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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 후 암흑 미지의 10억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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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선장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842회 작성일 01-03-0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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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역사에는 두꺼운 먼지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빛으로 관측할 수 없는 암흑 시대가 있다. 이 시대에
우주에서 처음 만들어진 은하는 어떻게 탄생하였는가?』

1. 우주관에 ‘대혁명’을 일으킨 허블
1990년에 NASA(미국 항공우주국)가 우주로 발사한 허블 우주 망원경은 미국의 천문학자 허블(Edwin Powell Hubble; 1889~1953)에서 그 이름을 따온 것이다. 허블 우주 망원경도 허블 자신도 ‘은하’를 가장 중요한 연구의 대상으로 삼아 왔다. 은하는 밤 하늘에 빛나는 별이 많이 모인 것이다. 지름 수천~수십만 광년(1광년은 빛이 매초 30만 km의 속도로 우주 공간을 1년 동안에 나아간 거리)의 공간 안에 100만~1조 개의 항성과 별이 모인 은하 가운데 하나에 우리도 살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있는 이 은하는 다른 은하와 구별하기 위하여 '은하계’라 불리고 있다.

허블은 은하 연구와 깊은 관련이 있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의 강한 뜻에 따라 한때 천문학을 그만두고 법률을 공부하였다. 그러나 25세 때에 ‘비록 2류가 되던 3류가 되던 간에 내 자신이 진심으로 하고 싶은 것은 천문학이다.’라고 마음을 굳히고 다시 연구의 길로 돌아왔다.

2. '우리 은하계가 전체 우주’였던 20세기 초
허블이 연구를 시작하기 이전에는 은하계가 우주의 전부라고 생각되고 있었다. 당시 관측 기술로는 은하계 안에 있는 고밀도 가스와 먼지가 모인 ‘성운(星雲)’과 은하계 밖에 있는 별의 모임인 ‘은하’를 구별할 수 없었다. 은하와 성운, 그 어느 쪽의 천체도 몽롱한 빛의 덩어리로밖에는 확인할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우리 은하계 안에 있는 거의 모든 천체가 포함되어 있어서, 은하계 이외에는 이러한 별의 대집단은 존재하지 않는다. 천문학자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우주란 은하계 그 자체를 가리킨다고 믿고 있었다.
천문학의 세계에서는 1920년대를 ‘허블의 10년간’이라 부르고 있다. 그것은 허블이 그 때까지의 우주관을 완전히 바꿔 버린 획기적인 연구를 하였기 때문이다. 그의 연구는 은하계에 한정되어 있던 인류의 우주를 우주 밖으로 확대시켜 나간 것이다.

3. '우리 은하계’도 무수한 은하의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허블이 이룩한 업적 가운데 하나는 우리 은하계와 우주의 관계를 밝힌 일이다. 오늘날에 와서는 은하계가 우주에 무수하게 존재하는 은하 가운데 하나라는 것을 알고 있다. 또 은하계의 지름이 약 10만 광년이며, 중심에서 약 2만 8000광년의 위치에 태양계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1920년대 초에는 두 명의 과학자가 은하계의 존재에 대하여 열띤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미국의 천문학자 샤플레이(H. Shapley)는 “은하계는 지름 약 30만 광년으로서 매우 크고, 은하계야말로 우주이다.”라고 주장하였다. 또 다른 한쪽의 커티스(H. D. Curtis)는 “은하계는 지름 2만 광년 정도이며, 광대한 우주에 있는 많은 은하 중의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하여 많은 사람들의 논쟁거리로 발전하였다.
이 논쟁에서는 당시 많이 발견되고 있던 나선 성운, 그 중에서도 안드로메다 대성운이 우리 은하계와 같은 정도로 큰 ‘은하’인가가 쟁점의 하나였다. 만일 안드로메다 대성운이 은하계와 같은 규모라면, 은하계는 우주에서 특별한 존재가 아닌 것이 된다. 안드로메다 대성운도 은하계도 우주에 있는 무수한 은하 가운데 하나인 것이다. 이 논쟁도 안드로메다 대성운까지의 거리를 구할 수만 있다면 결론이 내려지는 것이었다.

