하는 지혜(妙觀察智)로, 시기심과 질투
는 성취하는 지혜(成所作智)로, 아집과 자만심은 평등하게 보는 지혜
(平等性智)로, 무지와 망상은 궁극적인 지혜(法界體性智)로 변형시킨
다. 이런 식으로 지극히 일상적인 것, 부정적인 감정이나 생각 등을
붓다와 지혜의 에너지로 바꾼다. 각 붓다와 지혜를 상징하는 보석과
색깔 등을 구체적으로 상상하며, 지금 그런 모습으로 변한 자신의 상
태를 시각적으로 그린다. 그래서 실제로 깨달은 붓다가 되었다는 생
각이 의식을 지배하도록 한다. 온 세상을 붓다의 눈으로 본다. 온 세
상이 기쁨으로 충만하고, 자신에게서는 지혜의 빛이 발산되고 있음을
구체적으로 상상한다.
무더기 독 붓다 색깔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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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色) 분노 아크소비야 다이아몬드 거울 지혜
느낌(受) 자만심 라트나삼바바 황금 평등 지혜
지각(想) 정욕 아미타바 루비 분석 지혜
의지(行) 시기심 아모가싯디 에머랄드 성취 지혜
의식(識) 망상 바이로차나 사파이어 궁극 지혜
-----------------------------------------------------------
그대가 느끼는 혼란스러운 느낌은 바이로차나이다. 그대가 느끼는
분노는 아크소비야이다. 그대의 몸과 외부 세계의 대상은 아크소비야
이다. 그대의 감각은 라트나삼바바이다. 그대의 인식과 지각은 아미
타바이다. 그대의 의지와 충동은 아모가싯디이다. 그대의 의식 활동
은 바이로차나이다. 스승이 더 이상 밖에 있지 않다. 그대의 상상 속
에서 스승과 붓다가 하나가 되었고, 그대 또한 스승과 붓다와 하나
되었다. 그대는 붓다의 눈으로 중생들을 굽어살핀다. 그대는 중생들
을 해탈의 길로 인도한다. 그대는 입문식을 통해 깨달음의 광휘와 축
복에 휩싸인다. 온 우주와 중생을 깨달음으로 인도할 책임을 떠맡는
다. 입문식을 통해 그대는 모든 중생을 보살피고 궁극적인 행복의 길
로 인도하는 붓다가 되는 것이다.
창조 단계에서는 환경, 기쁨, 이웃, 육체, 자아가 완전한 모습으로
바뀐 모습을 시각적으로 상상한다. 주위 환경이 붓다가 지배하는 만
다라 궁전으로 바뀐 모습을 상상한다. 환경 전체가 아름다운 모습으
로 변형된 모습을 구체적으로 시각화한다. 일상적인 삶에서 느끼던
기쁨의 대상이 힘을 잃고, 깨달음으로 인한 기쁨이 솟아나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시각화한다. 모든 이웃이 붓다와 보살로 변형되어 그대의
깨달음을 도와주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시각화한다. 피와 살로 이루
어진 그대의 육체가 모든 붓다의 지혜 덩어리로 변형된 모습을 구체
적으로 시각화한다. 자아의 변형을 위해서는 원형적인 붓다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여 모델로 삼는다. 그대의 기질에 따라 자애로운 모습
의 붓다를 선택할 수도 있고, 그대 속에 깊이 잠들어 있는 에너지를
일깨우기 위해 무서운 모습의 붓다를 선택할 수도 있다. 그대는 선택
한 모델 붓다로 변형된다. 그럼으로써 '나'라고 생각하던 에고 의식이
완전히 소멸된 상태를 구체적으로 시각화한다. 투명한 '비어-있음',
다이아몬드와 같은 지혜 자체가 되어 버린 그대의 모습을 구체적으
로 상상한다.
이것이 요가 탄트라의 심미적인 차원이다. 우주 속의 모든 것을 완
성된 모습으로 그리는 창조 단계 수행에서는, 3가지 차원에서 변형이
일어난다. 죽음 중간계가 진리의 몸으로 바뀌고, 저승 중간계는 깨달
은 몸으로 바뀐다. 그리고 이승 중간계는 나투는 몸으로 변형된다.
