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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컴퓨터쓰는 우주왕복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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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식탐험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102회 작성일 07-06-26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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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정거장 386컴퓨터 쓴다
안전이 최고다 낡은것이 안전하다

우주입자가 ‘컴퓨터 다운’위험· 안전성 입증된 구형칩 사용
NASA, 쓰던 칩이 단종되자 경매사이트 들락거리며‘폐품 수집’


지난 23일 새벽 미국의 우주왕복선 애틀랜티스호가 캘리포니아 에드워드 공군기지에 무사히 착륙했다.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컴퓨터가 고장나면서 그곳의 우주인 전체를 데리고 탈출해야 할지도 모를 위기를 겪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컴퓨터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런 말이 나왔을까.


- 우주 입자가 컴퓨터 다운시켜

애틀랜티스호의 승무원들은 13일과 14일 우주 공간으로 나가 ISS의 태양전지판 수리작업을 벌였다. 그런데 ISS의 위치와 고도를 조절하는 6대의 러시아제 항법컴퓨터 중 4대가 돌연 작동을 멈췄다. 곧 궤도를 제어하는 엔진과 산소 공급기계도 멈췄으며, 러시아 우주기지와의 연결도 끊어졌다.

ISS엔 56일치의 비상 산소가 비축돼 있다. 그렇지만 애틀랜티스호가 떠난 뒤에도 계속 컴퓨터가 작동하지 않으면 남은 우주인이 위험해진다. 다행히 컴퓨터는 곧 정상으로 돌아왔고 애틀랜티스호는 계획보다 이틀 늦게 ISS를 떠났다.

미 항공우주국(NASA) 존슨우주센터의 브랜디 딘(Dean) 대변인은 “예비 분석 결과 ISS 동체 표면이나 태양전지판에 우주에서 날아온 전기를 띤 입자들이 쌓이면서 컴퓨터에 흐르는 전압이 갑자기 높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ISS에는 이런 일을 막기 위해 반대의 전기를 띠는 입자를 방출해 표면에 쌓인 우주 입자를 중화시킨다. 그러나 새로 장착된 태양전지판에선 그 같은 방어막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우주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사진#01
▲지난 13일 애틀란티스호의 우주인 패트릭 포레스터가 국제우주정거장의 태양전지판을 설치하고 있다. 여기에 고에너지 우주 입자가 쌓이면서 우주정거장의 컴퓨터 손상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NASA 제공


- XT 컴퓨터 쓰는 우주왕복선

놀라운 것은 그토록 중요한 컴퓨터에 들어가는 칩이 10년도 더 넘은 구닥다리란 사실이다. 문제를 일으킨 러시아 컴퓨터는 유럽에서 제작한 ‘ERC32’라는 중앙처리장치(CPU) 칩을 쓰고 있다. 이 칩은 12년 전 제작된 것으로 지상의 컴퓨터로 치면 486컴퓨터에 들어있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래도 이 정도면 최신형이다. 작년에 발사된 우리나라 다목적 실용위성 2호엔 386컴퓨터에 들어갔던 인텔 80386 CPU가 사용됐다. 애틀랜티스호 같은 우주왕복선은 심지어 XT 컴퓨터의 8086칩을 쓴다.

펜티엄을 넘어서 듀얼코어, 쿼드코어 칩까지 나오고 있는 시대에 구닥다리 칩을 쓰는 것은 이번 사고에서 보듯 우주에선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우주선이나 위성은 지상에서 발사될 때 극심한 충격을 받게 되며, 고(高)에너지의 우주 입자에 노출된다. 때문에 우주 개발에선 비슷한 환경인 군사용으로 오랫동안 운영돼 안전성이 입증된 구형 칩을 사용하게 된다. 구형이라도 동시에 여러 작업을 하는 지상의 컴퓨터와 달리 각각 정해진 임무만 수행하도록 최적화돼 있어 기능엔 문제가 없다.


- 486 칩 하나에 1000만원 넘어

그렇다고 가격이 싼 것은 절대 아니다. 수요가 많지 않은 데다 값 비싼 시험장비를 이용해 극심한 온도 변화와 진동, 우주 입자를 견뎌내는 ‘맷집 좋은’ 칩만 골라내기 때문에 가격이 높아진다.

지금도 우주용으로 쓰는 XT급 칩은 개당 1000달러를 넘어 일반 PC보다 비싸다. ISS에 사용된 ERC32는 칩 한 개가 무려 1000만원을 넘는다. 2010년과 2011년에 각각 발사되는 우리나라 다목적 실용위성 5호와 3호에도 바로 이 값비싼 ERC32칩이 들어간다.

돈을 주고 살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미국 우주왕복선에 들어가는 8086칩은 단종된 지 오래여서 구하기가 어렵다. NASA는 야후나 이베이 같은 인터넷 경매 사이트를 이용해 이 칩이 들어있는 고물 의료장비를 대거 구입, 그 중에서 우주왕복선에 쓸 만한 칩을 찾아 재활용하고 있다. 우주왕복선이 퇴역하려면 아직도 10년 이상 남았다니 NASA의 폐품 수집은 계속될 전망이다.

※도움말 한공항공우주연구원 우주발사체사업단 이재득 전자팀장·위성기술사업단 위성전자팀 김대영 박사


이영완 기자 ywlee@chosun.com
입력 : 2007.06.25 23:28 / 수정 : 2007.06.26 03:28

출전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7/06/25/200706250121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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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세이야님의 댓글

동재동재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여전히 폐품수집 중이군요..
몇년에도 나왔는데, 정말 눈물겹습니다.
CPU메이커들이 아무래도 전자파 차폐CPU개발부터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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