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빗족’도 석기 만들 능력 있었다 > 초고대문명

‘호빗족’도 석기 만들 능력 있었다


지난 2004년 인도네시아 플로레스 섬에서 발견돼 학계를 놀라게 한 왜소한 1만 2천년 전의 인류 '호빗'은 두뇌 크기가 작음에도 불구하고 석기를만들어 사용할 줄 알았다는 연구가 나왔다고 BBC 뉴스 인터넷 판이 31일 보도했다.


애덤 브럼 박사가 이끄는 호주-인도네시아 합동 연구진은 네이처지 최신호에발표한 연구 보고서에서 '호모 플로레시엔시스'로 명명된 이 인류의 두뇌 크기는 자몽 크기 정도로 작았지만 이들은 80만년 전 인도네시아에 정착한 조상들로부터 석기제조 기술을 물려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연구는 키가 1m도 안 되는 이 왜소 인류가 소두증에 걸린 현생인류라는일부 학자들의 주장을 반박하고 이들이 섬 환경에 맞게 진화한 새로운 종의 인류라는 발굴팀의 당초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브럼 박사는 "이들의 두뇌 크기는 매우 작았지만 우리가 문화라고 부르는 행위를 할 능력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침팬지를 비롯한 다른 대영장류에게는 없는 인간만의 측면"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10만년 전부터 대규모 화산폭발이 섬을 휩쓴 1만 2천년 전까지 호빗족이 살았던 리앙부아 동굴에서 추가로 발견된 석기들과 섬 안의 다른 유적지들에서 발굴된 훨씬 오래 된 석기들을 비교한 결과 오랜 시간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양쪽 모두 같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같은 기술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브럼 박사는 "이 기술들은 본질적으로 동일한 것"이라면서 "이는 수십만년에 걸쳐 이 섬에서 도구사용의 전통이 계속돼 왔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도구 자체는 매우 단순한 것이다. 이들 고대 인류는 화산석에 돌덩이를부딪혀 쪼개는 방법을 사용했다"면서 이렇게 만든 도구는 식물을 식용으로 가공하고동물의 가죽을 벗기고 나무 도구를 깎아내는데 사용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에 대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영국 자연사박물관의 크리스 스트링거 박사는80만년 전 석기와 리앙부아 동굴의 석기 사이에는 너무나 큰 시간 간격이 존재하기때문에 두 종류가 서로 관련이 있다고 확신하기는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나 "이 연구는 호빗족이 이 섬에 매우 오랫동안 살았던 개체군의 자손이라는 주장을 강화시켜 주는 것이며 이처럼 오랜 시간은 호빗족이 특유의 외양을 갖도록 진화하기에 충분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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