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 사자의 서 2 > 초고대문명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초고대문명

티벳 사자의 서 2

페이지 정보

작성자 토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댓글 0건 조회 1,045회 작성일 04-03-02 16:53

본문

시간과 공간을 무대로 펼쳐지는 상대적인 삶의 상황을 대하는 태
도가 신중하든지 아니면 모험적이든지, 사람은 누구나 나름대로의 삶
을 꾸려 나갈 수 있다. 무한한 우주 속에서, 상호 연관성은 무한대로
펼쳐져 있다. 나쁜 쪽이거나 좋은 쪽이거나 발전할 가능성 역시 무한
하다. 자신이 무한한 상대적인 연속성에 얽혀 있는 존재임을 이해하
게 되면, 필연적으로 자기가 처해 있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뒤따른다. 자신이 처해 있는 상대적인 상호 연관의 세계에 살고 있음
을 확실히 이해하는 사람은 무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며, 자신에게 주
어진 선택권을 자신을 포함한 주변 상황을 개선하는 데 쓰고자 할
것이다.
합리적인 증거도 없고, 그럴듯한 추론에 불과한 종교적인 성격의
믿음 속으로 기어 들어가는 것은 현명한 태도가 아니다. 스스로 선택
한 행위는 그에 상응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 과정은 끝이 없다. 왜
죽음을 끝이라고 생각하는가? 죽은 다음에 평안한 마비 상태가 올
것이라는 얼토당토않은 생각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어째서 죽음
을 모든 상황과 체험에서 단절된 영원한 고립이라고 보는가? 상대적
인 관계의 영향을 받지 않는, 모든 상대성을 초월한 그런 절대적인
소멸 상태를 상상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여기서 파스칼의 도박의 원리를 다시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어떤
전능한 존재가 있어서 어떤 행동을 한 사람이든지 모두 구원해 준다
면, 그리고 그것이 우리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고 가정해 보자. 그
러면 누구나 구원받을 것이고, 자신의 구원을 위해 준비한 사람이라
고 해도 괜히 쓸데없는 고생을 했다고 후회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미 구원을 받았는데 무슨 불평이나 후회가 있겠는가. 그러나 모든
사람을 구원해 주는 그런 전능한 존재는 없고, 우리가 준비한 만큼
우리를 도와주는 신적인 존재가 있다면 자신의 구원을 위해 준비하
지 않은 사람은 오래도록 통한의 눈물을 흘리게 될 것이다.
건전한 믿음이라고 해서 비이성적일 필요는 없다. 올바른 신앙은
확실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맹목적이어서는 안된다. 진정한 신앙은
과학적인 탐구의 뒷받침을 받아 그 힘이 강화되어야 하고, 문자의 얽
매임에서 풀려나는 개방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건전하고 유용한
신앙이라면 죽음에 대한 과학적인 탐구를 방해하는 장애물이 되어서
는 안된다. 과학적인 탐구자들은 자기 보다 앞선 선배들이 시도한 행
위와 그들이 남긴 방대한 문헌에 마땅히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데, 죽
음에 관한 한 아마 인도-티벳의 전통 속에 남겨진 문헌이 가장 방대
할 것이다.
모든 생명체는 시작도 끝도 없는 무한한 상호 연관 속에서 무한한
우주 속에 퍼져 있다. 유물론적 진화론은 이런 세계를 설명하기 위해
목적 없이 일어나는 자연 도태설과 돌연변이라는 이론을 만들어 냈
다. 그러나 그들의 이론은 진화가 시작되는 어떤 한정된 출발점과 상
황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그 출발점과 상황에 대해서는 정확한 언급
이 없다. 그들은 물질 세계가 원인과 결과의 법칙에 따라 전개되며,
때에 따라서 돌연변이가 일어나기도 한다고 말한다. 합리적인 견해라
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마음 역시 육체와 마찬가지로 원인과 결과
의 법칙에 따라 발전하고 때에 따라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지 않
겠는가?
'까르마[業]의 법칙'으로 알려진 불교의 정신.생물학적인 진화론은
다윈주의자들의 견해와 상당히 비슷하다. 까르마 이론은 모든 존재가
그물에 꿴 구슬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생명의 형태를 계속 바꾸
어 나간다고 말한다. 까르마 이론은 인간은 과거에 원숭이였으며, 모
든 동물을 단세포 생물이었다는 다윈주의자들의 주장을 부정하지 않
는다. 까르마 이론이 다윈주의자들의 견해와 다른 점은, 까르마 이론
은 모든 존재는 윤회를 거듭하는 과정에서 여러 형태의 삶을 취하는
돌연변이를 한다고 말하는 데 있다.
윤회 과정에서는 미묘한 차원의 의식이 생명의 다음 형태를 결정
하는 역할을 한다. 정신 수준에 따라 생물학적으로 같은 種 안에서
발전하거나 돌연변이 할 수도 있고, 다른 種으로 뛰어 넘을 수도 있
다. 까르마적인 진화 과정에서는 지금 보다 고등한 생명체로 태어날
수도 있고 열등한 생명체로 태어날 수도 있다. 따라서 어떤 일정한
법칙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과정에 따라 진화가
계속된다는 것을 일단 의식한 존재는, 자신의 생각과 행위의 선택을
통해 원하는 방향으로 진화의 물줄기를 돌려놓을 수 있다. 물론 까르
마 이론과 진화론적 설명 사이에는 명백하게 다른 점이 있다. 그럼에
도 불구하고 까르마 이론이 어떤 존재가 어떻게 그런 형태의 존재가
되었는가를 설명해 주는 진화론적 설명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까
르마'를 '진화' 또는 '진화적 행위'라고 번역하고자 한다.
까르마란 변화와 발전의 원인이 되는 행위를 뜻한다. 우리가 쓰는
진화라는 말과 그 의미가 비슷하다. 그러므로 굳이 '까르마'라는 인도
말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번역자들 중에는 '까르마'라는 말
속에 담겨 있는 독특한 의미를 살릴 수 있는 적당한 번역어가 없다
는 생각에서 '까르마'라고 그대로 音譯해서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동
양 사상에 깊이 심취한 서구인들 중에는 '까르마'를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어떤 운명 같은 것으로 여기고, 번역하지 않고 고지식하게 그
말을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불교에서 말하는 까르마는 비인격적이고 자연적으로 전개
되는 원인과 결과로 이어지는 과정을 뜻할 뿐, 운명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말이다. 까르마는 삶과 죽음 또는 중간계를 포함하여 모든 순간
에 원인의 힘으로 작용하는 일종의 총체적인 틀[原形]이다. 이 틀은
연속되는 삶을 살아오는 동안 쌓은 이전 행위에서 비롯된다. 이전 행
위에서 비롯된 까르마라는 복합체는 현재의 몸과 마음과 행위의 원
인으로 작용한다. 바꾸어 말하면, 현재의 행위와 말과 마음이 미래의
삶의 형태와 질을 결정하는 새로운 추진력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원인이 되는 복합체인 까르마를 '진화의 추진력'(evolutionary
momentum)이라고 불러도 별 문제가 없을 것이다.
티벳에는 다음과 같은 오래된 가르침이 있다. "그대의 전생이 어떠
했는지 알고 싶으면 그대의 현재 모습을 주의 깊게 관찰해 보라. 그
대의 내생이 어떠할지 알고 싶으면 그대의 지금 마음을 살펴 보라,"
이 말 속에는 우리의 현재 상태는 과거의 행동에서 비롯되는 길고
긴 진화 과정의 결과로 나타난 것이며, 우리의 미래 상태는 지금 생
각하고 결정하고 행동하는 것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뜻이 내포되
어 있다.
진화의 방향을 의식적으로 좋은 쪽으로 돌리기에는 죽음에서 새로
운 탄생으로 전이해 가는 중간계 기간이 최적의 기회다. 그 기간 동
안 진화의 추진력은 일시적으로 유동적이 된다. 그러므로 중간계라는
결정적인 고비를 넘기면서 수직으로 상승할 수도 있고 하강할 수도
있다. 티벳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티
벳 死者의 書>를 운명의 방향을 좋은 쪽으로 돌려놓는 안내서로 여
기며, 보물처럼 귀하게 여긴다.

