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 위성 ‘타이탄’ 에 생명체 흔적 있을까(경향신문) > 행 성

토성의 위성 타이탄에 과연 생명체의 흔적이 있을까.

토성탐사선 카시니호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타이탄의 표면을 찍은 영상 이미지를 보내옴에 따라 타이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과학자들은 카시니호가 타이탄을 둘러싸고 있는 두껍고 화학적인 안개를 뚫고 성공적으로 촬영한 것을 환호했지만 여전히 타이탄의 실체는 안개 속에 갇혀있다. 타이탄에 대한 기초자료가 워낙 부족한 데다 카시니호가 보내온 영상이 아직 많지 않기 때문이다.


타이탄은 태양계 행성인 수성, 명왕성보다 크기가 크고 대기를 갖고 있는 특이한 위성이다. 지름이 5,150㎞로 달의 약 1.5배 크기다. 1943년 천문학자들은 타이탄에 대기층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타이탄의 대기에서 가장 많은 원소는 지구와 마찬가지로 질소이며 여기에 미량의 메탄 등의 탄소화합물이 포함돼 있다.


메탄은 태양의 자외선을 받아 분해되면서 타이탄에 액체 상태의 탄화수소 화합물을 만들고 있다. 과학자들은 영하 179도의 타이탄에 있는 이 액체 탄화수소 바다, 또는 호수가 40억년 전 지구상에 생명이 탄생했을 무렵과 흡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타이탄이 지구 생명체 탄생에 대한 단서를 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이 때문이다.


카시니호의 근접 비행이 성공적으로 수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과학자들은 난생 처음 보는 불가사의한 영상들을 어떻게 해석할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영국 런던대학의 칼 머레이 교수는 “타이탄의 표면을 찍은 사진을 보면 동쪽에서 서쪽으로 밝고 어두운 지역이 일정한 간격으로 정렬되어 있다”며 “이는 타이탄의 지표 물질이 바람의 힘으로 인해 퇴적되었음을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타이탄의 정체를 제대로 알려면 내년초 호이겐스호가 직접 타이탄을 탐사할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호이겐스호는 카시니호에 탑재된 타이탄 전용 탐사선으로 오는 12월25일 카시니호에서 출발, 내년 1월14일 타이탄에 착륙하게 된다.


호이겐스호는 타이탄의 대기를 뚫고 내려가 낙하산을 펼쳐 표면에 착륙을 시도할 예정이다. 호이겐스호는 대기 진입 후 2시간30분동안 하강해 표면에 착륙하게 되며, 안착할 경우 30분간 표면에서 추가로 작동하게 된다. 호이겐스는 타이탄의 대기권에 진입, 150㎞ 상공에 이르면 장착된 카메라와 레이저 등 5개의 최첨단 센서기가 작동하면서 탐사 결과를 지구에 전송하게 된다.


그런데 호이겐스호가 어떠한 방식으로 착륙할지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호이겐스호 착륙은 ▲얼음에 충돌하거나 ▲단단한 유기물에 부드럽게 안착하거나 ▲액체 수산화탄소 호수에 떨어지는 세가지 시나리오를 갖고 있다.


영국 오픈대학의 존 자네키 교수는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한 시각 이미지와 카시니호의 레이더 도구로 얻어진 자료, 그리고 앞으로 있게 될 근접 비행에서 얻은 자료를 바탕으로 호이겐스호 착륙 전에 타이탄의 모습을 좀더 알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은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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