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우주로켓 폭발…21명 사망 > 행 성

[조선일보 2003-08-23 17:06:00]




25일 발사예정…발사대 붕괴되면서 기술자들 피해
브라질이 며칠내 발사할 예정이었던 우주 로켓이 22일(이하 현지시간) 폭발, 적어도 21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쳤다고 브라질 군당국이 밝혔다.

브라질항공우주국(AEB) 대변인은 이날 오후 1시30분 브라질 적도 부근에서 대서양으로 돌출한 반도에 있는 알칸타라 발사기지대에서 로켓 폭발사고가 발생했으며,이 사고로 민간기술자 등 21명의 사망자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세 비에가스 브라질 국방장관은 "로켓 발사대가 붕괴되면서 그곳에서 일하던 민간기술자들이 모두 숨진 것 같다"면서 "생존자가 있을 가망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말했다. 공군 대변인은 "시신 발굴작업을 계속 하고 있으며 현재 21명의 사망자가 확인됐다. 우리는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로메오 브라실레이로 공군 대령은 “이틀에 걸친 테스트를 마쳤으며 모든 상황은 100퍼센트 정상이었다”며 “(그런데도 이 같은 사고가 일어나) 모든 사람들이 망연자실해 있다”고 말했다. 안드레 싱어 대통령 대변인은 “정부는 브라질의 자체 우주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단언한다”며 “브라질의 우주 계획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과학과 기술 프로젝트이며 오늘은 비통한 날이다”라고 밝혔다.

현지 방송인 글로보 텔레비전은 로켓 폭발로 인한 구름 기둥이 하늘로 치솟아 해변가의 알칸타라 기지 상공을 뒤덮은 모습을 보도했다. 현지 언론은 로켓 폭발음이 사고 지점에서 수십㎞ 떨어진 항구도시인 상 루이스까지 들릴 정도였다고 전했다.

AEB 관계자들은 “이번 폭발사고는 로켓 발사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또 사상자들은 대부분 우주센터에서 일하는 민간기술자들이라고 설명했다. 부상자들은 대부분 발사대로부터 비행기로 20분 가량 떨어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중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브라질은 중남미권에서 처음으로 로켓 발사를 성공시킴으로써 적도상에 위치해 연료가 적게 들고 탑재 능력이 우수한 장점을 갖춘 알칸타라 발사기지를 세계 최대의 상업용 위성 발사센터로 육성한다는 계획이었다. 브라질은 이곳에서 우크라이나의 사이클론 위성을 발사한다는 협정을 지난 7월 체결한 바 있다.

그러나 브라질은 1970년대 군사정권이 로켓 발사를 추진한 이후 97년과 99년에 이어 3번째로 로켓 발사에 실패했다. 앞서 두차례 시도에서는 이륙 직후 기술적인 문제로 로켓이 파괴됐다.

특히 이날 로켓 폭발은 AEB 지도부가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우크라이나 관리들과 우크라이나 사이클론 로켓을 알칸타라 기지에서 발사한다는 협정을 체결한 뒤 기자회견을 하는 시점과 거의 동시에 발생해 관계자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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