4. 안드로메다 성운도 ‘우리 은하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은하
천체까지의 거리는 ‘시퍼트형 변광성(Seyfert型變光星)’이라는 밝기가 주기적으로 변하는 별을 이용하여 잴 수 있다. 시퍼트형 변광성에서 같은 주기를 가지는 별들은 같은 밝기로 빛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지구로부터의 거리가 멀면, 주기가 같은 별이라도 어둡게 보인다. 그래서 지구에서는 ‘겉보기 밝기’가 된다. 당시에는 이미 지구로부터의 거리와 밝기의 관계를 알고 있었다. 따라서 별의 주기를 통하여 구해진 별의 본래 밝기와 겉보기 밝기를 비교하면 천체까지의 거리를 구할 수 있었다.

1924년 2월 19일, 허블은 변광성의 전문가인 샤플레이에게 편지를 보냈다. “안드로메다 대성운 안에서 두 개의 변광성을 찾았습니다. 이로부터 안드로메다 대성운까지의 거리는 100만 광년으로 추측됩니다.” 그리고 그 거리를 가지고 구한 안드로메다 대성운의 질량과 밀도는 은하계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큰 것이었다.
허블은 1922년부터 은하에 관한 연구를 시작하였고, 그로부터 겨우 2년만에 대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러나 그의 발견은 이것만이 아니었다.

5. 생애 최대의 ‘실수’를 남긴 아인슈타인
20세기 초에는 우주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고 믿고 있었다. 저 위대한 물리학자 아인슈타인(A. Einstein;1879~1955)조차도 일정한 상태를 유지한 정지된 우주를 믿고 있었다. 그러나 정지한 우주도 허블의 연구에 의하여 완전히 바뀌고 말았다. 우주는 팽창하고 있었던 것이다.

1916년에 아인슈타인은 일반 상대성 이론(一般相對性理論)이라는 중력에 관한 이론을 발표하였다. 이 이론을 그대로 우주에 적용시키면, 우주는 팽창하던가, 수축하던가 그 어느 쪽으로 바뀌어 버린다. 정지한 우주를 굳게 믿고 있던 아인슈타인은, 일반 상대성 이론의 방정식에 ‘우주항(宇宙項)’이라 불리는 특별한 조건을 가하여 팽창도 수축도 없는 조용한 우주를 무리하게 만들어 낸 것이다.

6. 정설을 뒤엎은 ‘우주 진화’의 증거
1929년 3월, 허블은 천문학 역사상 가장 중요한 논문 하나를 발표하였다. 논문에는 ‘먼 은하일수록 빠른 속도로 지구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되어 있었다. 지구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해도 지구가 우주의 중심은 아니다. 우주에 특별한 장소는 없는 것이다. 이것은 어떤 은하에서 봐도 서로의 은하는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결국 먼 은하일수록 빠른 속도로 멀어진다는 관계는 우주라는 공간 그 자체가 팽창하고 있기 때문에 관측되는 현상이다. 이 은하의 거리와 속도의 관계를 지금은 ‘허블의 법칙’이라 부른다. 아인슈타인은 이 법칙을 알고 우주항을 가한 일을 생애 최대의 실수라고 생각하였다.
우주가 팽창하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시작의 ‘1점’에 도달하게 된다. 허블의 법칙에서는 우주가 태어난 최초의 1점이 있으며, 우주에 나이가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이 법칙에 의하여 ‘우주는 진화한다.’는 새로운 생각이 탄생하였다.
우주의 진화에 대하여 현재 가장 유력한 설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우주가, 탄생 후의 한순간에 팽창하였다는 것이다. 팽창하는 우주 안에서 은하는 어떻게 탄생한 것일까?

허블의 ‘은하 분류도’에 숨겨진 커다란 수수께끼
은하에서는 다양한 형태를 볼 수 있다. 둥근 것, 소용돌이를 치는 것, 소용돌이가 강한 것, 약한 것. 은하의 다양한 모습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 주고 있는 것인가?
허블은 은하를 다양하게 분류하였다. 분류도의 왼쪽에 타원 은하(E), 오른쪽에 나선상의 팔을 가지는 나선 은하(S)를 놓고, 그 중간형으로서 가설적으로 렌즈상 은하(S0)를 배치하였다.