2. 여섯 차원의 존재 영역[六道]

불교는 생명의 존재 차원을 여섯으로 나눈다. 그 중에서 지옥계(地
獄界)는 최고로 부정적인 몸서리쳐지는 상황을 경험하는 영역이다.
이 영역에 대한 생각은 서양인과 동양인이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불교도들은 뜨거운 지옥 8곳(8熱地獄), 차가운 지옥 8곳(8寒地獄), 누
르고 짓이기는 지옥 8곳, 그리고 베고 자르는 지옥 8곳('짓이기는 지
옥'과 '자르는 지옥'을 합쳐서 16遊增地獄이라고 한다.)에 대한 개념
을 발전시켰다. 이런 지옥의 모습은 더위로 인한 고통, 추위로 인한
고통, 압박으로 인한 고통, 그리고 살을 에일 때의 고통을 상상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무시무시하고 소름끼치는 극심한 정신적인 고통에
대한 묘사도 있다. 이런 여러 종류의 지옥은 '미움'의 힘에 이끌리는
부정적인 진화 행위가 만들어 낸다. 불교에서 말하는 지옥은 지속적
으로 발산한 미움의 힘이 증폭되어 재생된 것이다. 지옥에 있는 동안
에는 무한한 고통을 받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불교
의 가르침에 따르면 지옥에서 영원히 머무는 존재는 없다. 나는 이런
영역에 거하는 생명을 '지옥 존재'라고 부르겠다.
지옥계 다음에는 흔히 아귀계(餓鬼界, 굶주린 귀신들이 사는 곳)라
고 부르는 프레타preta 영역이 있다. 프레타 영역의 존재들이 목마르
고 굶주린 것은 사실이지만 귀신은 아니다. 그들은 극단적인 좌절감
과 욕구 불만에 사로잡혀 있는 살아 있는 존재들이다. 그래서 나는
그들은 프레타에 거하는 존재라는 뜻에서 '프레탄'이라고 부르겠다.
지옥은 미움의 힘이 만들어 내듯이, 프레타는 끝없는 탐욕의 힘이 만
들어 내는 영역이다. 프레탄들은 끝없이 반복되는 탄탈루스의 고통을
겪는다. 어떤 프레탄은 밥통은 잠실 운동장 만한데 목구멍이 바늘 구
멍처럼 가늘고, 그나마도 길이가 십리는 되어서 끝없이 배고파하고
목말라 한다. 먹을 만하게 생긴 음식을 발견해도 차지하기가 쉽지 않
고, 또 용케 차지해도 먹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또 먹었다 해도 식
도를 따라 내려가는 중에 시커멓게 타 버리는 바람에 만족은커녕 오
히려 참을 수 없는 고통만 당한다. 프레탄의 이런 모습은 배고픔과
목마름, 즉 욕구 불만과 갈망이 형상화한 것이다.
아귀계(餓鬼界) 다음은 축생계(畜生界)이다. 미움은 지옥 존재를 만
들어 내고 탐욕은 끝없이 갈망하는 프레탄을 만들어 내듯이, 무지와
어리석음과 우둔함은 동물적인 존재[畜生]를 만들어 낸다. 동물적인
존재와 인간적인 존재인 우리와 상당히 비슷하다. 동물적인 존재는
지적인 능력과 의사 소통 능력이 부족하다. 그들은 스스로의 선택이
아니라, 본능적인 반사 행위로 어떤 상황에 반응하다. 따라서 그들이
자유로울 수 있는 가능성은 지극히 한정적이다. 불교도들은 자신들
내면의 본능적인 부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동물적인 존재
를 하찮게 여기지 않는다. 그들에게도 영혼이 있으며, 그들도 고통을
경험하고 따라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그들에 처해
있는 상황은 긍정적인 방향으로만 발전해 나가기에는 적합하지 못하
다. 본능적인 무지에 단단히 붙들려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진화하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붓다 역할을 하는 인간적인 존재가 있어서 특별
히 보살피고 도와주어야만 한다.
축생계(畜生界) 다음은 인간계(人間界)이다. 인간 차원 역시 모든
부정적인 요소들의 집적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지옥 존재와 프
레탄과 동물적인 존재들이 사로잡혀 있는 극단적인 미움, 탐욕, 그리
고 무지에서는 어느 정도 자유로운 상태이다. 인간은 미움과 탐욕과
무지라는 부정적인 요소와, 그와 반대되는 인내와 관용과 지적인 감
수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진화된 존재이다. 수없이 죽고 다시 태
어나는 윤회의 과정을 거치면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화해야만 인간
차원에 태어날 수 있다. 인간 차원에 태어나기 위해서는 오랜 세월의
진화 과정을 거치면서, 처음에는 아주 미미한 상태이겠지만, 인내심
으로 지옥을 만들어 내는 미움의 힘을 감소시켜 누구를 해치고자 하
는 반사적인 행위를 줄여 나가야 한다. 또 초연함과 관용으로 프레타
를 만들어 내는 탐욕의 힘을 감소시켜 집착하고 욕심 부리는 습관적
인 반사 행위를 줄여 나가야 한다. 그와 더불어 나 이외의 다른 생명
체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를 통해, 자기 중심적으로 행동하게 만드는
동물 차원을 지배하고 있는 본능의 힘을 감소시켜 나가야 한다. 그래
서 가끔은 다른 존재들에 관심을 기울일 줄 알아야 비로소 인간 차
원에 태어난다.
지옥계와 아귀계와 축생계라는 무섭고 지겨운 상태는 본능의 힘이
지배한다. 아무리 미미하다 할지라도 그런 본능의 힘을 약화시키는
노력이 쌓이면, 그것이 인간이라는 보다 고상한 존재 형태로 태어나
게 만드는 진화의 추진력으로 작용한다. 인간으로 태어난다고 하는
것이 얼마나 귀중한 일이냐고 말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인간
으로 태어나기가 쉽지 않다. 인간으로 태어났다고 하는 것은 쉽게 보
아 넘길 수 없는 위대한 성취다. 상대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인간은
본능적인 충동에서 자유롭다. 그리고 인간에게는 자유와 지성과 감성
의 힘을 궁극적인 자유와 지복의 삶을 누리는 데 사용할 수 있는 기
회가 있다.
인간계 위에는 신들의 영역인 아수라계(阿修羅界, asura)가 있다.
아수라들은 인간 차원에서 진화해 올라간 존재들이다. 그래서 그들은
인간 보다 더 큰 자유와 기회를 누린다. 그러나 자신의 인내와 관용
과 감수성을 남보다 더 키우고자 하는 열정에 사로잡힌 나머지, 경쟁
심의 노예가 되어 있다. 그들은 남보다 뛰어 나기를 바라며, 싸우기
를 좋아한다. 그들은 천상계와 아주 가까운 곳에 살면서, 천상계를
차지하기 위해 신들과 자주 겨룬다. 이렇게 계속 싸우고 죽고 죽이는
과정 속에서 아수라들은 습관적으로 화를 내게 되고, 그로 말미암아
점차 지옥으로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아수라계(阿修羅界) 위에 있는 천상계(天上界)는 '좋은 의미의 자기
중심적인 삶'이 영위되는, 윤회하는 세계[迷界] 중에서 가장 높은 영
역이다. 천상계의 신들은 마음을 조절하는 훈련과 더불어 오랜 세월
관용과 아량과 감수성을 키우는 진화의 과정을 겪은 존재들이다. 그
결과 인간 차원을 초월한 여러 낙원을 거쳐 그 영역에 도달했다. 그
들에게는 인간 보다 더 많은 자유와 기회가 있다. 하지만 그런 풍요
로움이 오히려 위험 요인이 되기도 한다. 천상계의 신들은 스스로 대
단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갖고 있는 힘과 즐거움과
영광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수명도 상당히 길다. 차원이 낮은 영역과
는 상관하지 않는 자기 중심적인 삶을 살면서, 자기의 삶이 고통스러
워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꿈도 꾸지 않는다. 이런 자기 만족 때문에,
그들은 가지고 있는 자유를 창조적인 일에 쓰지 않는다. 자만심에 사
로잡혀 있는 천상계의 신들은, 그 영역에 도달하도록 만든 진화의 추
진력을 서서히 잃는다. 그리고 이런 퇴화의 과정이 오랜 세월 지속되
면서, 인간 차원 아래로 다시 떨어져 내려가는 경향이 있다.
신적인 존재들이 거하는 천상계는 욕망의 하늘[欲界天], 욕망이 없
는 순수한 형상의 하늘[色界天], 그리고 형상마저 없는 하늘[無色界
天] 셋으로 이루어져 있다. 욕망의 하늘[欲界天]은 다시 6영역으로
구분된다. 그 중 둘은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지상에 있으며,
나머지 넷은 하늘에 있지만 그 안에 거하는 신적인 존재들의 눈에
보이는 경계가 있다. 욕망의 하늘에 거하는 신적인 존재들은 안락한
낙원 생활을 즐긴다. 하지만 안락함 때문에 궁극적인 자유와 보다 뛰
어난 끝없는 기쁨을 추구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6단계의 욕망의 하늘 위에는 18영역으로 구분되는 순수한 형상의