이 변형 과정에서 두 가지 전환이 일어난다. 고통으로 가득 찬 일상
적인 외부 환경이 완전한 붓다의 땅으로 전환되고, 괴로움 속에서 신
음하던 에고가 완전한 붓다로 전환된다. 이러한 변형과 전환은 체계
적인 시각화 수행을 통해 점차 완성된다. 붓다로 변형된 자신의 모습
을 상상하는 수행이 경지에 오르면, 외적으로는 세상 전체가 기쁨이
넘치는 붓다의 땅으로 변하고 내적으로는 '비어-있음'을 인식하는 투
명한 지혜가 빛난다. 외부 환경을 자유 자재로 통제하고 조절함으로
써, 실제로 중생을 도울 수 있는 능력과 자비심은 이 단계에서 생긴
다. 죽음, 저승, 이승을 붓다의 세 몸으로 변형시키는 상상에 관해서
는 <명상을 통한 해탈> 문헌에 포함되어 있는, 기도문 형태의 <붓다
의 세 몸인 스승에 대한 기도>에 분명하게 언급되어 있다(5장을 보
라).
<본능의 해탈을 위한 다르마 수행>의 내용은 창조 단계 수행과 아
주 비슷하다(7장을 보라). 수행자는 원형적인 붓다와 보살들이 배열
된 작은 만다라가 자신의 몸 속에 이루어진 모습을 시각적으로 상상
한다. 소위 '육체 만다라'를 만드는 것이다. <티벳 死者의 書>에는 10
0명의 붓다와 보살이 등장한다. 하지만 만다라에서의 그들의 배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다. 그러나 <본능의 해탈을 위한 다르
마 수행>의 내용에 비추어 <티벳 死者의 書>에 나오는 붓다와 보살
들의 위치를 정할 수 있으며, 창조 단계의 수행에서 그 만다라를 이
용할 수 있다.
불상이나 보살상 앞에 명상 자세로 앉는다. 사만타바드라(普賢菩
薩) 상도 좋고 위대한 스승 파드마 삼바바 상이라도 좋다. 여러 불상
과 보살상을 함께 놓아도 괜찮다. 그 앞에 상징적인 제사를 드릴 자
그마한 제단을 마련한다. 정화수, 꽃, 촛불, 향을 준비하고 금강저(金
剛杵)와 작은 종도 준비한다. 기타 제사에 필요한 것이 있으면 다 준
비한다. 그대 마음 속에 상상의 하늘을 그리고, 그 하늘에 나타난 사
만타바드라와 아미타바와 파드마 삼바바 등 모든 붓다와 보살과 스
승의 모습을 시각적으로 상상한다. 원초적인 붓다로부터 그대의 스승
에 이르기까지 모든 신적인 존재의 모습을 상상의 하늘에 떠올린다.
귀의하는 심정으로 그들을 초청한다. 그들이 나타나면 엎드려 절한
다음 제물을 바친다. 그들에게 그대의 죄와 허물을 고백하고 가르침
을 청한다. 니르바나 속으로 들어가지 말고 함께 있어 달라고 요청한
다. 그리고 그대 자신의 수행의 공덕을 뭇 중생의 깨달음을 위해 바
칠 것을 맹세한다
다음에는 그대 자신이 바즈라사트바 붓다의 진리 영역에 녹아드는
모습을 상상한다. <본능의 해탈을 위한 다르마 수행>에는 바즈라사
트바 붓다가 보석으로 장식된 왕복을 입고, 흰 얼굴에 평화로운 모습
을 한 존재로 묘사되어 있다. 이 때 100음절로 되어 있는 정화를 위
한 만트라 '옴 바즈라사트바 삼마야 ...'를 21번 또는 108번 반복한다
(7장을 보라). 이 만트라는 죄를 정화시키고 감정과 지성의 장애물을
제거하는 힘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본능의 해탈을 위한 다르마 수
행>에 나오는 10가지 준비 단계를 이런 식으로 밟아 나간다. 10단계
준비 수행이 끝나면, 순서에 따라 몇 가지 시각화 수행을 더 거쳐야
한다. 그런 다음 <해탈을 위한 다르마 수행>에 뒷부분에 나오는 '육
체 만다라' 수행에 들어간다.