허블은 나선 은하를 타원 모양으로 부풀어오른 중앙부 ‘벌지(bulge)’를 가지는 나선 은하(S)와, 벌지가 편평하고 막대 모양을 한 막대 나선 은하(SB)의 2계열로 나누고 있다. 불규칙 은하가 존재한다는 것은 당시도 알려져 있었지만 그림에는 분류하지 않았다.
이 은하 분류도는 음차(音叉;소리굽쇠)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음차도’라고 불린다. 허블이 음차도를 발표할 당시에는 아직 렌즈상 은하가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는 허블의 예측대로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허블은 천체 망원경을 이용해 많은 은하를 바라보았다. 그들 은하를 자세히 관측하여 각각의 특징을 파악하고 비교함으로써 분류한 것이다. 그것은 곤충 채집가가 나비를 채집하고 정성껏 표본화하여 분류해 나가는 것과 같은 작업이다. 이 방법은 자연 과학의 많은 분야의 밑바탕을 이루고 있다.

7. 은하의 진화에도 ‘일정한 법칙’이 있다?
허블은 많은 관측 사실을 기초로 그 때까지의 우주관을 뒤집고, 우주에 대한 생각을 넓혔다. 그 허블이 남긴 최대의 수수께끼가 이 음차도이다.
음차도는 천문학에 커다란 의문을 던지고 있다. 다채로운 은하가 존재하는 배경에는 일정한 법칙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예전에는 타원 은하에서 시작하여 나선 은하로 진화한다는 방향성을 고려한 적도 있었다. 나비가 알에서 부화하여 유충이 되고, 번데기에서 탈피하여 아름다운 날개를 가지는 것처럼 은하도 성장해 나가는지도 모른다.

8. 저마다 다른 모습의 ‘은하’에는 제각기 독특한 특징이 있다
현재 알려져 있는 은하의 특징을 살펴보자. 1000만 광년의 지름 안에 50개 이상의 은하가 집단을 형성하면, 그것은 ‘은하단’이라 부른다. 이 은하단이 모여 ‘초은하단’을 이루고 있다. 초은하단은 실 모양이나 널빤지 모양이 되고 은하가 거의 없는 공동(空洞)을 둘러싸듯이 분포하여 ‘우주의 대구조’를 만든다.
어느 은하나 ‘다크 헤일로(dark halo)’라고 불리는 공 모양의 영역으로 둘러싸여 있다. 다크 헤일로를 구성하는 물질은 눈에 보이는 빛(가시 광선) 등의 전자기파를 방출하지 않기 때문에 광학 망원경으로는 관측할 수 없다. 그래서 ‘암흑 물질(dark matter)’이라 불리고 있다. 빛으로 보이는 범위의, 은하를 둘러싼 공 모양의 영역을 헤일로라고 한다. 다크 헤일로는 ‘암흑 물질의 헤일로’라는 의미이다. 암흑 물질이 어떠한 물질인가는 아직 알지 못한다. 그러나 많은 연구자는 이 미지의 암흑 물질이 초기 은하와도 깊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9. 늙은 별을 많이 포함하는 ‘타원 은하’
다채로운 은하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두 가지를 꼽는다면 타원 은하와 나선 은하가 있다. 우주의 대구조에서는 은하의 분포가 혼잡한 곳과 성긴 곳이 관측된다. 은하가 더욱 많이 존재하고, 붐비는 곳에서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타원 은하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타원 은하에는 늙은 붉은 별이 많이 존재하고 푸른 별의 비율은 낮아지고 있다. 그런데 나선 은하에서는 타원 은하보다도 푸른 별의 비율이 훨씬 높아지고 있다. 푸른 별은 1억 년 이내에 태어난 비교적 젊은 별이다. 은하의 크기와 형태에도 경향이 있다. 큰 은하의 비율이 가장 높은 것은 타원 은하, 다음이 나선 은하, 마지막이 불규칙 은하이다. 이처럼 다양한 특징을 가진 은하가 탄생할 때 우주는 다음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고 보고 있다.