하늘[色界天]이 있다. 거기에 거하는 신적인 존재들은 순수한 에너지
몸[心體]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모습은 마치 은하계 너머에서 빛나
는 밝은 에너지 구름 같다. 그래서 '(빛나는) 브라흐마의 몸을 가지고
있는 존재'[梵衆]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들의 가장 큰 약점은 스스로
기뻐한다는 점이다. 이들의 지적인 능력은 엄청나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나약했던 시절의 자신의 모습을 잊는 경향이 있다. 고통받던 시
절의 자신과 여러 차원의 영역을 거쳐오면서 만났던 이웃들의 고통
을 기억하지 못하고, 자신이 다시 그런 나약한 존재로 퇴화할 수 있
다는 사실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
순수한 형상의 하늘[色界天] 너머-사실 여기서는 공간 개념인 '너
머'라는 말이 별 의미가 없지만-에는 4영역으로 이루어져 있는 형상
이 없는 하늘[無色界天]이 있다. 이 하늘은 무한 공간, 무한 의식, 즉
의식과 무의식을 넘어 선 절대 무의 영역이다. 이 하늘에 거하는 신
적인 존재들의 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들은 모두 형상
에 대한 집착을 떨쳐 버리고, 궁극적인 실재를 추구하며 진화한 존재
들이다. 그들은 지극히 평화롭고, 지극히 신비하고, 지극히 실제적인
상태를 추구한다. 그래서 자기를 감싸기 위한 모든 상대적인 관념을
버린 존재들이다. 그들은 죽은 것처럼 고요한 상태에서 상당히 오랜
기간 평안하게 지낸다. 어떤 생각으로 인해 마음이 흔들리는 일이 없
으며, 궁극적인 목표를 성취하여 절대자와 하나 되었다는 느낌을 간
직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간파하기 힘든, 아주 미묘한 자만심과 환상에 사로
잡혀 있다. 그들은 스스로 건설한 세계 속에 고립되어 있으며, 자신
의 상상 속에 갇혀 있다. 불교에서는 수행자가 이런 상태, 즉 空에
떨어지는 것을 가장 위험한 일로 본다. 이런 상태에 빠지면 자기가
처해 있는 상황을 주관과 객관을 초월한, 표현할 수 없는 무 또는 절
대로 여기게 되기 쉽기 때문이다. 또 때에 따라서는 空에 떨어진 자
신의 상태를 궁극적인 깨달음이라고 막무가내 주장할 수 있기 때문
이다. 그러지 않으려면 모든 것과 모든 상태의 '상대성'과 '비어-있
음'[空]을 이해해야만 한다. 이 두 가지를 이해하지 못하면, 형상이
없는 하늘의 고요와 정적의 유혹에 말려들고 만다. 그러면 끝없이 계
속될 미래를 살아갈, 새로운 존재로 거듭 날 수가 없다.
돌고 도는 '여섯 차원의 존재 영역'[六道]을 묘사하고 있는 그림은
티벳은 물론 불교 사회의 어딜 가나 쉽게 눈에 띤다. 사원 벽에 '윤
회의 수레 바퀴'라고도 부르는 이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경우도 있다.
이 그림은 '죽음의 입'을 향해 날아 들어가는, 죽음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 사람의 체험을 묘사하고 있다(죽음의 신 야마가 윤회의 바퀴를
입에 물고, 두 손과 두 발로 바퀴를 지지하고 있다). 죽음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 사람은 자신이 축적한 진화의 추진력에 따라 여섯 영역
중에 한 곳에 속하게 된다(4번 그림을 보라).
<티벳 死者의 書>는 윤회의 바퀴가 묘사하고 있는 우주적인 배경
을 죽은 다음 중간계를 여행하는 사람의 여행 무대로 설정하고 있다.
모든 존재 영역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붓다의 경지를 향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화할 가능성도 무한하고, 동물적인 차원이나 프
레타나 지옥을 향해 부정적인 방향으로 진화할 가능성도 무한하다.
차원이 낮은 영역의 삶은 끔찍하고 비참하다. 될 수 있으면 피해야
한다. 무에 빠지는 것은 그 보다 훨씬 더 바람직하지 못하다. 두려운
상황에 처하게 될지 모른다는 것에 대한 각성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게 만드는 강력한 동기가 되며, 다른 사람에게 자비를 베풀게
하는 효과 있는 촉진제 역할을 한다. 존재 양상의 변화를 이해하고
인정하지 않는다면, 고통받고 있는 다른 존재를 구원하겠다는 메시아
적 깨달음도 있을 수가 없다. 따라서 존재 양상의 변화에 대한 개념
은 이기적인 존재를 이타적인 보살로 변화시키는 영적인 가르침이라
고 볼 수 있다.
최근 몇 십년 동안, 아시아에서 온 선생들 중에 무시무시한 상태에
대한 묘사는 문자적인 사실이 아니고 피해야 할 마음의 상태를 비유
적으로 묘사한 것일 뿐이라고 가르치는 사람이 있다. 물론 온 우주가
마음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에서는 그들의 말도 일리가 있다. 그들
의 서양인 제자들은 (기독교에서 배운) 유황불이 펄펄 끓는 지옥이라
는 개념을 버린 지 오래다. 따라서 그런 개념을 정신적인 상태에 대
한 비유라고 설명하는 것은, 배움과 명상을 효과적으로 진행시킬 수
있게 하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형이상학적인 접근은 궁극적으로 좋은 열매를 맺지
못하며, 사실 이런 접근 방식이 꼭 필요한 것도 아니다. 어떤 면에서
보면, 긍정적인 세상이든 부정적인 세상이든 모두 마음이 만들어 낸
다는 말은 사실이다. 그런데 그대가 만약 달려오는 화물 열차 앞에
서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그대의 마음은 아마 화물 열차에 깔
려 죽을 것에 대한 공포로 가득 찰 것이다. 그러나 마음 속 깊은 곳
에서 존재의 실상을 명백히 깨닫고 완전히 해탈한 사람은, 그렇게 하
는 것이 다른 존재들에게 유익한 일이라면, 달려오는 화물 열차 앞에
서 있어도 마음이 전혀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이런 정도의 사람이라
면 지옥이나 프레타나 동물적인 영역이 존재하든 말든, 또는 자유와
기회가 털 끝만큼도 없는 지옥 보다 더 비참한 존재 상태가 있든지
없든지 아무 상관이 없으리라.
하지만 그 밖의 사람들이라면 달려오는 기차를 보고 놀라고 두려
워하는 편이 훨씬 낫다. 그래야 그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 칠
테니 말이다. 우리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부정적인 성향이 자
라는 것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 그런 것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필연적으로 부정적인 결과가 따라 온다. 완벽한 도인이
아니라면 부정적인 성향이 꽃으로 피어나 열매를 맺기 전에, 그 결과
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봉오리를 꺾어 버리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낫다.
잘 죽는 법을 터득하기 위하여 죽음에 관한 과학을 이용하고자 한
다면, 다양한 존재의 영역을 지금 우리가 처해 있는 인간 영역처럼
실제적인 영역으로 받아들여야만 한다. 자신의 여러 전생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이런 다양한 차원의 존재 영역이 실재하는 영역이라고 증
언한다. 그리고 광대한 진화의 바다 속에는 지구라는 이 조그만 땅
덩어리 위에서 볼 수 있는 것 보다 훨씬 많은 다양한 생명 형태가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 논리적이다. 이런 관점을 가질 때 비로소, '모
든 것이 네 마음 속에 있다'는 식의 접근도 유용한 것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좋아하는 것은 실제처럼 여기고 싫어하
는 것만 선택적으로 마음의 작용이라고 규정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실제로는 모든 실체가 마음 속에 있다. 그리고 마음은 실체들을 '저
기 밖에 있는' 것으로 인식한다. '저기 밖에 있는' 것을 두려운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것으로 볼 줄 알아야 한다. 또 '저기 밖에 있는' 것
들을 두려운 상황을 예방하고 아름다운 상황을 증진시키기 위해 존
재하는 것으로 보는 법을 배워야 한다.

