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의 하루 길이 아직도 모르는 이유



학자들이 토성의 하루 길이, 즉 자전 주기를 지금까지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던 이유를 마침내 밝혀냈다고 스페이스 닷컴이 보도했다.

토성의 자전주기가 확실치 않은 것은 위도에 따라 회전 속도가 다르기 때문이고이는 토성의 표면이 고체가 아니라 기체이기 때문인데 이에 따라 학자들은 토성의 자기장이 방출하는 전파를 측정해 하루 길이를 재려고 시도하기도 했지만 이 방법 역시 편차가 커 성공하지 못했다.

최근 학자들은 토성의 작은 위성 엔셀라두스의 간헐천 활동이 토성의 자기장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자기장이 토성 자체보다 더 느린 속도로 회전한다는 사실을 발견,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미국 아이오와주립대의 단 거넷 교수는 엔셀라두스가 지름 500㎞에 불과한 작은위성이지만 그 위력은 토성의 자전주기 측정에 사용되는 전파 기술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막강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미항공우주국(NASA)의 토성탐사선 카시니 프로젝트의 전파 및 플라스마파(波) 연구 책임자인 거넷 교수는 다른 행성의 자전 주기 측정에 사용되는 전파 펄스 기술을 토성에도 적용했으나 토성의 양극에서 방출된 보이지 않는 자력선들이 토성보다 뒤처져서 속 빈 거대한 호박처럼 주위를 돈다는 사실을 포착한 것이다.

이처럼 속도에 차이가 나는 것은 수증기와 얼음으로 이루어진 엔셀라두스의 간헐천들이 내뿜는 전하 입자들의 무게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입자가 토성 주위를 감싼 채 전기를 띰으로써 적도 주위에 플라스마라고 불리는 원반형 띠를 두르게 되는 것이다.

한편 지난 해 측정된 토성의 자전속도는 지난 1980년대 보이저호가 측정한 것보다 약 6~8분 느린 10시간47분으로 나타났다.

학자들은 이런 둔화 추세가 한없이 계속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어째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지는 아직 파악하지 못한 채 엔셀라두스의 간헐천들이 더 활발해졌거나 태양 공전 궤도의 계절적 변화 때문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토성의 태양공전 주기는 지구 시간으로 29년이 넘는다.

거넷 교수는 "간헐천이 활발해지면 입자들이 자기장을 꽉 채워 플라스마 원반의속도 편차를 증가시키고 이에 따라 전파 방출 주기 또한 길어지지만 간헐천의 활동이 줄어들면 자기장에 채워지는 입자의 양도 줄어 전파 방출 주기가 짧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런던 임피리얼칼리지의 미케일레이 도허티 교수는 "지금까지 전파와 자기장, 행성의 심층부 회전 간의 직접적인 관계는 당연한 것으로 여겨져 왔지만 이 연구는 토성에 관한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논평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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