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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왕성도 행성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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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선장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44회 작성일 01-07-04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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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맨 끝의 행성을 둘러싼 논쟁의 이면

명왕성의 '행성'으로서의 지위 논쟁과 해왕성과의 거리
역전 등 태양계 맨 끝에 다가간다.


다시 ‘수금지화목토천해명’의 시대로
태양계 내에 행성의 배열에 대해서 대부분 독자는 ‘수금지화목토천해명’으로 배웠을
것이다. 그러나 앞서 약 20년 동안 이 배열의 맨 끝인 해왕성과 명왕성의 태양으로부터
의 거리는, 실제로는 역전되어 ‘……토천명해’의 순서로 되어 있었다.


명왕성이 해왕성보다 태양에 가까워진 것은 1979년의 일이다. 그 이후 명왕성은 더욱
태양에 가까워져, 1989년 9월에는 근일점(태양에 가장 가까워지는 점)을 통과하였다.
태양과의 거리는 30AU를 깨고, 29.6AU까지 접근하였다(1AU는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로, 약 1억 5000만 km). 한편 해왕성의 거리는 30.2AU 로, 실제로는 9000만 km
정도 차이로 명왕성이 태양에 가까운 상황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명왕성은
점점 태양에서 멀어져서 1999년 2월에 다시 해왕성보다 멀어졌다. 20년만에 원래 순서
대로 되돌아온 것이다.


이처럼 행성의 순서가 역전하는 것은 오직 명왕성과 해왕성뿐이다. 그것은 명왕성의
궤도가 다른 행성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크게 일그러진 타원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상황이라면 오랜 세월이 지나면 언젠가는 해왕성과 충돌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들지만, 거기에는 불가사의한 태양계 행성의 질서 덕택에 서로 충돌하지 않는 절묘한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


명왕성의 궤도는 일그러져 있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행성이 공전하고 있는 평면
(황도면)에 대하여 17°라는 큰 각도로 기울어져 있다. 더욱이 명왕성의 공전 주기가
해왕성의 공전 주기와 정확하게 3대 2의 정수비를 이루고 있어서, 명왕성이 두 바퀴
도는 동안 해왕성은 꼭 세 바퀴를 돈다. 더 나아가 속도가 빠른 해왕성이 명왕성을
뒤쫓아가 추월하는 장소가 항상 명왕성의 원일점(태양에서 가장 먼 점)이 된다.
명왕성은 해왕성의 중력의 영향을 가장 받기 어려운 곳에서 추월당하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명왕성이 태양에 가까이 있을 때에는 해왕성에 근접하는 일은 없다.
명왕성이 해왕성의 궤도를 가로질러 안쪽에 있는 시기에는 해왕성은 항상 명왕성에서
떨어져 있다.


이 상황이 꼭 495년(명왕성의 궤도 주기의 2배이고, 해왕성의 3배이다.)마다 정확히
반복된다. 일정한 수학적 정확성으로 서로의 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것을 천문학에서는
‘궤도 주기의 몰수 관계’, 또는 ‘궤도의 평균 운동 공명’이라고 부른다. 반대로 공명
관계에 있기 때문에 명왕성은 해왕성과 충돌하는 일 없이 지금까지 살아 남을 수
있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의 거리의 역전과 그 시기는 천문학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제트 추진 연구소(JPL)가 작성하고 있는 DE405라는 행성력에 따르면, 이번의 역전
일시는 세계시로 1999년 2월 11일이었다. 그러나 어쨌든 명왕성은 태양계에서도 행성
탐사기가 방문한 적이 없는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행성이다. 발견된 것이 1930년
이므로 그 후 주기 247년의 궤도를 아직 3분의 1도 돌지 않았고, 궤도가 정확하게
결정된 것도 아니다.


따라서 계산의 근거가 되는 데이터를 무엇을 사용하는가에 따라 그 역전 일시는 상당히
달라진다. 새로운 관측으로 결정된 궤도를 이용하면 앞으로 이 거리가 역전하는 날짜는
바뀔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DE405보다 전에 먼저 나온 행성력을 사용해도 날짜는 달라진다. 그러나 현재
그다지 정확하게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대강 1999년 2월 11일 부근에서 거리가
역전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적당할 것이다.