3. 붓다의 세 몸

생명체의 존재 영역을 여섯으로 나누는 것은 불교의 우주론과 관
련되어 있다. 불교의 입장에서 보면, 깨달은 사람은 여섯 영역을 끝
없이 돌고 도는 윤회를 경험하고 이해한 사람이다. 한 영혼의 생명은
죽음 상태, 중간계 상태, 삶 상태를 반복적으로 거치면서 이어져 나
간다. 이 생에서의 경험과 비교하자면 죽음은 깊은 잠이고, 중간계는
꿈이며, 삶은 깨어 있는 상태와 상응한다. 그 중에서 깨어 있는 상태
는 다시 명상과 초월 상태, (육체와 별도로)마음이 만들어 내는 신비
한 몸 상태, 물질적인 육체 상태로 구분할 수 있다. 이 3가지 상태는
붓다의 상태를 보여 주는 붓다의 세 몸과 관련되어 있다. 명상과 초
월 상태는 붓다의 진리의 몸(法身)과 관련되어 있고, 신비한 몸 상태
는 붓다의 깨달은 몸(報身)과 관련되어 있으며, 물질적인 육체는 붓
다의 나투는 몸(化身)과 관련되어 있다.

<도표 2. 붓다의 세 몸과 상응>
-----------------------------------------------------------
진리의 몸(法身) 깨달은 몸(報身) 나투는 몸(化身)
죽음 중간계 삶
깊은 잠 상태 꿈꾸는 상태 깨어 있는 상태
명상 차원 신비한 몸 차원 육체 차원
-----------------------------------------------------------
탄트라 요가 수행은 죽음과 깊은 잠과 명상 상태를 붓다의 진리의
몸으로 변형시키고, 중간계와 꿈과 신비한 몸 상태를 붓다의 깨달은
몸으로 변형시키며, 삶과 깨어 있는 상태와 육체를 붓다의 나투는 몸
으로 변형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수행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티벳 死者의 書>는 중간계 기간을 붓
다의 경지를 향해 속도를 붙여 전진해 나가는 좋은 기회가 되도록
안내해 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사람의 일생은 여섯 중간계 즉
이승 중간계, 꿈 중간계, 명상 중간계, 죽음 중간계, 저승 중간계, 탄
생 중간계로 이루어진다. 삶을 이런 도식으로 이해하는 것은 수행자
로 하여금 삶의 모든 순간을 중간계로 보도록 한다. 그래서 삶의 모
든 순간을 깨달음을 얻어 해탈할 수 있는, 유동적이고 변형 가능한
순간으로 보도록 한다.
이승 중간계란 보통 말하는 삶 즉 탄생과 죽음 사이의 기간을 말
한다. 꿈 중간계는 깊이 잠든 상태와 깨어 있는 상태 사이의 기간이
다. 명상 중간계는 이원성을 의식하고 있는 일상적인 의미의 깨어 있
는 상태와 초월적인 지혜가 각성된 명상 상태 사이를 가리킨다. 죽음
중간계는 이승에서 저승으로 건너가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밝은 빛이
비치는 며칠 안되는 아주 짧은 기간이다. 저승 중간계는 죽음 중간계
와 탄생 중간계 사이의 비교적 긴 기간으로, 때에 따라서는 2주일 정
도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이 기간에도 의식은 깨어 있다. 탄생 중간
계는 저승 중간계와 태어 나는 순간 사이의 기간으로, 의식을 가지고
통과하는 중간계 중에서 두 번째로 긴 기간이다. 이 기간에는 자기가
태어날 장소로서 자궁이나 알이나 축축한 곳이나 연꽃 등과 만나는
체험을 한다. 이와 같이 진행되는 한 영혼의 일생은 <도표 3>처럼
요약할 수 있다.

<도표 3. 여섯 중간계로 이루어진 삶의 주기>
-----------------+-----------------------------------------
여섯 중간계 | 기간(시기)
-----------------+-----------------------------------------
이승 중간계 | 태어남과 죽음 사이
꿈 중간계 | 잠과 깨어 있음 사이
명상 중간계 | 이원적인 의식과 초월적인 각성 사이
죽음 중간계 | 이승에서 저승으로 건너가는 기간
저승 중간계 | 저승에서 실체를 체험하는 기간
탄생 중간계 | 저승 중간계와 태어남 사이
-----------------+-----------------------------------------
여섯 중간계에 대한 이런 설명은, 현재 어느 차원을 지나고 있든지
삶의 모든 순간이 변형 가능한 순간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고
안된 것이다. 붓다의 세 몸과 여섯 중간계의 구조를 이해하는 것은,
이기적인 편견에 사로잡혀 모든 것이 고통스럽기만 한 삶을 사랑과
행복이 넘치는 삶으로 변형시키는 수행에 도움이 될 것이다.

4. 몸과 마음의 복합체

<티벳 死者의 書> 바닥에 깔려 있는 우주론을 개관하려면 먼저 몸
과 마음의 복합체라는 티벳 사람들의 생각을 이해해야 한다. 불교는
목적에 따라 인간과 우주의 여러 가지 모델을 제시한다. 그 중에서
여기서 살펴보고자 하는 것은, 몸과 마음의 복합체인 인간에게는 거
친 차원[肉]과 미묘한 차원[魂]과 지극히 미묘한 차원[靈 ]이라는 세
차원이 있다는 모델이다. 그리고 인간이라는 존재를 구성하고 있는 5
가지 무더기[五蘊]와 5가지 근본 요소[五大]와 6가지 감각-의식[六識]
에 관한 것이다.
이들에 대한 설명을 시작하기에 앞서 먼저 기억해 둘 사실이 있다.
불교 과학이 제시하는 이런 도식적인 구조는 스스로 발견하게 하는
교수법의 일종으로, 기억하기 쉽도록 일정한 패턴에 따라 만든 하나
의 방편이라는 점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꼭 5가지이고 저것은 꼭 6가
지뿐이라는 식으로 보아서는 곤란하다. 모든 범주를 보다 더 크게 나
눌 수도 있고 보다 더 잘게 나눌 수도 있다. 티벳 사람들이 위와 같
이 나누는 것은, 오랜 경험에 비추어 그렇게 나누는 것이 가장 효과
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개념상의 도식은 사진과 비슷하다. 동
일한 피사체를 향해 셔터를 눌러도 105미리 렌즈를 끼우고 찍은 사
진과 35미리 렌즈를 끼우고 찍은 사진은 서로 다른 그림을 나타내
보인다. 그 두 사진을 놓고 어느 것이 진짜인지를 따지는 것은 전혀
필요치 않은 일이다. 모습은 서로 다를지라도 둘 다 진실한 사진이기
때문이다.
몸과 마음의 복합체에 세 차원이 있다는 것은 일상적인 체험을 하
는 자기와 명상 상태의 미묘한 자기를 통합하고자 하는 불교 수행자
에게 유용한 틀 역할을 한다. 이 틀을 기반으로, 습관적으로 '나'라고
생각하는 관념[我相]을 떨쳐 버리기 위해 의식이 말똥말똥 깨어 있는
상태로 意識下意識 속으로 들어가는 수행을 한다. 우리가 보통 무엇
을 보거나 느끼는 것은 의식의 표면에서 이루어진다. 저기에 나무가
있다든지 아니면 배가 아프다고 느끼는 것 등은 모두 표피 차원 의
식의 활동이다. 시신경을 자극하여 무엇이 보이게 만드는 빛 에너지
[光子]는 의식하지 못한다. 중추 신경계를 통해 뇌로 하여금 배가 아
프다고 느끼게 만드는 신경 전달 물질의 활동도 의식하지 못한다. 그
러나 내면 세계를 탐구하는 불교 수행자 혹은 정신세계 비행사들은
意識下意識 영역에서 일어나는 그런 일련의 과정을 의식하기 위해
훈련해 왔으며, 자신들의 내적인 탐험 결과를 표현할 개념이 필요했
다. 그래서 인간 존재를 묘사하는 특이한 모델을 만들어 냈다. 이 모
델은 표면 의식으로는 알 수 없는 내적인 과정을 직접 체험하기 위
한 오랜 수행의 결과로 나온 것이다.
몸과 마음의 복합체인 인간에게는 거친 차원[肉], 미묘한 차원[魂],
지극히 미묘한 차원[靈]이라는 세 차원이 있다. 거친 차원은 육체와
마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차원의 육체는 피와 살과 뼈 그리고
앞으로 살펴볼 5가지 근본 요소[地.水.火.風.空]로 이루어져 있다. 여
기서는 원소를 아주 잘게 분류하는 현대 과학의 화학적인 분석은 필
요치 않다고 본다. 그런 방법으로는 '나'라고 하는 실체를 밝힐 수 없
기 때문이다. 거친 차원의 마음은 6가지 감각-의식[六識]으로 이루어
진다. 6가지 감각-의식이란 육체의 감각 기관인 눈.귀.코.혀.피부[眼.
耳.鼻.舌.身]를 통한 5가지 감각-의식[五識: 眼識, 耳識, 鼻識, 舌識, 身
識]에 감각이 받아들인 정보를 통합하는 생각, 상상, 충동과 의지 등
의 정신[意] 작용[意識]을 더한 것이다.
미묘한 차원의 몸은 우리가 중추 신경계라고 부르는 것과 거의 비
슷하다. 거친 차원에서 경험을 정리하는 뇌는 축축한 물질로 이루어
져 있다. 하지만 중추 신경계는 축축한 물질 구조가 아니다. 우리 몸
에는 미간에서 정수리를 거쳐 꼬리 뼈와 성기 끝에 이르는 신경[에
너지] 통로가 있는데, 그 통로 중간 중간에 5개나 6개 또는 7개의 차
크라가 있다. 차크라는 원반 모양으로 생겼다고 해서 바퀴라고 부르
기도 하고 연꽃 모양이라고 해서 연꽃이라고도 하는데, 여기에서는
빛을 내뿜는 일종의 섬유질을 발산한다. 이 발광체 섬유질이 바로 미
묘한 몸을 구성하는 물질 아닌 물질이다. 신경[에너지] 통로로 골격
을 이루고 있는 이 미묘한 몸 속에는 존재의 精髓를 담고 있는 각성
된 빈두[精液]가 프라나[氣또는 숨]의 기운을 타고 흐른다.
이렇게 형성된 미묘한 몸에도 3단계가 있으며, 3단계의 몸은 모두
육체적인 감각과는 관계없이 자신의 주체적인 의식 활동을 한다. 3단
계의 미묘한 몸은 깊은 차원으로 들어갈수록, 차원에 따라 밝은 달
빛, 밝은 햇빛, 그리고 순수한 어둠의 빛과 같은 빛을 발산한다. 깨달
음이 없는 사람의 경우에는, 보통 이 세 몸이 잠재의식과 뒤엉켜 80
가지 형태의 본능적인 행위로 나타난다. 80가지 형태의 본능적인 행
위란 욕망과 공격성과 무지에서 비롯되는 여러 행위들을 (편의상 80
가지로) 분류해 놓은 것이다.
지극히 미묘한 몸[영적인 몸]은 흔히 불멸의 빈두[精液]라고 하는
데, 보통은 심장 부근에 있는 차크라에만 미미한 에너지 형태로 존재
한다. 여기에 상응하는 지극히 미묘한 마음은 투명한 직관의 빛이다.
이 차원에서는 몸과 마음의 구별이 사라진다. 몸이 마음이고 마음이
몸인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투명한 각성을 그 내용으로 하는 이 불
멸의 빈두[精液]가 바로 생명과 의식의 가장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
는 영혼이다. 삶은 이 생에서 저 생으로 끊임없이 변화하지만, 불멸
의 빈두[精液]인 영혼의 연속성은 끊어지지 않는다. 이 지극히 미묘
한 몸과 마음의 복합체를 각성시키는 것이 곧 佛性을 깨닫는 것이다.
<티벳 死者의 書>도 바로 이 상태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
다.

