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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빼고 ‘로봇공학’을 논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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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순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댓글 0건 조회 221회 작성일 15-04-08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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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http://www.bloter.net/archives/224824
로봇공학을 이야기하면서 로드니 브룩스를 빼놓는다면 실례다. 그는 ‘괴짜’, ‘이단아’ 학자로 평가받지만 ‘로봇공학의 선구자’라는 수식어도 빠지지 않는다. 로봇산업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은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의 위치에 뒤지지 않을 정도다. 물론 그런 만큼 호불호도 갈린다.

로드니 브룩스를 알면 로봇공학의 현재를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은 그래서 틀리지 않았다. 그는 최근 로봇산업의 산파 역할을 하며 협력적 로봇, 감성 로봇의 진앙지로 자리매김했다. 그가 제작한 로봇만도 여러 종에 이를 정도로 다양한 로봇들이 그의 손을 거쳐갔다.

로드니 브룩스가 누구기에?


로드니 브룩스는 호주 출신으로 미국 스탠포드대에서 박사를 받고 카네기멜론대 연구원, 스탠포드대와 MIT에서 교수를 지냈다. 2012년 교수직을 버리고 리싱크로보틱스를 창업하기까지 쉬지 않고 로봇 제작에 투신했다. 1990년 MIT 교수 시절 제자들과 함께 아이로봇을 공동 창업한 주역도 그다. 연구에 머무르지 않고 이론을 현장의 실체로 형성화해 왔다.

그는 어릴 적부터 로봇 마니아였다. 1954년생으로 이순을 넘긴 나이지만 50세 넘은 나이에 리싱크로보틱스 창업을 감행할 정도로 무모하고 과감하다. 8살 때 로봇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해 12살에 로봇을 직접 제작할 정도로 로봇에 대한 관심은 광적이었다.

로드니 브룩스가 로봇에 접근하는 방식은 특별하다. 그가 천재로 평가받거나 이단아로 불리는 이유도 이와 맞닿아 있다. 그는 기존 인지과학의 전통적 주장을 거부했다. 인간의 인지과정에 중앙통제적 장치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가정한다. 김문상 KIST 박사에 따르면 말단의 행위 그리고 반응들이 인지 전체를 통제하는 상향식 시스템이라고 설명한다.(김문상, ‘로봇이야기’) 이를 로봇공학에서는 ‘체화 인지(embodied cognition) 이론’이라고 부른다.

자신의 이론을 그는 행위 기반의 ‘포섭 구조’(Subsumption Architecture)라는 개념으로 풀어가고 있다. 그가 제작한 로봇에는 포섭 구조라는 자신의 가설이 투영돼 있다. 곤충 로봇 ‘겐지스'(Genghis)는 포섭 구조를 증명해내는 작업이었다. 겐지스는 중앙 제어장치가 모든 행위를 통제하지 않는다. 개미 모양의 겐지스에는 6개 다리에 센서가 부착돼 있는데, 이들 센서에 의해 다른 다리들이 반응한다. 즉 뇌의 역할을 하는 중앙처리센터가 없어도 특정 행위에 대한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인지과정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로드니 브룩스가 리싱크로보틱스에서 개발한 ‘박스터’나, 지난 3월 발표한 ‘소이어’라는 로봇도 작동원리는 동일하다. 그는 일관되게 포섭 구조의 개념으로 자신의 로봇을 설계하고 있다.

로드니 브룩스의 1대 MIT 제자 인맥


곤충 모양을 한 겐지스 로봇.
이단아와 천재의 엇갈리는 평가 속에서 로드니 브룩스는 제자들을 로봇기업 창업으로 이끌었다. 그래서 그를 읽으면 미국의 로봇 산업의 현재를 만날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 그는 1988년 겐지스를 함께 제작한 콜린 앵글의 석사논문(‘겐지스, 여섯 다리 자율보행 로봇’) 지도 교수를 맡았다. 논문이 통과된 직후인 1990년 그와 콜린 앵글은 아이로봇이라는 로봇 전문 스타트업을 설립했다. 초기 공동 창업 멤버엔 제자인 헬렌 그레이너도 함께했다.