잘못된 보도로 야기된 ‘행성’ 논쟁
우연히 해왕성과 위치가 바뀌는 때를 같이 하여, 천문학자들 사이에서 명왕성을 ‘행성’
의 지위에서 떨어뜨리려는 논쟁이 일어난 것처럼 신문 등에 보도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완전히 잘못된 보도였다.


천문학자가 명왕성에 ‘소행성의 번호를 붙일 것인가 말 것인가?’로 논쟁을 벌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행성의 지위에서 떨어뜨리자.’라는 의도를 가진 천문학자는 단 한
사람도 없었다. 원래 이 문제에는 명왕성을 둘러싼 몇 가지 상황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천문학자들 중에도 이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적은데, 하물며
과학 기자는 더 말할 것도 없다.


논쟁이 시작된 배경은 국제 천문학 연합 소행성 센터의 마즈덴 박사의 제안이었다.
소행성 센터는 혜성이나 소행성 등의 태양계 내의 소천체 관측 데이터를 집약하고,
궤도 데이터의 관리와 명명에 관련된 사무를 맡아 보는 곳이다.


주로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대에 존재하는 소행성은 지금도 차례로 발견되고
있으며, 그 수는 급증하고 있다. 1999년 3월 시점에서 궤도가 결정된 소행성은 1만
번째에 달할 전망이었다.


원래 1000, 2000 등의 번호는 특수한 소행성에 붙여지고, 그 이름도 특별한 것으로
지정하는 전통이 있다. 1000번은 최초로 발견된 소행성 세레스의 발견자를, 2000번은
천왕성의 발견자를, 5000번은 국제 천문학 연합를, 6000번은 국제 연합을 기념하여
이름붙여졌다. 따라서 더욱 의미있는 1만 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중요한 천체를
지정하는 것은 당연하였다. 마즈덴 박사는 이 좋은 번호에 명왕성을 지정하자고 제안
했던 것이다.

명왕성은 에지워스 카이퍼 벨트 천체
이런 논쟁이 일어난 것에는 다른 요인도 있었다. 명왕성 부근의 태양계 가장자리 부분
에서는 수많은 소천체가 발견되고 있다. 이들은 에지워스 카이퍼 벨트에 속하는 천체
이다. 1992년에 최초의 천체가 발견된 이래 지금까지 130여 개가 발견되었다. 아마
수만 개에 달하는 지름 100km 정도의 소천체가 존재할 것이다. 더욱이 그 궤도 분포를
보면 명왕성처럼 크게 기울어져 있고, 원이 약간 짜부라진 듯한 천체도 상당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명왕성은 에지워스 카이퍼 벨트 천체 중에서도 특별히 크다.
명왕성의 발견자인 톰보(C. W. Tombaugh; 1906~ ) 박사는 ‘명왕성은 에지워스
카이퍼 벨트의 왕’이라고 했을 정도이다.


에지워스 카이퍼 벨트는 혜성의 고향이라고도 일컬어진다. 이들 가장자리 부분의
소천체 성분은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는 소행성 등과는 다르며, 얼음이 상당히 많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증발 활동이 확인되지 않는 한 정의상으로는 혜성으로 분류되지
않으며, 높은 정확도로 궤도가 결정되면 지금까지의 예로 보아 소행성 번호를 붙이게
된다. 지금까지는 에지워스 카이퍼 벨트 천체의 궤도 결정 정확도가 매우 나빴기
때문에, 영구적인 소행성 번호와 이름을 지정한 일은 없었다.