-----------------------------------------------------------
차 원 몸 마음
------------------------------------------------------------
거친 차원 5가지 근본 요소 6가지 의식-작용
(肉) (五大) (六識)

미묘한 차원 신경(에너지) 통로, 80가지 본능과 뒤얽힌
(魂) (신경) 에너지, 세 차원의 직관
각성된 빈두[精液]

지극히 불멸의 빈두 속에 투명한 빛 에너지의 精髓
미묘한 차원 있는, 투명한 빛을 또는 불멸의 빈두[精液]
(靈) 운반하는 에너지(體)
------------------------------------------------------------
몸과 마음의 복합체를 이해하기 위해 만든 또 다른 중요한 도식은,
한 인간의 삶을 구성하는 몸(色), 느낌(受), 지각(想), 의지(行), 의식
활동(識)이라는 다섯 무더기[五蘊] 또는 5가지 과정에 대한 개념이다.
이를 일컫는 산스크리트어 '스칸다'skandha는 문자 그대로 '무더기'
또는 '더미'를 뜻한다. 나는 몇 가지 이유에서 이들의 역동적인 성격
을 드러내는 '과정'이라는 말을 더 좋아하지만, 불교의 표준 번역어는
'무더기'[蘊]이다.
다섯 과정 중에서 첫 번째인 몸(色)은 거친 차원의 육체에 상응하
며, 나머지 넷은 거친 차원의 마음과 그 마음의 내적인 작용과 관련
이 있다. 인간 존재를 구성하는 요소를 이렇게 다섯으로 분석한 근본
목적은 몸과 마음의 복합체인 자기 자신을 정확히 이해하여 그릇된
인식에서 비롯되는 구속에서 해방되는 데 있다. 즉 존재를 구성하는
다섯 과정[무더기]에 대한 이해를 통해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나'
라고 주장할 수 있는 고정 불변의 실체가 없음을 깨닫고, 그 깨달음
을 통해 '나'라고 생각하는 습관적인 에고 의식[我相]에서 비롯되는
굴레에서 벗어는 것이 이 구조를 만든 목적이다. <도표 5>는 몸과
마음의 복합체를 구성하는 다섯 무더기 또는 다섯 과정의 구조를 요
약해 놓은 것이다.

----------------------------------------------------------
무더기 구성 요소
----------------------------------------------------------
몸(色) 5가지 근본 요소(地, 水, 火, 風, 空), 또는
5가지 감각 대상(色, 聲, 香, 味, 觸)과
5가지 감각 기관(眼, 耳, 鼻, 舌, 身)

느낌(受) 5가지 감각 기관의 작용
쾌감, 불쾌감, 즐거움, 고통 또는 무감각 등

지각(想) 체험을 만들어 내기 위해 사용하는
모든 말과 상징[이미지]

