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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다시 불붙은 외계 지성생명체 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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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로드짱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댓글 3건 조회 865회 작성일 03-07-28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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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등굣길에 발밑의 개미하고 얘기해 보려고 시도한 사람 있어요?”

연세대 학부생들을 위한 천문학 강좌 ‘우주의 이해’. 강의를 맡은 김석환 교수(천문우주학과)가 이 질문을 던지면 으레 폭소가 터진다.

‘인간, 개미와 말하다’. 김 교수에게는 문학적 비유도 유머도 아니다. 우주 어딘가에 있을지 모르는 지적 존재와 교신하기 위해 과학자들이 벌여온 시행착오와 비교해본다면 인류의 오랜 이웃, 개미와 대화를 나누는 일은 훨씬 쉬운 과제일지도 모른다.


ET와의 대화


생명체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화성이 6만년만에 지구에 최근접해옴에 따라 지성이 있는 외계생명체를 탐사하는 작업에도 새삼스레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오리온자리의 말머리 성운.사진제공 에이스(ACE)그룹
16일 오후 서울 연세대 자외선우주망원경연구단 연구실. 이 학교 김석환 교수, 전파천문학 전공의 이명현 연구원(천문대), 미디어학자인 김주환 교수(신문방송학과), 교육학자 김은주 박사(교육개발센터)가 우주공간이 비치는 동영상 화면을 보며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협동학습’이라는 교수법을 실험하기 위해 문·이과 경계를 깨고 학제적 연구를 해 오던 이 ‘에이스(ACE)팀’은 이번 여름방학 색다른 프로젝트에 뛰어들었다. 30일부터 8월 24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10년 후’ 전에 ‘우주와의 대화’를 주제로 참가하는 것. 빔프로젝터로 대형화면에 우주의 모습을 비추고 9일, 23일에는 ‘우주와 예술’ 등을 주제로 이명현 연구원, 김석환 교수가 차례로 강의한다.

“그러니까 SETI(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외계 지성생명체 탐사)에 깔린 전제는 우주에 지적인 생명체가 있다면 반드시 전파를 이용해 시그널을 보내올 거라는 것 아닙니까.”

"여러 전제들이 있죠. 인류처럼 전파를 소통 수단으로 쓸 거다, 2차원 3차원을 알 거다, 1과 그 자신 이외에는 나누어지지 않는 소수를 사용할 거다, 이진법을 알 거다….”

“한번도 만나본 적 없는 외계인이 인간과 같은 방식으로 소통한다는 걸 어떻게 알죠? 개미들처럼 페로몬으로 대화한다면요? 그렇다면 이미 우리에게 무수히 신호를 보냈어도 우리가 포착하지 못했을 수도 있잖습니까?”

“맞습니다. 외계인과 소통하겠다면서 인간의 상식, 인간의 규범을 강요한 거죠.… 최소한 과학 분야가 아닌 심리학 철학 문학 미술 음악 등에서 어떻게 나 아닌 타자와 소통하는 방법을 제시하는지 반성적으로 연구했어야 했는데….”

“초창기 SETI연구에는 인간적인 소통방식을 넘어서려는 시도가 좀 더 있었어요. 외계 탐사 전에 지구에서 다른 종과 소통을 해보자는…. 인간과 진화적으로 가까운 돌고래와 인간이 암수 한 쌍을 이뤄 태평양의 한 섬에 격리된 채 지내는 실험도 했죠. 2년간의 동거가 끝난 뒤 결론은? 지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대화가 안 되더라’였습니다. 사랑의 감정이라도 싹트길 기대했는데…”(웃음)

“언어를 쓰는 사람들끼리 소통이 안 되는 것과 다르지 않죠.”


우주에 띄운 유리병 편지

6월 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소재 SETI연구소에 5년간 500만달러의 연구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의회가 SETI 연구를 ‘정신 나간 외계인 사냥’으로 몰아붙여 예산지원을 끊은 지 10년 만의 급선회다. NASA는 지난해 말 발표한 ‘NASA 우주생물학(Astrobiology) 로드맵’에서 ‘우주공간의 지능 있는 신호를 찾는다’는 목표를 명시해 SETI의 복권을 예고했다.