10. 초고온ㆍ초고밀도의 ‘불덩이 우주’에서 생긴 ‘요동’ 현상
현재 관측할 수 있는 가장 먼 우주, 즉 가장 먼 과거의 우주는 1992년에 우주 배경 복사 관측 위성 COBE가 포착한 2.7K(절대 온도; 0K는 -273°C)의 우주이다.
예전에 우주는 초고온·초고밀도의 뜨거운 불덩이 ‘빅 뱅 우주’였다고 생각되고 있다. 이 때 우주에서는 물질과 빛의 결합이 매우 강하였기 때문에, 빛은 자유로이 날아다닐 수 없었다. 그래서 우주는 불투명하였다고 보고 있다. 우주 탄생에서 30만 년 후, 우주의 온도가 팽창에 의하여 3000K로까지 내려가자 빛은 물질에서 해방되어 자유로이 직진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하여 빛 등의 전자기파로 관측할 수 있는 우주가 된 것이다. 이 순간을 ‘우주의 맑게 갬’이라 부른다. 이 때 빛의 복사가 우주 팽창에 의하여 파장이 점점 늘어나고 온도도 내려가서 2.7K의 우주 배경 복사로서 COBE 위성에 관측된 것이다.

11. 빅 뱅의 ‘흔적의 열’을 발신하는 이해할 수 없는 잡음
빅 뱅 우주는 1940년대에 러시아 태생의 미국인 물리학자 가모프(G. Gamov; 1904~1968)에 의하여 착안된 것이다. “만일 우주의 시작이 뜨거웠다면 오늘까지 온도가 낮아진다고 해도 절대 0도로는 되지 않을 것이다. 빅 뱅의 흔적의 열이 아직 있을 것이다.”
이 우주 배경 복사는 1965년 미국의 천문학자 펜지어스(A. A. Penaias)와 물리학자 윌슨(R. W. Wilson)에 의하여 우연히 발견되었다. 그들은 위성 통신의 연구를 위하여 고감도 안테나를 만들고 있었다. 안테나가 받은 전파 안에서 아무리 해도 지워지지 않는 잡음이 있었다. 이 잡음(노이즈)은 안테나를 하늘의 어느 방향으로 돌려도 포착되고, 그 세기는 낮이나 밤이나 같았다. 이것은 지구상의 전파로는 생각되지 않았다. ‘무엇인지 모르지만, 아주 중요한 메시지를 우주에서 받고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전파가 우주를 채우는 2.7K의 우주 배경 복사라는 것이 판명되었다. 가모프에 의하여 예언된 빅 뱅의 흔적은 펜지어스와 윌슨에 의하여 발견되었다. 우주 배경 복사는 빅 뱅 우주의 증거가 되어 이 두 사람은 1978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그리고 COBE 위성은 이 우주 배경 복사에서 10만 분의 1 수준으로 세기가 한결같지 않음을 발견하였다. 이 우주의 한결같지 않음, 천문학자가 말하는 ‘요동(fluction)’이 은하 탄생의 중요한 열쇠였던 것이다.

12. '요동’에서 무수히 탄생하는 ‘은하들’
COBE 위성이 발견한 우주 배경 복사의 온도 요동(한결같지 않음), 이것이야말로 천문학자가 오랜 동안 찾고 있던 것이었다. 온도의 요동은 은하 등의 천체 구조의 ‘종자(씨앗)’가 되는, 물질 밀도의 요동이 존재하였다는 증거로 생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온도의 요동은 결국, 물질 밀도의 높낮이가 한결같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의 천문학은 미지의 암흑 물질인 ‘다크 매터’의 진한 부분에 수소 등의 물질이 모여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물질의 밀도가 높은 곳은 자신의 중력으로 수축하면서 주위의 물질을 끌어들이면서 성장해 간다. 그것이 은하 등의 천체 구조의 종자가 된다고 생각되고 있다. 물질의 밀도가 높은 곳은 중력도 강한 곳이다. 그러한 요동이 배후의 우주 배경 복사를 강하게 하거나 약하게 하므로 온도의 고르지 못한 점처럼 보이는 것이다.