10단계 준비 수행이 끝난 다음에는 <본능의 해탈을 위한 다르마
수행>에는 나오지 않는 내용의 시각화 훈련을 거쳐야 한다. 모든 붓
다와 보살과 스승을 초청하여 그들과 하나가 된다. 그리하여 그들과
함께 절대 투명한 '비어-있음' 속으로 해체된다. 이 때 '옴 수냐타 즈
나나 바즈라 스바바바 아트마코 함!' 만트라를 외운다. 이 만트라는
'옴, 나는 투명하게 비어-있는 직관의 정수'라는 뜻이다. 이 투명한
'비어-있음'에서 완전한 우주가 출현하는 모습을 시각화한다. 우주의
중심에는 5가지 보석으로 지은 궁전이 찬란한 빛을 내뿜으며 우뚝
서 있다. 그 보석 궁전의 중앙에 사만타바드라(普賢菩薩)가 앉아 있
다. 그대는 그대의 이상적인 짝인 사만타바드라와 결합하여 한 몸이
된다. 다음에는 <본능의 해탈을 위한 다르마 수행>에 묘사되어 있는
것처럼, 바이로차나(大日如來)와 결합하여 하나가 된다. 배우자와 보
필하는 보살과 수호불에 둘러 싸여 4방향에서 나타나는 원형적인 붓
다들과 차례로 나타나는 모습을 시각적으로 그리고 그들과 결합하여
한 몸이 되는 것을 구체적으로 상상한다.
상상 속의 만다라 궁전이 붓다와 보살과 수호불로 가득 찬 다음에
는, 붓다의 땅에서 '지혜로운 존재'들이 쏟아져 나오기를 청한다. 그
들은 그대와 한 몸이 되어 있는 붓다 상 속으로 흘러들어 와서 그대
에게 경배한다. 그대는 만다라를 가득 채우고 있는 '지혜로운 존재'들
의 경배를 받으며 축복에 휩싸인다. 그대에게서 활기찬 축복의 에너
지가 발산된다. 온 세상 모든 존재들이 그 에너지 광선의 은혜를 받
는다. 모든 존재가 그대에게서 발산되는 자비로운 에너지 광선에 이
끌려 만다라 속으로 끌려들어온다. 만다라 속에 들어온 그들 역시,
그대와 마찬가지로 붓다로 변형된다. 그들도 자신들의 만다라를 만들
고, 그들에게서 발산되는 축복의 기운이 우주 속으로 끝없이 확장되
어 나간다.
여기에서 그대가 붓다의 무한한 진리의 몸이 된 모습을 다시 상상
하면서, 그대의 몸 속에 2개의 만다라 궁전을 만든다. 하나는 심장
센터에 만들고 다른 하나는 정수리 센터에 만든다. 심장 센터 만다라
에는 42명의 붓다와 보살들이 빛을 발하고, 정수리 센터 만다라에는
58명의 붓다와 보살들이 빛을 발하고 있는 모습을 상상한다. 그대의
감정, 본능, 성 에너지가 그들과 하나로 결합된 모습을 상상한다. 그
대의 모든 것이 붓다와 보살로 변형된 모습을 시각적으로 상상한다.
이제부터는 <본능의 해탈을 위한 다르마 수행>에 나오는 순서대로
상상을 계속해 나간다. 경전에 언급되어 있는 신들이 그대의 몸 속에
나타나는 모습을 시각적으로 상상한다. 이 시각화 수행은 앞으로 중
간계를 여행하게 될 때 상상을 통해 완성한 만다라의 힘으로 해탈의
길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기도, 그리고 만다라 궁전이 자신
의 가장 깊은 실체가 되게 해 달라는 기도로 끝맺는다.
시각적으로 상상하는 훈련은 처음부터 잘되지는 않는다. 혼란스럽
기도 하고, 뜻대로 잘되지 않기 때문에 좌절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
러나 주의를 집중하여 꾸준히 수행해 나가다 보면 점점 익숙해진다.