'현재의 전파천문학 기술로도 외계의 지능 있는 존재가 보내 오는 전파를 잡을 수 있다’는 논문이 ‘네이처’지에 발표된 것은 1959년. 이듬해 미국 국립전파천문대 소속의 젊은 학자 프랭크 드레이크가 우주공간의 ‘지능있는(intelligent) 전파’ 수색에 첫발을 내디뎠다. 드레이크는 우리 은하계에서 통신을 하는 문명의 수가 얼마인가를 계산해내는 방정식까지 만들었다. 61년 드레이크 방정식이 얼마나 타당한지를 함께 검토한 그룹에는 칼 세이건과 그 해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멜빈 캘빈도 있었다.

외계와의 소통수단으로 전파에 의존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인간의 몸을 끌고가기에는 별들이 너무 멀기 때문이다. 태양계를 벗어날 로켓의 동력원으로 수소연료를 쓴다면 태양계 전체의 수소를 다 소비해야 한다. 유인우주선을 띄운다면 현재 인간의 수명으로는 겨우 목성까지 갈 수 있다.

SETI연구가 지구로 오는 지능 있는 전파를 해독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74년 11월 푸에르토리코 아레시보의 전파천문대에서는 여름철에 뚜렷이 보이는 별자리인 헤르쿨레스자리의 구상성단(球狀星團) M13으로 전파 형태의 ‘인류로부터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 성단에 속한 10만개의 별 중 어느 하나에라도 지능 있는 생명체가 있다면, 그리하여 인류처럼 전파를 쏠 수 있다면 답을 보내 주리라는 기대를 담은 ‘유리병 편지’였다.



우리 DNA 안에 있다.

“어려서부터 우주를 동경했어요…태양 뒤에 천국이 있다고 믿어요. 죽으면 갈 수 있는 곳이라고요.”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수동의 스피커 디자이너 유국일씨의 사무실. ‘달’ ‘북두칠성’ 등을 주제로 스피커를 만들어온 그는 ‘우주와의 대화’ 전시회에서 음향 부분을 맡기로 했다.

조세희의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서 철거에 내몰린 난장이는 달 천문대로 가려했다. 그곳에서 ‘오십억광년 저쪽의 머리카락좌 성운’을 관측하는 것이 꿈이었다. 반 고흐의 대표작 ‘밤의 카페 테라스’에서 초록과 보랏빛으로 물든 밤하늘의 별빛은 아무렇게나 흩뿌려진 물감이 아니라 염소자리다. 감수성 예민한 작가나 화가들만이 아니라 사람들은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향수’를 느낀다. 가 본 적이 없는 곳에 대한 기묘한 그리움. 일단의 천문학자들은 이를 과학적으로 설명하려 든다.

“인간의 몸을 이루는 원소들은 빅뱅 이후 별들이 생성될 때 만들어진 것들입니다. 우주는 우리의 자궁 같은 거고 인간은 말 그대로 소우주죠. 하늘의 별을 쳐다보며 향수를 느끼는 건 우리 DNA에 씌어져 있는 낮은 단계의 본능인 겁니다.”(이명현 연구원)

아레시보의 직경 305m짜리 전파망원경은 오늘도 우주로부터 지구에 도달하는 전파들을 잡는다. 무수한 전파들을 해석하는 일은 지구상에 별처럼 흩뿌려진 자원자들이 한다. SETI의 연구기관인 UC버클리에서 99년 5월부터 시작한 세티앳홈(SETI@HOME) 프로젝트는 인터넷으로 개인용 컴퓨터를 연결해 슈퍼컴퓨터 기능을 대신하는 ‘그리드컴퓨팅’으로 수행된다. 자원자들이 할 일은 세티앳홈의 프로그램을 스크린세이버로 설치하는 것 뿐.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을 때 이 스크린세이버가 자동적으로 작동하며 전파를 분석한다.

22일 오전 9시45분 현재 전 세계 세티앳홈 참가자들은 459만2800명. 앞선 24시간 동안 1472명이 새로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드레이크처럼 평생에 걸쳐 외계 지성생명체를 찾아 헤맸던 천문학자 세이건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그건 이미 여기 있었다. 모든 것 안에 존재하고 있었다. 그걸 발견하기 위해 내가 사는 행성을 떠날 필요는 없다.” (소설 ‘콘택트’ 중)


동아일보 2003년 7월 25일

정은령/동아일보 기자
2003년 7월 25일 r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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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우님의 댓글

박형우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작성일

          칠볼튼 전파망원경 옆을 좀 보라니까...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리라'
The truth is out there...But nobody ca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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