아이로봇은 청소 로봇 ‘룸바’로 전세계에 이름을 날렸다. 지금은 가전제품으로 안착한 기기이지만 그 당시만 하더라도 청소 로봇은 쓸모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따지면 룸바는 자율 로봇 청소기의 원조격이다.

아이로봇은 전쟁용 로봇 생산에도 두각을 나타냈다. 주인공은 ‘팩봇'(Packbot)이다. 소형 탱크 모양의 팩봇은 지뢰탐지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라크전에선 산탄총이 장착된 형태로 전장에 투입되기도 했다. 일본 대지진 당시 방사능 오염 여부를 측정하는 용도로 활용됐으며 브라질 월드컵에선 지뢰제거용으로 공급되기도 했다. 현재 CEO는 로드니 브룩스의 제자인 콜린 앵글이 맡고 있다.

아이로봇의 공동창업자였던 헬렌 그라이너는 아이로봇을 뛰쳐나와 드론 로봇 전문 기업 사이파이웍스를 창업했다. 그는 로드니 브룩스의 석사 지도학생이었다. 사이파이웍스는 지난 3월16일 모토로라솔루션으로부터 125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며 드론 분야에서 비상을 꿈꾸고 있다.

로드니 브룩스의 2대 MIT 제자 인맥

로드니 브룩스의 MIT 제자이자 로봇 지보를 개발한 신시아 브리질.(사진 출처 : 유튜브 영상)
로드니 브룩스의 MIT 제자이자 로봇 지보를 개발한 신시아 브리질.(사진 : 유튜브 영상)
콜린 앵글과 헬런 그라이너가 MIT 1대 제자 그룹이라면 신시어 브레질과 브라이언 스카셀러티는 2대 제자 그룹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신시어 브레질은 지보라는 감성로봇 스타트업을 창업해 시제품 판매를 눈앞에 두고 있고 브라이언 스카셀러티는 예일대 교수로 재직하며 로봇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두 제자는 같은 듯 다르다. 브레질은 대학원생 시절부터 사회적 감성을 지닌 인공지능 로봇에 관심을 보여온 반면 스카셀러티는 ‘마음의 이론‘(Theory of Mind)을 로봇으로 실현하는데 더 주력했다.

브레질과 스카셀러티는 로드니 브룩스와 코그(Cog) 프로젝트를 주도했던 동지들이다. 1999년 발표된 논문 ‘코그 프로젝트 : 휴머노이드 로봇 구축’에는 로드니 브룩스와 브레질, 스카셀러티를 비롯해 지금은 리싱크로보틱스의 창업 멤버인 매튜 윌리암슨 등의 이름이 올라 있다.

브라이언 스카셀러티가 개발한 로봇 니코.(사진 출처 : 스카셀러티 홈페이지)
브라이언 스카셀러티가 개발한 로봇 니코.(사진 : 스카셀러티 홈페이지)
인간형 로봇인 코그는 로드니 브룩스의 포섭구조 철학이 깊숙이 담겨 있는 제작 프로젝트였다. 인간이 조종하지 않더라도 어린아이처럼 스스로 학습하며 지능을 진화시켜가는 자율형 로봇이라 할 수 있다. 코그라는 이름이 인지(Cognition)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 스스로 배워나가며 인간을 닮아간다.