스승의 올바른 지도를 받는다면, 몇 달 지나지 않아서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시각화 상상을 진행해 나갈 수 있다. <명상을 통한 해탈>
문헌에 나오는 100명의 붓다와 보살과 수호불들의 모습을 일일이 말
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티벳 탱화인 탕카(tangka)에 그려진 그들의 모
습을 참고로 하면 좋을 것이다.
불교도가 아니라도 중간계 여행을 준비하기 위해 티벳 사람들이
발전시킨 죽음의 기술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 누구라도 자기 종교의
상징물을 통해 창조 단계 수행을 할 수 있다. 나름대로 상상의 체계
를 만들면 된다. 이 때 티벳 사람들이 발전시킨 순서를 응용해서 적
용하면 좋다.
먼저 자신이 섬기는 신이나 천사 또는 위대한 성인들께 기도한다.
그들의 사랑과 힘이 그대에게 흘러 들어오는 모습을 상상한다. 그대
에게 충만하게 채워진 사랑과 능력이 이웃과 세상을 향해 흘러 나가
는 모습을 상상한다. 육체와 마음 속에 신성이 충만한 모습을 시각적
으로 상상한다. 온 세상이 신성으로 충만한 모습을 상상한다. 그대와
세상 전체가 신적인 사랑과 평화로 가득 찬 모습을 시각적으로 상상
한다. 그 완전한 고요함에 의식의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중간계가
시작될 때 그대가 합일의 대상으로 선택한 신과 성인들이 나타나 주
기를 기원한다. 끝으로 그대가 상상으로 완성한 순결한 우주가 일상
적인 세계 속으로 녹아드는 모습을 상상한다. 그리하여 온 우주와 모
든 중생이 완전히 새로워진 모습을 보면서 명상을 끝낸다.

4) 완성 단계 [圓滿行]

창조 단계에서는 보석처럼 빛나는 붓다의 형상을 세부적인 데까지
상상한다. 상상을 점점 더 깊이 확장시켜 나가, 만다라 궁전 전체를
시각화하는 단계에 이른다. 그리하여 코 끝이나 심장 의식 센터 또는
생식기 의식 센터의 빈두[精]가 만다라 궁전으로 충만하게 될 때까지
상상을 지속해 나간다. 이렇게 만들어진 정묘한 만다라의 홀로그램
[干涉圖形]을 여러 시간 유지한다. 이 상태가 되면 완성 단계 수행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된 것이다. 창조 단계 명상은 시각적으로 창조한
영상들이 투명하게 빛나는 '비어-있음' 속으로 녹아들어 가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시각적으로 창조한 영상들은 완성 단계에서 4종류의 황
홀한 체험과 함께 다시 되살아난다. 그 4종류의 체험은 일상적인 자
기가 아닌 붓다와 보살의 체험이며, 완성 단계의 뼈대가 되는 체험이
다. 그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보자.
완성 단계 수행은 다른 방식으로 단계를 설정할 수도 있지만, 보통
5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는 '육체를 분리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
는 일상적인 육체에서 자신을 분리한다. 2단계는 '말을 분리하는 단
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바즈라 만트라[金剛眞言]을 반복함으로써 프
라나[호흡 에너지]와 만트라를 하나로 결합한다. 3단계는 '마음을 분
리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의식 에너지 전체를 중앙 통로로
끌어 들여, 신비한 몸 즉 미묘한 에너지 신체를 만든다. 4단계는 '투
명한 빛과 융합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3단계에서 만든 신비
한 몸과 우주적인 실체인 투명한 빛이 하나가 된다. 이 체험을 통해
비이원성에 대한 깨달음이 깊어진다. 5단계는 '통합 단계'이다. 이 단
계에서는 우주적인 실체인 투명한 빛과 신비한 몸과 일상적인 차원
의 육체가 온전히 하나로 통합된다. 투명한 빛은 진리의 몸[法身]이
고, 신비한 에너지 신체는 깨달은 몸[報身]이며, 일상적인 육체는 나
투는 몸[化身]이다. 이 세 몸이 온전히 하나 되어 완전한 불성(佛性)
을 성취한다.
