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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의 개념 이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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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순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댓글 0건 조회 558회 작성일 15-06-04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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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과 우리 인류가 난생 처음 만났을 때의 의사소통 문제를 실질적으로 고민해보자. 지난 회까지는 상이한 감각기관의 차이가 유발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을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워낙 다르게 생겨 서로 백지장을 맞들 수 없는 감각 기관만이 인류와 외계인 사이의 소통을 방해하는 장애물은 아니다. 저마다 나고 자란 세상에 기원을 두고 있는 개념과 사상(思想)을 서로 주고받는 일은 훨씬 더 어려운 과제다.

새뮤얼 R. 딜레이니(Samuel R. Delany)의 장편 ’바벨 17 (Babel 17; 1966년)’에 나오는 시리비아인(人)들은 서로 공통점이 별로 없는 지적인 존재들 사이에 자기네 고유 개념을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는 극단적인 예로, 앞서 예로 든 오슨 스캇 카드의 ’사자의 대변인’에 나오는 피기 종족을 떠올리게 하는 면이 있다.

시리비아인들은 인류와 달리 ‘나’라는 개념이 3가지 종류나 된다. 따라서 인류가 이 종족과 대화할 때 함부로 1인칭 주격을 썼다가는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 시리비아인들에게 ‘나’란 ‘섭씨 6도 이하의 나’와 ‘섭씨 6도와 93도 사이의 나’그리고 ‘섭씨 93도 이상의 나’중 하나란 뜻이다. ‘섭씨 6도 이하의 나’는 체온이 6도 이하라서 번식하지 못하는 개체를 의미하고 ‘섭씨 6도에서 93도 사이의 나’는 임신이 가능한 개체라는 뜻이며 ‘섭씨 93도 이상의 나’는 곧 출산을 앞둔 개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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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뮤얼 딜레이니의 장편SF ‘바벨 17′에는 동일 개체라도 신체 상태에 따라 자아 개념이 세 가지로 달라지는 외계인이 등장한다. 위 그림 속의 여성은 이 외계인들과 동맹을 맺고 있는 인류 측 대표 리드라 웡. (source: http://amazingstoriesmag.com/2014/12/science-fiction-bikini/)
‘바벨 17′에서 인간이자 언어전문가인 리드라 웡은 시리비아인과의 의사소통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 고충을 다음과 같이 토로한다.

“왜냐하면 서로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필요한 호환적 요소가 믿기 힘들 정도로 적기 때문이야. 이를테면 시리비아인들은 우주선으로 별에서 별로 항해하고도 남을 정도의 지식을 지녔지만 ‘집’이나 ‘고향’이나 ‘거주지’ 따위의 개념이 없어. ‘우리는 가족과 고향을 지켜야 한다.’ 외(外)우주 회의에서 시리비아인들과 우리들 사이의 우호조약체결을 준비했을 때, 이 문장을 시리비아어로 말하는데 45분이나 걸렸던 걸 기억하고 있어.

그들의 문화 전체는 열하고 온도 변화에 기반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냐. 시리비아인들이 그나마 ‘가족’이 뭔지 알고 있었던 건 순전한 요행이었어. 왜냐하면 인류를 제외하고는 가족이라는 개념을 가진 외계종족은 그치들밖에 없었거든. 하지만 ‘집’이란 개념을 시리비아인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결국 이렇게 설명하는 수밖에 없었어… 온도변화가 심한 외부환경에 대해 온도적 불일치를 야기하고 98.6도의 일정한 체온을 가지는 생물이 쾌적하게 서식할 수 있도록 울타리를 친 공간.

이 울타리 친 공간은 온난한 계절 동안 온도를 내리고 추운 계절에는 올리며 유기영양물을 보존할 목적으로 냉동시키거나 물의 비등점보다 훨씬 더 높은 온도로 가열해서 원주민의 미각기제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주며, 몇 백 개의 뜨겁고 추운 계절 동안 이어져 내려온 관습을 지닌 이 원주민들은 관습적으로 이 온도변화장치를 추구해왔다… 운운 이런 식으로 말이야.

— ’바벨 17′, 국내 번역판, 231~232쪽에서 발췌

지구상의 인간들 사이에도 살아온 자연환경에 따라 똑같은 사물을 표현하는 어휘의 다양성에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시리비아인들의 사례를 그저 허무맹랑하다며 코웃음 치기에는 이르다. 베두인족은 사막에 관해, 이누이트족은 눈의 상태에 관해 표현하고자 하는 어휘가 그 이외의 지역에 사는 사람들보다 훨씬 풍부하다지 않던가. 이는 사막과 눈에 대한 다양한 어휘표현이 실제로 해당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삶과 이해관계에 매우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심지어 환경의 극단적인 차이는 인간사회에서조차 똑같은 사물에 대해 표현하는 어휘의 수뿐 아니라 똑같은 사물을 받아들이는 자세에도 지대한 영향을 준다. 과학소설에서는 이러한 예를 인간의 온갖 아종(亞種)들을 통해 보여주는데, 프랭크 허벗(Frank Herbert)의 대하장편 ’듄 시리즈 (Dune Series; 1965~1985년)’에 나오는 프레멘 종족이 한 예다.

