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설 45년만에 화성까지’…인도 우주 개발의 본산 ISRO > 과 학

16일 오후 6시(인도 시간) 인도 남동부 스리하리코타 우주센터에서 싱가포르 위성 6기를 탑재한 PSLV-C29 로켓이 불을 뿜으며 발사됐다.

21분 뒤 400㎏의 지구관측위성 TeLeos-1가 550㎞상공 위성 궤도에 안착한 것을 비롯해 모두 6기의 싱가포르 위성이 이날 지구궤도에 새로 올랐다.

이날 발사된 PSLV-C29은 인도우주연구기구(ISRO)가 이 센터에서 쏘아 올린 50번째 위성발사 로켓이다.

이로써 ISRO가 지구궤도에 올린 외국 위성은 모두 57개가 됐다.

19일 조현 주인도 한국 대사를 비롯한 한국 경제협력 대표단과 함께 남서부 카르나타카 주 벵갈루루에 있는 ISRO 본부를 방문했을 때 본부는 아직 3일 전 발사 성공의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듯 했다.

이중의 보안검색대를 지나면 나오는 본부 중앙홀 앞에 놓인 책상에는 “PSLV-C29가 TeLeos-1과 5기의 다른 싱가포르 위성을 성공적으로 쏘아 올렸다”는 글과 함께 이번 발사에 성공한 로켓의 30㎝짜리 모형이 놓여 있었다.

그 뒤로는 ISRO가 개발한 또다른 로켓인 GSLV가 실물크기의 5분의 1인 10ｍ 높이로 세워져 있었다.

연구소를 안내한 데비프라사드 카르닉 ISRO 대외관계국장은 “ISRO는 특히 소형 위성 발사 부문에서 세계 어느 나라에 뒤지지 않는 기술과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ISRO는 ‘인도 우주개발의 아버지’ 비크람 사라바이(1919~1971) 박사 주도로 1969년 이곳 벵갈루루에서 창설됐다. 현재 1만6천500명의 직원이 인도 22개 지역의 연구소, 관측소, 로켓 발사대 등에서 근무하고 있다.

ISRO는 1975년 처음으로 인공위성 ‘아리아바타’를 만든데 이어 5년 뒤 직접 제작한 로켓 SLV-3을 이용한 위성 발사에 성공했다.

이후 1999년 PSLV 로켓을 이용해 한국산 1호 위성 ‘우리별 3호’를 쏘아올린 것을 시작으로 외국 위성 발사를 시작했다.

ISRO는 2008년 달 탐사선 ‘찬드라얀 1호’ 발사에 성공했으며 마침내 작년 9월, 창설 45년만에 화성탐사선 망갈리안을 화성궤도에 안착시키는데 성공시켜 각국을 놀라게 했다.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에 이어 세계 네번째이자 아시아 최초였다.

당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망갈리안을 발사하는 데 든 비용이 45억 루피(803억 원)”라며 “미국 할리우드 우주과학 영화 ‘그래비티’ 제작비 1억 달러(1천184억 원)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경제성을 자랑했다.

카르닉 국장은 이처럼 ISRO가 적은 비용으로 우수한 성과를 낼 수 있는 원인이 단순히 연구자들의 월급이 적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ISRO는 항상 경제적인 우주개발 기술 개발을 염두에 둔다면서 망갈리안의 사례를 들었다.

그에 따르면 ISRO는 당시 화성탐사선을 바로 지구 궤도를 벗어날 수 있게 쏠 수 있는 로켓 기술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ISRO는 기존 지구궤도 위성 발사에 쓰는 로켓을 사용해 망갈리안을 일단 지구궤도에 올리고 이후 망갈리안이 지구 궤도를 6바퀴 회전하며 속도를 높여 궤도 밖으로 튕겨져나갈 수 있는 ‘슬링샷’(새총) 기술을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비용이 많이 드는 새 로켓을 개발하기보다 현재 있는 로켓 기술을 활용해 탐사선을 화성에 보낼 수 있는 다른 경제적인 방법을 찾았다는 것이다.

옆에 있던 B.R. 구루프라사드 박사 또한 ISRO가 기술표준을 많이 확립했기에 매번 위성개발을 할 때마다 동일한 시험을 반복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망갈리안 역시 2008년 달 탐사선 찬다라얀을 발사할 때 확립한 기술 표준을 상당부분 그대로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일각에서 기아와 빈곤이 만연한 국가가 우주탐사 프로그램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과 관련해 “우리 우주 연구는 지상을 지향하는 것”이라며 “일기예보, 위성항법장치, 방송·통신 등 이 땅에 사는 국민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기술을 추구한다”고 답했다.

또한 연구과정에서 개발된 기술 수백건이 산업계로 전파됐으며 전체 예산의 절반 가까이를 기술의 산업계 활용에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ISRO는 한국과 인도의 우주기술 협력에도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A.S. 키란 쿠마르 ISRO 소장은 이날 조 대사에게 한국이 2018년 발사를 추진하는 달탐사 계획 등에 ISRO의 참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ISRO가 추진하는 위성항법장치(GPS) 개선 시스템 가간(GAGAN)에도 한국의 참여를 희망한 것으로 전해했다.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만모한 싱 전 총리는 2010년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채택했으며, 모디 총리는 지난 5월 한국을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ISRO와 항공우주연구원의 실질적 실무협력 강화에 합의한 바 있다.

연합뉴스 제공다른 기사 보기
저작권자 2015.12.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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