의지(行) 욕망, 증오심, 망상, 그리고 여러 가지 감정

의식활동(識) 6가지 감각-의식(眼識, 耳識, 鼻識, 舌識, 身識, 意識)
---------------------------------------------------------
이 도식에서는 거친 차원[육적인 차원]의 몸과 마음의 복합체는,
의식 활동[識] 하나를 뺀 나머지 넷은 출생과 더불어 시작했다가 죽
음과 동시에 끝난다. 정신적인 의식은 죽음과 동시에 오감(五感)과
관련을 끊고 육체에서 빠져나가, 중간계 존재의 의식으로 변한다. 정
신적인 의식이 물질적인 육체와 관련 없이 독자적으로 활동한다는
것을 보여 주는 좋은 예가 꿈이다. 꿈을 꾸는 동안, 의식은 육체와는
다른 새로운 몸이나 주변 환경을 만들어 낸다. 그래서 꿈 속의 존재
도 경치나 색깔을 보기도 하고 소리를 듣기도 한다. 꿈을 꾸는 동안
자기라는 몸이 있다는 느낌을 받는데, 중간계 존재의 자아 의식이 그
와 비슷하다.
물론 특별한 훈련을 하지 않고는 그런 몸에 대한 자각이 생기지
않는다. 보통의 경우에는 꿈을 꾸었는지 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
가 많다. 그리고 꿈을 기억한다 할지라도, 꿈이 시작되는 상황과 끝
나는 상황에 대해서는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나 특별한 훈련을
하면 꿈을 꾸면서도 '지금 내가 꿈을 꾸고 있구나' 하는 자각을 가질
수 있다. 즉 잠을 자면서도, 의식이 각성되어 있는 상태에서 투명한
꿈을 꿀 수가 있다. 이런 능력이 계발되면 투명하게 죽는 능력도 생
긴다. 즉 새로운 세계로 넘어가는 죽음의 과정을 의식이 초롱초롱 각
성된 상태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투명하게 죽는 능력을 계발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몸과
마음의 복합체를 구성하고 있는 여러 차원 또는 다양한 상태를 이해
하고 그 변화에 대한 감각을 키우는 것이다. 미묘한 차원[혼적인 차
원]의 몸과 마음을 묘사하는 도식은 특별히 이 목적을 위해 고안된
것이다. 에너지 통로[수슘나, 이다, 핑갈라], 프라나[氣], 빈두[精液]로
이루어져 있는 미묘한 몸의 구조에 대한 이해는 특별한 내적인 감각
을 각성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이마에서 시작하여 정수리로, 정수리에서 척추를 타고 아래로 꼬리
뼈까지, 그리고 꼬리뼈에서 생식기 끝까지 연결된 중앙 에너지 통로
가 있다. 3개의 줄기[수슘나, 이다, 핑갈라]로 이루어져 있는 중앙 에
너지 통로는 정수리, 목, 심장, 하복부[단전], 생식기 부위에 있는 바
퀴 모양의 차크라[에너지 센터] 중앙을 관통한다. 그리고 이 중앙 통
로에는 72,000 개의 부수적인 에너지 순환 통로가 연결되어 있으며,
이 작은 에너지 통로들이 온 몸에 퍼져 있다. 에너지 통로로 에너지
센터를 묘사하고 있는 그림은 종류가 다양하다. 수행자마다 자기가
특별히 계발하고자 하는 내적 감각이 다르기 때문에, 묘사하는 방법
도 자연히 달라진 것이다.
에너지 통로 내부에 흐르는 에너지를 프라나[氣 또는 숨]라고 한
다. 프라나는 5가지 주요 프라나와 5가지 부수적인 프라나로 나뉜다.
그리고 각 프라나는 모양, 크기, 색깔, 기능, 성격이 다른데 그에 대
한 자세한 설명은 여기서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므로 생략하겠다. 단,
이런 여러 종류의 프라나의 상태에 따라 몸의 기능이 변한다는 사실
을 깨닫고 체험하는 것이야말로 삶과 죽음의 과정을 조절하는 능력
을 계발하는 열쇠라는 사실 하나만은 강조해 두기로 하자.
빈두[精液]는 각성-전달 물질로서, 생식과 관련된 일종의 화학적인
엣센스[精]이다. 빈두가 어느 차크라에 도달하느냐에 따라 의식 상태
에 변화가 생긴다. 예를 들어 칼라차크라 시스템의 경우, 4종류의 빈
두에 대한 체계가 있다. 깨어 있는 상태로 활동하는 동안에는 빈두가
이마나 배꼽[丹田]에 있다. 그래서 깨어 있다는 생각과 자아 의식을
갖도록 만든다. 꿈꾸는 동안에는 빈두가 목이나 꼬리뼈 부근에 있으
면서, 꿈 체험의 진원지 역할을 한다. 깊이 잠들었을 때에는 빈두가
심장 의식 센터 주위나 생식기 중심에 자리 잡고 편안한 휴식을 체
험하도록 만든다. 마지막으로 4번째 상태의 빈두는 심장 센터 중심이
나 생식기 끝에 머물며, 깨달음으로 인한 희열과 지복감 또는 성적인
오르가즘의 근원이 된다. 수행자는 빈두의 활동과 역할을 이해함으로
써 각성에 수행의 초점을 맞출 수 있고, 또 일상적인 체험과 깨달음
의 강도를 높일 수 있다.


미묘한 몸의 신경 시스템을 묘사한 그림이다. 3개의 중앙 통로와,
그 통로를 따라 5개나 6개 또는 그 보다 많은 신경 에너지[의식] 센
터가 배치되어 있다. 신경 에너지 센터에는 이 그림에는 묘사되어 있
지 않지만, 72,000개의 부수적인 에너지 순환 통로가 연결되어 온 몸
에 퍼져 있다. 이 그림에서 보듯, 요가 수행자들이 계발한 인간의 자
기 이미지는 에너지와 의식이 회전 운동을 하는 역동성과 민감성을
가지고 있다. 경직된 에고 의식이 결코 아니다.

1단계 직관 밝은 달빛 욕망에서 비롯되는
33가지 본능적인 행위

2단계 직관 밝은 햇빛 공격성에서 비롯되는
40가지 본능적인 행위

3단계 직관 어둠의 빛 무지에서 비롯되는
(어둠) 7가지 본능적인 행위

미묘한 차원의 마음은 에너지 통로와 프라나[氣]와 빈두[精液]로
구성되어 있는 미묘한 몸의 주체로 보면 된다. <도표 7>은 3가지 상
태로 나타나는 미묘한 차원의 마음과, 그에 관련된 (깨달음이 없는
사람의) 80가지 본능적인 행위를 요약한 것이다. 1, 2, 3 단계의 직관
은 미묘한 몸이 특정한 상태에 도달할 때 나타나는 마음 상태이다.

티벳 사람들은 누구에게나 이런 미묘한 마음이 있으며, 누구나 이
세계를 체험하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미묘한 차원의 몸과 마음을 체
험적으로 알고 느끼기 위해서는, 이 차원에 대한 각성을 키우는 특별
한 훈련을 해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존재의 가장 깊은 단계인 지극히 미묘한 차원[영적인
차원]이 있다. 이 차원에 이르면 몸과 마음이라는 이원성(二元性)이
사라진다. "투명한 빛을 발산하는, 에너지와 마음이 하나로 융합된"
불멸의 빈두[精液]가 이 차원의 몸과 마음이다. 불멸의 빈두는 설명
하기도 곤란하고 이해하기도 쉽지 않다. 불멸의 빈두를 어떤 독특한
성질을 가지고 있는 물질로 오해하면 안된다. 불멸의 빈두는 인간 존
재의 지극히 미묘한 핵심으로써, 물질이면서 마음이고 마음이면서 물
질이다. 이것은 세상에서 가장 미묘하고 감수성이 예민한, 살아 있는
지성적인 에너지로 이루어져 있다. 불멸의 빈두는 영혼의 속알이다.
이 속알에서 발산되는 빛이 지성과 생명과 독자성의 근원이다. 지성
과 생명과 독자성은 만물과 무한한 관계를 맺으며 변화한다. 하지만
영혼의 속알인 불멸의 빈두의 연속성은 끊어지지 않는다.
불멸의 빈두는 탐욕과 공격성과 무지에서 비롯되는 본능적인 행위
에 영향을 받지 않으며, 모든 이원성(二元性)을 초월해 있다. 불멸의
빈두는 궁극적인 실재와 모든 붓다들의 진리의 몸과 하나이다. '불성
(佛性)'이라는 말과 '불멸의 빈두'라는 말은 는 같은 뜻이며, <티벳
死者의 書>의 목표는 바로 이 불멸의 빈두 즉 불성을 체험적으로 깨
닫는 데 있다. 티벳 불교의 닝마파(派)에서는 수행이 최고 단계에 이
르면 존재의 가장 깊은 본래 상태에서 휴식하는 특별한 방법을 가르
치는데, '위대한 완성'(the Great Perfection)이라고 부르는 그 특별한
수행의 핵심이 바로 불멸의 빈두 행법(行法)이다.
모든 생명체의 가장 깊은 차원에는 불멸의 빈두가 있다. 불멸의 빈
두는 모든 존재의 생명이며 영혼이다. 끝없는 환생 과정은 불멸의 빈
두의 끊어지지 않는 연속성 때문에 생긴다. 불멸의 빈두는 항상 열려
있는 해탈로 들어가는 문이다. 휘몰아치는 고통 속에 있을지라도, 영
혼의 속알인 불멸의 빈두는 늘 자유롭다. 불멸의 빈두는 평화롭고 투
명하며 조화롭다. 불멸의 빈두는 창조된 피조물이 아니다. 붓다는 이
사실을 깨닫고 미소 지었다. 이 자리에서는 모든 붓다와 중생이 하나
가 된다.
힌두교에는 에고 의식이 모두 부정된 자리에 남는 아트만[atman
眞我]과 파라마트만[paramatman 至高我]에 대한 개념이 있는데, 불멸
의 빈두와 상당히 비슷하다. 붓다는 자신의 가르침에 대해 결코 교리
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았다. 심지어는 자신의 가르침의 핵심이랄 수
있는 '비어-있음[空]'에 대해서조차 그랬다. 절대주의자들에게는 '비어
-있음'에서 '빔'을 강조했고, 허무주의자들에게는 '있음'을 강조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초기 불교가 '빔'에 매달린 반면, 후대에 탄트라
와 티벳 불교가 '있음' 또는 '자아'에 대한 탐구로 방향을 바꾼 것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붓다는 인간을 수없이 반복되는 윤회 과정을 거치고 있는 존재라
고 가르쳤다. 그에 따르면 고정 불변의 절대적인 자아는 없으며, 원
인과 결과의 법칙에 따라 수시로 변하는 상대적인 자아만이 있을 뿐
이다. 지극히 미묘한 불멸의 빈두에 대한 확실한 체험과 '비어-있음'
또는 '자기 없음'에 대한 완전한 깨달음은 그 내용이 같다. 그 자리에
도달하면 <마이트레야나타 Maitreyanatha>에 나오는 표현대로 '비어
있는 지고한 자아'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지극히 미묘한
차원을 철학적으로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우리의 목적은 아니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창조적으로 죽는 법을 수행하는 요가 체계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인간 존재에 관한 도식만을 확실히 설
명해 두는 것으로 그치기로 하겠다.