아라키스 행성의 사막에 흩어져 사는 프레멘들은 은하제국 황제에 의해 고향 행성 살루사 세쿤더스에서 강제이주 당한 사람들이다. 원래 우리와 똑같은 모습의 인간이었지만 아라키스의 사막에서 거대한 모래벌레들이 배출한 스파이스 성분을 늘 섭취하다 보니 그 부작용으로 안구 전체가 새파랗게 빛난다. 사막행성에 사는 터라 이들은 무엇보다 물을 중요시한다. 프레멘들에게 물이 얼마나 소중한 가치가 있는지는 의복에서도 단적으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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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허벗 원작의 TV 미니시리즈 <듄>에 등장하는 프레멘 종족. 원래 우리와 똑같은 모습의 인간이었지만 아라키스의 사막에서 거대한 모래벌레들이 배출한 스파이스 성분을 늘 섭취하다 보니 그 부작용으로 안구 전체가 새파랗게 빛난다. (source: http://scifi.com)
이들의 옷에는 몸에서 발산하는 모든 종류의 수분(침, 피, 소변, 땀 등)을 모아 정화한 다음 깨끗한 물로 되돌려주는 기능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코와 입에서 빠져나가는 수분조차 도로 거둬들이기 위해 옷에 머리를 덮는 후드가 달려 있다. 프레멘들 사이에는 상대에게 침 뱉는 짓이 대단히 예의바른 인사다. 가장 소중한 물을 기꺼이 내뱉기 때문이다.

이들은 사람이 죽으면 ‘물로 되돌린다’고 말하는데, 이는 물이 부족하면 시신에서 물을 빼내 재활용하던 관례에서 유래된 표현이다. 외부인인 폴 아트레이드가 어느 프레멘의 장례식에서 눈물을 흘리자 주변의 프레멘들이 “죽은 사람에게 물을 나눠주다니!”라며 깜짝 놀란다. 아울러 자기들은 차마 그럴 수 없다고 토로한다. 프레멘들에게는 ‘익사’라는 개념도 없다. 폴이 자신의 고향 행성에는 물이 많아 빠져 죽는 사람도 있다고 하자 프레멘들은 “물에 빠졌는데 사람이 죽다니!”하고 놀란다.

인류와 외계 지적 존재와의 의사소통 불능은 피차간에, 혹은 어느 한쪽에 불행한 사태가 생겨도 대체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도무지 가늠할 수 없게 만들기도 한다. 테리 카(Terry Carr)의 단편 ’체인저와 셋의 춤 (The Dance of the Changer and the Three; 1968년)’이 한 예다. 여기서는 인간 탐사대가 목성처럼 거대 가스행성에 사는 순수한 에너지 형태의 생명체들에게 거의 몰살당할 지경에 놓인다. 인간들을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이 생명체들의 돌발행동 원인을 짐작조차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 외계생명체들은 딱딱한 지각에서 진화한데다 육신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류와는 공통분모를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이러한 종의 격차는 외견상 평화적으로 보이는 이 외계생명체들이 어째서 그처럼 극단적인 짓을 저질렀는지 이해할 수 없게 한다.

도널드 모핏(Donald Moffitt)의 장편 ’목성 도둑질 (The Jupiter Theft; 1977년)’은 그나마 덜 극단적이지만 소통의 어려움은 여전하다. 거대 가스행성에 살던 외계종족이 우리 태양계의 목성으로 거대우주선단을 몰고 온다. 하지만 사정을 알아보러 다가간 인류의 탐사대는 대화에 난항을 겪는다. 고향별인 백조자리 X-1이 블랙홀로 변하기 전 대탈출을 감행한 이 외계인들은 지난 6백만 년 동안 우주를 항해하며 가스행성들을 연료로 써왔기 때문에 변두리 동네에서 온 인류 탐사대의 항의(태양계 환경파괴) 따위는 무시해버린다.

솜털로 덮인 데다 새와 켄타우루스를 뒤섞어 놓은 듯한 인간 크기의 이 외계인들은 입안의 이빨이 박혀 있는 관 모양의 혀와 몇 군데 후두부에서 화음을 만들어내 음악 같은 소리를 낸다. 다행히 인류 탐사대원 중 한 사람이 신시사이저를 이용해 대화를 시도한 끝에 이들이 태양계에 온 목적과 원하는 바를 알게 된다.


http://www.sciencetimes.co.kr/?news=%EC%99%B8%EA%B3%84%EC%9D%B8%EC%9D%98-%EA%B0%9C%EB%85%90-%EC%9D%B4%ED%95%B4%ED%95%A0-%EC%88%98-%EC%9E%88%EC%9D%84%EA%B9%8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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