13. 대우주를 탄생시키는 은하끼리의 성장과 합체
1970년대에는 은하의 씨앗에서 은하가 탄생하는 두 가지 시나리오가 있었다. 구소련의 물리학자 제르도비치는 ‘우선 우주의 대구조에 견줄 만한 큰 공 모양의 덩어리가 생기고, 그것이 분열하여 마지막에 은하와 같은 작은 천체가 생겼다.’는 설을 제창하였다. 이 설에는 큰 공 모양의 덩어리가 분열하는 과정에서, 팬케이크와 같은 납작한 원형이 되는 모델이 생각된다는 점에서 ‘팬케이크 설(說)’이라 불린다. 한편 미국의 물리학자 피블스는 ‘먼저 은하 등의 작은 천체가 태어나고 서서히 성장·합체하여 초은하단 등의 큰 스케일에 도달하였다.’는 ‘보톰업(bottom up) 설’을 내놓았다.
현재의 관측을 통해서 보면, 우주의 대구조에 견줄 만한 거대한 덩어리에서 시작하여 마지막으로 작은 은하가 생겼다는 팬케이크 설에서는 은하가 형성되는 데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우주의 나이는 지금은 약 130억 년 정도로 보고 있다. 그리고 현재 파악되고 있는 가장 먼 곳에 있는 은하는 약 120억 광년 거리의 저쪽, 결국 120억 년 전의 빛으로 관측되고 있다. 우주가 탄생하고 나서 겨우 10억 년에 은하는 이미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 된다. 아직도 결론은 나와 있지 않지만 현재의 연구자들은 대부분 보톰업 설을 지지하고 있다.

14. 상상을 초월하는 대규모 폭발을 수반하는 ‘은하의 탄생’
은하의 씨앗이 은하로 성장할 때의 가장 초기 모습인 ‘원시 은하’는 어떠한 것이었을까? 원시 우주를 찾는 시도가 열매를 맺기 시작한 것은 최근 5년 정도이다.
은하의 씨앗이 되는 고밀도의 물질은 수소나 헬륨 등의 가스에서 생겼다고 생각된다. 물질의 밀도가 높은 곳은 물질 자신에 의한 중력도 강하고, 물질은 더욱 모이게 된다. 밀도가 높아진 가스 구름은 별을 대량으로 탄생시킨다. 이러한 가스 구름은 원시 은하 안에 무수히 존재한다. 대량으로 탄생한 별은 아주 푸르게 빛나고 수백만 년 정도 지나면 일순간에 차례로 폭발하여 죽음을 맞게 된다. 질량이 큰 별일수록 더욱 빨리 폭발하여 최후를 맞게 된다. 수백만 년은 태양의 수십~수백 배의 질량을 가진 별의 수명에 해당된다.

