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과학자, 외계인 존재 후보 별 10개 선정 > 외 계 인

[중앙일보 2006-02-24 10:31]



지능을 가진 외계 생명체가 있다면 어느 별 근처가 될까.

최근 미국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연례회의에서 미국 카네기연구소 마거릿 턴블 박사는 'ET의 고향' 후보로 10개의 별을 뽑아 발표했다. 턴블 박사는 지구와 같은 행성을 거느리고 있을 만한 별을 수년째 탐색해 온 천문학자다. 그의 홈페이지(http://skye.as.arizona.edu/~turnbull/)에는 그동안 천체망원경으로 관측한 외계인 거주 후보 별들의 목록이 빼곡히 채워져 있다.


턴블 박사가 발표한 10개의 별은 범세계적인 외계인 탐사 프로그램인 SETI의 추적 대상 5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외계 생명 탐사사업 TPF(지구를 닮은 행성 찾기 프로젝트) 후보 5개다. 10개의 별은 크기나 온도, 원소 구성 등을 따져 선정했다는 것이 턴블 박사의 설명이다.


이를 바탕으로 SETI는 미 캘리포니아에 있는 앨런천체망원경(올해 말 가동 예정)을 이용해 외계인 탐색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SETI는 이미 전세계 420만 명의 개인용 컴퓨터를 연결해 외계인 신호 분석 작업을 해오고 있다.


NASA는 TPF프로젝트을 위해 2020년까지 두 대의 궤도 탐사선을 발사할 계획으로 있지만 아직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이 때문에 큰 TPF프로젝트는 답보 상태다.


'ET 고향' 후보 어떻게 선정했나?=하늘에서 반짝이는 별은 대부분 태양처럼 이글이글 타는 항성이다. 그런 별에서는 생명체가 살 수 없다. 그러나 태양 주위에 지구와 같은 행성이 있듯 우주에 있는 수많은 별 중 태양과 비슷한 크기의 별을 먼저 찾는다. 그 뒤 나이와 행성 보유 유무, 표면의 원소 조성 등을 따져 후보를 고른다. 턴블 박사는 1차로 1만9000여 개의 별을 고른 뒤 그중 10개를 뽑았다. 선별 과정에는 온도가 급격히 내려가거나 올라가는 별, 너무 젊거나 늙은 별 등은 뺐다. 표면이 가스로 뒤덮인 별, 질량이 아주 무거운 별도 제외시켰다.


나이는 30억년 정도를 기준으로 잡았다. 행성이 탄생한 뒤 이 정도의 세월이 흘러야 생명체가 진화해 지적인 생명체가 된다는 것이다. 질량도 중요하다. 태양의 1.5배 이내여야 지구형 행성을 거느린다.


한국천문연구원 김봉규 박사는 "별이 너무 크면 행성을 거느리지 못하며, 생명이 존재하려면 금성~화성 사이 정도의 거리에 행성이 존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 생명이 존재하는 데 가장 필요한 물이 지구와 같이 액체 상태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외계 행성을 거느린 별은 180여 개로 추정되고 있다.


?어떤 별이 뽑혔나=사냥개자리의 베타 별, 전갈자리의 18번 별, 페가수스자리의 51번 별, 'HD 10307', 'HD 21415' 등 5개가 SETI가 추적하려는 후보다. 사냥개자리 베타 별은 지구로부터 26광년 떨어져 있으며, 태양과 비슷하다. 1광년은 빛이 1년 동안 가는 거리를 말한다. 페가수스자리 51번 별은 1995년 스위스 천문학자가 발견한 것으로 태양계 너머 첫 행성으로 보고된 것이다. 페가수스자리 51번 별은 목성과 같은 행성을 거느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NASA 프로젝트 후보로 꼽은 5개의 별은 지구에서 4.3~16광년 떨어져 있는 것들로 비교적 지구와 가깝다. 인디언자리 입실론 A의 경우 지구로부터 11.8 광년 떨어져 있다. 밝기는 태양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아 태양보다 온도가 약간 낮고, 작다. 에리다누스자리 입실론 별은 지구로부터 10.5광년 떨어져 있으며 태양보다 작고 온도가 낮다. 고래자리 타우 별의 경우 태양과 밝기가 비슷하다. 원소 성분은 태양에 비해 적지만 생명체가 진화할 만큼 충분한 나이인 것으로 분석됐다.



◆ SETI =캘리포니아 버클리대와 SETI연구소가 운영하고 있으며, 외계 지적 생명체 탐사(Search for Extra Terrestrial Intelligence)의 첫자를 땄다. 1960년 4월 8일 미국 프랭크 드레이크가 웨스트버지니아에서 지름 85피트(약 25.9m) 전파 망원경으로 외계인이 보낸 신호를 포착하려 한 것이 시초다. 현재는 전 세계 420만 명이 개인용 컴퓨터를 쓰지 않을 때 외계에서 온 신호를 나눠 분석해 그중 외계인의 신호를 찾는 운동으로 발전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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