그러나 이 궤도 결정 정확도는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1992년부터 1994년경에 발견된
천체는 가까운 시일 안에 분명히 번호를 지정받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에지워스
카이퍼 벨트 천체의 왕인 명왕성이 최초의 번호를 지정받아야 한다고 마즈덴 박사는
주장하였다.‘명왕성은 분명히 에지워스 카이퍼 벨트 천체 중에서도 아주 특별하며, 1만
번이라는 번호를 지정받음으로써 이들 천체 리스트의 선두에 올 것을 보증한다.’라고
주장한 이면에는, 자동화된 관측 시스템으로는 명왕성이 소천체로 보고되는 일이 많다
는 실제적인 정보도 있었다. 물론 이 논쟁에서 그는 명왕성을 ‘행성’의 지위에서 떨어
뜨리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


마즈덴 박사의 제안에 대하여 국제 천문학 연합의 제4위원회와 소천체 명명 위원회에
서 의견 수집과 찬반 투표를 포함한 논쟁이 시작되었다. 이 논쟁에서 반대파의 주장은
‘명왕성에 소행성 번호를 붙이는 것은, 의도가 없다고 해도 일반인들에게는 행성에서
제외시켰다는 인상을 줄지도 모르므로 혼란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는 것이었다.
마즈덴 박사의 의견에 찬성하는 사람들 가운데도 행성에서 제외시킬 의도를 가진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행성은 역사적 경위를 포함하여 주어지는 칭호로서, 예컨대
에지워스 카이퍼 벨트 멤버였다고 해도 명왕성의 행성으로서의 지위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도에는 논쟁이 단순히 도식화되어 ‘명왕성을 행성의 지위에서
끌어내릴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하여 천문학자들이 찬반으로 나뉘어 논쟁을 벌이고
있다.’라는 취지로 되어 버렸다. 이 잘못된 보도에 당황한 국제 천문학 연합에서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명왕성을 행성에서 격하시키지 않는다.’‘우리가 논쟁하고 있는
것은 그와 같은 문제가 아니다.’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하였다. 발표와 동시에 소천체
명명회에 명왕성에 1만 번이라는 번호를 붙이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현재 위원회에서는 1만 번이라는 번호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두고 논쟁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어쨌든 매스 커뮤니케이션의 경솔한 보도에는 모든 기자들이 한번쯤
깊이 반성할 필요가 있다.

행성 성장 화석으로서의 중요성
이와 같은 논쟁을 계기로 천문학자들 사이에서는 새삼 명왕성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처음부터 이 맨 끝의 명왕성만큼 그 인식이 크게 변화해 온 행성은
없을 것이다. 1930년에 발견될 당시에는, 지름 1만 km 이상의 지구와 같은 행성으로
생각되고 있었다. 그래도 해왕성이나 천왕성의 궤도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행성으로
생각하는 것은 과소 평가가 아닐까 생각되기도 하였다. 정확도가 높은 관측이 진행됨에
따라 이들 대행성의 궤도에 미치는 영향은 작은 것으로 판명되었다.


1970년대에는 표면이 얼음(메탄 또는 질소 얼음)으로 덮여 있고 그 반사율이 높다는
점에서 지구 절반 정도 크기의 행성으로 추정되었다. 더욱이 1978년에 명왕성 본체의
절반 정도의 크기로 추정되는 위성 카론이 발견되고, 명왕성의 다양한 물리량이 정확
하게 결정되었다. 명왕성은 거의 이중 행성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계(系)를 이루고
있으며, 행성의 자전도 위성의 공전 주기에 완전히 일치하고 있었던 것이다. 또 한편에
서 명왕성의 지름은 순식간에 2000km대일 것이다 라는 의견이 나와, 맨 끝의 작은
행성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결과적으로 가볍게 여겨지게 된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 그 중요성이 재인식되기 시작하고, 예산이 주어지지 않았던 탐사
계획도 이 시점에 와서 승인되었다. 명왕성을 향하는 탐사기 ‘플루토 카이퍼 익스프레
스’이다. 카메라와 분광기 등 명왕성을 탐사하기 위한 몇 가지 관측 장치를 탑재하고,
21세기 초에 발사하기로 결정되었다.


