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계 빅 아이디어] 지상에서의 우주생활: 마크 켈리 > 과 학

마크 켈리[우측]는 쌍둥이 동생인 스코트 켈리[좌측]와 매일 통화를 한다. 두 사람이 통화 중일 때 동생은 형의 머리 위 400㎞ 상공을 지나가고 있다.

우주비행사 마크 켈리는 우주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의 단기 임무를 4차례나 수행했으며 지금은 지상에서 쌍둥이 동생이자 우주비행사인 스코트 켈리와 함께 미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스코트는 ISS에 머문 지 만 1년이 돼 간다. 미국 우주비행사 중 최장 체류기록이다. 올해 동생이 귀환하면 과학자들은 두 형제의 DNA와 RNA를 포함한 모든 신체적 차이를 면밀히 조사할 예정이다. 화성 등으로의 장기 유인탐사에 앞서 우주생활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함이다.

나는 항상 과학자들이 가급적 크고 많은 표본을 원한다고 여겼다. 하지만 그런 표본을 구할 수 없을 때는 작은 표본으로도 유용한 연구를 해낸다.


우리가 참여 중인 연구 역시 표본은 단 하나 뿐이다. 스코트가 실험군, 내가 대조군이다. 나는 우주에서 보낸 시간이 50여일 정도지만 올 3월 ISS에서 귀환하는 스코트는 1년이 넘는다.

지금껏 연구자들은 내게 여러 차례에 걸쳐 엄청난 양의 혈액을 채혈해 갔다. 타액과 대소변 샘플도 채취했다. 이따금씩 24시간 동안 내가 배출한 모든 것을 가져가기도 한다.

또 나는 수개월마다 정기적으로 휴스턴의 NASA를 직접 방문해 뇌와 심장의 자기공명영상(MRI) 촬영과 심혈관 및 시신경의 초음파검사를 받고 있다. 몇몇 테스트는 하체 부압(LBNP) 장치라는 기계에 들어가서 받는다. 심지어 화약으로도 쓰이는 니트로글리세린 주사를 맞기도 한다. 무슨 실험이 이따위인지 알다가도 모를 때가 많다.

나와 마찬가지로 스코트도 분석을 위해 채혈을 해서 지구로 보낸다. ISS에는 초음파기기도 구비돼 있다. 연구자들은 이를 통해 우리의 유전적 특성이나 유전자의 변이 여부까지 확인한다. 활성화되면 암이나 알츠하이머나 같은 질병의 발병률을 높이는 유전자를 집중적으로 살핀다.

NASA는 이번 실험으로 우주가 정복 불가능한 곳이 아니며, 우주비행사의 신체에 큰 위해를 끼치지 않음을 입증하려는 듯싶다. 그렇게만 된다면 정말 좋을 것이다.

하지만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위해성을 최소화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우리 형제에 대한 연구가 우주비행사를 우주방사능으로부터 보호할 방법과 망가진 유전자를 고칠 방법을 찾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

이는 우주비행사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 이미 화성행 편도 우주선에 몸을 싣겠다는 사람들이 상당수이니 말이다. 사실 그들은 우주여행이 가져올 신체적, 정신적 문제를 과소평가하고 있다. 캠핑카에 실린 채 죽음의 계곡에 던져져서 평생 살아야 한다면 어떨까. 화성에 도착했다는 환희는 금방 사그라질 것이다.

물론 그것과는 달리 나는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 중에서 화성에 처음 발을 디딜 주인공이 나올 것이라 믿고 있다.


LBNP - Lower Body Negative Pressure.
http://popsci.hankooki.com/Article/ArticleView.php?UID=10193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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