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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교신의 비밀 ‘고유주파수와 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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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선장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75회 작성일 03-10-13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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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밖 대기권, 성층권을 지나 저 머나먼 우주에 쏘아올려진 위성과는 어떻게 교신할까.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센터 연구진은 지난달 27일 국내 첫 천문·우주과학실험용 위성인 ‘과학기술위성 1호’(우리별 4호)를 발사시킨 뒤 단 1초도 마음을 놓지 못했다. 위성이 무사히 궤도에 올랐는지 확인하려면 교신을 해야 하는데 아무리 신호를 보내도 위성은 묵묵부답이었다.


결국 29일 밤 11시23분24초에야 지상국은 11번째 시도 끝에 교신에 성공했다. 지상국 수신모니터에 위성에서 보낸 신호가 잡힌 것이다.


#교신은 어떻게


지상국과 위성의 교신은 전파를 통해서 이뤄진다. 미리 약속된 주파수에 라디오 채널을 맞추면 잡음 없이 방송을 들을 수 있듯이 위성과 지상국은 고유한 채널을 갖고 교신한다.


그러나 주파수를 맞춰도 전파가 닿지 않으면 방송을 들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상국 안테나로 위성이 지나가는 곳을 향해 전파를 쏜다. 하지만 과학기술위성 1호의 지상국 안테나는 위성과 690㎞ 떨어져 있기 때문에 발사된 전파는 퍼지면서 실제로는 지름 40~50㎞(각도로 2도 가량)의 영역에 전파를 쏘는 것이나 같다. 우리로서는 넓게 보이지만 반대로 광대한 우주공간에서 위성이 이 안에 들어와 있다가 전파를 제대로 수신하기에는 확률이 그리 높지 않다.


인공위성센터 이상연 연구원은 “미리 궤도를 설정하지만 위성을 쏘아올린 뒤엔 막상 위성의 위치를 정확히 알기는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위성이 스스로 ‘자신이 어디에 살아있다’며 먼저 알리도록 하는 ‘비컨(Beacon)신호’가 작동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위성 안에 비컨신호를 보내도록 미리 명령을 입력해 두는 것이다. 위성은 발사 뒤 자동적으로 전원을 공급받으면 비컨신호도 바로 작동된다. 1분은 켜지고 2분은 꺼지는 행위를 되풀이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다. 과학기술위성 1호가 초기 교신에 실패한 것은 비컨신호를 보내는 위성의 송신기에 문제가 생긴 탓이었다.


다행히 우리 지상국이 우주의 모든 인공위성을 추적·감시하는 북미항공우주사령부(NORAD)로부터 러시아에서 과학기술위성 1호를 비롯해 함께 발사된 위성 6기 가운데 우리 과학기술위성을 제외한 다른 위성 3기의 정확한 궤도정보를 받으면서 문제를 풀어나갔다. 6기 가운데 나머지 위성 3기로 가능성을 좁힌 뒤 우리 것을 찾아낸 것이다. 그동안은 우리 위성의 정확한 궤도를 몰라 엉뚱한 위성을 향해 교신을 시도한 셈이다.


#우주에는 장애물이 없나


위성과의 교신에는 이동통신과 같은 기지국이 필요없다. 지상과 지상 사이에서는 산이나 건물같은 장애물이 있지만 지상과 우주 사이에는 전파를 반사할 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정 주파수는 대기권, 성층권 등에서 반사되는 경우가 있어 피해야 한다.


현재 위성과의 교신은 ‘FM변조’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휴대폰의 코드다중분할방식(CDMA)보다 오히려 간단하다. 오래전부터 검증된 방법으로 교신실패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교신은 위성이 지평선 아래로 내려가기 전까지 가능하다. 과학기술위성 1호는 하루에 지구를 14바퀴 돌면서 우리나라 위로는 4~5차례 지나간다. 하루에 4~5차례 교신한다는 말과 같다. 이 위성은 지상에서 불과 690㎞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저궤도 위성이어서 전파를 위해 필요한 출력은 1와트(30dBm) 정도면 충분하다. 지상에서 더 멀리 떨어져 있어도 전파 출력을 높이면 교신에는 큰 문제가 없다.


-‘목 좋은’ 위성궤도는 이미 만원-


현재 우주는 각 나라들이 쏘아올린 인공위성으로 자리싸움이 치열하다. 예전에는 일부 선진국만 인공위성을 보유했지만 몇 년 사이 나라마다 다른 나라의 로켓을 빌려서라도 자국의 위성을 쏘아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우주 공간이 모두 복잡한 것은 아니다. 지상에서처럼 ‘목이 좋은’ 곳만 붐빈다.


흔히 포화상태인 곳은 지상에서 3만6천㎞나 떨어진 이른바 ‘정지궤도’다. 0.5도씩 차이를 두고 360도 돌아가며 올려놓는다고 가정할 때 최대 720기가 떠 있을 수 있다. 그러다보니 정지궤도 인공위성을 쏘는 것은 국제협약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우리의 무궁화위성도 정지궤도에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심은섭 박사는 “최근엔 기술이 발전하면서 더 조밀조밀하게 쏘아올리고 있다”며 “자국의 위성을 많이 갖고 있고 인구밀도가 높은 유럽, 미국, 아시아 지역 하늘에 가장 많다”고 말했다. 그는 “정지궤도는 지상에서 떨어진 거리와 자전 속도 때문에 마치 멈춰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자국의 하늘 위에 떠 있기 때문에 그만큼 효용가치가 높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가 쏘아올린 과학기술위성 1호처럼 낮게 떠 있는 저궤도 위성은 원하는 곳으로 발사한 뒤 등록만 하면 된다. 저궤도 위성은 현재 6,000~7,000기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수명을 다한 인공위성 가운데 추진체를 달고 있는 것은 대부분 궤도 밖 먼 우주로 떠나보낸다. 그러나 이런 장치가 없으면 ‘우주 쓰레기’가 된다. 과학기술위성은 초당 7㎞의 무서운 속도로 돌아 지구가 잡아당기는 힘을 이겨내다가 힘이 떨어지면 고도가 낮아지면서 지구로 급속히 빨려든다. 이때 대기권을 통과하면서 공기저항(마찰력)으로 탄다. 지구에는 소량의 재만 떨어져 별 문제는 없다.


〈김희연기자 eggh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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