코그 프로젝트에서 영감을 얻은 브레질은 로드니 브룩스의 지도를 받아 ‘키스멧'(Kismet)이라는 감성 로봇 개발을 주도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스카셀러티도 함께했다. ‘왜 로봇의 도덕인가’(85쪽)에 따르면 키스멧은 하나의 로봇 안에 감성적 반응성과 자율적 활동성을 결합시키려는 시도의 대표작이다. 어린 동물의 외양을 한 키스멧은 사람의 꾸짖는 목소리를 들으면 뉘우치는 듯 고개를 숙이며 반응한다. 키스멧에 이어 개발된 ‘레오나르도‘라는 로봇도 이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최근까지 MIT 컴퓨터과학&인공지능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던 신시어 브레질은 지난 2014년 학교를 떠나 지보라는 감성로봇 전문 스타트업을 설립했다. 그가 개발한 지보는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최초의 가족 로봇’이다. 키스멧에 담겨 있는 그의 로봇 철학이 고스란히 지보로 옮겨왔다고 볼 수 있다. 지보는 현재 감성 로봇 분야에서 가장 주목 받는 스타트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키스멧 프로젝트 이후 스카셀러티는 니코라는 로봇 개발에 뛰어들며 자신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마음의 이론‘을 로봇에 투영하기 위한 구상으로 개발된 로봇이 ‘니코’다. 마음의 이론은 다른 사람들의 정신적 상태를 인식하는 능력을 가리킨다. 사람들의 믿음, 분위기 등을 인식해 상호작용하는 로봇을 제작하겠다는 스카셀러티의 구상은 로봇 니코에 모두 투영돼 있다. 그는 예일대 조교수로 임용된 뒤에도 이 프로젝트를 지속하고 있다.

로드니 브룩스 산업 로봇 뛰어들다

리싱크 로보틱스가 지난 3월 출시한 산업용 로봇 '소이어'. 가격은 2만9천 달러에 불과하다.(사진 출처 : 리싱크 로보틱스 홈페이지)
리싱크로보틱스가 지난 3월 출시한 산업용 로봇 ‘소이어’. 가격은 2만9천달러에 불과하다.(사진 : 리싱크 로보틱스 홈페이지)
로드니 브룩스는 지금 리싱크로보틱스에서 산업용 로봇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그 첫 번째 작품이 박스터였다면 두 번째는 소이어다. 코그 로봇을 개발한 이후 그는 인간과 협력하며 학습하는 로봇 개발에 헌신해 왔다. 자신이 개발한 로봇의 홍보 문구에 ‘협력자'(co-worker)라는 표현을 잊지 않는다.

그는 한 가지 믿음이 있다. 로봇은 인간을 지배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특이점 이후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주장하는 구글의 레이 커즈와일과는 약간의 거리가 존재한다. 이러한 믿음의 밑바탕에는 로봇과 인간의 구별이 사라질 것이라는 신념이 깔려 있다. 인간이 위대해서가 아니다. 인간 또한 로봇화하면서 기계보다 더 빨리 진화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의 신념은 리싱크로보틱스를 통해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엔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2014년 하반기 매출이 상반기 대비 4배나 증가했다는 발표도 내놨다. 한때 아이폰 제조사인 폭스콘에 1만대의 박스터를 공급할 것이라는 소문도 나돌았다. 최종 협상이 어떻게 됐는지는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지난 1월에는 2660만달러의 투자도 유치했다. 그 뒤에는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가 버티고 있다.

로드니 브룩스 사단은 ‘인간과 교감하는 로봇‘을 슬로건으로 곳곳에서 활약 중이다. 콜린 앵글에서부터 신시어 브레질에 이르기까지 쟁쟁한 제자들이 미국의 로봇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로드니 브룩스를 알면 로봇 산업이 보인다는 건 빈말이 아니다.

그는 제자들에게 “왜 로봇을 만들려고 하는가?”를 자주 물어봤다고 한다. 목적이 분명한 실용적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는 취지다. 그가 박스터나 소이어를 통해 구현 세상도 인간과 협력하며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의 철학을 품고 있는 로봇이 인간을 이롭게 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미 1대당 2만달러대에 불과한 박스터와 소이어가 공장 속으로 파고 들면서 일자리를 잃어가는 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로 노동인구가 줄어들어 로봇이 필요해질 것이라는 예측은 조금씩 엇나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참고 자료

웬델 월러치·콜린 알렌.(2014). 왜 로봇의 도덕인가.
김문상.(2006). 로봇이야기
Dumhamel et al.(2013). Rethink Robotics – Finding Mark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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