인도에는 창조적인 수행법을 개발해 낸 위대한 성자들이 많다. 티
벳 불교는 그들로부터 다양한 탄트라 수행법을 물려받았다. 여러 종
류의 탄트라 수행법은 나름대로 이해를 표현하는 방식과 체계가 다
르다. 창조 단계와 완성 단계를 거쳐 최종 목표인 완전한 붓다의 경
지에 도달한다는 전체적인 구조는 같지만, 각 단계별로 수행하는 내
용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세속의 포기, 사랑과 자비의 정
신 함양, '비어-있음'을 통찰하는 지혜에 근거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는 차이가 없다. 모든 탄트라 수행이 깨달음을 가속시키며, 자비로운
마음을 키워 준다. 그리하여 이 생에서 완전한 붓다의 경지에 도달하
도록 도와준다. 모든 탄트라가 목표를 미리 상상함으로써 목표에 빨
리 도달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깨달음의 희열로 충만한 미묘한 차원
의 마음을 활성화시켜 그 마음으로 궁극적인 실재를 통찰하도록 하
고, 깨달음의 에너지를 모든 중생의 행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발산
하도록 하는 것도 탄트라의 기본 정신이다. 완전한 통합을 성취해 붓
다의 경지에 도달한 상태를 무엇이라고 부르든지 그 내용은 같다.
'위대한 완성'이라고 불러도 좋고, '마하무드라(大印)'라고 불러도 좋
다. 또는 '기쁨으로 충만한, 분할할 수 없는 비어-있음'이라고 불러도
좋다. 용어만 다를 뿐 실제 내용이 다른 것은 아니다.
일상적인 육체와 자기 이미지에서 자신을 분리하는 것이 '육체의
분리'다. 창조 단계 수행은 '육체의 분리'가 시작되면서 끝난다. 창조
단계에서 그대는, 시각화 상상을 통해 그대 자신을 실제로 붓다와 보
살로 체험한다. 그대의 얼굴, 눈, 팔, 감각 등 신체의 모든 부분이 붓
다와 보살로 변한 육체 만다라를 완성시킨다. 그러나 이 단계는 아직
거친 육체 차원이다. 시각화 상상의 폭발적인 확장을 통해 거친 차원
의 육체에 대한 감각을 완전히 넘어서야 한다. 자신의 모습 속에서
붓다나 보살을 보는 것이 아니라, 붓다나 보살이 되어서 자신을 느끼
는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이것이 완성 단계 수행의 1단계인 '육체의
분리'이다. 여기에 이르면 인간적인 형상으로 자신을 느끼는 감각이
사라지며, 중앙 통로와 프라나와 빈두로 이루어진 미묘한 차원의 몸
에 대한 감각이 살아난다. 이 때 거친 차원의 마음은 3가지 형태의
직관으로 변형된다. 이에 대해서는 앞에서 간략하게 설명한 바 있다
(도표 7.을 보라).
만다라 궁전과 자신의 몸이 붓다와 보살의 형상으로 변한 모습을
시각적으로 그리는 것은 아직 거친 차원의 수행이다. 이 수행은 미묘
한 차원의 몸과 마음에 대한 감각을 깨우기 위해 행하는 것이다. 완
성 단계에서는 명료한 의식을 가지고, 미묘한 차원을 깨우는 수행을
지속적으로 밀고 나간다. 거친 차원과 미묘한 차원의 몸과 마음에 대
해서는 앞에서 설명한 내용을 참조하라(도표 4.를 보라). 미묘한 차원
의 몸은 10종류의 프라나[신경 에너지]로 형성되어 있다. 10종류의
프라나는 5가지 주요 프라나와 5가지 부수적인 프라나로 나뉜다. 5가
지 주요 프라나는 전신에 퍼져 있는 생명 에너지인 '비야나', 심장 센
터(목과 심장 사이)에서 호흡을 주관하는 '프라나', 배꼽 센터(배꼽과
심장 사이)에서 소화를 관장하는 '사마나', 목 센터(목과 정수리 사
이)에서 근육의 활동을 주관하는 '우다나', 생식기 센터(배꼽에서 발
바닥 사이)에서 생식과 배설을 관장하는 '아파나'를 말한다. 5가지 부
수적인 프라나는 다섯 감각 기관의 감각 능력과 관련된 신경 에너지
이다.
