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컴퓨터도 늙어 죽을까? 초간단 답변: 그렇다. > 과 학

사람이나 동물과 달리 전자부품은 늙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동부위가 없기에 마모가 일어나지 않아 시간이 흘러도 처음과 동일한 성능을 발휘한다는 착각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만물 중 영원한 것은 없다. 전자제품도 마찬가지다.

캐나다 토론토대학의 컴퓨터공학자 비앙카 슈뢰더 박사에 따르면 트랜지스터와 커패시터 등으로 구성된 메모리 모듈조차 노화로 인한 성능저하가 나타난다. “놀랍게 들릴지는 모르지만 제가 본 대다수 컴퓨터 구성부품에서 노화의 징후를 찾을 수있었습니다.”

그러나 시스템 신뢰도 전문가들도 일상적 사용환경 하에서 각 구성품의 수명주기는 잘알지 못한다. “어찌 보면 데이터가 적은 게 당연해요. 대개의 사람들은 컴퓨터가 늙어서 사망할 때까지 사용하지 않으니까요.” 제조사들이 자체적으로 수행 중인 내구성 테스트 역시 정확한 수명주기로 보기는 어렵다. 실험실의 환경조건은 수시로 물리적 힘이 가해지고, 기온이 등락하고, 먼지가 쌓이는 실제 사용처와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약간이나마 밝혀진 사실들이 있기는 하다. 2013년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백블레이즈의 소프트웨어 공학자인 브라이언 비치가 회사에서 운용 중인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 3만5,000여개의 신뢰도를 분석한 결과, 전체의 5%가 생산된 지 18개월 이내에 숨을 거둬 교체됐다. 대부분은 생산 공정상의 결함이 원인이었다. 그리고 18개월 이후, 3년 이후까지 살아남은 HDD의 고장률은 각각 1.4% 와 11%였다.

시스템 신뢰도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욕조곡선(bathtub curve)’이라고 표현하는데, 생산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와 노후화됐을 때의 고장률이 가장 높다는 의미다. “이 욕조 곡선은 HDD의 가동부품에 한정된 얘기지만 소프트웨어 또한 시간이 흐를수록 노화가 일어나 무능력해집니다. 예컨대 웹브라우저가 노화되면 메모리 누수(leak)가 일어나고, 사용빈도가 높은 파일 시스템들은 데이터 접속 효율이 떨어지죠.”

물론 이 같은 노화가 컴퓨터를 사망으로까지는 몰고 가지 않을 수도 있다. 컴퓨터를 껐다가 다시 켤 때마다 시스템은 활기를 되찾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화는 컴퓨터의 속도를 굼벵이처럼 느리게 만든다. “ 관점에 따라 느려터진 컴퓨터는 고장난 컴퓨터와 동일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시스템 신뢰도 (system reliability)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하나의 시스템이 특정 환경에서, 특정 기간 동안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능력

http://popsci.hankooki.com/Article/ArticleView.php?UID=10186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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