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탐사선 메신저호,불덩이별 신비푼다. > 행 성

2일(현지시간) 발사되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메신저호는 태양계 행성 중 가장 신비로운 수성의 비밀을 풀 것으로 기대된다. 1973년 11월 미국이 발사해 처음으로 수성을 스쳐 지났던 마리너10호와 달리 메신저는 수성의 궤도에 안착해 장기간 관찰할 예정이다.

▽기나긴 여정=메신저호는 7년간 태양을 중심으로 15바퀴 돌면서 점차 수성으로 접근해 간다. 이는 마리너10호가 1973년 11월 발사된 뒤 이듬해 3월 수성을 처음 지나쳤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완행’인 셈.

메신저호의 비행거리는 총 79억km로 태양∼수성의 평균 거리보다 136배를 더 날아간다. 지름길 대신 우회로를 택한 것은 점차 비행속도를 줄여 수성 궤도에 진입하기 위한 것이다.

메신저호는 수성 궤도에 안착하기 전 지구(2005년 8월) 금성(2006년 10월, 2007년 6월) 수성(2008년 1월과 10월, 2009년 9월)을 각각 스쳐 지나며 중력을 이용해 추진력을 얻는다. 수성을 통과할 때는 수성 궤도 진입을 위한 자료를 확보하게 된다.

돌발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2011년 3월 수성 궤도에 진입해 1년간 궤도를 선회하며 각종 정보를 송신할 계획이다. 2013년 3월 마지막 정보를 보낸 뒤 임무를 끝마친다.

▽왜 수성인가?=수성에서는 금성 지구 화성 등 태양계에서 토양(암석)을 지닌 행성의 기원과 진화과정을 파악할 수 있는 단서를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란도 피게로아 NASA 태양계 탐사팀장은 “지구와 같은 행성이 형성된 역학작용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체의 3분의 2가 쇠로 이루어져 태양계에서 밀도가 가장 높은 것도 행성의 진화과정을 설명하는 단서가 될 듯. 불가마 같은 초고온 속에서도 극지방에 얼음이 남아 있는 신비로움도 탐사의 대상이다.

수성의 지표면이 달처럼 갖가지 크기의 분화구와 평원, 절벽으로 이뤄진 배경도 분석 대상. 가장 큰 분화구인 ‘칼로리스 분지’는 지름이 1300km에 이른다. 수성의 분화구는 운석의 충돌로 생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구처럼 자기장이 형성돼 있는 이유도 궁금하다. 수성의 자기장은 지구의 0.01%에 불과할 정도로 약하다.

▽메신저호 제원=메신저호에는 7가지의 각종 탐사 및 분석 장비가 실려 있다. 지표면을 원격 근접촬영하기 위한 이중카메라와 대기 상태를 분석하기 위한 대기·지표 분광계, 감마선·중성자 분광계 등이다.

특히 섭씨 400도가 넘는 고열로부터 메신저호를 보호하기 위해 높이 2.5m, 너비 2m의 태양열 차단벽이 설치됐다. BBC는 이 태양열 차단벽이 피자를 구울 정도의 고온을 막아 메신저호의 실내 온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NASA측이 메신저의 자체 보호장비에 신경을 쓰는 것은 마리너10호와 달리 수성 궤도에 들어가 장기간 임무를 수행하기 때문이다.

▽불과 얼음이 공존=수성은 태양계 행성 중 가장 바깥쪽에 있는 명왕성과 더불어 정보가 가장 적은 행성. 1년 동안 지구에서 불과 2, 3주일만 관측되는데다 그나마 해가 진 직후와 해뜨기 전에만 가능하다. 우주에 설치된 허블망원경도 태양빛의 산란작용 때문에 방해를 받아 수성을 제대로 관측하지 못한다.

수성은 태양과의 평균 거리가 5800만km로 태양에서 가장 가깝고 지름은 4878km로 명왕성에 이어 두 번째로 작다. 태양과 가장 가까울 때는 4600만km, 가장 멀게는 7000만km의 타원 궤도를 선회한다.

표면 온도차는 최고 450도에서 최저 영하 212도로 극단적인 환경을 갖고 있다. 뜨거운 부위에서는 납도 녹을 정도지만, 차가운 곳에서는 산소가 액체로 변할 만큼 극저온이다. 88일(이하 지구 기준) 만에 한번 태양을 공전하며 59일에 한번씩 자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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