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궤도에 각국 위성 몰려 포화상태
NASA “우주교통관제기관 설치 시급”

넓은 우주에서도 교통정리가 필요할까. 지금까지는 국가별로 인공위성이나 우주선을 만들어 적당한 날을 골라 하늘로 쏘아 올리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각국의 우주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우주 개발을 조율할 국제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14일 미국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에 따르면 미 항공우주국(NASA)은 조만간 우주 교통 관제기관 설치 문제를 공론화할 방침이다. 커크 셔먼 NASA 국제우주정거장(ISS) 프로그램 부팀장은 “우주는 넓지만 우주 비행이 잦은 저궤도 영역(고도 2000㎞ 이하)만 놓고 보면 그렇지도 않다”며 “우주 교통정리는 우주 개발 못지않게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ISS(고도 400㎞)의 경우 지난달 러시아 무인 우주화물선 프로그레스가 도킹했고, 미 우주왕복선 엔데버호도 12일 도착했다. 다음달 3일과 10일에는 각각 유럽 무인화물선 쥘베른호와 러시아 소유스호가 ISS를 찾는다. 셔먼은 “ISS는 머잖아 우주비행 정체(space jam)를 겪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인공위성 궤도도 포화상태로 치닫고 있다. 지구 주변에는 궤도가 무한히 존재하지만 그중에도 인공위성이 태양과 일정한 각을 이루는 ‘태양동위상 궤도’는 태양 에너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기에 인공위성이 몰리고 있다. 지구에서 위성이 항상 일정한 지점에서 보이게 되는 정지궤도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제한된 영역에 위성이 집중되다 보니 당장 우주 쓰레기 처리가 시급한 문제가 됐다. 중국과 미국이 미사일로 자국 위성을 격추하기도 했지만, 이는 군사실험을 가장한 것이라는 비난을 받을 뿐 아니라 위성 파괴 후 잔해가 다른 위성에 피해를 줄 수 있어 갈등의 불씨가 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국제적인 조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렇지만 ‘어느 높이부터 우주라고 할 것인가’와 같은 기본적인 사항에 관해서도 정의를 내리지 못한 상태다. 국제 협력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쥘베른호의 발사를 앞두고 ISS 설치 이후 처음으로 업무 조정을 위한 국제회의가 열렸다. 인마샛, 인텔샛 등 4개 상업위성 제조업체는 1년 반 전부터 위성 충돌을 막기 위해 궤도 수정을 논의해 오고 있다.


세계일보 /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target="_blank" rel="noreferrer noopener">kornyap@segye.com
http://www.segye.com/Articles/NEWS/INTERNATIONAL/Article.asp?aid=20080314002240&subctg1=&subctg2=

추천0 비추천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