15. 감마선 버스트는 원시 은하에 수반되는 대폭발인가?
최근에는 감마선 버스트(burst)라고 불리는 우주 현상 가운데 몇 개가, 원시 은하의 별의 폭발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되고 있다. 감마선 버스트란 감마선이라는 X선보다도 파장이 짧은 전자기파가 수초~수십 초 동안, 폭발적으로 복사되는 현상이다. 그 원인이 태양의 수십 배나 무거운 별의 폭발 ‘극초신성 폭발(하이퍼노바, Hyper Nova)’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발견되었다. 감마선 버스트가 현대의 천문학 상식으로는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의 큰 에너지를 방출한다는 점에서, 은하가 탄생했을 무렵에 태어난 별은 현재의 별과는 상당히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연구자들은 말한다.
1999년 1월 23일에 발생한 감마선 버스트를 미국과 에스파냐 등 여러 연구 팀이 추적 조사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이 감마선 버스트는 약 90억 광년의 저쪽에서 일어난 현상이며, 태양의 8배 이상의 질량을 가진 별이 폭발할 때의 초신성 폭발(슈퍼 노바, Super nova)의 1000개 분의 에너지를 방출하는 하이퍼 노바일 가능성이 지적되었다. 최근에는 100억 광년 저쪽에서도 하이퍼 노바가 발견되고 있어서, 원시 은하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16. 포착되기 시작한 ‘암흑 시대’의 원시 은하
최초의 별들이 죽은 다음 원시 은하의 주위는, 두꺼운 먼지로 덮인 암흑의 세계이다. 그래서 주로 빛으로 관측하는 현재의 기술로는 거의 원시 은하의 모습은 볼 수 없다. 먼지는 별의 형성 원료인 가스에 섞여 있다. 계속해서 일어나는 별의 형성에 의하여 가스가 소비되고 이어서 일어나는 별의 폭발로 날아가 버리면 먼지는 조금씩 희박해지고, 우주 탄생 후 10억 년 정도가 되면 빛에 의한 관측이 가능해진다. COBE 위성이 포착한 우주 탄생 후 약 30만 년에서 빛으로 거의 보이지 않는 암흑의 10억 년 동안을 천문학에서는 ‘은하 형성의 암흑 시대’라고 부르고 있다.
별은 빛나고 있을 때나 폭발하여 죽을 때 에너지를 방출한다. 주위의 먼지가 이 에너지를 받게 된다. 에너지를 흡수하여 데워진 먼지는 적외선을 방출한다. 이 적외선도 우주 팽창에 의하여 파장이 늘어나 ‘원적외선’이나 ‘밀리파’ ‘서브 밀리파’라고 불리는 파장이 더욱 긴 약 0.1~0.3mm의 전파의 복사로서 관측된다. 이로써 원시 은하의 존재나 거기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알 수 있게 된다. 은하 형성의 암흑 시대는 밀리파나 서브 밀리파 등의 전파로 관측할 수 있다. 전파로 관측하는 망원경을 ‘전파 망원경’이라 부른다.

서브밀리파로 포착한 ‘수수께끼 천체’는 원시 은하인가?
1998년 7월 미국과 일본의 공동 연구 팀과 영국의 연구 팀은 ‘허블 우주 망원경이 빛으로 관측한 가장 먼 우주, 허블 디프 필드(Hubble Deep Field;허블 심우주 화상) 안에서 서브 밀리파의 천체를 포착하였다.’고 동시에 발표하였다. 서브 밀리파로 관측된 천체는 은하 전체가 먼지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빛으로는 관측할 수 없는 젊은 원시 은하에 더 가까운 천체라고 생각된다.

많은 천문학자는 원시 은하 대량의 별이 대폭발을 일으킨 다음에 은하의 중심부를 둘러싸는 원반 모양의 ‘은하 원반’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하고 있다. 서브 밀리파로 포착한 원시 은하는 은하 원반을 형성하고 있는 단계로 추측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상태에서 서브 밀리파의 관측 능력은 허블 우주 망원경에 비하면 해상도가 두 자리(10에서 99)나 낮다. 그래서 원시 은하의 자세한 모습을 알 수 없다. 이 무렵의 은하 원반은 은하계의 가까이에서 관측되는 나선 은하와 같은 아름다운 형태는 아니었을 것이다. 많은 연구자는 은하 진화의 초기가 불규칙 은하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고 있다.

17. 엄청난 충돌과 합체의 난폭한 과거를 가진 은하들
원시 은하는 대체 어떻게 태어나고, 형성되어 가는가, 그 문제를 풀어 줄 단서가 적외선으로 강하게 빛나는 ‘초고 광도 적외선 은하(ULIRG;Ultra Luminous InfRared Galaxies)’의 연구에 있다. 이 천체는 충돌·합체에 의하여 태양의 10~50배 정도의 질량을 가진 별을 1000만 개 정도 만들어 내고 있다. 태어난 별의 주위에 있는 대량의 가스가 데워져 적외선으로 관측된다.