5. 죽음의 단계

앞에서는 세 차원의 몸과 마음에 대해서 살펴보았고, 이제는 죽음
의 여러 단계를 살펴 볼 차례다. 죽은 사람이 여러 단계의 과정을 거
친다는 것은 <티벳 死者의 書>의 대전제이다. 죽는 사람은 소위 '8단
계의 해체 과정'을 거친다. 죽음의 세계를 탐구한 티벳 사람들은, 죽
는 사람이 아래에서 설명할 8단계의 과정을 거치면서 각 단계마다
그 단계에 해당하는 체험을 한다고 말한다. 해체의 각 과정에서 주관
적인 체험이 지속된다는 것이다.
불교 요가를 닦는 남녀 수행자인 요기와 요기니들은 생명 에너지
를 이해와 깨달음을 위해 쏟는 사람들이다. 죽음의 과정이 8단계로
진행된다는 모델은 그들의 수행 전통에서 확립된 것으로써, 죽음이라
는 전이(轉移) 과정을 이해하고 조절하는 능력을 계발하는데 아주 유
용한 역할을 한다. 8단계 중에서 처음 4단계는 '25가지 거친 요소의
해체'로 다시 세분되는데, 이 단계에서는 다섯 무더기[五蘊]와 그에
관련되어 있는 깨달음의 에너지인 지혜가 해체된다.
첫 번째 4단계의 해체 과정을 25가지 거친 요소와 연관시켜 고찰
하게 되면, 죽음의 과정에 대한 보다 정확한 이해가 가능해 진다

5가지 요소의 해체 체험

1. 흙[地]이 물[水]로 신기루
2. 물[水]이 불[火]로 연기
3. 불[火]이 바람[風]으로 반딧불
4. 바람[風]에서 의식[空]으로 밝은 촛불

(거친 차원의 몸과 마음으로 체험하는 마지막 단계)

5. 거친 차원의 의식이 1단계 직관으로 달빛 밝은 하늘
6. 1단계 직관에서 2단계 직관으로 햇빛 찬란한 하늘
7. 2단계 직관에서 3단계 직관으로 순수한 어두움
8. 3단계 직관에서 투명한 차원으로 투명한 새벽 빛
죽는 사람은 자신의 몸을 형성하고 있던 흙[地]이 물[水]로 해체되
는 1번째 단계에는, 분명한 형체를 가지고 있던 몸이 묽은 액체처럼
흐물흐물해지며, 따라서 사지[色]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음을 느낀
다. 이때 망상과 관련된, 거울과 같은 지혜가 해체되고 시력이 떨어
진다. 모든 것이 비오는 날 젖은 도로에 반사되는 영상처럼 흐릿하게
보인다.
2번째 단계인 물[水]이 불[火]로 해체될 때는 액체처럼 흐물흐물하
던 몸이 건조되어 말라 버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며, 온 몸이 언 것
처럼 감각 작용[受]이 마비된다. 이때 집착이나 자만심과 관련된, 모
든 것을 평등하게 봄으로써 좋고 싫음을 초월하는 지혜가 감각과 함
께 사라진다(동시에 집착하는 힘이 사라진다). 청각이 소멸되어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하며, 연기가 자욱한 방 안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
다.
3번째 단계인 불[火]이 바람[風]으로 해체될 때는 추위를 느낀다.
이때 욕망이나 정욕과 관련된, 분석하는 지혜가 흐릿해 진다(동시에
욕망과 정욕의 힘이 사라진다). 들숨이 약해지면서 후각이 떨어져 더
이상 냄새를 맡지 못한다. 이 과정을 거치는 사람은 주위가 온통 반
짝거리는 반딧불로 뒤덮인 듯한 느낌을 받는다. 또는 폭죽이 터질 때
퍼지는 불똥 같은 것으로 뒤덮인 공간 속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
는다.

4번째 단계인 바람[風]이 의식 공간[空]으로 해체될 때는 숨이 멎
고, 온 몸을 돌고 있던 에너지가 중추 신경계로 모두 철수한다. 이때
시기심이나 경쟁심과 관련된, 모든 것을 성취하는 지혜가 소멸된다
(동시에 의지와 충동의 힘[行]이 사라진다). 혀가 굳고 미각이 사라지
며, 피부의 감촉과 더불어 육체 의식이 사라진다. 이 과정을 거치는
사람은 마치 촛불을 켜 놓은 것과 같은 밝은 공간에 있는 것처럼 느
낀다. 의학적으로는 이 때부터 죽은 것으로 취급된다. 육체의 기능이
모두 정지하고, 두뇌와 순환계가 더 이상 활동하지 않는다. 그러나
거친 차원의 의식은 거친 차원의 육체 기능이 모두 멈춘 다음에도, 8
0가지 본능의 힘과 더불어 3단계로 이루어진 미묘한 마음 차원에서
계속 활동한다. 거친 차원의 의식은 5번째 단계에 이르러서야 해체된
다.
5번째 단계에 이르면 80가지 본능적 행위에 힘을 불어넣던 프라나
[氣 또는 에너지]가 중앙 통로로 철수한다. 그리고 남성 엣센스인 흰
색 빈두[흰 색 '영적 각성 물질']이 중앙 통로를 타고 정수리 차크라
에서 심장 차크라를 향해 내려온다. 그러면 마음-공간이 밝은 달빛으
로 충만한 하늘처럼 느껴진다. (이 단계에서 거친 차원의 의식이 사
라지고 미묘한 마음의 1단계 직관이 나타난다.)
6번째 단계에는 여성 엣센스인 붉은 색 빈두[붉은 색 '영적 각성
물질']이 생식기 차크라에서 심장 차크라로 올라온다. 그러면 마음-
공간이 붉은 태양 빛으로 충만한 하늘처럼 느껴진다. (이 단계에서 1
단계 직관이 사라지고 2단계 직관이 나타난다.)
7번째 단계에는 미묘한 마음의 2단계 직관이 사라지고 3단계 직관
이 나타난다. 이 단계에서 흰 색 빈두와 붉은 색 빈두가 심장 차크라
에서 만나 의식을 에워싼다. 그러면 마음-공간이 칠흙같은 어두움으
로 꽉 찬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마지막으로 8번째 단계에 도달하면 주관과 객관의 구별이 사라진,
전혀 새로운 투명한 빛의 영역으로 들어간다.

--------------------------------------------------------
무더기[五蘊] 지혜 요소[五大] 매체[六根] 대상[六境]
--------------------------------------------------------
몸[色] 거울 지혜 흙[地] 시각[眼] 형태[色]
(1번째 단계에서 해체)

느낌[受] 평등 지혜 물[水] 청각[耳] 소리[聲]
(2번째 단계에서 해체)

지각[想] 분석 지혜 불[火] 후각[鼻] 냄새[香]
(3번째 단계에서 해체)

의지[行] 성취 지혜 바람[風] 미각[舌] 맛[味]
촉각[身] 감촉[觸]
(4번째 단계에서 해체)