명왕성의 가치가 재인식된 배경에는 에지워스 카이퍼 벨트 소천체가 많이 발견되었다
는 점이 있다. 에지워스 카이퍼 벨트는 1950년 전후로 아일랜드의 천문학자 에지워스
와 미국의 천문학자 카이퍼가 제창한 것으로, 태양계 가장자리 부분에 얼음으로 생성된
소천체가 많이 존재한다는 가설이었다. 그러나 1992년 여름에 최초의 소천체
1992QB1이 발견되고 나서 가설만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었다. 벨트에 속하는
천체는 명왕성처럼 해왕성과 정확한 주기의 비율을 가진 것도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
명왕성은 에지워스 카이퍼 벨트 중에서 특별히 큰 것임을 알게 된 것이다.


보통은 다수 가운데 일원이라는 이유에서 그 가치를 낮게 보는 경우가 많지만 명왕성의
경우는 반대였다. 명왕성이 큰 행성으로 되는 과정, 즉 태양계 행성의 ‘성장 과정’을
남기고 있는 화석으로 재인식되었기 때문이다.

알 수 없는 점투성이의 행성 형성사
태양계 행성이 어떻게 형성되었는가에는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일반적으로 미행
성이 충돌과 합체를 되풀이하면서 대행성을 형성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지구 부근
일지라도 화성 정도 크기의 행성이 많이 생겨도 그 이상은 충돌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 하여 지구와 같은 행성이 크게 성장할 수 있었는가 또는 미행성끼리
합체되는 도중에 어떻게 하여 원시 행성이 합체·성장했는가 등 태양계 행성 형성에는
알 수 없는 점투성이이다.


그렇지만 지구 등의 큰 행성이 되어 버린 천체에서는 이러한 과정의 역사는 없어지고,
결과적으로 행성만 남아 있다는 점에서 행성 형성의 수수께끼에 다가설 수 없다. 그런
데 에지워스 카이퍼 벨트는 그 성장 과정에 있는 시기에, 행성을 만드는 재료 물질인
원시 태양계 성운이 없어져 버려 성장이 멈춰 버렸다고 생각된다.


행성의 성장은 기본적으로 미행성끼리의 충돌에 의한 것이고, 태양의 둘레를 빙글빙글
빠르게 돌면 돌수록 성장 속도가 빨라진다. 즉 궤도 주기가 짧으면 급성장하고, 길면
성장은 느려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태양계 내부에서는 행성이 형성되었어도 가장자리
에서는 아직 성장 도중이라는 시대가 있었던 것이다. 틀림없이 그 시대에 원시 태양계
성운이 사라졌다. 그리고 가장자리에서는 행성 성장 도중인 채 성장이 멈춰 버렸다.

에지워스 카이퍼 벨트는 이 의미에서 정말로 ‘행성 형성 도중의 화석’이고, 명왕성은
그 중에서 급격하게 커져 버린 원시 행성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우리는 명왕
성을, 또 다른 에지워스 카이퍼 벨트의 천체를 상세하게 관측함으로써 행성 성장의
과정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태양계 가장 끝을 찾아서
태양계 맨 끝에 남겨져 있는 ‘행성 성장의 역사’를 찾아서, 탐사기뿐만 아니라 지상
관측에 의하여 그 모습을 분명하게 하고자 도전하는 연구 그룹도 있다.


원래 우주의 끝과 마찬가지로 인류가 우주를 보는 눈이 발전함에 따라, 태양계의 ‘끝’
도 점점 확대되어 갔다. 천체 망원경이 없는 시대에는 토성이 태양계 맨 끝의 행성
이었다. 18세기 되면서 천체 망원경 덕택에 천왕성의 존재가 밝혀지게 되었다.
19세기에 망원경의 고성능화와 천체 역학에 의하여 해왕성이 발견되었다. 20세기 사진
기술의 도입은 가장 멀리 있는 행성인 명왕성의 발견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20세기
말에서 21세기에 걸쳐 인류는 CCD(전하 결합 소자)라는 우주를 보는 ‘전자의 눈’을
이용하여, 명왕성 부근에 펼쳐져 있는 미지의 새로운 세계인 에지워스 카이퍼 벨트를
해명하려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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