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대륙에 흩어진 운석을 찾아라.’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남극에는 지구 밖에서 날아온 운석들이 유독 많다. 지구 외부의 행성에서 날아온 운석은 태양계 생성 초기에 만들어진 후 거의 변화되지 않아 태양계의 생성과 초기 진화단계를 연구할 수 있는 귀중한 연구 시료다. 최근 우리나라도 남극의 운석 탐사를 시작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남극 운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구상 운석은 3만개=지구상 운석은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는 소행성 대에서 궤도이탈한 소행성들에서 떨어져 나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 소행성이 태양계 주위를 돌다 지구로 떨어진 것이 대부분이지만 소행성이 화성, 달과 같은 다른 천체에 부딪혀 튕겨져 나온 외부 천체의 암석일 수도 있다. 현재 지구 상에 있는 운석은 3만개. 이중 화성 운석은 30개, 달의 운석은 10개 내외이다.

보통 운석은 성인 남자의 주먹 크기다. 작은 것은 미세한 알갱이부터 큰 것은 1ｍ가 넘기도 한다. 운석은 지구대기권으로 들어올 때 연소된다. 이때 여러개의 파편으로 갈라진다. 표면에 탄 흔적이 있거나 눌리고 녹은 흔적이 있으면 운석으로 볼 수 있다. 겉면은 검은색에 가까운데 안쪽이 연한 색인 돌은 운석일 가능성이 있다.

◇남극은 운석의 보고=지구에 떨어지는 운석은 그 수와 양이 매우 적다. 운석이 땅 속에 묻히거나 지구 상의 다른 돌과 섞일 경우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남극 대륙은 눈과 얼음으로 이루어져 있어 운석이 쉽게 눈에 띈다. 남극 대륙에는 다른 돌들이 없어 운석과 지구의 돌이 헷갈릴 위험도 없다. 또 오래된 운석이라도 냉동된 상태 그대로 보존돼 있어 연구 가치도 높다.

남극 안에서도 산맥의 경사면 아래에서 운석이 발견될 가능성이 높다. 남극의 얼음이 녹아 해안으로 흐르는 과정에서 운석이 산맥에 부딪혀 산맥 주변에 머무르기 때문이다. 눈이 날려가고 얼음만 남아있어 푸른빛을 띠는 ‘블루 아이스’지역에서 주로 운석을 탐사한다.

미국의 경우 1976년 국립과학재단의 지원 하에 본격적인 남극 운석을 탐사해 남극횡단산맥 주위에서 1만여의 운석을 채집해왔다. 일본은 69년 남극 쇼와기지 주변 야마토 산맥에서 최초로 운석을 발견한 후 1만6천개의 운석을 발견했다.

◇태양계 생성비밀 여는 열쇠=우라늄, 납, 알루미늄의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하면 운석이 언제 만들어졌는지, 태양계를 떠돌던 기간은 얼마나 되는지, 지구에 들어온 시점 등을 알 수 있다.

운석 연구가들은 운석이 태양계 생성 당시의 환경을 알게 해주는 열쇠라고 말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운석들은 대부분 나이가 45억년. 지구가 생성된 시점과 거의 일치한다. 그러므로 운석의 구성 성분을 알게 되면 태양계 구성물들이 어떻게 생성되었는지, 언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다.

또 운석을 통해 태양계 외부 행성들을 연구할 수 있다. 화성에서 온 운석을 분석하면 화성의 대기성분을 추정할 수 있다. 현재까지 연구결과로는 화성은 수억년 전까지 화산활동이 있었던, 진화하는 행성으로 추정된다. 달에서 날아온 운석은 산소의 동위원소 비율이 거의 지구와 유사해 달이 지구에서 떨어져 나간 위성임이 확실시된다.

운석의 성분 중에 유기물(탄화수소)이 발견된다면 외계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까지 확대된다. 그외 공룡의 멸종이 운석충돌에 의한 것이라는 ‘운석충돌 대멸종설’도 운석 연구로 밝혀져야 할 주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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