의식[識] 궁극적 지혜 공간[空] 마음[意] 비감각 대상[法]
(5번째 단계에서 해체)
---------------------------------------------------------
죽음의 과정이 여기에 이르면 한 존재를 구성하고 있던 핵심 요소
인, 심장 차크라에 있는 6겹의 매듭이 풀린다. 이 세상에 태어나기
위해 수태되는 순간부터, 좌우측 중앙 통로[이다와 핑갈라]가 심장
차크라를 6겹으로 단단히 에워싼다. 그리고 그 6겹의 심장 매듭을 중
심으로 중추 신경계가 형성된다. 그런데 이제 그 매듭이 풀리는 것이
다. 6겹의 매듭이 완전히 풀리면 심장에 갇혀 있으면서 진화적 행위
의 정보를 낱낱이 기억하고 있는, 지극히 미묘한 차원의 의식[靈]이
해방된다. 이 순간이 진정한 의미에서 죽음의 순간이며, 이 순간이
곧 죽음 중간계이다.
지극히 미묘한 차원의 의식에 대해서는 어떠한 설명도 불가능하다.
존재의 핵심인 지극히 미묘한 순수 의식의 빛은 유한과 무한, 시간과
영원, 주관과 객관, 자기와 남, 의식과 무의식이라는 이원성(二元性)
을 초월해 있다. 그 안에는 무지와 깨달음이라는 분별도 없다. 그 빛
은 너무나 투명하기 때문에 생전에 준비를 하지 않은 사람은, 막상
그 상태에 도달해도 그 빛을 의식하지 못한다. 죽음의 단계를 밟는
사람은 3단계 직관의 마지막 부분에 가서 의식을 잃는다. 그런 다음
깜깜한 상태를 지나 새로운 의식 상태로 돌아오는데, 마치 깊은 잠을
자다 갑자기 깼을 때처럼 주변 상황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몽롱한
상태로 돌아온다. 죽음 중간계를 통과하는 법에 대한 안내는 모두 이
순간에 주어진다. 즉 <티벳 死者의 書>에 나오는 죽음 중간계의 길
을 안내하는 가르침은, 이승에서의 습관적인 삶을 떠나 지극히 미묘
한 의식 세계로 들어가는 것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하여
기쁨, 자유, 완전한 지성, 풍부한 감수성으로 충만한 존재의 본래 상
태 즉 완전한 깨달음의 길로 안내하고자 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연결점에서, 대부분은 완전한 무의식 상태로 여
러 날을 보낸다. 3번째 단계의 직관을 거친 다음 무의식 상태가 되는
데, 그 무의식 상태에는 자기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혼란
스러움이 깃들어 있다. 그 안에는 또 절멸될 것이 아닐까 하는 무의
식적인 두려움도 깃들어 있다. 그래서 투명하게 맑은 빛이 자신의 가
장 깊은 근원임을 인식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 빛 속에서 온 우주에
서 가장 사랑스럽고, 강력하고, 안전한 존재들과 영적으로 하나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혼란과 두려움 때문에 그것을 거부한다. <티
벳 死者의 書>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기가 바로 이 때이
다.
죽기 전에 죽는 훈련을 해 두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그러지 못
했다면 죽음의 길을 가는 동안 그 길에 대한 안내를 받는 것이 좋다.
물론 수행이 전혀 없는 사람은 그런 안내를 받아도 자기 중심적인
본능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고도의 에너지 위기 상
황인 이 시기에 밀려오는 두려움과 공포를 극복하지 못하기 때문에
온전한 해탈을 이루기가 어렵다. 심장 차크라를 둘러싸고 있는 6겹의
매듭이 풀리는 순간은 대단한 위기다. 그러므로 살아 있는 동안 그
매듭을 점차 느슨하게 푸는 훈련을 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죽음의
길을 가는 동안 거치는 매듭이 풀리는 순간에, 자신이 해체되는 듯한
느낌에서 비롯되는 극심한 고통을 피할 수 있다.
이런 해체의 과정을 지나는 동안,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에게 무
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깨닫지 못한다. 그들은 맑고 투명한
빛 속에서 쉬지 못하며, 자신들의 본래 상태인 자유와 행복 속에 있
으면서도 그것을 알지 못한다. 또 자신이 모든 생명체와 기쁨을 나누
는 무한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도 깨닫지 못한다. 그래서 그들의
의식은 맑은 허공을 가로질러, 해체 과정과는 반대 순서를 밟아 다시
거친 육체의 세계로 되돌아온다.
죽음의 과정과 반대 순서로 진행되는 환생 과정은 이렇다. 먼저 투
명한 빛 속에 있던 의식이 몽롱한 흑암 상태의 3단계 직관이 된다.
다음에는 밝은 햇빛 같은 2단계 직관과 밝은 달빛 같은 1단계 직관
상태를 통과한다. 본능적인 직관 단계를 지난 다음에는 자신의 영적
인 유전자 - 각 사람의 영적인 유전자[씨]의 특성은 전생의 행위의
결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 속에 암호처럼 기록되어 있는 진화 패
턴의 이미지에 따라, 5가지 근본 요소[地, 水, 火, 風, 空]를 취해 존
재를 재구성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몸과 마음은 한동안 꿈 속의 존재
처럼 유동성을 갖고 중간계에 머문다. 그러다가 연꽃이나 자궁이나
알이나 축축한 곳에 깃들어 거친 차원의 존재로 구체화된다.
중간계 기간의 에너지 체(體)는 매우 미묘하고 유동적이다. 의식의
힘도 강할 뿐만 아니라 대단히 지성적인 상태에 있다. 따라서 이 때
야말로 <티벳 死者의 書>의 내용을 읽어 주거나 정신적으로 전달해
줄 수 있는 최적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환생 과정
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처참한 존재 상태로 태어나는 것을 막
고, 바람직한 상황에 태어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이것이 <티벳 死者
의 書>라고 알려진 <中間界에서 듣고 이해함으로써 그 자리에서 해
탈에 이르게 하는 위대한 책>을 지은 사람이 의도했던 가장 중요한
목적 중에 하나이다.
중간계에서는 의식이 마치 유령과 비슷한 중간계의 몸을 갖고 있
다. 그 몸은 마음의 이미지가 만들어 낸 일종의 에너지 체(體)로, 우
리가 꿈 속에서 경험하는 미묘한 몸과 비슷하다. 그러나 아무리 미묘
해도 몸은 몸이며, 그 몸이 해체 순서의 반대 과정을 밟아 자궁 속에
수태되는 순간 거친 차원의 몸으로 변한다. 그때 일종의 '작은 죽음
과정'(minideath process)을 체험한다.
앞서 설명한 대로, 죽음의 8단계 해체 과정은 이승 중간계의 몸이
투명한 의식의 빛으로 전이해 가는 과정을 밟는다. 그런데 (저승 중
간계의 입장에서 보면 이 역시 해체 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 환생이
라는 8단계 해체 과정은 죽음의 과정과는 반대로 투명한 의식 상태
에서 점차 거친 차원의 몸을 형성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실제로 우
리는 깊은 잠에 빠지고, 꿈을 꾸며 꿈 속에서 꿈을 현실로 여기고,
또 꿈에서 깨어나 거친 차원의 몸으로 되돌아 올 때 해체 과정을 경
험한다. 보통은 그 과정의 전이(轉移)가 순간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
에 의식하지 못하는 것일 뿐이다. 중간계와 관련된 명상 수행에서는
이런 각 과정의 전이를 충분히 의식하는 상태에서 천천히 경험하기
위해서, 그리고 어떤 상태로 옮겨가든지 명
추천0 비추천0
Loading...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485건 9 페이지
초고대문명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비추천 날짜
1325 벨리사리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9 0 0 10-30
1324 벨리사리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8 0 0 11-13
1323 선장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8 0 0 12-28
1322 천왕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2 0 0 01-22
1321 썰렁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0 0 0 09-23
1320
천지 창조 댓글+ 12
진짜미드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1 0 0 12-02
1319
절때 공감.. 댓글+ 5
진짜미드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7 0 0 12-02
1318 챌린저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3 0 0 12-04
1317 챌린저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3 0 0 02-21
1316 지식탐험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4 0 0 11-30
1315 지식탐험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0 0 0 12-01
1314 선장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34 0 0 01-29
1313 야한돼지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8 0 0 02-28
토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6 0 0 03-02
1311 토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8 0 0 03-02
1310 토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4 0 0 03-02
1309 토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4 0 0 03-02
1308 그냥보는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5 0 0 08-22
1307 그냥보는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6 0 0 08-22
1306 그냥보는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3 0 0 08-22
게시물 검색

회원로그인

구글 OTP 인증 코드 입력

디바이스에 앱에서 OTP 코드를 아래에 입력합니다.

OTP 를 잃어버렸다면 회원정보 찾기시 해지 되거나,
아래 링크를 클릭하여 이메일 인증으로 해지 할수 있습니다.

OTP 해지하기

론건맨 상위 순위 10

  • 1 사라랜스399,511
  • 2 선상반란302,220
  • 3 eggmoney118,387
  • 4 샤논115,847
  • 5 nabool100,070
  • 6 바야바94,886
  • 7 차카누기93,313
  • 8 기루루88,037
  • 9 뾰족이86,795
  • 10 guderian008385,235

설문조사

론건맨 싸이트가 열리는 체감 속도는 어떤가요.?

설문조사

론건맨이 부활한 것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접속자집계

오늘
1,836
어제
1,944
최대
2,420
전체
14,251,716
론건맨 요원은 31,003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