1991년에 우주 탄생 후 30억 년 정도인 곳에서 ULIRG가 발견되었다. 일본의 연구 팀에 의해 거대한 타원 은하가 생기는 과정이 이 ULIRG이라는 가설이 제기되었다. 거대한 타원 은하가 형성될 때에는 많은 가스 구름이 충돌·합체하고, 중심에서 격렬한 별의 형성이 일어났을 것이다. 연구 팀은 이 별이 형성되는 장소가 ULIRG로서 관측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가스 구름은 성간 가스가 고밀도로 모인 ‘분자운(分子雲)’이다. 그 가스는 태양 질량의 100억 배 이상이나 된다고 추정된다.

18. 충돌과 합체로 발생하는 100만 광년이나 되는 ‘은하풍’
1999년 미국의 천문학자 스파이델 박사 팀은 우주 탄생 후 20억 년 정도인 곳에서 ‘라이먼 알파블러브’라고 불리는 불가사의한 천체를 발견하였다. 이 천체는 라이먼 알파라 불리는 수소의 휘선(輝線)으로 관측되고, 그 크기는 약 100만 광년에 달하였다.
일본 연구 팀은 라이먼 알파블러브가 최초의 별 형성 다음에 일어나는 ‘은하풍’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최초의 별이 형성된 다음에는 태양의 10~20배나 되는 무거운 별이 무수히 탄생하고, 차례로 초신성 폭발을 일으킨다. 초신성 폭발은 이웃끼리 영향을 미치고 은하의 중심 부근의 가스를 매우 높은 온도가 되게 한다. 주위의 차가운 가스를 밀어 내고, 뜨거운 가스는 강한 힘으로 중심에서 튀어나온다. 이것을 ‘은하풍’이라 부른다. 은하는 회전하고 있기 때문에 차가운 가스는 원반 모양이 되고 있다. 은하풍은 원반의 중심부에서 수직으로 상하 방향으로 뻗는다. 은하풍의 전체 길이는 100만 광년이나 된다고 생각된다. 연구 팀은 증거로서, 라어먼 알파블러브이 초속 1000km의 격렬한 운동을 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 천체의 중심부에 휘선이 약해지는 장소가 있다는 것을 꼽고 있다. 이 장소는 마침 중심부 은하 원반에 모이는 가스에 의하여 휘선이 가려져 있는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19. 충돌ㆍ합체의 방식으로 결정되는 ‘은하’의 변종
대부분의 큰 은하는 크건 작건 분명히 충돌ㆍ합체의 과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은하의 변종(variation)이 어떻게 하여 생겼는가 하는 의문에 대한 답은 아직 잘 모르고 있다.
작은 것에서 큰 것이 되는 보톰업(bottomup) 설에서는 미지의 암흑 물질이 중력에 의하여 수축하여 무수한 다크 헤일로(dark halo)가 형성된다. 그리고 다크 헤일로의 중심부에 작용하는 중력에 의하여 가스가 모이고, 별이 탄생하면 이것이 바로 원시 은하가 된다.
시간이 더 지나면 다크 헤일로끼리 충돌ㆍ합체를 되풀이하게 된다.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은하의 일부도 충돌ㆍ합체하게 된다. 이것이 차례로 반복되어 다양한 형태와 크기의 은하가 태어나게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최근 천문학자들은 은하의 변종 형성에 대하여 대략 다음과 같이 생각하고 있다. 초기 은하가 태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무렵에 격렬한 충돌ㆍ합체를 되풀이하여, 가스에서 별이 폭발적으로 대량 생성된 것이 타원 은하가 된다. 또 거의 충돌과 합체가 없었거나 작은 은하밖에 충돌하지 않은 것은 나선 은하처럼 원반을 가지는 ‘원반 은하’가 된다. 원반 은하는 탄생하고 나서 지금까지 조금씩 별을 계속 만들어 왔기 때문에 아직도 별의 원재료인 가스가 남아 있고, 그 가스가 원반 모양이 된 것으로 생각되는 것이다. 또 나선 은하의 2가닥 팔이 형성된 원인에 대해서는, 큰 원반 은하 옆을 작은 원반 은하가 지나가다가 서로 잡아당기는 힘인 ‘기조력’이 걸리는 방향에 2가닥의 팔이 생기게 되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분명히 타원 은하에는 늙은 별이 많이 보여, 그 기원이 오래 되었다는 것을 예감할 수 있다. 그리고 은하가 많이 존재하고, 충돌의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되는 곳에 타원 은하가 많이 존재한다.