'육체의 분리' 단계에서는 이러한 10가지 프라나가 붓다와 보살의
생명 에너지로 의식된다. 미묘한 차원의 몸을 구성하는 또 하나의 요
소인 빈두[精]는, 정액 속에 들어 있는 남성 호르몬의 정수와 난자
속에 들어 있는 여성 호르몬의 정수를 가리킨다. 미묘한 차원의 몸을
구성하는 남성 호르몬의 정수는 '각성된 백색 빈두'라고 부르며, 여성
호르몬의 정수는 '각성된 적색 빈두'라고 한다.
중앙 통로의 중심에 심장 센터가 있는데, 심장 센터 한 가운데에
'불멸의 빈두'라고 부르는 지극히 미묘한 마음이 갇혀 있다. 심장 센
터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지극히 미묘한 마음이 궁극적인 자아인
무아(無我)다. 궁극적인 자아는 온 우주가 투명하게 빛나는 '비어-있
음'임을 통찰하는 희열[法悅]로 충만하다. 불멸의 빈두 속에 있는 간
직되어 있는 에너지가 지극히 미묘한 차원의 몸을 이룬다. 물론 이
차원에 이르면 몸과 마음의 구별이 존재하지 않으며, 주관과 객관의
구분도 사라진다.
'육체의 분리'를 실현하기 위한 수행법은 다양하다. 그런 수행을 통
해 '육체의 분리' 상태가 흔들리지 않는 경지에 도달하면, 실제로 죽
을 때나 경험할 수 있는 과정을 수행 중에 체험할 수 있다. 호흡이
점차 약해지다가 마침내 완전히 멎는다. 다음에는 흙이 물로, 물이
불로, 불이 바람으로, 바람이 의식 또는 空으로 해체되는 4과정을 겪
는다. 각 과정마다 신기루, 연기, 반딧불의 반짝임, 밝은 촛불과 같은
주관적인 상황을 경험한다(도표 8.을 보라). 이 수행은 지각이 순수해
진 다음, 즉 붓다로서의 자기 이미지가 확고해진 다음에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죽음에 대한 무의식적인 공포와 저항 때문에 혼란이
생기고, 해체 과정을 성공적으로 건너기 위해 필요한 신경의 평형이
깨진다.
육체를 구성하는 4가지 요소[地, 水, 火, 風]가 해체된 다음에는, 거
친 차원의 의식[空]이 해체되면서 3단계 직관으로 이루어진 미묘한
차원의 의식이 각성된다. 미묘한 차원의 의식은 일상적인 상태에서는
80가지 본능적인 행위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의식이다(도표 7.과 도표
8.을 보라). 수행자는 여기에서도 각 단계를 거칠 때마다 달빛 밝은
하늘, 햇빛 찬란한 하늘, 순수한 어두움, 투명한 새벽 빛과 같은 주관
적인 체험을 한다. 이 과정의 마지막 단계에서 투명한 빛과 같은 지
극히 미묘한 차원의 마음으로 넘어간다.
이 수행을 하는 동안에는 절대적인 안정이 필요하다. 해체되는 본
능의 에너지가 소용돌이치며, 안정이 깨지면 그 소용돌이에 휘말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거친 차원의 의식[空]이 해체되어 투명한 직
관 차원으로 넘어갈 때, 모든 프라나가 중앙 통로로 퇴각한다. 전신
에 퍼져 있는 부수적인 통로와 좌우측 통로로부터 중앙 통로로 퇴각
하는 프라나는, 생명의 정수인 백색 빈두와 적색 빈두를 함께 이끌고
들어온다. 중앙 통로로 퇴각한 프라나와 빈두는 미간을 거쳐 정수리
센터로 들어간다. 입문과 수행을 통해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 사람은
이 순간에 실제로 죽을 수도 있다. 중앙 통로는 평상시에는 닫혀 있
다. 정수리 센터가 열리면서 출구가 생기면 모든 생명 에너지가 그
곳으로 빠져나간다. 그러나 중앙 통로를 묶고 있는 매듭은 쉽게 풀리
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 죽을 위험은 거의 없다. 이 수행을 통해 경험
하는 주관적인 죽음 체험은 희열이 넘치는 깨달음의 세계로 통하는
내면의 문을 활짝 열어 줄 것이다.



* 아브락사스요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4-03-03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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