20. '은하 형성의 암흑 시대’가 쥔 은하 탄생과 진화 해명의 열쇠
허블 우주 망원경이 포착한 우주 탄생 후 20~30억 년의 초기 은하의 모습과 그보다도 50억 년 정도 지난 은하, 그리고 현재의 은하는 분명히 그 형태가 다르다. 이것은 은하가 충돌ㆍ합체 등의 단계를 거쳐 진화해 왔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우주 탄생 후 90억 년 정도까지의 은하에는 나선 은하나 불규칙 은하, 또 은하끼리의 기조력에 의하여 형태가 불규칙해진 푸른 은하가 많이 관측된다. 현재의 관측은 이러한 불규칙 은하가 충돌ㆍ합체를 하고, 그 대부분이 현재 볼 수 있는 타원 은하나 나선 은하 등의 큰 은하로 진화하였다는 시나리오를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 천문학의 방대한 정보와 지식으로도 초기의 은하 형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수수께끼이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가능성이 남아 있는 것이 바로 은하 형성의 암흑 시대의 관측이다.

은하가 탄생하는 순간, 은하가 되기 직전의 모습을 관측할 수 있는가?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는 획기적인 발견의 가능성이 은하 형성의 암흑 시대에는 있다. 그러나 분명히 말해서 현재 인류가 가지고 있는 어떠한 망원경을 사용해도 이 시대를 정확히 관측한다는 것은 무리이다. 더욱이 은하 형성의 초기에 관한 이론, 이것이 옳은가를 결정할 수 있는 것은 10년 후가 되어서야 가능한 일이다. 현재 각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국제 대형 전파 망원경이 완성되고 과학적으로 데이터가 해석되었을 때 비로소 알게 될 것이다.

21. 은하 탄생의 해명에 도전하는 국제 공동 프로젝트
빅 뱅 후의 가스에서 최초의 은하가 형성되어 가는 모습을 해명하기 위해서는 LMSA(The Large Millimeter and Submillimeter Arey;대형 밀리파 간섭계)와 ALMA와 같은 대형 전파 망원경이 필요하다.
ALMA는 미국의 국립 과학 재단과 유럽의 여러 연합체가 협력으로 이루어지는 계획이다. LMSA는 일본 국립천문대의 계획이다. ALMA와 LMSA는 협력하여 지름 12m의 안테나를 모두 64대 이상 배열한 합성 전파 망원경의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든 안테나가 천체로부터의 전파를 동시에 포착하면 밀리파, 서브 밀리파로 본, 허블 우주 망원경의 사진과 같은 정도의 천체 화상을 만들 수 있다. 또 안테나 간격을 넓혀 지름 10~12km의 원둘레 위에 배열하면 허블 우주 망원경보다도 10배나 섬세한 화상도 얻을 수 있다.

22. 전파로 보는 우주 최초의 은하 탄생의 순간
ALMA와 LMSA의 건설은 빠르면 2002년에 개시되고, 시험적인 관측은 2005년경부터 시작한다. 2008년경에는 완성되어 본격적인 관측이 시작될 예정이다. 이 때 비로소 우주 진화의 큰 수수께끼를 풀 준비가 다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만일 ‘우리 우주’에서의 은하 탄생의 메커니즘이 물리학의 법칙에 따라 보편성을 가지는 것을 알게 되면, 결코 볼 수 없는 ‘다른 우주들’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그 때 우리 인류의 상상력은 허블이 넓힌 우주보다도 더욱 광대한 우주로 날아가게 되는 것이다.
미국, 일본 그리고 유럽의 천문학자는 ALMA·LMSA 망원경으로 우주의 최초의 가스운에서 최초의 은하가 태어나고, 최초의 별들이 빛을 내고 있는 모습을 자신들의 눈으로 볼 수 있기를 열망하고 있다. 그것은 엑사이팅한 프로젝트의 엑사이팅한 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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